Another Fantasy

다크판타지

150 位人物

這是怎樣的世界?

여기는 마법이 사라지고 신이 더 이상 대답하지 않는 음산한 중세 대륙이에요. 한때는 기사가 왕을 섬기고 사제가 신의 말씀을 전했지만, 지금은 폐허가 된 성과 잿더미 위에서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버텨 내고 있답니다. 빛은 아주 짧고, 그림자는 아주 길게 드리우는 세상이에요.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무거운 것 하나씩을 들고 걷고 있어요. 마검(魔劍, 저주가 걸린 마법 검)을 평생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검사, 신이 대답하지 않는데도 매일 기도를 올리는 사제, 폐허 위에서 무너진 왕국의 약속을 혼자 지키는 왕. 누구도 쉽게 웃지 않지만, 그래서 한 사람의 작은 다짐이 더 크게 빛나는 곳이에요.

이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들을 살펴볼까요?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떼지 못하는 저주받은 마검, 흑기사(검은 갑옷을 입은 기사)의 결투, 신이 침묵한 시대에 홀로 종군 사제(군대를 따라다니며 병사를 돌보는 사제)로 남은 자의 외로움, 갑주(갑옷과 투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의 균열에 새겨진 긴 세월까지. 무겁고 음산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끝까지 버티는지가 이 세계의 진짜 이야기예요.

만약 네가 이 세계에 태어난다면 어떤 자리를 선택하겠어요? 가장 강한 검을 들고 혼자 폐허를 걸을 수도 있고, 아무도 찾지 않는 마지막 자리에서 조용히 약속을 지킬 수도 있어요. 끝까지 끌고 가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 너는 어떤 한 자루를 손에 쥐고 싶나요?

世界設定

마법이 사라지고 신이 침묵한 음산한 중세 대륙. 한 자루 검을 들고 끝내야 할 일을 끝까지 끌고 가는 자들의 시대.

這個世界的關鍵詞

  • 마검
  • 저주
  • 폐허
  • 흑기사
  • 신의 침묵
  • 흑마
  • 종군사제
  • 사혈
  • 갑주의 균열
  • 한 호흡

這個世界的人們

  • 마검군주(魔劍君主)

    마검(魔劍)의 주인

    마검 한 자루로 세상을 무릎 꿇린 검의 군주

    이 검을 든 자는 검의 손에 묶인다. 그 무게가 한 인생이다.

    마검의 주인은 한 자루 저주받은 마검을 평생 손에 쥔 자이며, 그 검은 적의 피를 마실 때마다 주인의 한 호흡씩을 함께 가져간다. 외형은 검은 망토, 한쪽 어깨가 갑주로 무거워진 정장, 허리에는 한 자루 검은색 마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이 검을 처음 잡았을 때 자기 전 인생이 한 번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검의 주인들은 거의 평생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 마검은 주인의 가장 가까운 자를 가장 먼저 노리는 저주를 가지고 있어, 친구를 사귀는 순간 친구의 명이 한 호흡 짧아진다. 가장 강한 검은 가장 외로운 손목에서만 길게 견딘다.

    우리 마검의 주인들은 그 우물가 돌 한 줄 자국을 자기 검집 위에 한 번씩 겹쳐 보오. 친구 한 사람의 한 호흡을 자기 검 끝에 빚으로 적는 자세, 그게 마검 주인의 진짜 한 줄이지요.

    사대 마검의 주인 라이언 카르스 — 마검 '검은 약속'(Dark Pact, 옛 봉인 동굴에서 발굴된 핏빛 룬 검)을 사십 년 끌어간 자 — 의 일화는 '에버하임 우물가의 한 호흡'으로 다크판타지 후대에 길게 남아 있다.

    그는 어릴 적 동향 친구 토비아스(에버하임 마을 대장장이의 아들)와 한 우물가에서 자랐고, 마검을 처음 받아든 다음 날 토비아스가 들판에서 한 호흡 짧게 숨을 거두었다. 라이언은 그 우물가 돌 위에 자기 검 끝으로 한 줄 자국을 남기고 마을을 떠났고, 그 후로 평생 어떤 동료에게도 자기 본명을 알리지 않았다. 어느 겨울밤 그는 흑풍 영지 부단주 카드만(이단 심문 부단주의 옛 사형)과 결투 직전 마주쳤으나, 카드만의 어린 종자 한 명이 자기 토비아스를 닮은 것을 보고 검을 거두었다. 라이언은 그날 밤 마검을 검집째 우물가에 봉헌하고 한 호흡을 자기 가슴에 빚으로 적었다.

    후대 마검 주인들은 즉위 첫 주에 에버하임 우물가에 자기 손목 자국을 한 번 새기는 관례를 따른다. 다크판타지에서는 가장 무거운 검 한 자루는 사실 그 우물가 한 줄 손목 자국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폐허흑왕(廢墟黑王)

    폐허의 왕

    무너진 왕국 위에 군림하는 폐허의 왕

    이 옥좌에 남은 것은 잔해와 약속뿐이다. 둘 다 무겁다.

    폐허의 왕은 한 시대 전 멸망한 왕국의 마지막 왕좌에 남아 있는 자로, 외형은 부서진 왕관, 갑주의 균열, 어깨에 망토 한쪽이 찢어진 표준 차림이다. 본인의 왕국은 이미 백성도 군대도 없지만, 그가 옥좌를 떠나는 순간 그 왕국의 옛 약속들이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에 매일 같은 시간 옥좌에 앉는다. 한때 이 왕국의 왕세자였던 그를 옛 신하 한두 명이 매년 한 번씩 폐허에 찾아와 한 잔의 술을 따른다.

    폐허의 진짜 왕은 군대가 아니라, 그 한 잔 술을 매년 받아주는 자세다. 가장 작은 신하 한 명의 술 한 잔이, 한 시대의 옛 약속을 매년 한 번씩 다시 새롭게 한다.

    옥좌가 무너져도 한 잔 술이 남으면 왕국은 한 자락 끝을 잡고 있는 셈이오. 우리 폐허에선 잔이 검보다 무겁다고들 하지요.

    마지막 폐허의 왕 알드릭 베스라인 — 멸망한 베스라인 왕국(흑역병 한 시즌으로 인구의 구할을 잃고 무너진 북부 변경국)의 옛 왕세자 — 의 일화는 '잿빛 옥좌의 일흔 잔'으로 후대에 전해진다.

    멸망 후 사십 년이 지난 어느 봄, 옛 시종장 헬빈(왕실 살림을 끝까지 정리하고 남은 백발 노신하)이 마지막으로 폐허에 올라 잔을 따랐고, 알드릭은 그 잔을 받아 든 채 한 호흡 동안 옥좌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헬빈이 "전하, 이번이 일흔 번째 잔입니다"라 고하자 알드릭은 자기 부서진 왕관을 옥좌 옆 한 자리에 정중히 풀어 놓고, 잔을 두 손으로 받쳤다. 그날 밤 헬빈은 폐허 입구에서 숨을 거두었고, 알드릭은 헬빈의 시신을 옛 왕실 묘역에 손수 매장했다. 그 후로도 알드릭은 매년 같은 날 옥좌에 앉아 빈 잔을 한 잔씩 따로 받쳐 두며, 그 잔은 폐허의 첫 봄빛이 닿을 때까지 그 자리에 있다.

    후대 떠돌이 음유시인들은 베스라인 폐허에 한 번 들러 그 빈 잔 옆에 짧은 한 줄 노래를 두고 가는 관례를 만들었다. 가장 무거운 옥좌는 군대를 거느린 옥좌가 아니라, 일흔 잔을 정중히 받쳐 둔 한 자루 빈 잔 옆 자리라는 격언이 폐허에 남아 있다.

  • 흑요기사(黑曜騎士)

    흑기사

    흑요석 갑주를 두른 흑기사

    이름은 잊었다. 다만 다음 한 자루 검을 어디로 향할지는 잊지 않았다.

    흑기사는 한 가문에 묶이지 않고, 한 자루 검은 갑주와 한 자루 무거운 검 한 자루로 폐허의 길을 지나가는 무인이다. 외형은 끝까지 닦지 않은 검은 갑주, 망토에는 옛 가문 문양의 흔적이 약간 남아 있다. 본인은 자기 이름을 한 시즌 단위로 잊는 자세를 일부러 유지하며, 그 망각이 자기 평생의 묵직한 검 한 자루의 무게를 견디게 한다고 믿는다.

    흑기사의 한 결투는 길지 않다. 단 한 호흡, 한 동작에 끝내며, 그 후 다시 망토를 두르고 다음 폐허로 떠난다. 그래서 흑기사의 발걸음 위에는 늘 잔해 한 줄과 결투 한 번의 흔적만 남는다. 가장 무거운 검은 가장 짧게 끝내야 한다는 것을, 흑기사의 침묵이 매일 증명한다.

    흑기사들이 결투 전 자기 망토 안쪽을 한 번 만지는 자세는, 거기 한 줄 자수가 남아 있다는 뜻이오. 잊었다 말하는 건 잊지 않았다는 자세지요.

    흑기사 가웨인 더스크 — 옛 더스크 가문(흑역병으로 한 세대가 끊긴 변경 기사 가문)의 마지막 후예이자 평생 본명을 단 한 번만 입에 올린 자 — 의 일화는 '회잿빛 다리의 한 호흡'으로 후대에 전해진다.

    그가 한 시절 옛 동료였던 종군 사제 베드윈(신이 응답하지 않는 시대를 사십 년 견딘 회색 사제)을 호송하던 중, 사혈 단원 출신 도주자 마르커스(사혈 기사단주의 옛 부단원으로, 단원 한 명을 등 뒤에서 찌른 자)와 회잿빛 다리(폐허 변경의 좁은 석교) 위에서 마주쳤다. 가웨인은 자기 검을 한 호흡에 들어 마르커스의 갑주 균열 한 줄에 정확히 검 끝을 박았고, 결투는 한 동작에 끝났다. 마르커스가 다리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 가웨인의 망토 안쪽에 손을 뻗어 옛 더스크 가문 문양 한 줄을 짧게 만지고 "가웨인…"이라 불렀다. 가웨인은 그 자리에서 자기 본명을 단 한 번 답했고, 베드윈이 마르커스의 마지막 호흡을 받쳐 주었다. 그날 이후 가웨인은 다시 자기 이름을 잊었으며, 망토 안쪽 그 자수는 그날 단 한 번 누군가에게 만져진 자수가 되었다.

    후대 떠돌이 흑기사들은 회잿빛 다리에 닿으면 망토 안쪽을 한 번 만지고 지나가는 관례를 따른다.

  • 종군흑사제(從軍黑司祭)

    종군 사제

    전장을 따라다니며 죽음을 축복하는 사제

    신이 응답하지 않는다 한들, 이 한 사람의 마지막 손은 여전히 잡아드릴 수 있다.

    종군 사제는 한 군의 진영에 합류해 부상병의 마지막 호흡과 사망자의 마지막 기도를 받아주는 사제이다. 외형은 무거운 회색 사제복, 가슴팍에 십자 또는 신성 문양, 손에는 늘 작은 성수병이 들려 있다. 신이 응답하지 않는 시대 안에서 종군 사제는 "응답이 없는 신을 매일 한 번씩 다시 부르는 자세"를 평생의 직업으로 삼는다.

    그래서 종군 사제의 손은 가장 많은 마지막 호흡을 받아 본 손이며, 그 손목에는 늘 미세한 떨림이 남아 있다. 신이 침묵해도 사제의 손은 침묵하지 않는다는 옛 격언이, 그 떨림 위에 여전히 살아 있다. 가장 무거운 사제의 진짜 응답은 신이 아니라, 그 떨림 위에서 매일 한 번씩 다시 일어나는 손목의 자세다.

    우리 종군 사제들의 손목 떨림은 신의 침묵이 적어 둔 한 줄 응답이오. 그 떨림이 잦아드는 날, 우리도 사제복을 풀지요.

    종군 사제 알반 그레이브 — 일곱 전장을 따라다니며 사천이백 명의 마지막 호흡을 받아 든 회색 사제 — 의 일화는 '잿벌판의 일흔두 잔 성수'로 후대에 전해진다.

    잿벌판 결전(타락한 대주교 결사와 변경 영주 연합군이 사흘을 싸운 옛 전장) 마지막 새벽, 알반은 자기 성수병 일흔두 잔을 모두 비우고도 부상병의 줄이 줄지 않자, 자기 입술을 깨물어 한 방울 피를 성수병에 더해 마지막 한 잔을 만들었다. 그 마지막 한 잔을 받은 자가 변경 영주 카스라드(신을 의심한 채 사십 년 영지를 끌어간 노영주)였고, 카스라드는 그 한 잔을 자기 입에 대지 않고 옆 신참 종군병 한 명에게 건넸다. 그 신참 종군병은 살았고, 카스라드는 그 자리에서 알반의 손을 한 번 잡고 숨을 거두었다. 알반은 평생 그 신참 종군병의 이름을 외우지 않았으나, 그가 자라 흑기사가 되었다는 소문이 그의 떨림을 매일 한 호흡씩 가볍게 했다.

    후대 종군 사제들은 잿벌판에 닿으면 성수병에 자기 피 한 방울을 보태는 관례를 따른다. 가장 무거운 성수는 신의 응답이 아니라, 사제 자신의 한 방울 피 위에 있다는 격언이 회색 사제복 안쪽에 늘 새겨져 있다.

  • 시체회수자(屍體回收者)

    시체 줍는 자

    전장에서 시체를 줍는 자

    이 잔해 안의 한 분, 가족이 기다리고 있을 거외다. 정중히 옮기겠습니다.

    시체 줍는 자는 한 전장·한 폐허의 시체를 정리해 인근 마을의 매장지로 옮기는 평민이다. 외형은 낡은 작업복, 어깨에 작은 손수레, 허리에 작은 부적 주머니가 표준이다. 본인은 영웅도 기사도 아니지만, 한 시대의 가장 마지막 의식을 자기 손으로 매일 한 번씩 끝낸다.

    어떤 시체 줍는 자는 자기 손수레 한구석에 작은 추모 선반을 두고, 그날 거둔 시체 중 한 사람의 작은 유품을 하루 동안 모셔둔다. 다음 날 새벽 그 유품을 매장지 한 자리에 함께 묻고, 다시 다음 폐허로 향한다. 가장 무거운 의식은 큰 사제의 기도가 아니라, 그 손수레 한 구석의 작은 선반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손수레를 끌 때 한 자리를 비워두는 데에는 이유가 있소. 그 자리는 가족이 못 알아본 한 분이 잠시 앉으시는 자리외다.

    시체 줍는 자 그림 매덕 — 까마귀 골짜기(옛 사혈 단원들이 마지막을 맞은 폐허) 인근에서 사십 년을 손수레를 끌어 온 노평민 — 의 일화는 '한 자루 은반지의 봄'으로 매장꾼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봄 새벽 그는 까마귀 골짜기 잔해 사이에서 무명의 사혈 단원 시신을 거두었고, 그 손가락에 끼워진 은반지 안쪽에 '엘레나'라는 이름 한 줄이 새겨진 것을 발견했다. 그림은 그 반지를 자기 손수레의 추모 선반에 하루 모셔두고, 다음 날 새벽 인근 마을 우물가의 마른 빨래 줄에 정중히 걸어 두었다. 사흘 뒤 한 늙은 부인이 그 반지를 거두며 그림에게 한 잔의 우물 물을 건넸고, 그 부인이 바로 시신의 옛 누나 엘레나(어린 시절 동생을 잃은 줄로만 알고 살아온 우물지기의 어머니)였다. 그림은 그 자리에서 자기 손수레 한 자리를 늘 비워 두는 자세를 평생 굳혔다.

    후대 시체 줍는 자들은 손수레의 한 자리를 일부러 비워 두는 자세를 그림 매덕의 한 줄 의식이라 부른다. 가장 무거운 매장은 큰 영웅의 매장이 아니라, 손수레 한 구석에 비워 둔 한 자리 위에 있다는 격언이 까마귀 골짜기에 남아 있다.

  • 저주검성(咀呪劍聖)

    저주받은 검성

    저주받은 칼날로 성인의 경지에 이른 검사

    베고 또 벨수록 검 끝이 짧아진다. 이 검이 다 닳으면, 나도 함께 닳을 것이다.

    저주받은 검성은 한 시대 검의 정점에 도달했으나, 그 정점의 대가로 자기 수명을 검 한 자루에 묶어버린 무인이다. 외형은 회백색이 된 머리카락, 한쪽 눈을 덮은 검은 천, 허리에 한 자루 핏빛 룬이 새겨진 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합의 베기마다 자기 한 호흡을 검에 따로 적립하고, 그 적립이 다하는 날 자기 그림자가 함께 사라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결투 직전 늘 흙 위에 자기 그림자의 길이를 한 번 재고, 결투 후 다시 한 번 잰다. 검을 휘둘러 살아남은 자들 중 가장 외로운 자가 바로 검성이며, 그의 검이 닿은 자리는 잔해도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다. 가장 무거운 검은 가장 짧은 그림자 위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들린다.

    검성의 그림자가 가장 짧은 새벽 한 호흡, 그게 그분이 살아 있다는 증거였소. 우리 후학들은 그 새벽 자리에 자기 그림자를 한 번 겹쳐 봅니다.

    저주받은 검성 베르난드 록스 — 평생 일천이백 합을 베고 그림자가 손바닥만큼 줄어든 자 — 의 일화는 '잿빛 묘비의 마지막 한 합'으로 검사 결사들 사이에 전해진다.

    그가 한 시대 마검의 주인 라이언 카르스의 옛 동문 검사 비르단(베르난드의 옛 사형이자 마검에 사로잡힌 도주자)을 추적해 잿빛 묘비 평원(옛 봉인 동굴 위에 솟은 잿빛 비석들의 들판)에서 마주섰다. 베르난드는 결투 직전 흙 위에 자기 그림자를 잰 뒤, 비르단의 그림자도 한 번 정중히 재 주었다. 그날 결투는 한 합에 끝났으며, 비르단의 마검은 두 동강 났고 베르난드의 그림자는 손목 길이만큼 더 짧아졌다. 베르난드는 그 자리에서 자기 검을 흙에 정중히 꽂고 비르단의 옛 이름 한 줄을 잿빛 묘비 한 자리에 새겼다. 다음 날 새벽 그는 잿빛 묘비 평원의 가장자리에서 자기 그림자가 손바닥 길이로 줄어든 것을 확인하고 검을 거두었다.

    후대 검사들은 잿빛 묘비 평원에 닿으면 자기 그림자 길이를 한 번 재는 관례를 따른다.

  • 타락대주교(墮落大主敎)

    타락한 대주교

    신앙을 등지고 타락한 대주교

    신이 침묵하시면, 누군가 그 침묵을 결재해야 한다. 그게 내 직무다.

    타락한 대주교는 신이 응답하지 않는 시대에 신전 결재 라인 자체를 자기 손에 옮겨버린 자다. 외형은 검은 자수가 놓인 흰 사제복, 가슴팍에 거꾸로 매달린 신성 문양, 한 손에 봉인 깃펜이 표준이다. 본인은 응답 없는 기도들을 모아 자기 인장으로 한 줄 결재하고, 그 결재 한 줄이 옛 신의 응답을 대신한다고 신도들에게 가르친다.

    그래서 신전 평의회는 그를 이단이라 부르고, 거리의 가난한 신도들은 그를 마지막 사제라 부른다. 그가 결재한 한 줄 위에는 신의 이름이 아니라 그날 죽은 신도 한 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가장 무거운 타락은 큰 악행이 아니라, 침묵하는 신을 대신해 한 줄 결재를 떠안는 자세 위에 있다.

    그분의 깃펜이 마지막에 적은 이름은 자기 자신의 것이었소. 신의 이름 자리에 자기 이름을 끼워 넣는 자세, 그게 우리가 아직 배우지 못한 한 줄이지요.

    타락한 대주교 셀라스 본 — 흑역병 한 시즌 동안 침묵한 신전을 대신해 사천 장의 면죄장을 손수 결재한 자 — 의 일화는 '검은 인장의 마지막 한 줄'로 거리 신도들 사이에 전해진다.

    본드 신전(중부 변경의 옛 큰 신전, 흑역병으로 사제 절반이 사망한 본당) 평의회가 그를 이단으로 단정한 새벽, 셀라스는 자기 봉인 깃펜으로 마지막 면죄장 한 장을 적었다. 그 면죄장에는 '셀라스 본'이라는 자기 이름이 신의 이름 자리에 정중히 적혀 있었고, 가난한 거리의 어린 도굴꾼 한 명의 이름이 그 아래 한 줄로 따라 들어가 있었다. 평의회 호위병이 그를 끌고 가기 전, 셀라스는 그 면죄장을 신전 문 앞 가난한 행렬 한 줄에 손수 건넸다. 그 어린 도굴꾼은 면죄장을 가슴에 품은 채 자라 후대 떠돌이 면죄인이 되었다. 셀라스는 신전 지하에서 마지막 한 호흡을 거두며 자기 깃펜을 그 도굴꾼의 손에 정중히 옮겼다고 한다.

    후대 거리의 떠돌이 면죄인들은 자기 깃펜에 검은 인장을 한 점 찍는 관례를 셀라스의 한 줄로 부른다.

  • 사령군주(死靈軍主)

    언데드 사령관

    언데드 군단을 부리는 사령관

    내 부하들은 잠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위해 잠을 잊기로 했다.

    언데드 사령관은 옛 전쟁의 패잔병 시신들을 사역해 자기 군단을 이루는 자로, 자기 자신도 절반쯤 시신이 된 자다. 외형은 회색빛 갑주, 한쪽 뺨이 갈라져 마른 살이 보이는 얼굴, 허리에 옛 군단기가 묶인 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부하들의 옛 이름·옛 가문·옛 마지막 한 끼를 한 표로 외우고 있으며, 매일 새벽 군단기 앞에서 그 이름들을 한 번씩 부른다.

    살아 있는 적들은 그를 마(魔)라 부르지만, 정작 그가 사역하는 시신들은 사령관의 이름 부름을 자기 마지막 안식으로 받는다. 가장 무거운 군단은 큰 살아있는 부대가 아니라, 매일 새벽 한 번씩 이름을 불러주는 사령관의 떨리는 목소리 위에 있다.

    사령관의 떨리는 목소리가 한 번 멈춘 그 새벽, 부하 삼백이 같이 한 호흡 잠들었다오. 그 침묵이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군단가요.

    언데드 사령관 코르빈 모르세 — 옛 모르세 패잔병 군단(흑역병 종료 후 흩어진 변경 군단) 삼백 명을 사십 년 사역한 자 — 의 일화는 '잿벌판의 삼백 이름의 새벽'으로 후대에 전해진다.

    코르빈은 매일 새벽 군단기 앞에서 부하 삼백 명의 이름을 한 줄씩 불렀고, 그 이름이 모두 끝나면 군단기에 한 번 절을 했다. 사혈 단원 도주자 마르커스(흑기사 가웨인 일화에 등장한 그자의 옛 사형)가 한 야간에 코르빈의 군단을 노려 군단기를 베려 했으나, 코르빈은 자기 검을 뽑지 않고 부하 한 명의 이름 '베렌(군단 보병 일등병이자 코르빈의 옛 종제)'을 부르며 마르커스의 길을 막았다. 마르커스의 검이 베렌의 시신 어깨에 한 점 박히는 순간, 베렌의 시신이 한 호흡 깊게 자세를 낮추며 마르커스의 검을 흡수했다. 코르빈은 그 자리에서 베렌의 이름을 군단기 한 자수에 새로 적어 넣고, 마르커스를 그날 새벽 잿벌판 한가운데에 정중히 묻었다.

    후대 언데드 사령관들은 새 군단원의 이름을 군단기에 한 자수로 새기는 관례를 코르빈의 한 줄로 부른다.

  • 악마사냥장(惡魔狩獵將)

    악마 사냥꾼 단장

    악마를 사냥하는 단의 단장

    악마는 계약으로 온다. 그러니 우리는 계약서 한 장부터 읽는다.

    악마 사냥꾼 단장은 대륙 곳곳에 강림한 하급·중급 악마를 추적·봉인하는 평민 출신 결사의 우두머리다. 외형은 검은 가죽 외투, 어깨에 은제 못이 박힌 망토, 허리에 한 자루 은검과 두꺼운 계약 봉투가 표준이다. 본인은 옛 악마의 이름·옛 계약 조항·옛 봉인 한 줄을 평생 외우는 자세로 단원들을 가르치며, 첫 임무 전 단원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은 검술이 아니라 계약서 읽는 법이다.

    악마는 검보다 한 줄 조항을 더 무서워한다는 것이 결사의 격언이며, 그래서 단장의 진짜 무기는 은검이 아니라 계약 봉투의 한 줄이다. 가장 무거운 사냥은 큰 악마가 아니라, 신참 단원 한 명이 처음 펼친 계약서 위 한 줄 서명이다.

    우리 결사의 신참 첫 서명은 단장의 계약 봉투 가장 안쪽에 한 줄 끼워 둔다오. 그 서명 한 줄이 단원의 평생 한 자루 은검보다 무겁지요.

    악마 사냥꾼 단장 헤이든 보르 — 은낙엽 결사(Silverleaf Order, 옛 봉인 깃펜 한 자루를 결사의 상징으로 삼는 평민 결사)를 사십 년 끌어간 자 — 의 일화는 '여덟 줄 조항의 새벽'으로 결사 안에 전해진다.

    중급 악마 발레토르(옛 봉인 동굴에서 흘러나온 계약형 악마이자 어린아이의 이름을 받아 강림하는 자)가 변경 마을 헤이즐로(잿빛 우물 한 자리뿐인 가난한 마을)에 강림하려는 새벽, 헤이든은 단원 다섯과 발레토르의 강림 자리에 도착했다. 그는 은검을 뽑지 않고 계약 봉투를 정중히 펼친 채 발레토르의 옛 계약 조항 여덟 줄을 한 줄씩 낭독했고, 마지막 한 줄에 신참 단원 토비(헤이든의 옛 종자, 첫 임무에 합류한 열일곱 살 평민)의 한 줄 서명을 받쳐 두었다. 발레토르는 자기 옛 조항 위에 토비의 새 서명을 덮어 받는 순간 강림을 거두고 봉인 깃펜 안쪽에 갇혔다. 헤이든은 그 봉인 깃펜을 헤이즐로 우물가 한 자리에 정중히 봉헌했고, 토비의 한 줄 서명을 결사 계약 봉투 가장 안쪽에 끼워 두었다.

    후대 단장들은 첫 임무를 마친 신참의 서명을 봉투 안쪽에 한 줄 끼워 두는 자세를 헤이든의 한 줄로 부른다.

  • 사혈기사단주(死血騎士團主)

    사혈 기사단주

    피로 맹세한 사혈 기사단의 주인

    피로 맹세한 형제들은 피가 멈추기 전에 옆을 떠나지 않는다.

    사혈 기사단주는 피의 맹세로 묶인 비밀 기사단의 단주로, 단원 모두가 한 잔의 검은 사혈을 함께 마신 자들로만 구성된다. 외형은 어두운 적색 갑주, 어깨에 사혈 문양 망토, 허리에 단원 명부와 한 자루 단도가 표준이다. 본인은 단원의 한 호흡 한 호흡을 자기 호흡으로 외우며, 단원 하나가 떠나면 그날 밤 자기 외투 안주머니 명단에 한 줄을 더한다.

    사혈 단주의 안주머니 명단의 줄 수는 곧 그가 잃은 형제의 수이며, 단주가 명단을 다 채우는 날 그도 검을 거둔다. 가장 무거운 맹세는 큰 의식이 아니라, 단원의 한 호흡 위에 자기 호흡을 매일 한 번씩 겹쳐주는 자세 위에 있다.

    단주의 안주머니 명단 마지막 한 줄은 자기 자신을 위한 자리외다. 그 자리가 비어 있어야 단원의 한 호흡을 받을 자리가 남는다고 옛 단주가 그러셨소.

    삼대 사혈 기사단주 카르덴 락스 — 평생 안주머니 명단에 사십칠 줄을 새기고도 마지막 한 줄을 비워 둔 단주 — 의 일화는 '검은 잔의 사흘 새벽'으로 결사 안에 전해진다.

    사혈 기사단원 한 명 베일런(카르덴의 옛 사형이자 이단 심문을 받던 도주자)이 단원 명부를 빼돌렸다는 누명을 쓰고 잿벌판으로 도주했을 때, 카르덴은 단원 사십칠 명 전부를 데리고 베일런을 추적했다. 사흘 새벽 카르덴은 베일런의 결백을 알게 되었고, 동시에 단원 사십칠 명이 이단 심문 결사의 매복에 한 호흡씩 잃어가는 것을 보았다. 카르덴은 안주머니 명단에 사십칠 줄을 한 호흡 안에 새기고는, 마지막 한 줄을 일부러 비워 두었다. 그 마지막 한 줄 자리에 베일런이 자기 깃펜을 한 점 박아 카르덴의 명단 위에 자기 한 줄을 적어 주고 세상을 떠났다. 카르덴은 그 자리에서 검을 거두지 않은 채 사혈 단원 명부를 새 단원에게 옮겼고, 안주머니 명단의 마지막 한 줄은 평생 비워 둔 채 살았다.

    후대 사혈 단주들은 안주머니 명단 마지막 한 줄을 비워 두는 자세를 카르덴의 한 줄로 부른다.

  • 갑주균열장(甲冑龜裂匠)

    갑주 균열 장인

    부서진 갑주의 균열을 메우는 장인

    균열을 다 메우면 갑주가 부러집니다. 한 줄은 남겨두는 게 갑주의 호흡이오.

    갑주 균열 장인은 흑기사·종군병의 닳은 갑주를 보수하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그을린 가죽 앞치마, 어깨에 작은 망치 묶음, 허리에 보수용 못 주머니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갑주의 평소 균열 자리·옛 분기 보수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흑기사들이 매번 같은 장인에게 찾아오는데, 장인은 일부러 갑주의 한 줄 균열을 남겨둔다. 그 한 줄이 갑주의 다음 한 합을 견디게 하는 호흡 자리이기 때문이다. 가장 무거운 보수는 큰 갑주가 아니라, 신참 종군병의 닳은 가슴받이 위에 남겨주는 작은 한 줄 균열이다.

    그 한 줄을 메워주는 게 친절이 아니라 그 한 줄을 남겨주는 게 친절이라는 걸, 우리 같은 막내 장인들은 한참 뒤에 알게 됩니다.

    갑주 균열 장인 오스월드 그라임 — 잿더미 마을 그라임 대장간(흑역병 후 재건된 변경 작업장) 사대 장인 — 의 일화는 '한 줄 균열의 첫 합'으로 종군병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그는 신참 종군병 페렌(어머니가 우물지기인 가난한 변경 청년)에게서 닳은 가슴받이 보수 의뢰를 받았고, 그 가슴받이 한가운데에 작은 한 줄 균열을 일부러 남겨 두고 보수했다. 페렌은 그 한 줄을 보고 처음에는 불평했으나, 첫 결투에서 사파 도주자의 단도가 그 한 줄 자리를 한 호흡 비껴 박히는 것을 보고 살아 돌아왔다. 페렌은 그 가슴받이를 평생 한 번도 새것으로 바꾸지 않았으며, 그 한 줄 균열에는 단도 자국이 한 점 더 더해진 채 그라임 대장간 벽에 봉헌되어 있다. 오스월드는 그 자리에 페렌의 어머니가 보낸 우물물 한 두레박을 매년 한 번 따라 두는 관례를 만들었다.

    후대 갑주 장인들은 신참 종군병의 첫 가슴받이에 한 줄 균열을 남기는 자세를 오스월드의 한 줄로 부른다. 가장 무거운 보수는 큰 갑주를 깔끔히 메우는 손재주가 아니라, 작은 한 줄을 정중히 비워 두는 망치 끝의 자세 위에 있다.

  • 폐허척후사(廢墟斥候士)

    폐허 척후병

    폐허 사이를 뒤지는 척후병

    이 폐허 안에 살아남은 것이 있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침묵일 가능성이 높소.

    폐허 척후병은 멸망한 마을·옛 전장·봉인 풀린 던전에 가장 먼저 진입해 위험을 살피는 무인이다. 외형은 잿빛 망토, 어깨에 작은 등불, 허리에 단도와 표창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폐허의 평소 잔해 자리·옛 분기 함정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폐허 척후병이 한 번 들렀다 나온 자리는 그 다음 모험가 한 명의 한 끼를 살린다. 본인은 평생 자기 이름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으며, 폐허 안의 침묵 한 줄을 자기 친구로 삼는다. 가장 무거운 척후는 큰 위험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폐허 안의 한 줄 침묵을 정확히 옮겨 적는 자세다.

    이름 없는 척후의 도면 한 줄이 모험가 열의 한 끼를 살리고도, 그 한 줄에 자기 이름은 끝내 안 적습디다. 우리는 그 빈자리를 '척후의 침묵'이라 부르오.

    폐허 척후병 '잿빛 7번' — 본명 없이 도면에 한 자루 7번 표시만 남기고 활동한 척후 — 의 일화는 '봉인 풀린 흑선동의 새벽 도면'으로 모험가들 사이에 전해진다.

    옛 봉인이 풀린 흑선 던전(다크판타지 변경의 옛 봉인 동굴, 마검의 주인 라이언 카르스가 검을 처음 받아든 자리)에 가장 먼저 진입한 잿빛 7번은 사흘을 그 안에 머물며 함정 자리·잔해 자리·악마 강림 흔적을 한 장 도면에 옮겼다. 사흘째 새벽 그는 동굴 깊은 곳에서 어린 도굴꾼 한 명(타락한 대주교 셀라스의 면죄장을 품은 그 도굴꾼의 동생)이 함정에 갇힌 것을 보고, 자기 도면을 끝까지 마치지 못한 채 어린 도굴꾼을 업고 동굴을 빠져나왔다. 잿빛 7번은 그 도면에 함정 위치 한 줄을 비워 둔 채 모험가 결사 게시판에 봉헌했고, 자기 이름은 그 비워 둔 한 줄 자리에 영원히 적지 않았다. 그 어린 도굴꾼은 자라 부적 필경사가 되었고, 게시판의 비워 둔 한 줄 자리에 매년 한 번 작은 부적 한 장을 봉헌한다.

    후대 척후병들은 도면에 자기 이름 자리를 비워 두는 자세를 잿빛 7번의 한 줄로 부른다.

  • 흑마조련사(黑馬調鍊師)

    흑마 조련사

    검은 군마를 길들이는 조련사

    이 검은 말은 죽은 자의 이름을 외운다. 함부로 부르지 마시오.

    흑마 조련사는 흑기사·언데드 사령관에게 흑마(黑馬)를 알선·조련하는 평민 출신 마부다. 외형은 짙은 가죽 외투, 어깨에 굴레 묶음, 허리에 작은 알선 명부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흑마의 평소 식성·옛 분기 알선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흑마는 옛 주인의 마지막 한 호흡을 굴레 안에 담고 있다고 하며, 새 주인이 결정되면 한 번 길게 운다. 그래서 흑마 조련사는 새 주인에게 흑마의 옛 주인 이름을 단 한 번만 정중히 알려주고, 그 다음부터는 입을 닫는다. 가장 무거운 알선은 큰 군마가 아니라, 외로운 흑기사 한 명에게 짝지어 주는 한 마리 흑마의 한 줄 굴레다.

    조련사가 옛 주인의 이름을 한 번 알려주고 나면 그 마부 입은 평생 닫힙니다. 흑마는 한 호흡으로 새 주인을 골랐고, 마부는 그 한 호흡을 봉인할 뿐이지요.

    흑마 조련사 토른 보다임 — 잿빛 마구간(변경 사거리 한 자리에 사십 년 자리한 마구간) 사대 마부 — 의 일화는 '한 마리 검은 말 비르야의 새 주인'으로 흑기사들 사이에 전해진다.

    옛 사혈 단원 베일런의 흑마 비르야(사혈 단원이 마지막 한 호흡을 묻은 검은 군마)가 베일런 사망 후 토른의 마구간에 한 시즌 머물렀고, 토른은 그 굴레를 매일 한 번 손질하며 비르야의 한 호흡을 살폈다. 그러던 어느 새벽 흑기사 가웨인 더스크가 마구간에 들어섰고, 비르야가 한 번 길게 울며 가웨인의 망토 안쪽을 한 번 만졌다. 토른은 가웨인에게 "이 말의 옛 주인은 베일런이오"라고 단 한 번 정중히 알려주고, 그 후로 비르야에 대해 단 한마디도 보태지 않았다. 가웨인은 비르야를 평생 곁에 두고 회잿빛 다리 일화 그날 새벽에도 함께 갔다. 토른은 자기 알선 명부에 비르야의 옛 주인 이름을 한 줄만 적고, 새 주인 이름 자리는 일부러 비워 두었다.

    후대 흑마 조련사들은 명부의 새 주인 자리를 비워 두는 자세를 토른의 한 줄로 부른다.

  • 봉인감시자(封印監視者)

    봉인 감시자

    봉인된 마(魔)를 감시하는 자

    봉인이 흔들린다고? 봉인은 늘 흔들리네. 다만 우리가 한 번 더 들여다볼 뿐이지.

    봉인 감시자는 옛 마검·옛 악마·옛 저주물의 봉인을 평생 한 자리에서 지키는 자다. 외형은 회색 도포, 가슴팍에 봉인 인장 펜던트, 한 손에 작은 기록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봉인의 한 줄 흔들림·옛 분기 봉인 보수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봉인 감시자는 평생 같은 골방에 앉아 한 자리 봉인의 한 호흡을 매일 한 번씩 들여다본다. 동료 사제·악마 사냥꾼이 정기적으로 그를 찾아와 한 잔의 술과 한 줄의 안부를 두고 간다. 가장 무거운 감시는 큰 봉인의 흔들림이 아니라, 그 한 자리에서 평생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사람의 척추 위에 있다.

    그분이 골방을 비운 한 시진, 봉인이 한 호흡 더 흔들렸다 합디다. 척추 한 줄이 그분의 진짜 봉인이었다는 뜻이지요.

    봉인 감시자 에이마르 켈드 — 마검 '검은 약속'(마검의 주인 라이언 카르스가 봉헌한 그 마검)의 봉인 골방을 사십 년 지킨 회색 도사 — 의 일화는 '한 시진의 빈 자리'로 후대 감시자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한겨울 새벽, 에이마르의 옛 동문 사제 베드윈(흑기사 가웨인을 호송한 그 종군 사제)이 그를 찾아 한 잔 술을 두고 갔다. 에이마르는 한 시진 동안 베드윈을 마을 입구까지 정중히 배웅하기 위해 골방을 비웠고, 그 한 시진 안에 마검 봉인이 한 줄 짧게 흔들리며 룬 한 점이 흐려졌다. 에이마르는 돌아오자마자 자기 손가락을 베어 그 룬 자리에 한 점 핏자국을 정중히 보탰고, 룬은 다시 한 호흡 단단해졌다. 그날 이후 에이마르는 평생 골방을 비운 한 시진을 자기 척추 위에 한 줄 죄로 적었으며, 다시는 봉인 자리를 한 호흡도 벗어나지 않았다. 베드윈은 그 한 시진을 자기 사제복 안쪽에 한 줄 자수로 새겼다.

    후대 봉인 감시자들은 손가락 한 점 핏자국을 룬 옆에 정중히 봉헌하는 자세를 에이마르의 한 줄로 부른다.

  • 잔해약초사(殘骸藥草師)

    잔해 약초사

    폐허의 잡초로 약을 짓는 약초사

    이 풀은 잔해 위에서만 피오. 부상자께 한 잎이면 한 호흡 더 사실 거외다.

    잔해 약초사는 폐허·옛 전장·봉인 자리에서만 자라는 음지의 약초를 채집·조제하는 평민 출신 약사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 도포, 어깨에 약초 가방, 한 손에 작은 채집용 단도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잔해 자리의 옛 약초·옛 분기 채집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종군 사제와 흑기사들이 그의 가게 단골이며, 가장 가난한 종군병에게는 한 잎을 따로 챙겨주는 자세를 평생 유지한다. 잔해 위의 약초는 햇빛이 닿는 약초보다 쓴맛이 짙지만, 한 호흡을 더 살리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가장 무거운 한 잎은 큰 영약이 아니라, 닳은 종군병의 마지막 한 호흡 위에 올린 한 장의 음지 풀이다.

    약초사의 가방 가장 안쪽 한 잎은 늘 손님 몫이 아닌 자기 자신 몫이라더이다. 그 한 잎을 평생 안 쓰는 자세, 그게 잔해 약초사의 한 줄이지요.

    잔해 약초사 핀 그라위트 — 잿벌판 인근 약초 가게 '음지의 한 잎'(흑역병 후 변경에 자리 잡은 평민 약방) 삼대 약사 — 의 일화는 '쓴잎의 마지막 한 호흡'으로 종군병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비 내리는 새벽 핀의 가게에 가난한 종군병 모이라드(잿벌판 결전에서 살아남은 신참 종군병)가 어머니의 마지막 한 호흡을 위한 한 잎을 사러 왔다. 모이라드는 동전 한 닢밖에 가져오지 못했고, 핀은 자기 가방 가장 안쪽에 평생 비워 두었던 자기 몫 한 잎을 정중히 꺼내 모이라드에게 건넸다. 모이라드의 어머니는 그 한 잎을 받아 한 호흡 더 살았고, 그 한 호흡 안에 모이라드의 손을 한 번 잡고 마지막 인사를 마쳤다. 핀은 그 자리에서 자기 가방 안쪽 자리를 다시 비워 두는 자세를 평생 유지했고, 그 자리는 결국 한 번도 자기를 위해 채워지지 않았다. 모이라드는 자라 잿빛 화공이 되었고, 핀의 가게 벽 한 자리에 잿빛 한 잎의 작은 초상을 매년 한 번 그려 봉헌한다.

    후대 잔해 약초사들은 가방 안쪽 한 잎 자리를 비워 두는 자세를 핀의 한 줄로 부른다.

  • 낭면죄인(浪免罪人)

    떠돌이 면죄인

    죄를 사하며 떠도는 면죄사

    큰 죄도 작은 죄도 무게는 같소. 다만 한 사람이 들기에 너무 무거울 뿐이오.

    떠돌이 면죄인은 신전 결재 라인에서 떨어져 나와 거리의 가난한 자들에게 한 줄의 면죄를 무료로 적어주는 평민 출신 사제다. 외형은 닳은 회색 사제복, 어깨에 작은 인장 가방, 허리에 면죄 종이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면죄 양식·옛 분기 면죄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신전 평의회는 그를 무허가 사제라 부르지만, 거리의 가난한 자들은 그의 한 줄 면죄를 마지막 길동무로 삼는다. 죽기 전 한 줄 면죄를 받지 못한 자가 그의 손에 의해 마지막 호흡을 정중히 마치는 일화가 거리에 늘 남아 있다. 가장 무거운 면죄는 큰 죄의 면죄가 아니라, 신전 결재 없이 거리에서 적어주는 한 줄 종이의 무게다.

    그분의 깃펜은 셀라스 대주교 손에서 한 번, 거리의 어린 도굴꾼 손에서 한 번 옮겨졌소. 그 두 번의 한 호흡이 우리 거리 사제들의 한 줄 정경이지요.

    떠돌이 면죄인 윌마 카르 — 옛 셀라스 대주교(타락한 대주교 셀라스 본)의 마지막 면죄장을 가슴에 품고 자란 어린 도굴꾼 — 의 일화는 '검은 인장의 거리 행렬'로 가난한 골목에 전해진다.

    윌마는 자라 셀라스의 봉인 깃펜 한 자루를 손에 받아들었고, 그 깃펜으로 거리의 가난한 자들에게 한 줄 면죄장을 무료로 적어 주었다. 어느 새벽 그는 잿더미 골목(흑역병 후 무너진 변경 마을 한 자리)에서 마지막 한 호흡을 앞둔 옛 신전 호위병 카드만(셀라스를 끌고 갔던 그 평의회 호위 노병)을 만났다. 카드만은 자기가 셀라스를 끌고 갔던 자임을 고백하며 한 줄 면죄를 청했고, 윌마는 자기 깃펜으로 카드만의 손바닥에 한 줄 면죄장을 정중히 적었다. 카드만은 그 한 줄을 가슴에 품고 새벽이 밝기 전에 한 호흡을 거두었고, 윌마는 그 자리에 자기 사제복 한 자락을 덮어 두고 떠났다. 윌마는 평생 자기 면죄장에 한 번도 자기 이름을 적지 않았으며, 모든 면죄장에 셀라스 본의 이름을 한 줄로 옮겨 적었다.

    후대 떠돌이 면죄인들은 자기 면죄장에 셀라스의 이름을 한 줄 옮겨 적는 자세를 윌마의 한 줄로 부른다.

  • 묘지종지기(墓地鐘지기)

    묘지 종지기

    묘지의 종을 치는 종지기

    이 종 한 번 울릴 때마다, 이름 한 줄이 잠잠해진다오.

    묘지 종지기는 마을 외곽 묘지의 종탑 한 자리에서 평생 종을 울리는 평민이다. 외형은 두꺼운 회색 외투, 어깨에 작은 등불, 허리에 종 줄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묘지의 평소 매장 시각·옛 분기 종 울림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종이 한 번 울리면 새로운 매장 한 자리가 정해지고, 그 종소리는 마을 안의 한 가족에게 한 줄의 부고가 된다. 종지기는 그 부고가 마을에 닿기 전에 한 번 더 자기 종 줄을 매만진다. 가장 무거운 종소리는 큰 영웅의 부고가 아니라, 새벽에 조용히 떠난 작은 한 사람을 위해 한 번 울리는 한 줄의 잔향이다.

    종지기의 줄에는 한 줄 매듭이 더 매여 있소. 그 매듭이 종이 한 번 더 길게 울리는 자리이고, 그게 가난한 한 분의 자리외다.

    묘지 종지기 호반 더그 — 잿빛 종탑(변경 마을 가장자리의 옛 봉인 묘지 종탑) 사대 종지기 — 의 일화는 '한 매듭의 새벽 종'으로 마을 노인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가난한 새벽 호반은 자기 종탑 줄에 작은 매듭 한 줄을 더 매고, 가난한 매장 한 자리에는 종을 한 번 더 길게 울리는 자세를 정착시켰다. 어느 겨울 새벽 그가 매단 매듭 한 줄이, 잿벌판 결전에서 살아 돌아온 노종군병 카스라드(잿벌판 결전 일화의 그 변경 영주의 옛 종복)의 마지막 매장 자리에서 정중히 길게 울렸다. 종소리가 마을에 닿기 전, 호반은 자기 외투 안쪽에 카스라드의 이름 한 줄을 종 줄 매듭과 같이 적어 두었다. 카스라드의 어린 손자 페렌(갑주 균열 장인 일화에 등장한 그 신참 종군병)이 그 종소리를 자기 가슴받이의 한 줄 균열 옆에 한 호흡 새겨 두고 종탑 아래로 와 호반에게 절을 했다. 호반은 그 절을 받지 않고, 자기 종 줄을 한 번 더 정중히 매만졌다.

    후대 묘지 종지기들은 가난한 매장 자리에 종 줄에 한 매듭을 더 매는 자세를 호반의 한 줄로 부른다.

  • 잿더미대장(잿더미大匠)

    잿더미 대장장이

    잿더미 위에서 쇠를 두드리는 대장장이

    녹은 검을 다시 두드리는 건 어렵지 않소. 다만 그 주인의 호흡을 다시 새기는 게 어렵소.

    잿더미 대장장이는 옛 전장의 잿더미에서 부서진 검을 모아 다시 두드려 새 주인을 기다리게 하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그을린 가죽 앞치마, 어깨에 작은 망치 묶음, 허리에 잿더미 자루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검의 평소 무게·옛 분기 단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부서진 검 한 자루 안에는 옛 주인의 마지막 한 호흡이 남아 있다고 하며, 잿더미 대장장이는 그 호흡을 새 주인에게 정중히 옮기는 자세를 평생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단조는 큰 명검이 아니라, 신참 종군병이 처음 잡는 한 자루 잿더미 검의 한 줄 손잡이 위에 있다.

    그 망치는 새 주인의 손목에 닿기 전 한 호흡 멈춥니다. 그 한 호흡이 옛 주인의 이름을 정중히 옮기는 자리외다.

    잿더미 대장장이 코빈 그라임 — 잿더미 마을 그라임 대장간(갑주 균열 장인 오스월드의 친형) 삼대 단조 — 의 일화는 '한 자루 잿더미 검의 첫 손목'으로 종군병들 사이에 전해진다.

    코빈은 잿벌판 결전 후 부서진 검 일흔두 자루를 자루에 모아 사흘 새벽 동안 한 자루씩 두드려 살렸고, 그 중 한 자루의 손잡이 안쪽에 옛 주인 베렌(언데드 사령관 코르빈의 옛 종제)의 이름 한 줄을 새겨 두었다. 그 검을 처음 받아 든 신참 종군병이 마침 베렌의 외삼촌의 아들 카리만(잿벌판에서 자란 어린 평민 청년)이었고, 카리만은 손잡이 안쪽 한 줄을 본 순간 그 자리에서 한 호흡을 길게 들이쉬었다. 코빈은 카리만에게 그 검의 옛 주인 이름을 단 한 번만 정중히 알려주었고, 그 후 입을 닫았다. 카리만은 그 검을 평생 곁에 두고 한 번도 베지 않은 채로 봉헌했다.

    후대 잿더미 대장장이들은 손잡이 안쪽에 옛 주인 이름 한 줄을 새기는 자세를 코빈의 한 줄로 부른다. 가장 무거운 단조는 큰 명검의 날이 아니라, 손잡이 안쪽 보이지 않는 한 줄 글자 위에 있다.

  • 폐허야경부(廢墟夜警夫)

    폐허 야경꾼

    폐허 골목을 도는 야경꾼

    이 폐허는 살아 있소. 다만 살아 있는 게 사람이 아닐 뿐이오.

    폐허 야경꾼은 멸망한 마을·옛 전장의 한 자리에서 새벽 한 줄 등불을 들고 도는 평민이다. 외형은 닳은 짙은 색 외투, 어깨에 작은 손등불, 허리에 작은 부적 주머니와 짧은 곤봉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폐허의 평소 잔해 자리·옛 분기 야간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폐허 안에서 무엇이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자는 흑기사도 종군 사제도 아니고 야경꾼이며, 그의 한 줄 등불이 다음 마을의 한 시즌 한 끼를 살린다. 가장 무거운 야경은 큰 위험을 막는 것이 아니라, 새벽에 잠든 폐허 한 자리의 한 줄 침묵을 정중히 지키는 자세 위에 있다.

    야경꾼의 등불은 큰 횃불이 아니외다. 한 사람 머리맡 한 호흡만 비출 만한 작은 한 줄 빛이지요. 그 작은 빛이 마을 한 시즌을 끌어가외다.

    폐허 야경꾼 노먼드 파엘 — 베스라인 폐허(폐허의 왕 알드릭 베스라인의 옛 왕도 자리) 외곽 사거리에서 사십 년 등불을 든 평민 — 의 일화는 '한 줄 등불의 새벽 외침'으로 후대 야경꾼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새벽 노먼드는 폐허 옛 신전 자리(타락한 대주교 셀라스의 옛 본드 신전 외곽)에서 봉인이 한 줄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고, 자기 등불을 두 번 짧게 흔들어 인근 마을의 새벽 우물지기에게 신호를 보냈다. 우물지기 헤이브(새벽 우물지기 일화의 그 노평민)가 그 신호를 받아 종지기 호반에게 달렸고, 호반의 종이 한 호흡 길게 울려 봉인 감시자 에이마르가 골방에서 자세를 다시 잡았다. 노먼드는 등불을 들고 폐허 한가운데에 도착해 봉인 자리에 한 줄 부적을 정중히 봉헌했고, 봉인은 다시 한 호흡 잠잠해졌다. 마을 사람 중 그날 새벽의 일을 아는 자는 노먼드, 헤이브, 호반, 에이마르 넷뿐이었다. 노먼드는 그 새벽 후 자기 등불 안쪽에 작은 한 줄 자국을 새겨 두고, 평생 그 자국 위에 등잔 기름을 먼저 부어 두었다.

    후대 야경꾼들은 등불 안쪽에 한 줄 자국을 새기는 자세를 노먼드의 한 줄로 부른다.

  • 기름통짐꾼(기름桶짐꾼)

    기름통 짐꾼

    기름통을 나르는 짐꾼

    흑기사 나리, 기름은 잔해에 부으십시오. 풀 위에 부으면 마을이 함께 탑니다.

    기름통 짐꾼은 흑기사·악마 사냥꾼 결사·종군 사제에게 봉인용·정화용 기름을 운반하는 평민 출신 운반자다. 외형은 단정한 작업복, 어깨에 큰 기름통 띠, 허리에 작은 부싯돌 주머니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길의 평소 노면·옛 분기 운반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흑기사가 잔해를 정화할 때, 그의 손에 정확한 양의 기름을 정확한 시각에 건네는 자가 바로 짐꾼이다. 그래서 흑기사들은 평생 같은 짐꾼에게 일을 맡기며, 짐꾼의 등에는 옛 화상 한두 줄이 늘 남아 있다. 가장 무거운 한 통은 큰 봉인 의식이 아니라, 짐꾼이 새벽마다 다시 들쳐 메는 한 줄 어깨끈 위에 있다.

    짐꾼의 어깨끈에는 옛 화상 한 줄이 자수처럼 박혀 있소. 그 한 줄이 흑기사 한 분의 한 합을 살린 자국이외다.

    기름통 짐꾼 베른 호사크 — 잿빛 사거리 운반 길드(변경 마을 사거리에 자리한 평민 운반 결사) 막내 짐꾼 — 의 일화는 '한 통 기름의 정확한 한 호흡'으로 흑기사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늦은 가을 베른은 흑기사 가웨인 더스크의 의뢰로 봉인 풀린 동굴 입구에 봉인용 기름 한 통을 정확한 시각에 건네야 했다. 산길에서 비가 쏟아져 노면이 미끄러지자 베른은 기름통을 자기 등에 한 호흡 더 단단히 묶고, 자기 외투 한 자락을 기름통 입구에 둘러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했다. 약속한 시각 한 호흡 전, 베른은 동굴 입구에 도착해 가웨인의 손에 정확히 한 통을 건넸고, 가웨인은 그 한 통으로 동굴 안 봉인 자리를 한 호흡에 정화했다. 그 과정에서 베른의 등에 작은 화상 한 줄이 더 새겨졌고, 가웨인은 그 화상 자리에 자기 망토 안쪽 한 자락을 정중히 덮어 주었다. 베른은 그 망토 자락 자국을 자기 어깨끈 안쪽에 한 줄 자수로 새겨 두었다.

    후대 기름통 짐꾼들은 어깨끈 안쪽에 옛 화상 한 줄을 자수로 새기는 자세를 베른의 한 줄로 부른다.

  • 까마귀군기관(까마귀軍紀官)

    까마귀 군기관

    까마귀를 부리는 군기관

    이 깃발 아래 모인 까마귀는 시신을 먹지 않는다. 다만 이름을 외워 둔다.

    까마귀 군기관은 폐허 위에 검은 깃발을 세워 길 잃은 패잔병·이름 없는 망자의 마지막 행렬을 인도하는 무인이다. 외형은 검은 자수의 군기 한 자루, 어깨에 까마귀 깃 망토, 허리에 옛 군적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망실된 군적의 옛 이름·옛 분기 행렬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가 깃발을 한 번 흔들면, 흩어진 패잔병들이 다시 한 줄로 서서 마지막 진군을 이어간다. 군기관의 가장 무거운 한 줄 깃발은 큰 승전기가 아니라, 잊힌 한 사람의 이름을 검은 천 위에 다시 자수하는 자세에 있다. 그래서 그의 깃발 끝에는 늘 새 자수가 한 땀씩 늘어나 있고, 까마귀 한 마리가 그 위에 앉아 있다.

    그분의 깃발 위에 앉은 까마귀는 자기 부리로 자수 한 줄을 정중히 매만집니다. 까마귀가 그 이름을 외운 자리지요.

    까마귀 군기관 가르단 호스 — 잿벌판 결전 후 흩어진 변경 패잔병 사백 명을 한 줄로 모은 무인 — 의 일화는 '검은 깃발의 사백 자수'로 후대 군기관들 사이에 전해진다.

    잿벌판 결전 사흘째 새벽, 가르단은 흩어진 패잔병들의 옛 군적을 두루마리에서 한 줄씩 정중히 옮겨 검은 깃발 위에 사백 자수를 한 땀씩 새겼다. 사백 번째 자수는 옛 변경 영주 카스라드의 부장 페렌드(잿벌판 결전에서 마지막에 깃발을 받쳐 든 노장)의 이름이었다. 페렌드의 이름을 자수하는 순간, 까마귀 한 마리가 깃발 끝에 정중히 앉았고, 흩어진 패잔병들이 그 깃발을 따라 한 줄로 서기 시작했다. 가르단은 그 행렬을 잿벌판 끝까지 인도해 옛 매장지에 정중히 묻어 주었으며, 깃발은 매장지 한 자리에 봉헌했다. 까마귀 한 마리는 그 깃발 위에 평생 앉아 있었으며, 매년 새벽 한 번씩 깃발을 부리로 매만지는 모습이 잿벌판 행렬에 늘 보인다.

    후대 군기관들은 깃발을 봉헌한 자리에 까마귀가 앉으면 한 호흡 절을 하는 자세를 가르단의 한 줄로 부른다.

  • 이단심문부장(異端審問副長)

    이단 심문 부단주

    이단 심문관의 부단주

    신을 의심한 죄가 아니요, 침묵을 견디지 못한 죄요. 그 차이를 적어 두시오.

    이단 심문 부단주는 신이 응답하지 않는 시대에 신전 결재 라인의 그늘에서 이단 심문을 집행하는 결사의 부단주다. 외형은 짙은 자색 사제복, 어깨에 인장 매단 사슬, 허리에 두꺼운 심문 기록집이 표준이다. 본인은 옛 이단 조서의 한 줄 항목·옛 분기 심문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그는 칼 한 자루보다 잉크 한 방울을 더 무겁게 쥔다. 그의 심문은 길지 않다. 한 자루 펜과 한 줄 질문이면 끝나며, 그 끝에 적힌 한 줄은 한 사람의 평생을 결정한다. 가장 무거운 심문은 큰 처형이 아니라, 침묵한 신의 자리에 부단주가 자기 손으로 적어 넣는 그 한 줄 판결이다.

    그분의 심문 기록집 마지막 장은 자기 자신을 위한 한 줄로 비워 둡니다. 그 한 줄을 평생 비워 두는 자세, 그게 부단주의 진짜 신앙이지요.

    이단 심문 부단주 카드만 더샤 — 옛 셀라스 대주교 사망 후 이단 심문 결사의 그늘 라인을 사십 년 끌어간 자색 사제 — 의 일화는 '비어 있는 마지막 한 줄'로 후대 심문관들 사이에 전해진다.

    카드만은 평생 사천 회 심문을 집행했으나, 자기 심문 기록집 마지막 장에는 한 줄도 적지 않은 채 빈 자리로 비워 두었다. 노년의 어느 새벽, 떠돌이 면죄인 윌마 카르(셀라스의 깃펜을 받아든 어린 도굴꾼이 자란 자)가 카드만을 잿더미 골목에서 만나 한 줄 면죄를 정중히 적어 주었을 때, 카드만은 자기 심문 기록집을 펼쳐 마지막 빈 장 위에 윌마의 면죄장을 정중히 끼워 두었다. 카드만은 그 자리에서 자기 짙은 자색 사제복을 풀어 옆에 두고, 새벽이 밝기 전 한 호흡을 거두었다. 윌마는 그 기록집을 거두지 않고 카드만의 손에 그대로 남겨 두었으며, 본드 신전 외곽에 그 기록집을 묻어 주었다.

    후대 부단주들은 자기 기록집 마지막 장을 한 줄도 적지 않고 비워 두는 자세를 카드만의 한 줄로 부른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적어 넣은 판결이 아니라, 평생 비워 둔 마지막 한 장의 자리에 있다.

  • 룬봉합사(룬封合師)

    룬 봉합사

    균열난 룬을 꿰매어 봉합하는 술사

    이 갑주의 룬은 한 줄이 빠져 있소. 채우지 않으면 다음 한 합에 검이 멈출 거외다.

    룬 봉합사는 옛 마검·갑주·봉인구의 닳은 룬 한 줄을 다시 새겨 결합을 잇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짙은 색 가죽 앞치마, 어깨에 룬 정 묶음, 허리에 작은 잉크 병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룬의 평소 결합 자리·옛 분기 봉합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봉합사가 한 번 만진 갑주는 한 시즌 더 견딘다. 그러나 그는 절대 마지막 한 룬은 채우지 않는다. 그 한 줄을 비워 두어야 갑주가 주인의 한 호흡을 받아들이는 자리가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무거운 봉합은 큰 마검이 아니라, 신참 종군병의 가슴받이 위에 비워 둔 한 줄 룬의 빈 자리다.

    비워 둔 한 줄 룬에 주인의 한 호흡이 닿는 순간, 갑주가 비로소 주인을 알아본다 합디다. 봉합사의 손이 만든 빈 자리는 룬보다 더 룬이지요.

    룬 봉합사 마티스 켈로 — 잿벌판 인근 룬 작업방(흑역병 후 변경에 자리 잡은 평민 봉합사 결사) 사대 봉합사 — 의 일화는 '한 줄 빈 룬의 첫 합'으로 종군병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봄날 마티스에게 신참 종군병 토비(악마 사냥꾼 단장 헤이든 보르의 옛 종자가 자란 자)가 닳은 가슴받이 봉합을 의뢰했다. 마티스는 가슴받이의 룬 일곱 줄 중 여섯 줄을 정중히 다시 새겼고, 마지막 한 줄은 일부러 비워 둔 채 잉크 한 점만 그 자리에 살짝 찍어 두었다. 토비는 그 가슴받이를 입고 첫 야간 임무에서 중급 악마 발레토르의 잔존 그림자에 정확히 한 합 닿았으나, 비워 둔 한 줄 룬 자리가 토비의 한 호흡을 빨아들이며 그림자를 한 호흡에 봉인했다. 토비는 그 가슴받이를 평생 곁에 두었고, 마티스의 작업방에 매년 한 번 작은 잉크 병 한 자루를 봉헌했다.

    후대 룬 봉합사들은 마지막 한 줄을 비워 두고 잉크 한 점만 찍어 두는 자세를 마티스의 한 줄로 부른다.

  • 망령통역사(亡靈通譯師)

    망령 통역관

    망령의 속삭임을 옮기는 통역관

    이 분이 하시는 말씀은 원망이 아니라 부탁이외다. 다섯 글자만 마저 들어드리시오.

    망령 통역관은 폐허·옛 전장에 남은 망령의 짧은 한 줄 말을 산 자에게 옮겨주는 평민 출신 사제 보조다. 외형은 회색 도포, 가슴팍에 작은 청동 종, 허리에 망령 명부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망령의 옛 사투리·옛 분기 통역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종군 사제와 떠돌이 면죄인이 그를 정기적으로 찾아온다. 망령은 길게 말하지 못하기에, 통역관은 다섯 글자 안에서 한 사람의 평생을 옮겨 적어야 한다. 가장 무거운 통역은 큰 원혼의 외침이 아니라, 새벽 폐허에서 들리는 망령 한 분의 다섯 글자 부탁을 정중히 옮겨 적는 자세 위에 있다.

    다섯 글자 안에 한 평생을 담는 게 무겁다 하나, 정작 가장 무거운 건 그 다섯 글자를 받는 산 자의 손목이외다.

    망령 통역관 라일 보스미 — 베스라인 폐허 신전 자리(폐허의 왕 알드릭의 옛 왕도 자리)에 사십 년 머문 회색 도사 — 의 일화는 '다섯 글자 부탁의 새벽'으로 후대 통역관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새벽 라일은 폐허 신전 자리에서 옛 베스라인 왕실 호위병 갈렌(폐허의 왕 알드릭의 옛 막내 호위)의 망령을 만났고, 갈렌의 망령은 다섯 글자만큼만 짧게 "잔, 따로, 두오"라고 속삭였다. 라일은 그 다섯 글자를 자기 명부에 정중히 옮겨 적고, 폐허 옥좌의 알드릭에게 그 한 줄을 정중히 전했다. 알드릭은 그날 이후 옥좌 옆에 빈 잔 한 자리를 갈렌을 위해 따로 두었고, 그 잔이 옥좌의 일흔 잔 행렬과 함께 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라일은 그 다섯 글자를 자기 회색 도포 안쪽에 한 줄 자수로 새겨 두었으며, 평생 그 자수 위에 손을 한 번씩 매만지는 자세를 굳혔다. 갈렌의 망령은 그 후로 폐허 신전 자리에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후대 망령 통역관들은 다섯 글자 부탁을 받은 자리에 회색 도포 안쪽에 한 줄 자수를 새기는 자세를 라일의 한 줄로 부른다.

  • 그림자추적자(그림자追跡者)

    그림자 추적자

    그림자를 따라가 표적을 잡는 추적자

    그자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소. 다만 그림자가 한 호흡 늦게 따라오외다.

    그림자 추적자는 마검에 묶인 도주자·계약을 어긴 악마 사냥꾼·봉인 깬 자의 그림자 한 줄을 추적하는 평민 출신 무인이다. 외형은 짙은 색 망토, 어깨에 작은 등불, 허리에 단도 두 자루와 그림자 측정 줄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그림자의 평소 길이·옛 분기 추적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그는 발자국이 아니라 그림자의 한 호흡 늦은 자리를 본다. 추적자는 자기 그림자 또한 한 호흡 늦게 따라오게 두며, 그 늦은 한 줄이 자기 자신을 잃지 않게 하는 닻이라 믿는다. 가장 무거운 추적은 큰 도주자의 발자국이 아니라, 자기 그림자의 한 호흡을 잃지 않는 자세 위에 있다.

    추적자의 측정 줄에는 옛 도주자의 그림자 길이가 한 줄씩 매듭으로 남소. 그 매듭이 추적자가 자기를 잃지 않은 자국이외다.

    그림자 추적자 다민 호프 — 변경 사거리 추적 결사(평민 무인 결사 '늦은 한 호흡')의 사대 추적자 — 의 일화는 '한 호흡 늦은 그림자의 봄'으로 후대 추적자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봄날 다민은 봉인을 깬 도주자 베일런(사혈 단원 출신 도주자, 사혈 기사단주 카르덴 일화의 그자)의 그림자 한 줄을 사흘 추적해 잿빛 묘비 평원에 닿았다. 그곳에서 다민은 베일런이 이미 검성 베르난드 록스의 결투에서 한 합에 사망한 것을 알게 되었고, 자기 그림자 측정 줄에 베일런의 옛 그림자 길이를 한 매듭으로 정중히 매었다. 다민은 그 매듭을 자기 망토 안쪽에 두 번 단단히 묶고, 베일런이 마지막에 한 호흡 늦게 따라온 자기 그림자에 한 줄 절을 했다.

    후대 추적자들은 잿빛 묘비 평원에 닿으면 자기 측정 줄에 한 매듭을 더 매는 관례를 다민의 한 줄로 부른다. 가장 무거운 추적은 도주자를 따라잡는 한 호흡이 아니라, 자기 그림자의 한 호흡을 잃지 않은 매듭 한 줄 위에 있다.

  • 잿빛화공(잿빛畫工)

    잿빛 화공

    잿빛 안료로 폐허를 그리는 화공

    이 그림은 영웅이 아니라 잔해의 초상이외다. 한 자리 비워 두는 게 예의외다.

    잿빛 화공은 폐허·옛 전장의 풍경과 이름 없는 망자의 초상을 잿빛 안료로만 그리는 평민 출신 화가다. 외형은 회색 작업 도포, 어깨에 작은 화구 가방, 허리에 잿빛 안료 단지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폐허의 평소 색·옛 분기 도화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흑기사의 의뢰로 옛 전우의 초상을 그릴 때면, 한 자리는 늘 비워 두는 자세를 평생 유지한다. 잿빛 안료는 흐려 보이지만, 비워 둔 한 자리가 그 그림에 한 호흡을 넣어 준다. 가장 무거운 초상은 큰 영웅의 얼굴이 아니라, 잿빛 화폭 한 귀퉁이에 비워 둔 작은 한 자리 위에 있다.

    그분이 비워 둔 한 귀퉁이에 매년 새벽 한 줄 잿빛 안료가 저절로 더 깊어진다 합디다. 그 자리에 망자의 한 호흡이 한 번씩 닿는다는 뜻이지요.

    잿빛 화공 모이라드 그라위트 — 잔해 약초사 핀의 가게 한 자리에 매년 한 점 잿빛 한 잎의 초상을 봉헌한 평민 화가 — 의 일화는 '비워 둔 귀퉁이의 일흔 점 초상'으로 후대 화공들 사이에 전해진다.

    모이라드는 자기 어머니의 마지막 한 호흡을 살린 핀의 한 잎을 평생 잊지 않고, 핀의 가게 벽에 매년 한 점씩 잿빛 한 잎의 초상을 그려 봉헌했다. 일흔 점이 모인 어느 새벽 모이라드는 자기 마지막 점을 그리며, 화폭 한 귀퉁이에 자기 어머니의 자리 한 줄을 일부러 비워 두었다. 그 비워 둔 한 자리에 핀이 자기 가방 안쪽 한 잎(평생 비워 두었던 그 자리에 처음으로 채워진 한 잎)을 정중히 봉헌했고, 그 잎이 잿빛 화폭 한 귀퉁이에 그대로 마른 채 붙어 남았다. 모이라드는 그날 이후 잿빛 안료 단지에 한 점 핀의 잎 자국을 항상 보태는 자세를 굳혔다.

    후대 잿빛 화공들은 잿빛 화폭 한 귀퉁이에 마른 잎 한 장을 봉헌하는 자세를 모이라드의 한 줄로 부른다.

  • 부적필경자(符籍筆耕者)

    부적 필경사

    부적의 글자를 베껴 쓰는 필경사

    이 부적의 한 획이 비뚤어졌소. 다시 적겠소. 비뚤어진 부적은 부적이 아니외다.

    부적 필경사는 종군 사제·악마 사냥꾼·잔해 약초사가 사용할 작은 부적을 한 획씩 정성껏 적는 평민 출신 필경사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도포, 어깨에 붓 묶음, 허리에 작은 먹통과 부적지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부적의 평소 획 수·옛 분기 필경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한 획이 비뚤어지면 그 부적을 통째로 다시 적는다. 비뚤어진 부적은 위급한 순간 한 호흡을 잃게 만든다는 것을 평생의 자세로 안다. 가장 무거운 부적은 큰 봉인 부적이 아니라, 가난한 종군병의 가슴팍 안주머니에 들어갈 한 장 작은 부적의 정확한 한 획 위에 있다.

    그분의 붓 끝은 한 획을 적기 전에 한 호흡 멈춥니다. 그 한 호흡이 부적의 진짜 봉인이고, 그 침묵이 부적의 한 줄이지요.

    부적 필경사 사이라스 보드 — 흑선 던전(폐허 척후병 잿빛 7번이 어린 도굴꾼을 구한 그 봉인 동굴)에서 살아 돌아온 어린 도굴꾼이 자란 자 — 의 일화는 '한 획의 한 호흡'으로 후대 필경사들 사이에 전해진다.

    사이라스는 자기를 구해 준 잿빛 7번의 도면 한 줄 빈 자리에 매년 새벽 작은 부적 한 장을 봉헌하는 자세를 평생 유지했다. 어느 새벽 그가 부적 한 장을 적던 중 한 획이 한 호흡 비뚤어진 것을 보고 그 부적을 통째로 다시 적었고, 다시 적은 부적을 가난한 종군병 페렌(갑주 균열 장인 일화에 등장한 그 신참 종군병)의 가슴팍 안주머니에 정중히 끼워 두었다. 페렌은 그 부적을 곁에 두고 잿벌판 변경 결투에서 한 호흡을 살아 돌아왔으며, 부적은 페렌의 가슴받이 한 줄 균열 자리 위에 정중히 봉헌되어 있다. 사이라스는 그 자리에 자기 붓 한 자루를 매년 한 번 봉헌하는 자세를 굳혔다.

    후대 부적 필경사들은 한 획이 비뚤어지면 부적을 통째로 다시 적는 자세를 사이라스의 한 줄로 부른다.

  • 관짜는목수(棺짜는木手)

    늑장 관 짜는 목수

    관을 짜는 늙은 목수

    관은 빨리 짜면 안 되외다. 한 사람을 보내는 일이외다. 늦게 짜는 게 정성이외다.

    늑장 관 짜는 목수는 마을 외곽에서 매장될 자의 관을 일부러 천천히 짜는 평민 출신 목수다. 외형은 그을린 작업복, 어깨에 작은 대패 묶음, 허리에 못 주머니와 작은 향 한 자루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관의 평소 길이·옛 분기 단단함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그는 관 한 자를 일부러 한 호흡 늦게 자른다. 그 늦은 한 호흡이 떠나는 자에게 마을 사람들의 마지막 인사를 정확히 들을 시간을 만들어 준다. 가장 무거운 관은 큰 영웅의 관이 아니라, 가난한 한 가족이 마지막 인사를 채 끝내기 전에 닫히지 않은 한 자루 늑장 관 위에 있다.

    그분의 대패는 마지막 한 자만 일부러 늦게 끊습니다. 그 한 호흡 늦은 끊김이 가족의 마지막 인사가 닿는 자리외다.

    늑장 관 짜는 목수 보든 카르 — 잿빛 종탑 외곽 작업방(묘지 종지기 호반의 종탑 옆 한 자리)에서 사십 년 관을 짠 평민 — 의 일화는 '한 호흡 늦은 마지막 한 자'로 마을 노인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겨울 노변경 영주 카스라드(잿벌판 결전에서 마지막 한 잔을 신참 종군병에게 건넨 그 노영주)의 매장이 다가왔을 때, 보든은 카스라드의 손자 페렌이 마지막 인사를 채 끝내지 못한 것을 보고 일부러 관 마지막 한 자를 한 호흡 늦게 끊었다. 그 한 호흡 안에 페렌은 자기 가슴받이의 한 줄 균열을 카스라드의 손에 정중히 보여 드릴 시간을 얻었고, 카스라드는 그 균열 자국을 마지막으로 한 번 손가락으로 매만진 채 한 호흡을 거두었다. 보든은 그 관에 자기 향 한 자루를 정중히 끼워 닫았으며, 호반의 종 한 줄 매듭이 길게 울리는 자리에 정중히 인도했다. 페렌은 그 관 자리에 매년 한 번 잿빛 화공 모이라드가 그린 잿빛 한 점 초상을 봉헌한다.

    후대 늑장 관 목수들은 마지막 한 자를 일부러 한 호흡 늦게 끊는 자세를 보든의 한 줄로 부른다.

  • 새벽우물지기(새벽井戶지기)

    새벽 우물지기

    새벽 우물을 지키는 자

    이 우물 물은 폐허에서 흘러왔소. 한 두레박은 사람을 살리고, 한 두레박은 사람을 보내 주외다.

    새벽 우물지기는 폐허 인근 마을의 오래된 우물 한 자리를 새벽마다 살피는 평민이다. 외형은 닳은 회색 외투, 어깨에 작은 등불, 허리에 두레박 줄과 작은 정화 부적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우물의 평소 수위·옛 분기 정화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폐허에서 흘러든 검은 한 줄이 우물 안에 섞이면,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자는 야경꾼도 사제도 아니고 새벽 우물지기다. 그가 한 두레박을 떠올려 한 번 살피는 자세 위에 마을의 한 시즌 한 끼가 매달려 있다. 가장 무거운 한 두레박은 큰 정화 의식이 아니라, 새벽 우물지기의 한 줄 두레박 줄 위에 있다.

    그분의 두레박 줄에는 옛 정화 부적이 한 줄씩 매여 있소. 그 한 줄 한 줄이 마을 한 시즌 한 끼의 자국이외다.

    새벽 우물지기 헤이브 카르 — 시체 줍는 자 그림 매덕 일화에 등장한 노부인 엘레나의 아들이자 베스라인 폐허 인근 마을의 사대 우물지기 — 의 일화는 '검은 한 줄의 새벽 신호'로 후대 우물지기들 사이에 전해진다.

    어느 새벽 헤이브는 자기 우물에 폐허에서 흘러든 검은 한 줄이 섞인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자기 두레박 줄에 작은 정화 부적 한 장을 정중히 매단 뒤 야경꾼 노먼드에게 신호를 보냈다. 노먼드의 등불이 두 번 짧게 흔들렸고, 그 신호가 종지기 호반의 종을 길게 울리고 봉인 감시자 에이마르의 골방까지 닿아 그날 새벽 폐허 봉인이 한 호흡 다시 잠잠해졌다. 헤이브는 그 새벽 후 자기 외투 안쪽에 어머니 엘레나가 남긴 은반지 한 줄 자국을 보태 두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새벽의 일을 모른 채 한 시즌 한 끼를 무사히 마쳤다.

    후대 새벽 우물지기들은 두레박 줄에 정화 부적 한 줄을 매다는 자세를 헤이브의 한 줄로 부른다.

  • 폐허개지기(廢墟개지기)

    폐허 개 지기

    폐허의 사냥개를 돌보는 자

    이 녀석은 폐허에서 살아남았소. 으르렁대도 봐 주시오. 그게 살아 있다는 인사외다.

    폐허 개 지기는 멸망한 마을에서 주인 잃은 개들을 거두어 길러 다시 모험가·종군병에게 보내는 평민이다. 외형은 닳은 작업복, 어깨에 짧은 사슬 묶음, 허리에 마른 고기 주머니와 작은 부적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폐허 개의 평소 식성·옛 분기 양육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흑기사·폐허 척후병이 길동무를 구할 때면 그를 찾는다. 폐허 개는 옛 주인의 마지막 한 호흡을 으르렁 안에 담고 있어, 새 주인 앞에서 한 번 길게 짖는다. 가장 무거운 한 마리는 큰 군견이 아니라, 외로운 척후병 한 명의 발치에 다시 따라붙는 한 마리 폐허 개의 한 줄 사슬 위에 있다.

    폐허 개의 사슬은 짧게 매는 게 아니라 길게 매는 자세이외다. 한 줄이 길수록 그 개가 자기 옛 주인을 길게 외운다는 뜻이지요.

    폐허 개 지기 오린 호스 — 변경 마을 사거리 사슬 작업장(흑역병 후 자리 잡은 평민 양육 결사) 사대 개 지기 — 의 일화는 '한 마리 검은 개 흐바인의 새 주인'으로 후대 개 지기들 사이에 전해진다.

    잿벌판 결전에서 옛 변경 영주 카스라드의 곁을 지키다 주인을 잃은 검은 개 흐바인(잿벌판의 옛 호위견, 카스라드의 마지막 한 호흡을 사슬 안에 담은 개)이 오린의 작업장에 한 시즌 머물렀다. 어느 새벽 오린의 작업장에 가난한 폐허 척후병 다민(그림자 추적자 다민 호프의 동향 후배 척후)이 길동무를 구하러 왔고, 흐바인이 한 번 길게 짖으며 다민의 발치에 정중히 따라붙었다. 오린은 흐바인의 옛 주인 이름 '카스라드'를 다민에게 단 한 번 정중히 알려주고, 그 후로 흐바인에 대해 한마디도 보태지 않았다. 다민은 흐바인을 평생 곁에 두고 잿빛 묘비 평원의 추적 길을 함께 걸었으며, 흐바인의 사슬은 다민의 측정 줄과 같은 길이로 매여 있었다.

    후대 폐허 개 지기들은 사슬을 길게 매는 자세를 오린의 한 줄로 부른다.

  • 흑기사단장(黑騎士團長)

    검은 기사단장

    검은 기사단을 거느리는 단장

    기사단의 봉인 명단은 기사단장이 직접 잉크로 적는다. 그 잉크 한 줄이 이 시대의 마지막 결재다.

    검은 기사단장은 이단 심문·결계 수호·언데드 봉인을 동시에 집행하는 흑기사단의 총지휘자로, 외형은 검은 갑주 전면에 은빛 룬 각인, 망토 안쪽에 봉인 명단 가죽 노트, 허리에 두 자루 검이 표준이다. 그는 한 시대의 마지막 결계선을 직접 확인하고, 균열이 생긴 봉인에 자기 이름을 잉크로 적어 봉인을 갱신한다. 대륙에 단 한 명뿐인 자리이며, 선임 기사단장이 검을 내려놓는 날 그 잉크 노트가 그대로 새 단장에게 인계된다.

    봉인 명단에 자기 이름이 새로 적힌 새벽, 검은 기사단장은 기사단원 전원에게 단 한 호흡 동안 묵례를 받는다. 그 묵례가 끝나면 기사단장은 혼자 봉인 결계 한 바퀴를 걸어 점검하며, 그 걸음이 이 시대의 아침을 정중히 연다. 가장 무거운 두 자루 검은 한 번도 뽑히지 않는 날이 가장 많다.

    기사단장님의 봉인 명단 잉크 한 줄은 그분의 오른쪽 손목 결이 결재한 것이오. 우리 후임 단장들은 임명 첫 새벽 그 잉크를 직접 갈아 한 줄을 정중히 내려긋는 자세로 시작합니다.

    3대 검은 기사단장 에드반 칸트 — 검은 기사단(黑騎士團, 대륙 변경 봉인선을 백 년째 지켜온 최정예 결사, 단원은 어느 시대에도 오십 명을 넘지 않는다)의 세 번째 단장이자 봉인 명단에 자기 이름을 세 번 다시 적은 유일한 자 — 의 일화는 '잉크 명단 세 줄'로 기사단 안에서 길게 회자된다.

    그가 처음 단장이 된 해, 봉인 결계 북쪽 끝에 균열이 생겼고 언데드 사령관 드라울(370008 언데드 사령관 — 그 시즌 변경 폐허를 가로질러 봉인선까지 밀고 내려온 자)이 결계 바깥에서 한 호흡 대기하고 있었다. 에드반은 자기 봉인 명단 노트를 열어 균열 자리 좌표를 잉크로 정확히 기록한 뒤, 기사단원 두 명을 결계 안에 두고 혼자 결계 바깥 드라울 앞에 나섰다. 드라울은 검을 뽑지 않은 에드반을 보고 한 호흡 멈췄으며, 에드반은 그 멈춤 안에 잉크 한 줄을 봉인 명단에 내려그어 균열을 잠갔다. 드라울이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인 순간, 에드반은 검집에서 손을 떼고 명단 노트를 닫았다. 기사단원들은 그 결재가 끝날 때까지 결계 안에서 단 한 발짝도 나서지 않았다.

    후대 기사단장들은 봉인 균열이 생기면 검보다 잉크 노트를 먼저 여는 자세를 에드반의 한 결로 부른다.

  • 저주봉인관(咀呪封印官)

    저주 사슬 봉인관

    저주의 사슬을 봉인하는 관리

    이 결계 안의 저주는 사슬로 묶지 않는다. 명단에 잉크로 새기면 저주가 제 자리를 기억한다.

    저주 사슬 봉인관은 대륙의 핵심 저주 결계를 관리하는 최상위 봉인 전문직으로, 외형은 짙은 회색 긴 로브, 허리에 오래된 양피지 봉인 노트, 양 손목에 검은 가죽 각반(발목이나 손목을 보호하는 가죽 띠)이 표준이다. 그는 대륙 각지에 묻힌 저주 씨앗의 위치를 봉인 명단에 기록하고, 주기적으로 현장을 돌아다니며 잉크로 봉인을 갱신한다. 저주는 잉크로 적힌 이름을 기억한다 — 그것이 이 직업의 근본 원리다.

    저주 사슬 봉인관은 단 한 명이 아니라 시대마다 세 명이 삼각 결재로 운영하며, 세 명 중 한 명이 결재를 빠뜨리면 봉인 명단에 빈 칸이 생기고 저주가 한 줄 흘러나온다. 그래서 세 명은 어떤 사정이 생겨도 반드시 하루 한 번 결재 잉크를 서로 확인하는 자세를 평생 이어간다. 가장 위험한 봉인관은 잉크가 마른 자다.

    우리 봉인관 셋 중 한 명이라도 잉크를 놓치면 다음 새벽 명단에 빈 칸이 생깁니다. 그 빈 칸이 메워지는 동안은, 나머지 둘이 서로의 손목 각반을 번갈아 매어 줍니다.

    초대 저주 사슬 봉인관 삼인단 가운데 막내였던 타이론 뫼르 — 봉인관 삼인단(저주 사슬 봉인 의례를 처음 삼각 결재로 정립한 세 자루의 잉크 노트)의 막내이자 평생 한 결재도 빠뜨리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빈 칸 없는 사십 년'으로 봉인관 계보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마지막 분기, 봉인관 선임 두 명이 한 겨울 혹한에 나란히 앓아 눕자 타이론은 혼자 세 자루 잉크 노트를 모두 들고 대륙 변경 봉인 명단 결재를 사흘 동안 이어갔다. 셋이 삼각 결재해야 하는 자리를 혼자 하면 봉인이 약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봉인관 에드반(검은 기사단장 에드반 칸트 — 당시 기사단장으로 봉인관과 결재를 나누던 자)이 기사단원 한 명을 보내 타이론 옆에 하루 종일 묵묵히 서 있게 했다. 타이론은 그 기사단원의 어깨 위에 선임 봉인관 두 명의 이름 잉크를 정중히 짧게 내려그어 삼각 결재를 상징적으로 완성했다. 사흘 뒤 선임 두 명이 회복했을 때 봉인 명단에는 빈 칸이 한 줄도 없었다.

    후대 봉인관들은 한 자리가 비어도 나머지 자리에서 이름 잉크를 짧게 내려그어 명단을 채우는 자세를 타이론의 세 자루라 부른다.

  • 이단심문관(異端審問官)

    이단 심문관

    이단을 심문하는 관리

    이 자리에 앉으면, 나는 묻는 자다. 대답을 먼저 알고 묻는 것이 이 직업의 가장 무거운 자세다.

    이단 심문관은 흑기사단 산하에서 이단 의례·금기 위반·봉인 훼손을 조사하는 전문 심문 직책으로, 외형은 검은 정장 위에 은빛 결재 인장, 한 손에 심문 기록 노트, 허리에는 검 대신 봉인 도장이 표준이다. 검보다 말로 먼저 결재를 끝내는 자이며, 이단 심문 부단주(370022)의 직속 상관이다.

    심문관은 결재 도장이 눌린 심문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이며, 기록에 빠진 줄이 하나라도 있으면 심문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서 심문관의 노트는 마지막 쉼표 하나까지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기록된다. 가장 두려운 심문관은 목소리가 큰 자가 아니라, 노트를 가장 조용히 펴는 자다.

    심문관님이 노트를 펼치는 순간, 방 안의 온도가 한 줄 내려갑니다. 그 한 줄이 심문관의 진짜 첫 질문이지요.

    이단 심문관 캐버 란스 — 검은 기사단 이단 심문부(흑기사단 산하 심문 전담 부서, 한 시대에 단원이 다섯을 넘기지 않는다) 수석 심문관이자 평생 도장이 아닌 잉크 한 줄로 먼저 결재를 끝낸 자 — 의 일화는 '도장보다 먼저 내려간 잉크 한 줄'로 이단 심문부 안에서 짧게 회자된다.

    어느 분기, 봉인 훼손 혐의를 받은 룬 봉합사(370023 룬 봉합사 — 그 시즌 봉인 결계 균열을 단독으로 수선했다는 의심을 받은 자)가 심문 자리에 앉았다. 캐버는 노트를 펴기 전에 먼저 룬 봉합사의 손목 각반 안쪽을 한 번 살폈고, 거기서 옛 봉인 잉크 자국 한 줄을 발견했다. 캐버는 그 잉크 자국이 봉인 훼손이 아닌 긴급 수선의 증거임을 한 호흡에 알아챘으며, 심문 노트에 "균열 긴급 수선 — 도장 선결재"라고 한 줄 먼저 적고 도장을 눌렀다. 룬 봉합사는 그 한 줄로 혐의에서 벗어났고, 캐버는 그 자리에서 노트를 닫고 일어섰다. 심문은 다섯 마디로 끝났다.

    후대 심문관들은 도장보다 잉크 한 줄이 먼저라는 자세를 캐버의 한 결로 부른다.

  • 흑철각인사(黑鐵刻印師)

    흑철 갑주 각인사

    흑철 갑주에 룬을 각인하는 장인

    갑주 위 룬 한 줄은 장식이 아니다. 그 한 줄이 균열을 한 호흡 더 버티게 한다.

    흑철 갑주 각인사는 흑기사단의 갑주에 봉인·방어·저주 억제 룬을 직접 새기는 전문 장인으로, 외형은 두꺼운 가죽 앞치마, 오른쪽 팔뚝에 각인 도구 집, 손목에는 시범용 룬이 새겨진 작은 철판이 표준이다. 그는 균열 장인(370011 갑주 균열 장인)이 수리한 갑주 위에 봉인 룬을 최종으로 새겨 완성하는 자이며, 각인 없는 갑주는 균열 수리가 끝났어도 완성품이 아니다.

    각인사는 갑주 주인의 이름을 먼저 알아야 룬을 제대로 새길 수 있다. 이름이 없는 갑주에는 빈 룬이 들어가며, 빈 룬이 들어간 갑주는 균열이 한 시즌 더 빨리 온다. 그래서 이름 없는 흑기사라도 각인사 앞에서는 한 호흡 동안 자기 이름을 정중히 내놓는다. 갑주 위 잉크 명단의 시작이 각인사의 손 끝이다.

    우리 각인사는 갑주 주인 이름을 먼저 외웁니다. 이름을 외운 손이 새긴 룬이 균열을 한 결 더 오래 잡아준다고, 선임이 첫 새벽에 가르칩니다.

    흑철 갑주 각인사 베른 하우스 — 검은 기사단 갑주 각인 작업장(단장의 봉인 명단과 같은 건물 한 층 아래 위치한 작업장)의 삼대 각인사이자 평생 빈 룬을 갑주에 새긴 적이 없다는 자 — 의 일화는 '이름 없는 기사의 빈 룬'으로 각인사 계보에 전해진다.

    어느 봄, 이름을 잃은 흑기사(370003 흑기사 — 그 시즌 자기 이름을 잊고 갑주를 수리 맡긴 자)가 각인 의뢰를 가져왔다. 베른은 주인 이름 칸이 비어 있는 갑주 앞에서 한 호흡 동안 멈췄다. 그는 자기 각인 노트를 열어 그 흑기사의 갑주 균열 자국과 형태를 한 줄 기록한 뒤 "이름 대신 이 균열 자국 형태를 이름으로 새기겠습니다"라 말하고 균열 자국 형태를 그대로 룬으로 변환해 새겼다. 흑기사는 그 룬이 새겨진 갑주를 다시 걸치며 한 호흡 동안 균열 자국 위 룬을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베른은 그 갑주를 작업 노트에 "균열 이름 한 줄 — 주인 확인"으로 기록해 두었다.

    후대 각인사들은 이름 없는 갑주가 들어오면 균열 자국 형태를 이름으로 갈음하는 베른의 한 결을 따른다.

  • 결계수호기사(結界守護騎士)

    결계 수호 기사

    결계를 지키는 수호 기사

    결계는 내가 이 자리를 지키는 동안만 살아 있다. 나는 오늘도 이 자리에 있다.

    결계 수호 기사는 대륙 변경의 봉인 결계선 한 구간을 담당해 매일 순찰하고 균열을 보고하는 중견 기사로, 외형은 검은 갑주에 어깨 위 봉인 표식, 허리에 봉인 결재 인장과 검 한 자루가 표준이다. 검은 기사단장(370031)의 직속 부하이며, 결계 균열이 생기면 첫 번째로 현장에 도착하는 자다.

    결계 수호 기사의 하루는 새벽 순찰 한 바퀴로 시작해 저녁 결재 노트 한 줄로 끝난다. 그 한 바퀴와 한 줄 사이에 이 시대의 봉인이 살아남는다. 결계에 이상이 없는 날도 기록 노트에는 반드시 한 줄이 적혀야 한다. 가장 좋은 결재 노트는 "이상 없음" 한 줄이 가장 길게 이어진 노트다.

    수호 기사의 결재 노트 두께가 곧 이 결계의 나이입니다. 두꺼울수록 한 시대가 그만큼 버텼다는 뜻이지요.

    결계 수호 기사 헬무트 코르 — 북부 결계 제삼 구간(대륙 북부 봉인선에서 균열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구간)을 이십 년 담당한 기사이자 결재 노트를 열일곱 권 채운 자 — 의 일화는 '이상 없음 한 줄의 이십 년'으로 후임 수호 기사들에게 전해진다.

    그의 임기 마지막 봄, 북부 결계 제삼 구간에 저주 사슬 봉인관(370032 저주 사슬 봉인관 — 그 시즌 명단 갱신을 위해 현장 순찰 중이었던 자)이 동행 순찰을 요청했다. 봉인관이 명단 노트를 펴며 균열 좌표를 확인하는 동안 헬무트는 자기 노트를 펴 이십 년치 "이상 없음" 기록 중 딱 두 줄이 "균열 감지 — 수선 완료"로 적힌 자리를 짚어 보여줬다. 봉인관은 그 두 줄이 봉인 명단의 빈 칸 없이 이어진 결재와 정확히 같은 날짜임을 확인했다. 헬무트는 결재 노트를 닫으며 "노트가 두꺼울수록 봉인이 오래간다"고 짧게 말했고, 봉인관은 그 자리에서 잉크 한 줄을 헬무트 이름 옆에 정중히 내려그었다.

    후임 수호 기사들은 결재 노트를 꽉 채우는 날 헬무트의 첫 노트 표지를 한 번 살피는 관례를 따른다.

  • 언데드봉인사(언데드封印司)

    언데드 봉인 사제

    언데드를 봉인하는 사제

    이 봉인 명단에 적힌 이름들은 언데드로 돌아오지 않는다. 적혀 있는 동안은.

    언데드 봉인 사제는 전장이나 폐허에서 발생한 언데드(死靈, 죽었지만 어둠의 힘으로 다시 움직이는 존재)의 귀환을 막기 위해 봉인 기도와 명단 관리를 병행하는 전문 사제다. 외형은 짙은 회색 사제복, 가슴팍에 봉인 십자, 한 손에 봉인 명단 양피지, 다른 손에 검은 성수병이 표준이다. 종군 사제(370004)보다 상위 전문직이며, 전장 이후 봉인 처리를 담당한다.

    봉인 명단에 이름이 적힌 망자는 언데드로 돌아올 수 없다. 그래서 사제의 명단은 언데드 사령관(370008)의 군단에 맞서는 가장 조용한 무기다. 명단이 두꺼울수록 이 시대의 언데드 군단은 얇아진다. 사제의 손끝이 매일 한 이름씩 적어내려가는 그 자세 위에, 한 시대의 결계가 매일 한 뼘씩 넓어진다.

    봉인 명단에 이름 한 줄 빠지면, 그 빠진 이름이 언데드 군단 명단에 한 줄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 봉인 사제들은 잠들기 전 반드시 명단을 한 번 더 확인하지요.

    언데드 봉인 사제 로반 에스 — 잿벌판 전장 봉인 결사(잿벌판 결전 이후 전장 주변 봉인 명단 관리를 전담하는 사제 결사)의 초대 수석 사제이자 봉인 명단 열두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빠진 이름 한 줄'로 봉인 결사 내부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초반, 언데드 사령관 드라울(370008 언데드 사령관 — 그 시즌 봉인 명단 빈 칸을 통해 변경으로 진입을 시도한 자)이 봉인 명단에 한 자리 빠진 이름을 따라 결계 안으로 손을 뻗어왔다. 로반은 그 빠진 이름의 위치를 새벽 명단 확인 중 발견하고 잉크가 아닌 검은 성수 한 방울을 그 칸에 적어 임시 봉인을 완성했다. 성수가 마르기 전에 로반은 잉크를 갈아 그 이름을 다시 정식으로 적었고, 드라울의 손이 결계 안에서 한 뼘 물러섰다. 로반은 그 새벽을 봉인 명단에 "성수 임시 — 잉크 완성 한 줄"로 기록했다.

    후대 봉인 사제들은 명단 빈 칸 발견 시 성수로 먼저 메우고 잉크로 완성하는 로반의 두 줄을 따른다.

  • 폐성탐문관(廢城探問官)

    폐성 잔재 탐문관

    폐성의 잔재를 탐문하는 관리

    폐성 안의 잔재는 그냥 부스러기가 아니다. 그 안에 옛 봉인 명단의 한 줄이 숨어 있다.

    폐성 잔재 탐문관은 멸망한 성과 폐허에서 봉인 관련 유물·명단 파편·결계 좌표 기록을 발굴하는 전문 조사관으로, 외형은 짧은 회색 외투, 어깨에 발굴 도구 가방, 허리에 분류 노트 두 권이 표준이다. 검은 기사단(370031)의 후방 지원 인원이며, 결계 수호 기사(370035)가 정기 순찰로 덮지 못하는 폐허 안쪽을 담당한다.

    탐문관은 잔재를 단순히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옛 봉인 명단의 흔적을 읽어낸다. 유물 한 조각에서 잉크 자국 한 줄을 찾아내는 것이 이 직업의 진짜 기술이며, 그 기술이 없으면 발굴은 그냥 잔해 청소다. 폐성 탐문관이 찾아낸 명단 한 줄이 언데드 봉인 사제(370036)의 명단을 한 줄 두껍게 한다.

    폐성 탐문관이 가방에서 잔재 한 조각을 꺼낼 때, 우리 봉인 사제들은 명단 노트를 미리 한 줄 비워 둡니다. 반드시 채워질 한 줄이기 때문입니다.

    폐성 잔재 탐문관 오스빈 롤프 — 베스라인 폐성(폐허의 왕 알드릭 베스라인이 옥좌를 지키는 그 멸망한 왕국의 성)을 열 시즌에 걸쳐 발굴한 수석 탐문관이자 봉인 명단 파편 삼백 조각을 복원한 자 — 의 일화는 '잉크 자국 삼백 줄'로 발굴 결사 안에서 회자된다.

    그의 발굴 마지막 시즌, 베스라인 폐성 지하 석실에서 옛 왕실 봉인 명단의 첫 페이지 파편 한 조각이 발굴되었다. 그 파편 위에는 폐허의 왕(370002 폐허의 왕 알드릭 베스라인 — 그 왕국의 마지막 왕세자)의 서명 잉크 한 줄이 남아 있었다. 오스빈은 그 파편을 발굴 노트에 정중히 기록하고 봉인 명단 복원본의 첫 줄에 그 잉크 자국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언데드 봉인 사제 로반이 그 복원 명단의 첫 줄을 봉인 결사 명단에 통합한 새벽, 베스라인 폐성 주변 결계가 처음으로 한 바퀴 온전히 이어졌다.

    후대 탐문관들은 파편 안 잉크 자국을 노트에 옮겨 적는 작업을 오스빈의 삼백 줄로 부른다.

  • 흑요독병사(黑曜毒甁師)

    흑요석 독병 제조사

    흑요석 독병을 빚는 제조사

    이 독병 한 자루에 이름 하나를 새긴다. 그 이름이 독의 방향을 정한다.

    흑요석 독병 제조사는 흑기사단 전투 지원 부서에서 봉인 무력화·언데드 억제에 쓰이는 특수 독병을 제조하는 전문 장인으로, 외형은 짧은 흑철 앞치마, 오른쪽 허리에 빈 흑요석 병 세 자루, 왼손 손목에 독 잉크 얼룩이 표준이다. 독병은 직접 상처를 내지 않고 언데드 봉인 결계에 던져 강화 잉크로 기능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독병 안에는 화학 물질이 아닌 봉인 잉크와 특수 흑요석 가루의 혼합물이 들어 있으며, 균열 결계에 부으면 균열 자리가 한 시즌 더 버틴다. 이름이 새겨진 병이 이름 없는 병보다 세 배 오래간다는 것이 이 직업의 핵심 원리다. 제조사는 병 하나마다 의뢰인 이름을 흑요석 외면에 새기는 일에 전체 작업 시간의 절반을 쓴다.

    독병 제조사가 이름 새기는 속도는 병 만드는 속도보다 항상 느립니다. 이름이 병보다 무겁기 때문입니다.

    흑요석 독병 제조사 키르벤 후스 — 검은 기사단 독병 작업장(결계 수호 기사 순찰 거점 한 칸 옆에 딸린 작은 제조실)의 초대 제조사이자 평생 이름 없는 독병을 납품한 적이 없다는 자 — 의 일화는 '이름 새기는 속도'로 작업장 안에서 전해진다.

    어느 겨울 긴급 발주로 독병 오십 자루를 사흘 안에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기사단 보급관이 이름 새기는 절차를 생략해도 된다는 지시를 내렸으나, 키르벤은 잠을 줄여 사흘 안에 오십 자루 모두에 의뢰 기사단원 이름을 하나씩 새겨 납품했다. 결계 수호 기사 헬무트(370035 결계 수호 기사 — 그 사흘 긴급 순찰을 담당한 자)가 납품받은 독병 첫 자루를 결계 균열에 부었을 때, 그 균열이 평소보다 한 박자 더 빠르게 잠겼다. 헬무트는 병 외면의 자기 이름 새김을 손가락으로 짧게 매만지고 키르벤에게 묵례를 보냈다.

    후대 독병 제조사들은 긴급 납품에도 이름 새기기를 생략하지 않는 키르벤의 한 결을 작업장 첫 줄로 새겨 둔다.

  • 회색룬해독사(灰色룬解讀師)

    회색 룬 해독사

    잿빛 룬을 해독하는 술사

    이 룬 한 줄의 뜻을 모르면, 새기지 않는다. 뜻 없는 룬이 가장 위험하다.

    회색 룬 해독사는 폐허·옛 성·봉인 결계 유물에 새겨진 고대 룬(古代 文字, 옛 마법을 담은 글자)을 해석하고 기록하는 전문직으로, 외형은 회색 긴 외투, 어깨 가방에 룬 탁본 양피지 묶음, 손가락마다 잉크 얼룩이 표준이다. 흑철 갑주 각인사(370034)와 함께 작업하는 일이 많으며, 각인사가 룬을 새기기 전에 해독사가 먼저 뜻을 확인한다.

    뜻 모르는 룬이 갑주에 새겨지면 착용자가 한 시즌 안에 이상 증상을 보인다는 기록이 결사 야사에 남아 있어, 해독사의 확인 없이는 어떤 룬도 공식 각인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해독사의 탁본 노트는 각인사의 작업 노트와 같은 무게로 다뤄진다. 가장 위험한 룬은 해석이 어려운 룬이 아니라, 해석이 너무 쉬워 보이는 룬이다.

    룬 해독사 선임이 탁본 노트를 펼치지 않고 룬을 읽기 시작하면, 그게 가장 조심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외운 룬이 새 룬을 잘못 덮어쓰는 경우이거든요.

    회색 룬 해독사 에르반 피온 — 봉인 결사 룬 해독부(결계 봉인선 유물 해석 전담 부서)의 삼대 수석 해독사이자 탁본 노트 이십이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쉬워 보인 룬 한 줄'로 해독부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폐성 잔재 탐문관 오스빈(370037 폐성 잔재 탐문관 — 그 시즌 베스라인 폐성 발굴 중이었던 자)이 가져온 석판 파편에 에르반이 탁본을 뜨던 중, 룬 한 줄이 기존 해독 노트의 것과 거의 같은 형태였다. 에르반은 바로 해독하지 않고 탁본 양피지를 두 장 더 떠 한 장은 노트에 붙이고 한 장은 흑철 갑주 각인사 베른(370034 흑철 갑주 각인사)에게 먼저 보내 "각인 보류" 표시를 달았다. 이틀 뒤 에르반이 두 탁본을 겹쳐보자 획 한 줄이 달라 뜻이 봉인이 아닌 봉인 해제였다. 베른의 작업장에는 그 룬이 새겨지지 않았다.

    후대 해독사들은 쉬워 보이는 룬일수록 탁본을 두 장 뜨는 에르반의 한 결을 따른다.

  • 봉인필경사(封印筆耕師)

    봉인 잉크 필경사

    봉인 잉크로 글을 옮기는 필경사

    이 잉크는 말리지 않아도 된다. 봉인 잉크는 봉인이 되는 순간 스스로 굳는다.

    봉인 잉크 필경사는 봉인 명단·결계 갱신 서류·사제 기도서를 봉인 잉크로 복사하고 관리하는 전문 필경 직책으로, 외형은 흰 필경사 복 위에 검은 잉크 방호 앞치마, 양손 손목에 잉크 차단 가죽 토시, 허리에 봉인 잉크 병 두 자루가 표준이다. 봉인 잉크는 일반 잉크와 달리 명단에 적힌 이름에 봉인 효력을 부여하므로 필경사 없이는 어떤 봉인 명단도 완성되지 않는다.

    하루에 쓸 수 있는 봉인 잉크 양이 정해져 있어, 필경사는 매일 한 페이지 분량의 명단만 처리한다. 급하다고 더 쓰면 잉크의 봉인 효력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래서 봉인 잉크 필경사의 시계는 가장 정확하게 맞춰져 있으며, 한 페이지를 채우는 시각에 정확히 잉크병을 닫는다. 가장 바쁜 새벽에도 잉크병 뚜껑은 반드시 정각에 닫힌다.

    필경사님이 잉크병 뚜껑을 닫으시면 그날 봉인 명단 한 페이지가 완성된 겁니다. 그 뚜껑 소리가 우리 결사의 저녁 종소리입니다.

    봉인 잉크 필경사 도민 레이 — 봉인 결사 필경실(언데드 봉인 사제 로반의 사제 결사와 같은 건물 안 별도 실)의 사대 필경사이자 사십 년 동안 정각에 잉크병 뚜껑을 닫아 왔다는 자 — 의 일화는 '뚜껑 소리 사십 년'으로 필경실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어느 분기, 언데드 봉인 사제 로반(370036 언데드 봉인 사제 — 그 시즌 긴급 명단 추가를 요청한 자)이 긴급 추가 명단 이십 줄을 당일 처리 요청했다. 도민은 남은 잉크 양을 확인하고 열다섯 줄까지 처리 가능함을 정중히 알린 뒤 다섯 줄은 다음 날 첫 페이지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로반은 그 다섯 줄 빈자리에 성수를 먼저 얹어 임시 봉인하고, 다음 날 도민의 봉인 잉크가 그 위에 정식으로 내려그었다. 도민은 그날도 정각에 잉크병 뚜껑을 닫았다.

    후대 필경사들은 잉크병 뚜껑을 정각에 닫는 자세를 도민의 뚜껑 소리라 부른다.

  • 균열지도사(龜裂地圖師)

    균열 지도 제작자

    균열의 지형을 그려내는 지도 제작자

    이 지도 위의 붉은 점 하나가 결계 균열 하나다. 점이 늘어나면 지도가 무거워진다.

    균열 지도 제작자는 대륙 봉인 결계선의 균열 발생 위치를 지도에 기록하고 주기적으로 갱신하는 전문 지도 작성자로, 외형은 회색 긴 망토, 어깨에 지도 통 한 자루, 허리에 붉은 잉크 한 병과 일반 잉크 한 병이 표준이다. 결계 수호 기사(370035)의 순찰 보고를 받아 지도에 반영하며, 지도 최신본은 검은 기사단장(370031)의 봉인 명단 노트 안쪽 표지에 항상 끼워져 있다.

    붉은 점이 늘어나는 지도는 위기의 증거고, 붉은 점이 사라지는 지도는 수선의 증거다. 지도 제작자의 일은 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점이 없어지는 속도를 기록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지도는 점이 가장 적은 지도가 아니라, 점이 찍힌 자리에 반드시 수선 완료 표시가 따라붙는 지도다.

    균열 지도에 붉은 점만 있고 수선 표시가 없는 날은, 지도 제작자가 그날 밥을 가장 늦게 먹는 날입니다.

    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 미스 — 봉인 결사 지도실(기사단 본부 한 층 위 작은 방)의 초대 제작자이자 지도 여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붉은 점 없는 지도 한 장'으로 지도실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봄이 시작된 어느 날 아침 지도 위 붉은 점이 처음으로 단 한 자루도 없는 하루가 왔다. 결계 수호 기사 헬무트(370035 결계 수호 기사 — 그날 새벽 순찰 완료 보고를 가장 먼저 올린 자)의 보고서가 모두 "이상 없음"으로 도착했고, 저주 사슬 봉인관 타이론(370032 저주 사슬 봉인관 — 그 봄 마지막 균열 수선을 완료한 자)의 결재 노트도 수선 완료로 마무리되어 있었다. 토르반은 그날 지도 한 장을 새 양피지에 새로 옮겨 그리며 붉은 잉크는 단 한 방울도 쓰지 않았다. 그 지도 한 장은 지금도 지도실 벽 가장 높은 자리에 걸려 있다.

    후대 지도 제작자들은 붉은 잉크를 한 방울도 쓰지 않은 날 새 지도를 한 장 그리는 토르반의 의례를 따른다.

  • 결계수선공(結界修繕工)

    결계 균열 수선공

    균열난 결계를 깁는 수선공

    이 균열은 검으로 막지 않는다. 잉크와 회반죽 한 줄이 검보다 오래간다.

    결계 균열 수선공은 봉인 결계선의 물리적 균열을 잉크 강화 회반죽으로 수선하는 기술 직책으로, 외형은 두꺼운 가죽 작업복, 등에 회반죽 통과 봉인 잉크 병 묶음, 허리에 수선 도구 가방이 표준이다. 결계 수호 기사(370035)가 균열 위치를 보고하면 수선공이 현장에 출동해 직접 막는다. 수선이 끝나면 균열 지도 제작자(370041)에게 완료 보고를 올린다.

    수선공은 균열 깊이를 먼저 재고 잉크 농도를 조절한 뒤 회반죽을 바른다. 잉크 농도를 틀리면 회반죽이 하루 안에 다시 갈라진다. 그래서 수선공이 균열 앞에서 한 호흡 멈추는 그 시간이 수선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가장 빠른 수선은 가장 정확한 한 호흡 위에 있다.

    수선공이 균열 앞에서 한 호흡 멈출 때, 우리 기사들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그 한 호흡이 수선의 절반입니다.

    결계 균열 수선공 반 에드 — 북부 결계 제삼 구간(결계 수호 기사 헬무트가 담당한 구간)을 오 년간 전담 수선한 수선공이자 수선 완료 보고서 삼백 건을 올린 자 — 의 일화는 '한 호흡 삼 초'로 수선 결사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변경 폐허에서 새벽에 갑자기 균열이 두 자루 동시에 생겼다는 보고가 왔다. 반은 홀로 두 자루 균열을 연속으로 처리해야 했고, 첫 균열 수선 후 남은 회반죽과 잉크 양이 두 번째 균열을 처리하기에 딱 한 번 분량이었다. 반은 두 번째 균열 앞에서 평소보다 한 박자 더 긴 세 호흡을 쉬었고 잉크 농도를 한 결 더 묽게 조절해 회반죽 양을 늘렸다. 그 수선이 결계 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370041 균열 지도 제작자 — 그날 밤 수선 완료를 기다리고 있던 자)의 지도에 두 번째 수선 완료 표시로 기록되었다.

    후대 수선공들은 재료가 부족할 때 한 호흡을 더 쉬며 농도를 조절하는 자세를 반의 세 호흡이라 부른다.

  • 폐허포위공(廢墟包圍工)

    폐허 포위 공병

    폐허를 포위하는 공병

    언데드 군단이 몰려오면, 결계 바깥에 방벽 한 줄을 먼저 친다. 검보다 방벽이 먼저다.

    폐허 포위 공병은 결계 바깥에 임시 방벽과 대(對)언데드 장치를 설치하는 전문 공병으로, 외형은 방호 가죽 복, 등에 말뚝과 철사 묶음, 허리에 도구 가방과 봉인 잉크 작은 병이 표준이다. 결계 수호 기사(370035)의 지시를 받아 결계 바깥 시공을 담당하며, 방벽 한 자루에 봉인 잉크 한 줄을 칠해 임시 봉인 효과를 더한다.

    공병은 방벽을 높게 치는 것보다 빠르게 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방벽 하나를 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언데드 군단이 다음 한 걸음을 내딛는 시간보다 짧아야 한다. 공병의 발걸음 속도가 결계 방어 속도다. 가장 튼튼한 방벽은 가장 빠르게 세워진 방벽이다.

    공병 선임이 말뚝 하나를 박을 때의 속도가 우리 방벽 전체의 속도를 정합니다. 그 첫 말뚝이 언데드 군단의 발걸음보다 빠른지 아닌지가 하루의 결재입니다.

    폐허 포위 공병 도린 모어 — 잿벌판 결전 이후 변경 결계 보강 공사(언데드 사령관 드라울의 군단 이동 경로를 따라 이십 개 방벽을 사흘 안에 세운 공사)를 단독으로 완공한 공병이자 봉인 잉크 칠을 방벽마다 직접 한 자 도린 — 의 일화는 '사흘 이십 개'로 공병 결사 안에서 전해진다.

    그 공사 마지막 날 새벽, 이십 번째 방벽 말뚝 하나가 얼어붙은 땅에 박히지 않았다. 도린은 잉크병을 잠깐 내려두고 말뚝 주변 땅을 봉인 잉크 몇 방울로 적신 뒤 다시 말뚝을 박았다. 봉인 잉크가 땅을 한 결 녹였고 말뚝이 정각에 박혔다. 도린은 방벽 위에 잉크 한 줄을 마저 칠하고 완료 보고를 올렸다. 결계 균열 수선공 반(370042 결계 균열 수선공 — 그 새벽 마지막 균열 수선을 끝내고 복귀 중이었던 자)이 복귀 길에 방벽 잉크 자국을 보고 도린에게 묵례를 보냈다.

    후대 공병들은 얼어붙은 땅에 봉인 잉크 몇 방울을 먼저 떨어뜨리는 도린의 한 결을 따른다.

  • 잿빛성벽수(灰色城壁守)

    잿빛 성벽 파수꾼

    잿빛 성벽을 지키는 파수꾼

    성벽 위에서 보이는 것은 폐허뿐이다. 다만, 폐허 안에서 무언가 움직이면 내가 가장 먼저 안다.

    잿빛 성벽 파수꾼은 결계 보조선 위의 낡은 성벽 탑에 배치되어 폐허 방향 이상 징후를 감시하는 기사단 보조 인원으로, 외형은 회색 망토, 한 손에 파수 등불, 허리에 신호 나팔과 봉인 기록 수첩이 표준이다. 결계 수호 기사(370035)보다 낮은 직책이지만, 이상 징후를 가장 먼저 발견하는 자이기도 하다.

    파수꾼의 하루는 성벽 위에 올라 지평선을 한 줄 훑는 것으로 시작해 수첩에 "이상 없음" 또는 "이상 징후 — 위치·시각" 한 줄을 적는 것으로 끝난다. 그 수첩 한 줄이 결계 수호 기사에게 전달될 때, 이 시대의 봉인 방어선이 다음 새벽으로 한 걸음 이어진다. 성벽 파수꾼이 졸면 결계가 늦는다.

    성벽 파수꾼 수첩의 '이상 없음' 한 줄이 우리 기사들에게는 오늘 하루 잠을 잘 수 있다는 허락 한 줄입니다.

    잿빛 성벽 파수꾼 에도 카르 — 북부 결계 제삼 구간 성벽 탑(결계 수호 기사 헬무트의 담당 구간 내 가장 높은 탑)에 십오 년 배치된 파수꾼이자 수첩을 다섯 권 채운 자 — 의 일화는 '수첩 다섯 권의 이상 없음'으로 파수꾼 계보에 전해진다.

    그의 수첩 사흘째 권 마지막 페이지에는 딱 한 줄 "이상 징후 — 북동 지평선 언데드 잔광(殘光, 언데드 군단이 이동할 때 남기는 희미한 빛 자국) — 새벽 3시"라는 기록이 있다. 그 한 줄이 결계 수호 기사 헬무트(370035 결계 수호 기사)와 폐허 포위 공병 도린(370043 폐허 포위 공병)이 당일 비상 방벽을 치는 결재의 출발점이 되었다. 에도는 그 밤 수첩을 닫으며 잔광의 방향을 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370041 균열 지도 제작자)에게 전달하는 것 외에 달리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후대 파수꾼들은 이상 징후 기록에 위치와 시각을 반드시 함께 적는 에도의 한 결을 따른다.

  • 잔해명단관(殘骸名單官)

    잔해 명단 기록관

    전장의 사망자 명단을 적는 기록관

    폐허의 잔해 안에서 이름 하나를 찾으면, 그 이름이 명단의 한 줄이 된다.

    잔해 명단 기록관은 전장·폐허·결전 현장에서 이름 없이 남은 유품과 잔해를 정리해 명단에 이름을 복원하는 기록 전문직으로, 외형은 회색 작업복, 어깨에 유품 분류 가방, 허리에 명단 노트 두 권이 표준이다. 폐성 잔재 탐문관(370037)이 발굴한 유물을 받아 명단으로 정리하는 후속 작업자다.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은 망자는 언데드 봉인 사제(370036)의 봉인 대상 명단에서도 빠질 수 있어, 기록관의 명단 복원 작업은 직접적인 봉인 효력과 연결된다. 이름 하나 더 올리는 것이 언데드 군단 하나를 막는 것과 같은 무게다. 기록관의 노트 한 줄이 봉인선 한 뼘이다.

    잔해 명단 기록관이 노트를 덮으면 그날 이름 복원이 끝난 겁니다. 그 노트 두께가 이 시대 언데드 봉인선의 두께입니다.

    잔해 명단 기록관 허반 모어 — 잿벌판 결전 이후 전장 명단 복원 결사(전장 주변 이름 없는 유품 삼천 점을 오 년에 걸쳐 명단으로 복원한 결사)의 초대 수석 기록관 — 의 일화는 '이름 없는 유품 삼천 점'으로 기록관 계보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마지막 시즌, 유품 한 점이 분류 가방 안에서 이름 단서 없이 남았다. 허반은 그 유품 — 낡은 손수건 한 장에 옛 평민 가문 이니셜 두 글자 — 을 들고 폐성 잔재 탐문관 오스빈(370037 폐성 잔재 탐문관 — 그 시즌 베스라인 폐성 발굴 기록을 마무리하던 자)에게 찾아갔다. 오스빈은 이니셜 두 글자가 베스라인 왕국 옛 평민 가문 카르 씨족의 것임을 발굴 기록에서 확인했고, 허반은 그 자리에서 명단 노트에 카르 씨족 마지막 이름을 정중히 한 줄 적었다. 언데드 봉인 사제 로반(370036 언데드 봉인 사제)은 그 이름이 명단에 오른 다음 날 봉인 명단을 한 줄 더 갱신했다.

    후대 기록관들은 이름 단서가 없는 유품은 탐문관과 함께 확인하는 허반의 한 결을 따른다.

  • 흑마사육사(黑馬飼育師)

    야생 흑마 사육사

    야생 흑마를 길들이는 사육사

    흑마는 명령을 들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이름을 불러주면 움직인다.

    야생 흑마 사육사는 폐허와 황무지에서 주인 없이 떠도는 흑마(黑馬, 어둠의 기운을 담아 눈빛이 붉게 빛나는 말)를 포획하고 훈련시켜 기사단에 보급하는 전문직으로, 외형은 두꺼운 가죽 작업복, 어깨에 고삐 묶음, 허리에 흑마 먹이 주머니와 이름 기록 수첩이 표준이다. 폐허 개 지기(370030)와 비슷한 일을 하지만 상대는 말이다.

    흑마는 이름을 불러줄 때 처음으로 사람을 따른다. 그래서 사육사는 흑마를 처음 만나는 날 흑마의 눈빛을 한 시간 살피고 그에 맞는 이름을 짓는다. 이름을 잘못 지으면 흑마가 한 시즌 동안 사육사 쪽을 보지 않는다. 가장 좋은 흑마 이름은 그 흑마가 처음 들었을 때 귀를 한 번 쫑긋 세우는 이름이다.

    흑마 사육사가 수첩을 꺼내는 것은 이름을 지을 때뿐입니다. 그 수첩이 두꺼울수록 우리 기사단 마구간이 풍성해집니다.

    야생 흑마 사육사 가번 트레이 — 변경 황무지 흑마 포획 결사(황무지 남쪽 끝에서 흑마 떼를 반 시즌마다 한 번씩 몰아 기사단에 보급하는 결사)의 삼대 수석 사육사이자 흑마 이름 수첩 일곱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귀를 쫑긋 세운 흑마'로 사육사 결사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 가장 오래 이름을 못 찾은 흑마는 눈빛이 한쪽은 붉고 한쪽은 회색인 흑마였다. 가번은 그 흑마 앞에서 수첩을 꺼내 이름 후보 열 개를 적고 하나씩 불러봤으나 모두 귀가 꼼짝하지 않았다. 이틀째 새벽, 흑마 조련사(370013 흑마 조련사 — 기사단 마구간에서 흑마 훈련을 담당하는 자)가 지나가다 그 흑마를 보고 "이 녀석, 눈빛이 두 가지네"라 했고, 가번은 수첩에 "이중빛"이라 적었다. 흑마의 귀가 한 번 쫑긋 섰다. 가번은 수첩에 그 이름을 정중히 동그라미 쳤다.

    후대 사육사들은 이름을 못 찾을 때 옆 사람의 한 마디를 수첩에 먼저 적어보는 가번의 한 결을 따른다.

  • 흑령퇴산사(黑靈退散師)

    흑령 퇴산사

    흑령을 쫓아내는 퇴마사

    흑령(黑靈, 어두운 기운이 뭉쳐 생긴 작은 이상 현상)은 몰아내지 않는다. 이름을 불러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흑령 퇴산사는 폐허·봉인 결계·옛 성터에 떠도는 흑령을 진정시키고 원래 봉인 자리로 되돌려 보내는 전문직으로, 외형은 짙은 회색 로브, 오른손에 흑령 감지 수정 구슬, 왼손에 이름 명부 소책자, 허리에 봉인 잉크 한 병이 표준이다. 언데드 봉인 사제(370036)가 대규모 봉인을 담당한다면, 흑령 퇴산사는 소규모 이상 현상을 조용히 처리하는 사후 관리 전문가다.

    흑령을 명부에 적으면 흑령이 자기 이름을 기억하고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래서 퇴산사는 흑령을 만나면 먼저 수정 구슬로 흑령의 잔향을 파악하고, 그 잔향에서 옛 이름의 흔적을 읽어내 명부에 적는다. 이름이 정확할수록 흑령이 조용히 사라진다. 이름이 틀리면 흑령이 한 시간 더 날뛴다.

    퇴산사가 명부를 꺼내면 흑령이 한 결 잠잠해집니다.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명부 냄새를 아는 것인지는 퇴산사도 모릅니다.

    흑령 퇴산사 에올린 마드 — 봉인 결사 흑령 처리반(결계 수호 기사 순찰 보고에서 흑령 이상 징후가 접수되면 출동하는 소규모 반)의 이대 수석 퇴산사이자 명부 세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이름 없는 흑령'으로 처리반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봉인 결계 북쪽 구간에서 잔향 추적자(370012 폐허 척후병 계보 — 그 시즌 잔향을 따라 결계 내부를 점검하던 자)가 이름 흔적이 전혀 없는 흑령 하나를 보고했다. 에올린은 수정 구슬을 그 흑령 가까이 대고 세 시간 동안 잔향을 파악했으나 아무 이름 흔적도 잡히지 않았다. 그는 명부에 "이름 미상 — 잔향 기록 보류"를 적고, 흑령이 있는 자리에 봉인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려 잠시 고정해 두었다. 망령 통역관(370024 망령 통역관 — 망령의 잔향을 언어로 변환하는 자)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그 흑령은 이름이 아닌 한 가지 감정 — 기다림 — 만 남아 있는 존재였다. 에올린은 명부에 "기다림"을 이름 대신 적었고, 흑령이 조용히 사라졌다.

    후대 퇴산사들은 이름 미상 흑령에는 감정 한 줄을 이름 대신 적는 에올린의 한 결을 따른다.

  • 폐탑수도사(廢塔修道士)

    폐탑 감시 수도사

    폐탑에서 묵상하는 감시 수도사

    이 탑은 아무도 오르지 않는다. 나만 빼고. 그래서 내가 아무도 오르지 않는 탑을 오른다.

    폐탑 감시 수도사는 봉인 결계 안에 위치한 낡은 탑 한 자루를 담당해 매일 정해진 시각에 오르고 이상 여부를 기록하는 수도사로, 외형은 낡은 회색 수도복, 어깨에 작은 기도 주머니, 한 손에 등불 한 자루가 표준이다. 잿빛 성벽 파수꾼(370044)의 비공식 협력자이며, 성벽 파수꾼이 덮지 못하는 내부 탑을 담당한다.

    이 탑은 구조가 낡아서 사다리 한 칸마다 조심스럽게 올라야 한다. 수도사는 매일 오르면서 낡은 사다리 한 칸 한 칸의 상태를 등불 빛에 비추어 살피며 수첩에 한 줄씩 기록한다. 사다리 한 칸이 더 낡으면 그 줄 아래에 "교체 요청"을 적는다. 아무도 모르는 탑을 아무도 모르게 매일 오르는 자세가 이 봉인 결계를 한 시즌 더 지탱하는 작은 볼트 한 개다.

    수도사님이 탑에서 내려오는 시각이 봉인 결계 점검 끝의 공식 신호입니다. 그분이 내려오지 않으면 결계 균열 수선공이 먼저 탑 아래로 뜁니다.

    폐탑 감시 수도사 하릭 멘 — 북부 결계 제삼 구간 내 폐탑(잿빛 성벽 파수꾼 에도의 성벽 탑에서 보이는 가장 낡은 내부 탑)을 팔 년 담당한 수도사이자 수첩을 세 권 채운 자 — 의 일화는 '교체 요청 사십일 번'으로 폐탑 수도사들 사이에 전해진다.

    그의 수첩 두 번째 권 중반에는 사다리 제삼 칸 "교체 요청"이 사십일 번 연달아 적혀 있다. 그 사이 결계 균열 수선공 반(370042 결계 균열 수선공)이 세 번 왔지만 사다리 교체 재료가 없어 다음으로 미루어진 것이다. 하릭은 그 사이 사다리 제삼 칸에 올라설 때마다 항상 왼발을 먼저 딛고 무게를 오른발로 천천히 옮기는 자세를 개발해 적용했고, 사십이 번째 새벽에 교체 재료가 도착해 반이 칸을 새로 달았다. 하릭은 수첩에 "제삼 칸 교체 완료"를 적고 탑을 평소 속도로 올랐다.

    후대 폐탑 수도사들은 낡은 칸에 왼발을 먼저 딛는 하릭의 한 결을 배운다.

  • 갑주기름공(甲冑기름工)

    낡은 갑주 기름꾼

    낡은 갑주에 기름을 먹이는 일꾼

    기름을 치면 균열이 한 박자 늦게 온다. 그게 내 일이외다.

    낡은 갑주 기름꾼은 기사단 마구간 옆 갑주 창고에서 갑주 정기 기름칠과 녹 제거를 담당하는 평민 보조 인원으로, 외형은 닳은 작업복, 어깨에 기름 통, 손에는 닳은 기름 헝겊이 표준이다. 흑철 갑주 각인사(370034)가 룬을 새기기 전, 기름꾼이 먼저 녹을 닦고 기름을 칠해 작업면을 준비한다.

    기름꾼이 닦은 갑주 위에 각인사가 룬을 새기고, 균열 장인(370011 갑주 균열 장인)이 균열을 수선하고, 수선공(370042)이 결계 잉크를 마무리한다. 가장 먼저 갑주를 손에 쥐는 사람이 기름꾼이며, 가장 마지막으로 기억되는 사람도 기름꾼이다. 어느 쪽이든 기름꾼은 개의치 않는다. 균열이 한 박자 늦게 오는 것으로 충분하다.

    기름꾼 할아범이 기름을 다 치고 나면 갑주에서 희미하게 향이 납니다. 그 향이 나면 갑주가 오늘 결투 준비가 됐다는 뜻입니다.

    낡은 갑주 기름꾼 오그 호스 — 검은 기사단 갑주 창고(흑철 갑주 각인사 베른의 작업장 한 칸 옆)에서 사십 년 기름 헝겊을 들어온 평민 — 의 일화는 '향이 나는 갑주'로 기름꾼들 사이에 짧게 전해진다.

    어느 날 검은 기사단장 에드반(370031 검은 기사단장 — 그 시즌 봉인 결재 순찰 중이었던 자)이 갑주 창고 옆을 지나다 향을 맡고 잠깐 멈췄다. 오그가 "어르신 갑주도 오늘 기름칠 날입니다"라 했고, 에드반은 갑주를 벗어 오그에게 건넸다. 오그는 기름 헝겊으로 에드반 갑주의 룬 사이사이를 꼼꼼히 닦고 기름을 칠했다. 에드반은 갑주를 다시 걸치며 룬 위 기름 향을 한 번 들이쉬었고, "균열이 한 박자 늦게 온다"고 했다. 오그는 헝겊을 접으며 "그게 제 일이외다"라 답했다.

    후대 갑주 기름꾼들은 단장 갑주도 평민 갑주와 같은 헝겊으로 닦는 오그의 한 결을 따른다.

  • 잿더미연료부(잿더미燃料夫)

    잿더미 연료 짐꾼

    잿더미에서 연료를 나르는 짐꾼

    봉인 잉크 화로의 연료는 제가 나릅니다. 화로가 꺼지면 잉크가 굳으니까요.

    잿더미 연료 짐꾼은 봉인 잉크 제조실·갑주 각인 작업장·결계 수선 작업장에 연료를 나르는 평민 보조 인원으로, 외형은 잿더미가 잔뜩 묻은 작업복, 등에 연료 묶음, 허리에 화로 점화 도구 작은 주머니가 표준이다. 봉인 잉크 필경사(370040)의 잉크 화로 담당자이기도 하며, 화로가 꺼지면 잉크의 봉인 효력이 절반이 된다.

    짐꾼은 새벽 첫 화로 점화 시각을 필경사와 분 단위로 맞춰야 한다. 짐꾼이 연료를 한 박자 늦게 나르면 필경사의 잉크 화로가 식고, 잉크 화로가 식으면 그날 봉인 명단 한 페이지 효력이 절반이 된다. 그래서 짐꾼의 새벽 발걸음 속도가 이 시대 봉인 명단의 효력 절반을 결정한다. 가장 작은 자루가 가장 큰 봉인을 받치는 셈이다.

    연료 짐꾼이 새벽에 화로 옆을 지나가는 발소리가 들리면, 우리 필경사들은 잉크병 뚜껑을 미리 열어 둡니다. 그 발소리가 우리 새벽 시계입니다.

    잿더미 연료 짐꾼 폴 에드 — 봉인 결사 작업장 연료 담당(봉인 잉크 필경사 도민의 필경실 화로 전담 보조)이자 사십 년 동안 새벽 첫 화로 점화 시각을 한 번도 빠뜨린 적 없다는 자 — 의 일화는 '새벽 발소리 사십 년'으로 작업장 안에 짧게 전해진다.

    어느 겨울 폭설로 연료 창고가 하룻밤 사이에 쌓인 눈에 문이 막혔다. 폴은 새벽 네 시에 삽 하나를 들고 창고 문을 파내어 연료를 챙긴 뒤, 다섯 시 정각에 화로 옆을 지났다. 봉인 잉크 필경사 도민(370040 봉인 잉크 필경사 — 그 새벽 잉크병 뚜껑을 미리 열어 두고 기다리던 자)은 발소리를 듣고 "오늘도 정각이시군요"라 했고, 폴은 연료를 화로에 넣으며 "눈이 왔어도 화로는 꺼지면 안 됩니다"라 답했다.

    후대 연료 짐꾼들은 폭설 새벽에도 정각에 화로 옆을 지나는 폴의 한 결을 따른다.

  • 저주공주비(咀呪公主妃)

    저주받은 공주

    저주의 사슬에 묶인 비운의 공주

    이 가문의 핏줄에 한 줄 저주가 흐릅니다. 저는, 그 한 줄을 끝까지 끌고 갑니다.

    저주받은 공주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한 줄 저주를 짊어진 마지막 직계로, 외형은 검은 비단 드레스에 검은 면사포, 머리 위 녹슨 작은 왕관이 표준이다. 본인의 저주는 매일 자정 작은 잔향처럼 한 호흡씩 그녀의 명을 갉아내며, 그 한 호흡을 견디는 자세가 가문의 마지막 한 자리를 매일 다시 채운다. 그녀가 옥좌에 앉아 있는 한 가문의 옛 약속들은 멸실되지 않으며, 그래서 옛 신하들이 한 시즌마다 한 번씩 폐허에 찾아와 정중히 인사한다.

    저주의 진짜 무게는 외형이 아니라, 매일 자정 한 호흡을 자기 자세로 견디는 그 자리에 있다. 가장 무거운 왕관은 녹슨 왕관이며, 가장 무거운 자리는 가장 외로운 자리다.

    공주님께서 자정 한 호흡을 견디시는 그 자세는, 결재 한 줄로 적어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시녀들은 그 시각에 복도 등불 한 자루만 정중히 더 켜 둡니다.

    17대 저주받은 공주 라비니아 — 카스토르 가문(대륙 북단 잿빛 황무지 한복판에 자리한 옛 왕가, 한 줄 핏줄 저주에 묶여 있어 직계가 늘 한 명뿐인 가문)의 17번째 직계 공주 — 의 한 일화는 폐허의 시녀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시즌 한겨울, 라비니아의 자정 호흡이 평소보다 한 박자 더 늦게 돌아오는 사고가 사흘 연속 일어났다. 시녀장 마르티나(가문에 평생 봉직한 늙은 시녀, 17대 공주의 어린 시절 유모)가 사흘째 새벽 그녀 앞에 검은 비단 숄 한 자락을 정중히 두르며 한 줄도 묻지 않고 곁에 한 시진 동안 그저 같이 앉아 있었다. 라비니아는 그 한 시진 동안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마르티나도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 다음 새벽 한 호흡이 다시 제 박자로 돌아왔을 때, 라비니아는 검은 비단 숄 한 자락을 마르티나의 어깨 위에 정중히 다시 두르며 짧게 묵례했다. 카스토르 가문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사흘 새벽이 "곁에 같이 앉은 한 시진"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시녀들은 자정 한 호흡이 어긋나는 새벽이면 검은 비단 숄 한 자락을 정중히 들고 복도 끝에 한 시진 동안 같이 서 있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폐허의 가장 정중한 한 자세는 큰 결재가 아니라, 자정 한 호흡 옆에 한 시진 동안 같이 앉아 있는 그 검은 비단 숄 한 자락이라는 격언이 카스토르 가문 야사에 남아 있다.

  • 흑마여왕(黑魔女王)

    흑마법 마녀여왕

    흑마법으로 왕좌를 거머쥔 마녀 여왕

    이 탑에 한 번 발을 들인 자는, 자신의 그림자를 한 자락 두고 갑니다.

    흑마법 마녀여왕은 잿빛 황무지 한 탑(塔)을 거점으로 흑마법·저주·계약을 다루는 여성 마법사의 정점이다. 외형은 짙은 보랏빛 로브, 머리에는 검은 가시 왕관, 손목에 자수정 팔찌, 가슴팍에 작은 검은 고양이의 표식이 표준이다. 본인은 인간 왕국과 정식 외교를 거의 하지 않으며, 큰 의뢰만 직접 받아 자기 탑 안에서 처리한다.

    의뢰는 잘 들어주지만 그 대가가 늘 무겁다. 누군가의 그림자 한 자락, 누군가의 평생 첫 기억 한 줄, 누군가의 다음 한 사람에 대한 사랑 등을 가져간다. 흑마법의 진짜 위력은 마법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무엇을 자기 손에서 떼어낼 수 있는지를 정확히 묻는 자세에 있다.

    여왕님께서 결재한 계약 한 줄은 결국 우리 수석 견습들이 새벽까지 그림자 매듭으로 마무리합니다. 그 매듭이 풀리지 않도록 손목 한 자세를 다듬는 것이 우리 일이지요.

    3대 흑마법 마녀여왕 셀레네 — 잿빛 자수정 탑(잿빛 황무지 한복판에 솟은 보랏빛 첨탑, 한 시대 흑마법의 정점이자 마녀들의 본거지)의 3번째 여주인 — 의 한 일화는 견습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전해진다.

    한 시즌, 인간 왕국 발렌티아의 어린 황태자비가 직접 탑에 올라와 자신의 어린 시절 첫 기억 한 줄을 대가로 검은 가시 저주를 의뢰한 적이 있었다. 셀레네는 의뢰를 받기 전 그 어린 황태자비에게 "그 첫 기억이 누구의 손목 위에 있었는지"를 한 번만 정중히 다시 물었다. 황태자비는 자기 어머니의 손목 위 한 줄 흉터를 한 호흡 동안 떠올리고는, 결국 의뢰를 거두고 빈손으로 탑을 내려갔다. 셀레네는 그날 결재 노트에 "거두어진 의뢰 한 건"을 한 줄로 적어 두었고, 그 한 줄은 잿빛 자수정 탑의 옛 결재 노트 중 가장 무거운 한 줄로 남았다. 수석 견습 비비안(셀레네의 가장 가까운 제자, 작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늘 어깨에 얹고 다니는 여인)은 그 새벽 셀레네가 직접 차 한 잔을 끓여 황태자비의 어머니 흉터 한 줄을 정중히 떠올려 보낸 사실을 평생 기억했다.

    후대 마녀들은 큰 의뢰가 들어오면 먼저 의뢰인의 가장 작은 손목 위 흉터 한 줄을 정중히 묻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흑마법의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저주가 아니라, 거두어진 의뢰 한 건 위에 정중히 얹는 차 한 잔의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잿빛 자수정 탑 야사에 남아 있다.

  • 폐허여사제(廢墟女司祭)

    폐허의 사제

    폐허의 신을 모시는 여사제

    신은 침묵하셨지만, 저는 매일 한 번씩 다시 부르고 있습니다.

    폐허의 사제는 한 폐허가 된 옛 신전의 마지막 사제로, 외형은 색이 바랜 흰 사제복, 어깨에 짙은 회색 망토, 손에는 늘 작은 성수병과 검은 묵주가 표준이다. 본인은 자기 신전이 이미 무너졌고 신이 응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도 매일 새벽 같은 시간 그 폐허 한 모퉁이에서 정해진 기도를 한 번씩 올린다.

    그 기도가 신을 다시 부르는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매일 한 번 더 살아나게 하는지는 본인도 모른다. 다만 한 시즌에 한 번씩 폐허를 지나가는 떠돌이 흑기사가 그 기도 끝에 작게 묵례하는 그 한 번이, 사제가 한 시즌을 더 살아남는 진짜 이유다. 신이 침묵해도, 사제의 새벽은 침묵하지 않는다.

    선임 사제님께서 매일 새벽 폐허 모퉁이에서 한 줄 기도를 올리실 때, 우리 후임 사제들은 저 멀리 등불 한 자루를 같이 켜 두는 것 외에는 한 마디도 보태지 않습니다. 그 한 자루가 우리 새벽 한 호흡입니다.

    폐허 사제 일라리아 — 옛 빛의 신전 발레리아(대륙 동남부에 있던 가장 큰 빛의 대신전, 200년 전 마왕 토벌 명령을 거역한 한 사건 이후 신탁이 끊긴 폐허) 마지막 직계 사제 — 의 한 일화는 떠돌이 흑기사들 사이에서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폐허 한 모퉁이에서 그녀가 정해진 기도를 올리던 그 자리에 떠돌이 흑기사 카밀라(검은 면사포 흑기사 계보의 4대째, 어느 가문에도 적을 두지 않은 한 자루 검)가 처음 발을 들였다. 카밀라는 한 마디도 묻지 않고 일라리아의 기도가 끝날 때까지 폐허 기둥 옆에 한 시진 동안 정중히 서 있었다. 기도가 끝나자 일라리아는 카밀라의 갑주 위 균열 한 줄에 작은 성수 한 방울을 정중히 얹어 주었고, 카밀라는 면사포 한 자락만 짧게 다듬은 뒤 다시 폐허를 떠났다. 그 이후 카밀라는 한 시즌에 한 번씩 같은 새벽 같은 자리에 들러 같은 기둥 옆에 한 시진 동안 묵묵히 서 있는 것을 자기 결재로 삼았다. 일라리아의 옛 기도 노트에는 그 새벽이 "한 시진 곁에 같이 서 있던 갑주 한 자루"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폐허 사제들은 떠돌이 흑기사가 새벽 폐허에 발을 들이면 한 마디도 묻지 않고 그저 작은 성수 한 방울만 갑주 위에 정중히 얹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신이 침묵한 새벽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신탁이 아니라, 갑주 위 균열 한 줄 위에 정중히 얹는 작은 성수 한 방울이라는 격언이 폐허 야사에 남아 있다.

  • 흑기사종자녀(黑騎士從者女)

    흑기사단 종자

    흑기사단에 종속된 여종자

    기사님의 갑주를 닦습니다. 그 위에 묻은 잔해가 한 시즌의 무게입니다.

    흑기사단 종자는 흑기사의 갑주·검·말을 관리하는 어린 종자(從者)로, 외형은 단정한 검정 작업복, 어깨에 작은 천 가방, 손목에는 늘 갑주 닦는 천이 표준이다. 본인은 정식 흑기사가 되기 전 단계지만, 흑기사의 갑주에 묻은 잔해를 매일 닦으며 그 갑주의 다음 결투가 어디로 향할지를 거의 정확히 안다. 그래서 종자가 매일 닦는 갑주의 균열 한 줄이, 흑기사의 다음 시즌 한 동작을 미리 그려준다.

    가장 어린 손이 가장 무거운 갑주를 매일 닦는다. 그 손목 위에서 흑기사단의 진짜 다음 시즌이 매일 한 번씩 시작된다.

    우리 종자들은 갑주의 균열 한 줄을 보고 그 흑기사님의 다음 동작을 미리 알아챕니다. 그래서 갑주 닦는 천 한 자락을 늘 두 겹으로 접어 두지요. 한 겹은 잔해를, 한 겹은 그 다음 시즌 한 호흡을 닦는 데 씁니다.

    흑기사단 종자 노라 — 검은 가시 흑기사단(폐허 동부 변두리에 거점을 둔 떠돌이 흑기사들의 느슨한 결사, 가문에 묶이지 않은 자들의 마지막 자리) 한 분기의 가장 어린 종자 — 의 한 일화는 종자들 사이에서 짧게 전해진다.

    어느 시즌 한 결투를 앞두고 노라가 모시던 흑기사 헬레나의 갑주 어깨 위에 평소엔 없던 머리카락 한 줄 균열이 처음 생겼다. 노라는 그 균열을 닦으며 헬레나의 다음 동작이 평소보다 반 박자 늦을 것임을 한 호흡 만에 알아챘고, 결투 전날 새벽 갑주 안쪽에 작은 검은 천 한 겹을 정중히 더 덧대 두었다. 헬레나는 그 한 겹의 무게를 결투 한복판에서 알아챘으나 한 마디도 묻지 않은 채 결투를 마쳤고, 결투 끝에 무사히 갑주를 풀며 그 작은 검은 천 한 겹만 손목 위에 옮겨 묶었다. 헬레나는 그 천 한 겹을 다음 한 시즌 내내 같은 손목에 같은 매듭으로 두었고, 노라는 그 매듭이 풀리지 않는 한 자기 종자 자세가 살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검은 가시 흑기사단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결투가 "갑주 안 작은 검은 천 한 겹"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종자들은 모시는 흑기사의 어깨 균열 한 줄이 처음 생기는 새벽이면 검은 천 한 겹을 정중히 갑주 안쪽에 덧대 두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흑기사단의 가장 무거운 한 결투는 큰 가문 결재가 아니라, 갑주 안쪽 작은 검은 천 한 겹 위에 정중히 매듭짓는 어린 종자의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흑기사단 야사에 남아 있다.

  • 무덤지기노파(무덤지기老婆)

    무덤지기 노파

    무덤을 지키는 늙은 노파

    이 자리, 이름이 한 줄 빠져 있군요. 오늘 저녁에 한 줄 더 새겨 두겠습니다.

    무덤지기 노파는 한 마을 변두리의 작은 묘지를 평생 지키는 늙은 여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회색 한복식 작업복, 머리에 작은 검은 두건, 한 손에 작은 끌·다른 손에 작은 호롱불이 표준이다. 본인은 그 묘지의 모든 묘비 위 이름을 외우고 있어, 누구의 가족이 어느 자리에 누워 있는지를 거의 정확히 안다.

    마을 사람들이 새 묘 자리를 정할 때, 그녀의 한 줄 권유 한마디가 가장 무겁게 받아들여진다. 묘지의 진짜 사관(史官)은 사관이 아닌 그 노파의 작은 끌이며, 그 끌의 한 줄이 한 시대의 가장 마지막 한 글자를 매일 한 번씩 새겨 둔다.

    노파님께서 끌 한 줄로 새기신 그 글자 옆에 우리 후임 묘지기들은 작은 호롱불 한 자락만 정중히 더 켜 둡니다. 그 한 자락이 노파님 평생 끌 한 자루의 다음 한 시즌을 정확히 이어 줍니다.

    무덤지기 노파 페트로니아 — 잿빛 수녀원(폐허 변두리에 자리한 작은 수녀원, 한 시대 마지막 잿빛 수도원의 본거지) 변두리 작은 묘지의 4대 노파, 평생 그 묘지의 모든 묘비 위 이름을 외운 여인 — 의 한 일화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마을에서 이름 없이 떠난 떠돌이 한 사람의 시신이 묘지 입구에 놓였을 때 페트로니아는 묘비 한 줄을 새기며 빈 자리에 "이름 없이 한 시즌을 살다 간 자"라는 짧은 한 줄만 정중히 새겨 두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묘비 앞에 누구도 무릎 꿇지 않을 거라 짐작했지만, 한 시즌 뒤 떠돌이 장의사 미리암(폐허 길목을 떠돌며 이름 없이 죽은 자의 마지막 자세를 다듬는 여인, 검은 리본 한 줄을 손목에 평생 묶고 다닌다)이 그 묘비 앞에 처음 정중히 무릎을 꿇었다. 미리암은 자기 손목의 검은 리본 한 줄을 풀어 묘비 위에 정중히 묶어 두고는 한 마디도 없이 떠났고, 페트로니아는 그 검은 리본 한 줄을 다음 한 시즌 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 다음 한 시즌이 끝나갈 무렵 그 묘비 앞에 떠돌이 곡소리꾼 한 사람이 짧은 한 후렴을 정중히 얹고 갔고, 그 후렴 한 줄이 마을 사람들에게 비로소 그 떠돌이의 이름 없는 한 시즌을 정중히 알려 주었다. 잿빛 수녀원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묘비가 "검은 리본 한 줄과 후렴 한 줄로 이름이 붙은 자리"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무덤지기들은 이름 없이 떠난 자의 묘비 앞에 검은 리본 한 줄과 짧은 후렴 한 줄을 같이 두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묘지의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가문 묘비가 아니라, 이름 없는 자리 위에 정중히 묶은 검은 리본 한 줄이라는 격언이 잿빛 수녀원 야사에 남아 있다.

  • 멸국황녀(滅國皇女)

    멸망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

    멸망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

    제국은 무너졌습니다. 그러나 황녀의 자세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멸망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는 이미 잿더미가 된 옛 제국의 핏줄을 홀로 잇는 여인으로, 외형은 검게 그을린 비단 드레스, 어깨에 옛 제국의 문장이 박힌 망토, 머리에는 반쯤 부서진 은관이 표준이다. 그녀는 옛 황궁의 그림자 한 모퉁이를 자기 옥좌로 삼아, 살아남은 옛 신하 한두 명과 함께 이미 사라진 제국의 결재 라인을 매일 정중히 굴린다. 적국의 왕들은 그녀의 목 한 줄에 나라 하나의 값을 걸어두지만, 정작 그녀는 결재 도장 한 줄을 매일 같은 자세로 찍을 뿐이다.

    옛 제국 신하들이 한 시즌마다 폐허에 찾아와 정중히 무릎을 꿇는 것은 그녀가 살아 있어서가 아니라, 그녀가 매일 그 자세를 견디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무거운 옥좌는 사람들이 잊은 옥좌이며, 가장 외로운 결재는 멸망한 제국의 결재다. 그래도 그녀는 매일 아침 같은 시간 검은 면사포를 다듬는다. 그 한 자세가 옛 제국의 마지막 한 줄을 매일 다시 살린다.

    황녀님께서 매일 아침 검은 면사포 한 자락을 다듬으실 때, 우리 시녀들은 그 손목 옆에 옛 제국 결재 도장 한 자루만 정중히 닦아 둡니다. 그 한 자세가 멸망한 제국의 결재 라인을 다음 한 시즌 더 살게 합니다.

    멸망한 발렌티아 제국의 마지막 황녀 이졸데 — 600년을 이어온 발렌티아 황가(대륙 중부 비단 평원에 자리했던 옛 대제국, 한 신탁이 어긋난 사건 이후 잿더미가 된 황실)의 13번째이자 마지막 직계 — 의 한 일화는 옛 제국 신하들 사이에서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적국 카이라의 사신 베네딕트 백작(카이라 왕국의 외교 대신, 옛 발렌티아 결재 양식을 가장 잘 아는 적국 인물)이 폐허가 된 옛 황궁에 정식으로 사절단을 보내 이졸데의 항복 결재 한 줄을 정중히 요청한 일이 있었다. 이졸데는 그 사절단을 부서진 알현실로 정중히 들이고는, 옛 발렌티아 결재 도장을 자기 손목 위에 얹은 채 한 시진 동안 단 한 줄도 적지 않았다. 베네딕트는 그 한 시진의 자세 안에서 발렌티아 황가가 아직 결재의 마지막 한 줄을 살아 있게 두고 있다는 사실을 한 호흡 만에 읽어냈고, 사절단을 거두어 빈손으로 폐허를 떠났다. 시녀장 아멜리아(이졸데의 어린 시절 유모이자 발렌티아 황가의 마지막 시녀장)는 그 새벽 이졸데의 검은 면사포 한 자락을 평소보다 두 번 더 정중히 다듬어 주었고, 이졸데는 그 한 자락 위에 옛 결재 도장을 다시 정중히 얹어 두었다. 발렌티아 황가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진이 "찍히지 않은 결재 한 줄"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옛 제국 신하들은 한 시즌마다 한 번씩 폐허에 찾아와 그 결재 도장 옆에 정중히 무릎을 꿇는 것을 자기 결재로 삼았다. 멸망한 제국의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항복 결재가 아니라, 찍히지 않은 결재 도장 한 자루 위에 정중히 얹는 검은 면사포 한 자락이라는 격언이 발렌티아 야사에 남아 있다.

  • 타락성녀(墮落聖女)

    타락한 성녀

    신을 등진 타락한 성녀

    신은 저를 버리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신을 버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타락한 성녀는 한때 대신전의 가장 빛나는 성녀였으나 신탁이 어긋난 한 사건 이후 검은 사제복으로 갈아입은 여인이다. 외형은 본래의 흰 사제복 위에 짙은 잿빛 망토, 가슴팍에는 거꾸로 매단 은(銀) 묵주, 손목에 옛 성흔이 한 줄 그어진 모습이 표준이다. 그녀는 신전에서 정식으로 파문되었으나, 정작 그녀의 한 줄 축복은 신전 정식 사제의 그것보다 더 빠르게 효력을 낸다.

    본인은 신이 침묵한 그 새벽 이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세로 거꾸로 된 기도를 한 번씩 올린다. 그 기도가 신을 향하는지, 신을 거역하는지는 그녀 자신도 더 이상 구분하지 않는다. 신전 사제들이 그녀를 마(魔)라 부를 때마다, 떠돌이 환자들은 그녀를 어머니라 부른다. 결국 진짜 성녀는 신전 안이 아니라, 신이 침묵한 폐허 한 모퉁이에 매일 새벽 한 번씩 무릎 꿇는 그 자세 위에 있다.

    성녀님의 거꾸로 된 묵주 한 줄이 우리 떠돌이 환자들에게는 가장 따뜻한 한 자세입니다. 신전 정식 사제님의 정중한 한 줄보다, 폐허 모퉁이 그 거꾸로 된 한 매듭이 새벽 한 호흡을 한 번 더 살게 합니다.

    타락한 성녀 도로테아 — 옛 빛의 신전 발레리아의 30대 성녀이자 한 신탁이 어긋난 새벽 이후 검은 사제복으로 갈아입은 여인 — 의 한 일화는 떠돌이 환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전해진다.

    어느 한겨울 새벽, 신전 정식 사제단이 큰 환자 한 사람의 마지막 한 호흡을 정식 미사로 정중히 보내고 있을 때, 폐허 모퉁이에서는 이름 없이 길에서 죽어가던 떠돌이 광부 한 사람이 도로테아의 거꾸로 된 묵주 한 줄 앞에 정중히 무릎 꿇었다. 도로테아는 그 광부의 손목 위에 옛 성흔 한 줄을 정중히 얹어 주며 한 마디도 없이 거꾸로 된 기도를 한 번 올렸다. 그 광부는 그 새벽 한 호흡을 더 살아냈고, 그 한 호흡으로 자기 어린 딸의 이름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부른 뒤 정중히 떠났다. 신전 정식 사제장 그레고리아(빛의 신전 마지막 사제장, 도로테아를 정식 파문한 인물)는 그 새벽의 일을 듣고 도로테아를 다시 파문하는 결재 한 줄을 더 적었지만, 그 결재 노트의 같은 페이지 다른 줄에는 떠돌이 환자들 사이에서 도로테아를 어머니라 부르는 별칭 한 줄이 같은 새벽 처음으로 적혔다. 신전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거꾸로 된 묵주 한 줄과 어머니라는 별칭 한 줄이 같은 페이지에 적힌 새벽"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폐허 사제들은 신전이 침묵하는 새벽이면 거꾸로 된 묵주 한 줄을 떠돌이 환자의 손목 위에 정중히 얹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가장 무거운 성녀의 한 줄은 큰 신전 결재가 아니라, 폐허 모퉁이 떠돌이 환자의 손목 위에 정중히 얹는 거꾸로 된 묵주 한 매듭이라는 격언이 폐허 야사에 남아 있다.

  • 면사포흑희(面紗布黑姬)

    검은 면사포 흑기사

    검은 면사포를 두른 흑기사 여성

    갑주 안의 얼굴은 묻지 마시오. 이 검의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검은 면사포 흑기사는 얼굴 위에 늘 검은 면사포를 한 자락 드리운 여성 흑기사로, 외형은 칠흑의 갑주, 어깨에 짙은 핏빛 망토, 허리에 한 자루 검은 장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어느 가문에도 적을 두지 않은 채 폐허의 길목을 떠돌며, 가장 외로운 자리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한 자루 검이 된다. 면사포를 벗는 자리는 평생 단 한 자리, 그녀가 정중히 옛 약속을 지키는 그 한 사람 앞이라는 격언이 있다.

    그래서 그녀의 갑주에 묻은 잔해 한 줄은, 그녀가 지나온 옛 약속 한 줄과 정확히 같은 무게다. 떠돌이 흑기사들은 그녀의 갑주 한 줄 균열을 보면 묵례한다. 그 균열이 곧 그녀가 지킨 한 약속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가장 무거운 갑주는 화려한 갑주가 아니라, 면사포 한 자락이 매일 아침 정성스레 다듬어진 갑주다.

    선배님께서 면사포 한 자락을 다듬으실 때 그 손목의 한 호흡을 우리 후배 흑기사들은 한 시진 동안 옆에서 같이 다듬는 자세로 배웁니다. 갑주보다 면사포가 먼저인 이유를 그 한 호흡이 가르칩니다.

    4대 검은 면사포 흑기사 카밀라 — 검은 면사포 흑기사 계보(가문 없이 폐허 길목을 떠도는 떠돌이 흑기사들의 비공식 계보, 4대째 이어 내려온 한 자루 검의 자세)의 4번째 계승자 — 의 한 일화는 떠돌이 흑기사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시즌, 옛 약속을 지킬 마지막 한 사람으로 카밀라가 폐허 동부 변두리에 자리한 옛 작은 사관(史官)의 무덤가에 발을 들였다. 그곳에는 평민 출신 사관 알베르타(생전 이름 없이 떠난 한 가문 한 줄을 평생 옛 결재 노트에 정성스레 적어 둔 여인)가 묻혀 있었다. 카밀라는 무덤 앞에 한 시진 동안 정중히 무릎 꿇은 채, 자기 면사포 한 자락을 풀어 알베르타의 묘비 위에 정중히 묶어 두었다. 묘지 종지기 소녀 라일라가 그 새벽 작은 은(銀) 종을 한 번만 정중히 친 뒤 한 호흡 늦게 묘비 옆에 한 줄 묵례를 더했고, 카밀라는 그 묵례 한 줄을 받은 뒤에야 갑주를 다시 정중히 입었다. 카밀라는 그날 자기 갑주 어깨에 평생 처음으로 면사포가 아닌 빈 자리 한 줄을 두고 폐허를 떠났고, 한 시즌 뒤 새 면사포 한 자락을 검은 비단 자수사 베아트리체의 손목 위에서 다시 받아 묶었다. 검은 가시 흑기사단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면사포 한 자락을 묘비 위에 묶어 둔 한 시진"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떠돌이 흑기사들은 자기가 지킨 옛 약속의 마지막 한 사람의 묘비 앞에 면사포 한 자락을 정중히 묶어 두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검은 면사포 흑기사의 가장 무거운 한 자세는 큰 결투가 아니라, 묘비 위에 정중히 묶은 면사포 한 자락이라는 격언이 폐허 야사에 남아 있다.

  • 사령여수(死靈女帥)

    언데드 군단 사령관

    언데드 군단을 호령하는 여사령관

    이 군단은 죽지 않습니다. 다만, 매일 자정에 한 번씩 다시 일어설 뿐입니다.

    언데드 군단 사령관은 잿빛 황무지의 한 폐성을 거점으로 망자 군단을 통솔하는 여성 흑마법 군주다. 외형은 짙은 자줏빛 갑주 드레스, 어깨에 골편(骨片)으로 짠 망토, 머리에는 검은 가시 왕관, 한 손에 룬이 새겨진 해골 지팡이가 표준이다. 본인은 살아 있는 부하를 거의 두지 않으며, 군단의 결재 라인은 모두 자정에 한 번씩 다시 일어서는 옛 기사들의 골편 위로 굴러간다.

    인간 왕국이 그녀를 토벌 1순위로 두지만, 정작 그녀가 매일 한 번씩 정중히 부르는 것은 군단 안 옛 기사들 한 명 한 명의 살아 있을 때의 이름이다. 살아 있는 한 사람의 이름을 한 번 더 부른다는 점에서, 정작 인간 왕국 결재 라인보다 그녀의 자정 점호가 더 정중하다. 그녀의 진짜 절기는 망자를 일으키는 한 줄 주문이 아니라, 그 한 명 한 명의 옛 이름을 매일 잊지 않는 자세 위에 있다.

    사령관님께서 자정 점호에 한 분 한 분의 옛 이름을 부르실 때, 우리 부관들은 그 이름 옆에 작은 검은 리본 한 줄만 정중히 더 묶어 둡니다. 그 한 줄이 군단 한 분기를 다음 분기까지 정중히 이어 줍니다.

    2대 언데드 군단 사령관 모르가나 — 잿빛 황무지 한복판 폐성 카르네인(2대 사령관이 옛 옥좌로 삼은 옛 흑기사 가문의 마지막 폐성)의 여주인이자 골편 망토를 처음 어깨에 두른 여인 — 의 한 일화는 군단 부관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모르가나의 자정 점호 명단에 살아생전 한 번도 이름이 적혔던 적이 없는 어린 평민 기사 한 사람의 골편이 처음 올라왔다. 그 어린 기사는 옛 카이라 왕국 변두리에서 이름 없이 죽어간 떠돌이 검사였고, 살아생전 한 줄 결재 노트에도 자기 이름을 남기지 못한 자였다. 모르가나는 그 골편 옆에 한 시진 동안 정중히 무릎 꿇어 그 어린 기사의 살아생전 첫 별명 한 줄을 직접 지어 정중히 처음으로 불러 주었다. 부관 비비안나(2대 사령관의 가장 가까운 부관, 옛 카이라 왕국 외교 출신의 여인)는 그 새벽 검은 리본 한 줄을 그 골편 손목 위에 정중히 묶어 두었고, 그 골편은 다음 한 시즌 동안 군단의 가장 앞자리에 정중히 섰다. 카르네인 폐성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자정 점호가 "이름 없이 들어온 어린 골편 한 줄과 새 별명 한 줄이 같은 자정 적힌 점호"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부관들은 새로 군단에 합류하는 골편 한 줄에는 늘 살아생전 결재 노트에 한 번도 적히지 못한 짧은 별명 한 줄을 정중히 같이 지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망자 군단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결투 명령이 아니라, 자정 점호에서 처음 불리는 어린 골편의 별명 한 줄 위에 정중히 묶이는 검은 리본 한 매듭이라는 격언이 카르네인 야사에 남아 있다.

  • 가시정원백비(가시庭園伯妃)

    가시 정원 백작부인

    가시 정원을 다스리는 백작부인

    이 정원의 가시는 손님을 거르는 게 아닙니다. 자세를 거르는 것입니다.

    가시 정원 백작부인은 검은 장미와 검은 가시 덩굴이 빽빽이 자란 한 폐허 영지의 여주인으로, 외형은 짙은 보랏빛 비단 드레스, 어깨에 검은 레이스 케이프, 머리에 작은 가시관, 한 손에 늘 검은 장미 한 송이가 표준이다. 본인은 옛 백작가의 마지막 직계로, 영지 자체가 한 줄 저주에 묶여 있어 정원의 가시가 자기 자세를 갖추지 못한 손님의 옷자락만 정확히 찢는다. 영지 회의는 늘 정원 한복판 검은 탁자에서 열리며, 손님이 옷자락 한 줄을 찢기지 않고 자리에 앉으면 그날 회의 결재가 한 호흡 빨리 끝난다.

    가시는 적이 아니라 자세의 시험이며, 그래서 적국 사신들조차 그 정원에 들기 전 옷매무새를 다시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정원은 큰 정원이 아니라, 매일 아침 가시 한 줄을 정성스레 다듬는 그녀의 자세 위에 있다.

    백작부인의 가시는 손님을 거르지 않습니다. 자세를 거릅니다. 그래서 우리 정원사들은 가시 한 줄을 자르지 않고 손님 옷자락의 길이를 한 호흡 더 짧게 다듬어 둡니다. 그 한 호흡이 회의 한 줄을 더 빨리 끝냅니다.

    가시 정원 백작부인 비르지니아 — 옛 흑장미 백작가(폐허 서부 변두리에 자리했던 옛 백작가, 한 줄 저주에 묶여 영지 자체가 검은 가시 정원이 된 가문)의 마지막 직계 — 의 한 일화는 적국 사신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카이라 왕국의 외교 대신 베네딕트 백작이 평화 협정 한 줄을 들고 흑장미 영지에 발을 들였을 때 그의 호위 기사 두 명이 정원 한복판 검은 탁자에 앉기도 전에 옷자락 한 자락이 정원 가시에 정확히 찢겼다. 베네딕트 본인은 옷매무새를 한 호흡 더 다듬은 뒤 정중히 검은 탁자에 앉았고, 비르지니아는 그 한 호흡을 정확히 알아본 채 차 한 잔을 먼저 정중히 따라 주었다. 그날의 협정은 한 시진 만에 마무리되었으며, 옷자락이 찢긴 호위 기사 두 명은 협정 회의장 밖 정원 입구에서 한 호흡 더 정중히 자세를 다듬은 뒤에야 안에 다시 들 수 있었다. 정원사장 클라리사(흑장미 백작가의 마지막 정원사, 검은 가시의 매일 결재를 평생 다듬어 온 여인)는 그날 가시 한 줄을 자르지 않고 그저 호위 기사들의 외투 길이만 한 호흡 더 짧게 다듬어 두었다. 흑장미 백작가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협정이 "가시 한 줄과 차 한 잔으로 끝난 한 시진"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적국 사신들은 흑장미 영지에 발을 들이기 전 옷매무새를 한 호흡 더 정중히 다듬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가시 정원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협정 결재가 아니라, 검은 탁자 위에 먼저 정중히 따라지는 차 한 잔의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흑장미 야사에 남아 있다.

  • 저주봉인녀(咀呪封印女)

    저주 봉인사

    저주를 봉인하는 술사녀

    그 저주, 끊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 자리에 정중히 묶어드릴 수는 있어요.

    저주 봉인사는 가문에 흐르는 옛 저주·물건에 깃든 원한·옛 결재의 잔향을 한 자리에 정중히 묶어 두는 여성 술사다. 외형은 짙은 회색 도포 드레스, 어깨에 봉인 부적 묶음, 손목에 은실 매듭, 한 손에 작은 봉인 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저주의 옛 출처·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어, 새 의뢰가 오면 먼저 그 저주의 옛 이름을 정중히 부른다.

    저주를 끊어주는 게 아니라 한 자리에 묶어 둔다는 점에서, 그녀의 결재는 늘 마지막 한 줄을 의뢰인에게 남긴다. 그래서 의뢰인은 평생 그 봉인된 한 자리를 정중히 같이 살아간다. 가장 무거운 봉인은 큰 저주가 아니라, 작은 가문 한 줄 잔향을 매일 한 번씩 정중히 다듬는 그녀의 자세 위에 있다.

    선임 봉인사님의 매듭 한 줄은 끊는 게 아니라 묶는 결재입니다. 우리 후임 봉인사들은 그 매듭 옆에 작은 은실 한 가닥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를 평생 배웁니다. 끊지 않고 같이 사는 자세가, 결국 가장 정중한 결재입니다.

    5대 저주 봉인사 헤스티아 — 잿빛 자수정 탑 분가 봉인 결사(흑마법 마녀여왕 셀레네의 탑에서 갈라져 나온 봉인 전문 결사, 다섯 명의 여성 봉인사로만 이루어진 작은 결사)의 5번째 종주 — 의 한 일화는 봉인사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옛 발렌티아 제국의 한 작은 옛 가문 디오니아 — 600년 전 발렌티아 황가에 한 줄 약속을 어긴 죄로 한 줄 저주에 묶인 가문, 그 후 직계가 한 분기에 한 명씩만 살아남은 가문 — 의 마지막 직계 한 사람이 헤스티아의 봉인사 작업장에 직접 발을 들였다. 디오니아의 마지막 직계는 자기 가문의 옛 저주를 끊어 달라 요청했지만, 헤스티아는 한 호흡 동안 정중히 그 저주의 옛 이름을 부른 뒤 끊는 대신 자기 손목의 은실 한 가닥을 더해 그 저주를 자기 작업장 한 자리에 정중히 묶어 두었다. 디오니아의 마지막 직계는 한 시진 동안 그 매듭 옆에 정중히 무릎 꿇은 채 자기 가문의 옛 약속을 처음으로 한 번 더 자기 입으로 정중히 외워 보았다. 그 새벽 이후 디오니아 가문은 한 분기에 한 명이 아니라 한 분기에 두 명이 살아남기 시작했고, 헤스티아의 작업장 한 자리는 평생 그 매듭 한 줄로 정중히 비워 두었다. 잿빛 자수정 탑 분가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진이 "끊지 않고 묶어 둔 매듭 한 줄과 한 분기 두 명의 직계"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봉인사들은 큰 저주를 끊는 의뢰가 들어오면 먼저 그 저주의 옛 이름을 한 호흡 동안 정중히 부르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봉인사의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저주를 끊는 결재가 아니라, 작업장 한 자리에 정중히 묶어 둔 은실 한 가닥이라는 격언이 분가 결사 야사에 남아 있다.

  • 잿빛부원장(灰色副院長)

    잿빛 수녀원 부원장

    잿빛 수녀원의 부원장

    원장님께서 침묵을 지키시는 동안, 부원장은 결재를 지킵니다. 둘 다, 기도입니다.

    잿빛 수녀원 부원장은 한 폐허 수녀원의 No.2로, 침묵 서약을 지키는 원장 대신 수녀원 안 모든 결재·식사·새 수녀의 입회 자세를 정중히 책임지는 여인이다. 외형은 짙은 회색 수녀복, 어깨에 작은 묵주 가방, 가슴팍에 작은 은(銀) 십자 펜던트, 한 손에 결재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수녀원 안 모든 옛 자매의 평소 식성·옛 분기 입회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신참 수녀의 첫 한 끼와 마지막 자매의 마지막 한 끼가 같은 결재 도장 위에 찍힌다는 점에서, 부원장의 한 줄 결재가 수녀원 한 시즌의 가장 무거운 한 자세다. 가장 무거운 결재는 큰 입회가 아니라, 신참 수녀가 첫 새벽 기도에서 흐느낄 때 곁에 정중히 한 번 서 주는 자세 위에 있다.

    부원장님께서 신참 수녀의 어깨 옆에 한 호흡 동안 정중히 서 계실 때, 우리 다른 자매들은 그 새벽 등불 한 자루만 정중히 더 켜 두지요. 침묵과 결재가 한 페이지 위에 같이 놓이는 자세가, 잿빛 수녀원의 가장 무거운 한 줄입니다.

    잿빛 수녀원 12대 부원장 마틸다 — 잿빛 수녀원(폐허 동부 변두리에 자리한 작은 수녀원, 침묵 서약을 지키는 잿빛 자매들의 본거지)의 12번째 No.2이자 평생 같은 결재 노트 한 권을 다루어 온 여인 — 의 한 일화는 자매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신참 수녀 일루미네 — 옛 카이라 왕국의 평민 출신, 가족을 모두 잃고 한 분기 떠돌던 끝에 잿빛 수녀원에 처음 발을 들인 어린 여인 — 가 첫 새벽 기도에서 침묵 서약을 지키지 못하고 짧게 흐느낀 일이 있었다. 마틸다는 결재 노트를 펼친 자세 그대로 일루미네의 어깨 옆에 한 시진 동안 정중히 같이 서 있어 주었고, 한 줄도 묻지 않은 채 결재 노트의 그 페이지 한쪽 빈자리에 작은 별 한 줄을 정중히 그려 두었다. 침묵 서약을 지키는 원장 카탈리나(잿빛 수녀원의 12대 원장, 30년째 침묵 서약을 지키고 있는 여인)는 그 새벽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일루미네의 어깨 위에 자기 묵주 한 줄을 정중히 풀어 얹어 주었다. 일루미네는 다음 새벽부터 침묵 서약을 다시 시작했고, 그 묵주 한 줄을 평생 자기 가슴팍에 정중히 두었다. 잿빛 수녀원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흐느낌 한 줄과 별 한 줄과 묵주 한 줄이 같은 페이지에 적힌 새벽"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부원장들은 신참 수녀가 첫 새벽 기도에서 흐느낄 때 한 마디도 묻지 않고 결재 노트 빈자리에 작은 별 한 줄을 정중히 그려 두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잿빛 수녀원의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입회 결재가 아니라, 결재 노트 빈자리에 정중히 그려진 작은 별 한 줄이라는 격언이 잿빛 자매 야사에 남아 있다.

  • 흑단자수녀(黑緞刺繡女)

    검은 비단 자수사

    검은 비단에 자수를 놓는 자수사

    이 한 땀, 한 가문의 옛 약속 한 줄입니다. 그러니, 흥정은 받지 않습니다.

    검은 비단 자수사는 옛 가문의 검은 면사포·검은 비단 망토·장례용 자수 천에 한 땀씩 옛 가문 문장을 정중히 새기는 여성 장인이다. 외형은 짙은 검정 작업 드레스, 어깨에 실패 가방, 한 손에 가는 은 바늘, 다른 손에 작은 검은 비단 한 자락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의 옛 문장·옛 분기 자수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한 가문이 멸문하면, 그 가문의 마지막 면사포 자수는 늘 그녀의 손목 위에서 정중히 끝난다. 멸망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가 매일 다듬는 그 검은 면사포의 한 땀도, 결국은 그녀의 가는 은 바늘 한 줄 위에서 시작되었다. 가장 무거운 한 땀은 큰 가문 문장이 아니라, 이름 없이 멸문한 가문의 마지막 면사포 한 자락 위에 정중히 새기는 작은 매듭이다.

    선생님의 은 바늘 한 줄은 흥정이 안 되지요. 그래서 우리 후배 자수사들은 흥정 한 마디 대신 실패에 새 검은 비단실 한 가닥을 정중히 더 감아 두는 것을 평생 배웁니다. 그 한 가닥이 멸문한 가문의 마지막 한 줄을 다음 시즌 더 살게 합니다.

    검은 비단 자수사 베아트리체 — 자수정 자수 길드(폐허 북부 작은 마을 모르넨에 자리한 여성 장인 길드, 검은 비단 자수만 다루는 6대째 결사)의 6대 종주이자 멸망한 발렌티아 황가의 검은 면사포를 평생 자수해 온 여인 — 의 한 일화는 자수사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옛 작은 가문 카르멘티아 — 600년 전 발렌티아 황가의 어느 황녀에게 한 줄 약속을 정중히 지킨 평민 출신 작은 가문, 그 후 한 분기에 한 명씩만 직계가 살아남다 결국 한 시즌 전 멸문한 이름 없는 가문 — 의 마지막 면사포 한 자락이 베아트리체의 작업장에 정중히 도착했다. 그 면사포에는 가문의 옛 문장이 거의 다 닳아 한 줄도 남아 있지 않았으나, 베아트리체는 한 시진 동안 그 면사포의 한 자락을 정중히 다듬은 뒤 가문의 옛 문장을 처음부터 다시 자기 손목 위에서 한 땀 한 땀 정중히 새겼다. 새기는 동안 그녀는 그 가문의 옛 약속 한 줄을 한 호흡씩 정확히 외워 두었다. 자수가 끝난 면사포는 폐허 도서관 사서 미리암(폐허 북부 변두리 잿빛 도서관의 4대 사서)의 도서관 한 자리에 정중히 보관되었고, 미리암은 그 면사포 한 자락을 평생 같은 자리에 두었다. 자수정 자수 길드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진이 "이름 없이 멸문한 가문의 옛 문장을 다시 새긴 새벽"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자수사들은 멸문한 가문의 마지막 면사포가 작업장에 도착하면 한 마디 흥정도 받지 않고 옛 문장을 처음부터 다시 새기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자수사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가문 문장이 아니라, 이름 없이 멸문한 가문의 옛 문장을 다시 처음부터 새기는 작은 매듭이라는 격언이 자수정 길드 야사에 남아 있다.

  • 폐허사서녀(廢墟司書女)

    폐허 도서관 사서

    폐허 도서관을 지키는 사서

    이 책은 빌려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한 페이지 옆에 같이 앉아드릴 수는 있어요.

    폐허 도서관 사서는 잿빛 황무지에 반쯤 무너진 옛 도서관을 평생 정중히 지키는 여성 학자다. 외형은 짙은 회색 학자 드레스, 어깨에 작은 책 가방, 손목에 은(銀) 인장 팔찌, 한 손에 작은 호롱불이 표준이다. 본인은 그 도서관 안 모든 옛 책의 옛 출처·옛 분기 분류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책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그녀의 직무지만, 한 페이지 옆에 같이 앉아 새벽까지 묵묵히 등불을 비춰주는 것이 그녀의 진짜 직무다. 흑마법 마녀여왕도, 타락한 성녀도, 한 시즌에 한 번씩 그 도서관 한 자리에 정중히 앉아 옛 한 줄을 다시 읽고 간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옛 책이 아니라, 신참 학자가 처음 펼치는 닳은 한 페이지 위에 정중히 비추어 주는 그녀의 호롱불 한 자락이다.

    선생님께서 책 한 권을 빌려주지 않으시는 이유는 그 책이 빌려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그 책이 새벽까지 누군가 옆에 같이 앉아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서지요. 그래서 우리 후임 사서들은 호롱불 한 자루만 정중히 더 켜 둡니다.

    4대 폐허 도서관 사서 미리암 — 잿빛 도서관(폐허 북부 변두리 모르넨 마을에 반쯤 무너진 채 남아 있는 옛 학자 결사의 도서관, 한 시대 마지막 옛 책 결재 노트가 보관된 곳)의 4번째 사서 — 의 한 일화는 학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신참 학자 일라리아(잿빛 자수정 탑에서 갈라져 나온 봉인사 결사의 막내 견습, 평생 처음 폐허 도서관에 발을 들인 어린 여인)가 도서관 한 자리에 정중히 무릎 꿇고 옛 봉인 결재 노트 한 권을 처음 펼쳤다. 그 결재 노트는 옛 디오니아 가문(발렌티아 황가에 한 줄 약속을 어긴 죄로 한 분기에 한 명씩만 직계가 살아남던 옛 가문)의 옛 봉인 한 줄이 적힌 페이지였고, 닳은 한 페이지 위 글씨가 거의 다 보이지 않았다. 미리암은 한 마디도 묻지 않고 일라리아의 한 페이지 옆에 호롱불 한 자루를 정중히 같이 켜 두었다. 새벽까지 미리암은 일라리아의 옆자리에 한 시진 동안 정중히 같이 앉아 있어 주었고, 한 줄도 가르치지 않았다. 일라리아는 그 새벽 닳은 한 페이지 위에서 옛 봉인 한 줄을 자기 호흡으로 처음 정중히 읽어냈고, 그 한 줄을 평생 자기 첫 결재로 삼았다. 잿빛 도서관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호롱불 한 자루와 한 시진의 침묵" 한 줄로만 적혀 있다.

    후대 사서들은 신참 학자가 처음 결재 노트를 펼치는 새벽이면 한 줄도 가르치지 않고 그저 호롱불 한 자루만 정중히 같이 켜 두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폐허 도서관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옛 책 한 권이 아니라, 닳은 한 페이지 위에 정중히 켜진 호롱불 한 자락이라는 격언이 잿빛 도서관 야사에 남아 있다.

  • 흑마견습녀(黑魔見習女)

    흑마법 견습

    흑마법을 막 배우기 시작한 견습

    탑에 또 그림자를 흘렸다고요? 죄송합니다, 이번엔 한 자락만 흘렸어요.

    흑마법 견습은 흑마법 마녀여왕의 탑에서 정식 마녀가 되기 위해 수련하는 어린 여성 견습이다. 외형은 짙은 보라 견습 로브, 어깨에 작은 약병 가방, 손목에 작은 자수정, 한 손에 견습용 짧은 지팡이가 표준이다. 본인이 시전할 수 있는 흑마법은 작은 그림자 매듭 정도가 한계지만, 한 번에 둘 이상 시전하려다 탑 한 모퉁이에 자기 그림자 한 자락을 흘리는 사고를 매 시즌 반복한다.

    마녀여왕은 그 흘린 그림자를 정중히 회수해 견습의 어깨 위에 다시 정성스레 묶어 준다. 그래서 흑마법 견습이 평생 잊지 못하는 한 자세는 큰 마법이 아니라, 마녀여왕이 자기 그림자 한 자락을 다시 매듭짓던 그 정중한 손목의 한 호흡이다. 어느 날 견습이 정식 마녀가 되어도, 후배 견습이 그림자 한 자락을 흘리면 결국 자기가 정중히 매듭지어 주러 가야 한다.

    여왕님의 손목 한 호흡을 우리 후임 마녀들은 평생 외워 두지요. 그림자 매듭 한 줄은 결국 우리 손목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게 잿빛 자수정 탑이 한 시즌을 더 살아남는 자세입니다.

    흑마법 견습 비비안 — 잿빛 자수정 탑 3대 마녀여왕 셀레네의 가장 가까운 견습이자 작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늘 어깨에 얹고 다니는 어린 여인 — 의 한 일화는 견습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비비안이 견습 결재 한 줄을 둘 동시에 시전하다가 자기 그림자 한 자락을 탑 3층 모퉁이 작은 자수정 거울 옆에 흘리고 만 사고가 있었다. 그림자 한 자락은 거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 비비안의 어깨 위에서 한 호흡 동안 보이지 않게 되었고, 비비안은 자기 어깨가 한 호흡 가벼워진 그 감각에 새벽 동안 정중히 무릎 꿇은 채 한 마디도 못 하고 있었다. 셀레네는 그 새벽 직접 3층으로 올라와 자수정 거울 안에 손목을 한 호흡 동안 정중히 들이고는, 비비안의 흘린 그림자 한 자락을 회수해 비비안의 어깨 위에 다시 정성스레 매듭지어 주었다. 매듭짓는 동안 셀레네는 비비안의 이름을 한 번만 정중히 더 부르며 "다음엔 한 번에 한 줄만"이라는 짧은 한 줄을 정중히 더해 주었다. 비비안은 그 새벽 자기 어깨에 다시 묶인 그림자 한 자락의 매듭을 평생 풀지 않았다. 잿빛 자수정 탑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거울 한 자락과 매듭 한 호흡"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마녀들은 후배 견습이 그림자를 흘리면 한 마디도 꾸짖지 않고 그저 정중히 어깨에 다시 매듭지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흑마법 견습의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마법이 아니라, 어깨 위에 다시 묶이는 그림자 한 자락의 매듭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잿빛 자수정 탑 야사에 남아 있다.

  • 낭장의녀(浪葬儀女)

    떠돌이 장의사

    떠돌며 장례를 치러주는 장의녀

    이 자리에 한 분 더 누우셨군요. 새벽까지, 정중히 자세 다듬어 드리겠습니다.

    떠돌이 장의사는 영지 어디에도 적을 두지 않은 채 폐허의 길목을 떠돌며 이름 없이 죽은 자의 마지막 자세를 정중히 다듬어 주는 여성 장의사다. 외형은 짙은 회색 작업 드레스, 어깨에 작은 천 가방, 손목에 검은 리본, 한 손에 작은 향과 은(銀) 빗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길목의 평소 사망 시각·옛 분기 매장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영주의 정식 장의는 큰 가문의 자세를 다듬지만, 그녀의 한 줄 자세 정리는 이름 없이 길에서 죽은 자 한 명의 마지막 한 호흡 위에 있다. 무덤지기 노파의 한 줄 끌이 묘비 위 이름을 새긴다면, 떠돌이 장의사의 은 빗 한 줄은 그 이름이 묘비에 닿기 전 마지막 자세를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직무는 큰 장례가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난 자의 머리카락 한 줄을 새벽까지 정중히 빗어 주는 그 자세 위에 있다.

    선배 장의사님의 검은 리본 한 줄은 손목에 평생 묶고 다니는 결재입니다. 우리 후배 장의사들은 그 리본 한 줄 옆에 작은 향 한 자락만 정중히 더 두는 것을 평생 배우지요. 이름 없이 떠난 한 사람도, 결국 누군가 새벽까지 같이 앉아 줄 사람을 기다립니다.

    떠돌이 장의사 미리암 — 폐허 길목 떠돌이 장의 결사(영지에 묶이지 않은 떠돌이 장의사들의 비공식 결사, 손목에 검은 리본 한 줄을 묶는 것이 결사 표식)의 5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검은 리본 한 줄을 풀지 않은 여인 — 의 한 일화는 떠돌이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폐허 동부 길목 잿빛 황무지에서 이름 없이 죽어가던 떠돌이 광부 한 사람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마을 사람 누구도 그 광부의 이름을 몰랐고, 정식 장례를 치러 줄 가문도 없었다. 미리암은 그 시신 옆에 한 시진 동안 정중히 무릎 꿇은 채 자기 손목의 검은 리본 한 줄을 풀어 그의 손목에 정중히 다시 묶어 주었다. 그녀는 새벽까지 그의 머리카락 한 줄을 은(銀) 빗으로 정중히 빗어 주었고, 한 시진이 지나갈 무렵 그의 가슴팍에서 작은 어린 딸의 자수가 들어간 손수건 한 장을 발견했다. 미리암은 그 손수건 한 장을 검은 비단 자수사 베아트리체에게 정중히 가져갔고, 베아트리체는 손수건의 자수 한 줄을 보고 그 광부가 옛 평민 가문 카르멘티아의 멸문 전 마지막 한 줄임을 한 호흡 만에 알아냈다. 그 후 카르멘티아 가문의 옛 면사포 한 자락이 미리암의 손목 위에서 정중히 다시 자수되었다. 떠돌이 장의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검은 리본 한 줄과 손수건 한 장이 한 시진 동안 같이 누운 새벽"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장의사들은 이름 없이 떠난 자의 시신 옆에 자기 손목의 검은 리본 한 줄을 정중히 풀어 묶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떠돌이 장의사의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가문 장례가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난 자의 손목 위에 정중히 묶이는 검은 리본 한 매듭이라는 격언이 떠돌이 결사 야사에 남아 있다.

  • 까마귀전령녀(까마귀傳令女)

    까마귀 전령

    까마귀를 부리는 전령

    검은 봉투 한 통입니다. 답신은 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읽어는 주십시오.

    까마귀 전령은 어깨에 늘 검은 까마귀 한 마리를 얹고 폐허 사이를 오가는 여성 전령이다. 외형은 짙은 검정 외투 드레스, 어깨에 까마귀 한 마리, 가슴팍에 검은 봉투 묶음, 한 손에 작은 은(銀) 호각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의 평소 안부 시각·옛 분기 전언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멸망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에게 옛 신하의 안부를 전하는 검은 봉투 한 통도, 늘 그녀의 까마귀 한 마리의 부리 위에서 시작된다. 답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정중히 말하는 자세가 그녀의 진짜 직무이며, 그 한 줄이 옛 가문 한 사람의 한 시즌을 매일 한 번씩 살린다. 가장 무거운 한 봉투는 큰 결재가 아니라, 옛 신하가 멸망한 옛 황녀에게 보내는 짧은 한 줄 안부 위에 있다.

    전령 언니의 까마귀 한 마리는 답신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검은 봉투만 정중히 옮깁니다. 그래서 우리 후임 전령들은 어깨에 새 까마귀 한 마리를 처음 얹는 새벽이면 짧은 한 줄 안부 한 통을 자기 어머니께 정중히 먼저 부쳐 두는 것이 자세입니다.

    까마귀 전령 율리아나 — 검은 봉투 결사(잿빛 황무지 길목 작은 마을 카르네르에 거점을 둔 떠돌이 여성 전령 결사, 어깨에 검은 까마귀 한 마리를 얹는 것이 결사 표식)의 7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까마귀 모르타(7년째 율리아나의 어깨를 떠나지 않은 검은 까마귀)와 동행한 여인 — 의 한 일화는 전령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옛 발렌티아 제국의 늙은 신하 알렉시오스 — 발렌티아 멸망 전 마지막 외무 대신, 멸망 후 폐허에 남지 않고 적국 카이라 변두리에 정중히 거처를 옮긴 옛 신하 — 가 멸망한 마지막 황녀 이졸데에게 보내는 짧은 한 줄 안부를 검은 봉투 한 통에 담아 율리아나에게 의뢰했다. 율리아나는 그 봉투를 모르타의 부리 위에 정중히 얹었고, 모르타는 한겨울 새벽 폐허가 된 옛 황궁 알현실 한 자리에 정확히 그 봉투를 정중히 떨어뜨려 두었다. 이졸데는 그 봉투의 안부 한 줄을 한 시진 동안 정중히 펼친 뒤, 답신 한 줄도 적지 않은 채 검은 면사포 한 자락 위에 그 봉투를 정중히 얹어 두었다. 율리아나는 답신을 받지 못한 채 폐허를 다시 떠났지만, 다음 한 시즌 같은 새벽 알렉시오스의 거처에 같은 자세로 다시 검은 봉투 한 통을 정중히 의뢰받았다. 그 한 시즌 동안 알렉시오스의 거처에는 그 한 줄 안부 외에는 어떤 결재도 적히지 않았다. 검은 봉투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즌이 "답신 없이 같은 새벽 두 번 옮겨진 검은 봉투 두 통"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전령들은 답신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검은 봉투 한 통을 한 시즌마다 한 번씩 같은 새벽 같은 자세로 옮기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까마귀 전령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결재 봉투가 아니라, 답신 없이 옮겨지는 짧은 안부 한 통이라는 격언이 검은 봉투 결사 야사에 남아 있다.

  • 약초마녀(藥草魔女)

    약초 마녀

    약초로 저주와 치유를 함께 빚는 마녀

    이 잎 한 장, 끓이지 마시고요. 새벽 이슬 한 방울이랑, 같이 드세요.

    약초 마녀는 폐허의 가시 정원·옛 신전 모퉁이·검은 숲 변두리에서 약초와 검은 버섯을 채집해 약을 짓는 여성 마녀다. 외형은 짙은 녹색 외투 드레스, 어깨에 약초 가방, 머리에 작은 검은 두건, 한 손에 작은 절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약초의 평소 채집 시각·옛 분기 조제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정식 신전의 사제가 큰 환자의 큰 약을 지을 때, 그녀는 떠돌이의 작은 한 잎을 정중히 짓는다. 떠돌이 장의사가 들어오기 전 단계의 한 호흡을 살려내는 자가 결국 약초 마녀이며, 그래서 폐허 길목의 한 마을이 한 시즌을 더 살아남는다. 가장 무거운 한 잎은 큰 약이 아니라, 신참 떠돌이가 처음 들고 온 동전 몇 닢 위에 정중히 얹어 주는 작은 한 잎이다.

    마녀님의 절구 한 호흡은 약을 짓는 게 아니라 한 호흡을 더 살게 하는 결재입니다. 우리 후임 약초 마녀들은 절구 옆에 작은 검은 두건 한 자락만 정중히 더 두는 것을 평생 배우지요. 그 두건이 떠돌이의 새벽 한 호흡을 한 번 더 데웁니다.

    약초 마녀 헤다 — 잿빛 황무지 변두리 검은 숲 약초 결사(폐허 동남부 검은 숲 변두리에 거점을 둔 작은 여성 약초 결사, 5대째 한 절구를 같이 쓰는 결사)의 5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작은 절구를 깎아 쓴 여인 — 의 한 일화는 떠돌이들 사이에서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신참 떠돌이 광부 한 사람이 동전 몇 닢만 들고 헤다의 작은 약초 작업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그 광부는 한 시즌 동안 폐탄광 모르나(폐허 동부 변두리에 무너진 옛 탄광, 광부 한 분기에 한 명씩 이름 없이 죽어 나가는 곳)에서 폐 한 자락에 검은 가루를 마신 채 한 호흡씩 어긋나고 있었다. 헤다는 그 광부의 동전 몇 닢을 절구 옆에 정중히 그대로 두고는, 검은 숲 변두리 작은 풀잎 한 장을 한 호흡 동안 정중히 짓이겨 그의 새벽 한 호흡 위에 작게 얹어 주었다. 광부는 그 한 잎으로 한 시즌을 더 살아냈고, 그 한 시즌 동안 어린 딸의 이름을 매일 새벽 한 번씩 더 불러 줄 수 있었다. 한 시즌이 지나갈 무렵 광부는 끝내 폐허 길목에서 정중히 떠났고, 그의 손목 위에는 헤다가 마지막으로 짓이겨 준 작은 풀잎 한 장이 정중히 얹혀 있었다. 떠돌이 장의사 미리암이 그 광부의 손수건 한 장을 발견한 자리도 결국 헤다의 약초 작업장 한 시즌 후의 일이었다. 검은 숲 약초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즌이 "동전 몇 닢과 풀잎 한 장과 한 호흡 한 시즌"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약초 마녀들은 신참 떠돌이의 동전 몇 닢을 절구 옆에 정중히 그대로 두고 풀잎 한 장만 정중히 짓이기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약초 마녀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약이 아니라, 떠돌이의 동전 몇 닢 옆에 정중히 그대로 남는 절구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검은 숲 결사 야사에 남아 있다.

  • 촌락곡소리녀(村落곡소리女)

    마을 곡소리꾼

    마을 장례에 곡을 하는 곡소리꾼

    오늘 새벽엔 한 분 더 가셨네요. 한 곡, 정중히 부르고 가겠습니다.

    마을 곡소리꾼은 폐허 길목 작은 마을의 장례 한복판에서 정중히 곡(哭)을 부르는 평민 출신 여인이다. 외형은 짙은 회색 한복식 드레스, 어깨에 작은 천 가방, 머리에 검은 두건, 한 손에 작은 은(銀) 종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마을 안 모든 옛 가문의 평소 곡조·옛 분기 곡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큰 영주의 장례에는 정식 곡소리 단체가 오지만, 작은 마을의 이름 없는 한 사람의 마지막에는 늘 그녀의 한 곡이 정중히 흐른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새벽에 누군가 떠난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보통 그녀의 작은 은 종 한 줄 소리에서다. 가장 무거운 한 곡은 큰 가문 곡조가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난 한 사람의 마지막 새벽 위에 정중히 얹는 짧은 한 후렴이다.

    곡소리꾼 어머니의 짧은 한 후렴은 큰 가문 곡조보다 작은 마을 한 새벽을 더 정중히 데웁니다. 그래서 우리 마을 후배들은 어머니의 은 종 한 줄 옆에 작은 검은 두건 한 자락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로 평생 같이 새벽을 보냅니다.

    마을 곡소리꾼 안나 — 폐허 동부 작은 마을 카르네르(잿빛 황무지 길목 작은 평민 마을, 한 분기에 한 명씩 이름 없이 떠나는 사람이 있는 마을)의 4대 곡소리꾼이자 평생 같은 작은 은 종 한 자루를 손에 든 여인 — 의 한 일화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마을의 작은 평민 가족 디오 가문(카르네르 변두리에 자리한 작은 평민 가족, 어린 딸 셋과 늙은 어머니 한 분으로 이루어진 가문)의 늙은 어머니 베르타가 정중히 한 호흡을 거두었다. 디오 가문은 정식 곡소리 단체를 부를 형편이 못 됐고, 어린 딸 셋은 한 시진 동안 어머니의 빈자리 옆에 무릎 꿇은 채 곡 한 줄도 부르지 못했다. 안나는 자기 작은 은 종 한 자루를 정중히 한 번만 친 뒤, 디오 가문의 옛 곡조 한 줄을 한 호흡 동안 정중히 부르기 시작했다. 안나가 부른 곡조는 베르타가 어린 시절 자기 어머니께 정중히 들었던 옛 자장가 한 줄을 정확히 본떠 다시 다듬은 짧은 한 후렴이었다. 어린 딸 셋은 그 한 후렴을 들으며 비로소 어머니의 한 호흡을 정중히 마지막 한 번 같이 부를 수 있었고, 안나는 한 후렴이 끝난 뒤 검은 두건 한 자락을 어린 막내딸의 어깨 위에 정중히 얹어 주었다. 마을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옛 자장가 한 줄과 검은 두건 한 자락이 같은 새벽 같은 자리에 얹힌 새벽"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곡소리꾼들은 평민 가족의 마지막 한 새벽이면 그 가족의 옛 자장가 한 줄을 곡조로 정중히 다듬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마을 곡소리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가문 곡조가 아니라, 어린 딸의 어깨 위에 정중히 얹히는 검은 두건 한 자락이라는 격언이 카르네르 야사에 남아 있다.

  • 묘지종소녀(墓地鐘少女)

    묘지 종지기 소녀

    묘지의 종을 치는 소녀

    종은 한 번만 칩니다. 두 번 치면, 잘못 부른 거예요.

    묘지 종지기 소녀는 무덤지기 노파의 묘지 한 모퉁이에서 새 묘 자리가 정해질 때마다 작은 종을 한 번 정중히 치는 어린 평민 소녀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회색 작업 드레스, 머리에 작은 검은 리본,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작은 은(銀) 종이 표준이다. 본인은 묘지 안 모든 자리·옛 분기 매장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노파에게 한 줄씩 배워가며, 종을 정확히 한 번만 치는 자세를 평생 다듬는다.

    두 번 치면 마을 사람 누군가가 잘못 떠난 줄 알고 새벽 한복판에 뛰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의 한 줄 종소리는 작은 마을 한 시즌의 가장 정중한 한 자세가 된다. 가장 무거운 종소리는 큰 장례 종이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난 한 사람의 새 자리 위에 정중히 얹는 어린 손목의 짧은 한 번이다.

    어린 종지기의 한 번 종소리가 새벽까지 마을을 정중히 잠재웁니다. 그래서 우리 마을 자매들은 그 종 한 줄 옆에 작은 검은 리본 한 자락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로 어린 종지기 곁에 서 있습니다.

    묘지 종지기 소녀 라일라 — 무덤지기 노파 페트로니아의 손녀이자 잿빛 묘지(잿빛 수녀원 변두리 작은 묘지, 4대째 페트로니아 가문이 지켜 온 자리)의 5대째 어린 종지기 — 의 한 일화는 마을 자매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라일라가 종을 잘못 두 번 친 일이 한 시즌에 한 번 있었다. 그 새벽 마을 사람들이 누군가 잘못 떠난 줄 알고 한꺼번에 새벽 한복판에 뛰어 나왔고, 어린 라일라는 그 한 시진 동안 묘지 한 모퉁이에 정중히 무릎 꿇은 채 한 마디도 못 한 채 흐느꼈다. 페트로니아는 한 마디도 꾸짖지 않은 채 라일라의 작은 손목 위에 자기 검은 두건 한 자락을 정중히 얹어 주고는, 종 한 자루를 다시 라일라의 손에 정중히 쥐여 주었다. 새벽까지 페트로니아는 라일라 옆에 한 시진 동안 같이 무릎 꿇은 채 단 한 마디도 묻지 않았다. 다음 새벽부터 라일라는 종을 정확히 한 번씩만 정중히 치는 자세를 평생 다듬어 갔고, 그 검은 두건 한 자락은 평생 라일라의 어깨 위에 정중히 묶여 있었다. 잿빛 묘지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두 번 친 종 한 줄과 한 시진의 무릎 꿇음"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마을 자매들은 어린 종지기가 종을 잘못 치는 새벽이면 한 마디도 꾸짖지 않고 검은 두건 한 자락만 어깨에 정중히 얹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묘지 종지기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장례 종이 아니라, 어린 손목 위에 정중히 얹히는 검은 두건 한 자락이라는 격언이 잿빛 묘지 야사에 남아 있다.

  • 흑요검무희(黑曜劍舞姬)

    흑요석 검무희

    흑요석 칼로 춤추듯 베어내는 검무희

    이 춤의 마지막 한 박자에 검 한 줄이 떨어집니다. 그러니, 끝까지 보아 주십시오.

    흑요석 검무희는 폐허 연회장과 흑마법 탑 한복판의 의식(儀式)에서 검 한 자루를 들고 춤을 추는 여성 검무가(劍舞家)다. 외형은 짙은 흑요석 빛 비단 드레스, 발목에 검은 리본, 한 손에 흑요석 단검, 머리카락 끝에 작은 자수정 구슬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의식 곡조·옛 분기 칼춤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어, 곡 한 박자마다 검 한 줄이 정확히 떨어질 위치를 미리 안다.

    정식 흑기사단의 한 줄 결투가 큰 가문의 자세를 가리키지만, 그녀의 마지막 한 박자는 의식 한복판의 가장 외로운 한 사람을 정확히 가리킨다. 가시 정원 백작부인의 회의 한복판에 그녀의 칼춤이 한 번 흐르면, 결재 한 줄이 한 호흡 빨리 끝난다. 가장 무거운 칼춤은 큰 연회장이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나려는 옛 기사의 마지막 한 박자 위에 정중히 떨어뜨리는 그녀의 흑요석 단검 한 줄이다. 검무희가 발목 리본을 다시 묶는 그 한 호흡이, 폐허 연회장의 가장 정중한 한 자세가 된다.

    선생님의 마지막 한 박자가 떨어질 때, 우리 후배 검무희들은 발목 리본을 매듭짓는 그 한 호흡을 같이 따라 매듭지어 둡니다. 그 매듭이 한 의식 한 시즌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이 되지요.

    흑요석 검무희 카산드라 — 자수정 검무 결사(잿빛 자수정 탑 분가의 의식 검무 결사, 7대째 흑요석 단검 한 자루를 같이 다듬어 온 결사)의 7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흑요석 단검 한 자루를 손에서 놓지 않은 여인 — 의 한 일화는 검무희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옛 흑기사 가문 발레티아의 마지막 분가장 옛 흑기사 한 사람이 폐성 카르네인의 작은 의식 연회장에서 자기 마지막 한 박자를 정중히 거두기 직전이었다. 그 흑기사는 평생 가문 결재를 한 줄도 남기지 못한 채 떠나려 하고 있었고, 카산드라는 그 의식의 마지막 한 박자에 자기 흑요석 단검 한 자루를 정중히 떨어뜨려 그의 한 호흡 위에 마지막 한 줄을 정확히 새겨 주었다. 그 한 박자에 검무 결사의 부단주 율리아나(카산드라의 가장 가까운 후배, 발목 리본을 평생 검은 비단으로만 묶은 여인)가 옆에서 같은 박자에 발목 리본을 정중히 다시 묶었고, 두 사람의 박자가 정확히 같은 호흡 위에 떨어졌다. 흑기사는 그 한 박자 위에서 자기 가문의 마지막 한 줄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중히 부른 뒤 정중히 떠났다. 떠돌이 장의사 미리암이 그 자리에 한 호흡 늦게 들러 그의 손목 위에 검은 리본 한 줄을 정중히 묶어 주었다. 자수정 검무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박자가 "흑요석 단검 한 줄과 발목 리본 두 매듭이 같은 박자에 떨어진 의식"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검무희들은 의식의 마지막 한 박자에 단검을 떨어뜨릴 때 부단주의 발목 리본 한 매듭을 같이 박자 맞춰 두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흑요석 검무희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연회장 의식이 아니라, 발목 리본 두 매듭이 같은 박자에 정중히 묶이는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자수정 검무 결사 야사에 남아 있다.

  • 사냥여공작(狩獵女公爵)

    폐허 사냥의 여공작

    폐허 사냥을 즐기는 여공작

    이 숲의 흑마수는 제 영지의 옛 손님입니다. 그러니, 정중히 배웅해 드리지요.

    폐허 사냥의 여공작은 옛 공작가의 마지막 직계로, 영지 안 검은 숲을 떠도는 흑마수(黑魔獸)를 정중히 사냥하는 여성 사냥꾼이다. 외형은 짙은 검정 가죽 사냥 코트, 어깨에 짙은 회색 모피 망토, 한 손에 룬이 새겨진 은(銀) 화살, 다른 손에 옛 공작가 문장이 박힌 활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흑마수의 평소 이동 시각·옛 분기 사냥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영지의 다른 사냥꾼들은 흑마수를 적으로 다루지만, 그녀는 옛 공작가에 자기 발로 들어온 옛 손님으로 다룬다. 그래서 그녀의 은 화살 한 줄은 짐승의 미간에 정확히, 그러나 정중히 떨어진다. 사냥 끝 자정에 그녀가 짐승의 사체 옆에 한 줄 묵례하는 그 자세는 옛 공작가의 마지막 예법 한 줄이며, 떠돌이 장의사가 그 자리에 들러 함께 짧은 한 호흡 자세를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사냥은 큰 짐승이 아니라, 영지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작은 흑마수 한 마리의 미간 위에 정중히 얹는 은 화살 한 줄이다.

    여공작님의 묵례 한 줄을 우리 영지 사냥꾼들은 평생 외워 두지요. 짐승을 적이 아니라 손님으로 다루는 자세가, 결국 영지 한 시즌을 다음 시즌까지 정중히 이어 갑니다.

    폐허 사냥의 여공작 베르타 — 옛 백조 공작가(폐허 서북부 변두리에 자리했던 옛 공작가, 한 신탁 사건 이후 영지 자체가 검은 숲이 된 가문)의 마지막 직계이자 평생 같은 옛 공작가 활을 정중히 손에서 놓지 않은 여인 — 의 한 일화는 영지 사냥꾼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영지 검은 숲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어린 흑마수 한 마리 — 옛 백조 공작가의 옛 가문 문장을 등에 새긴 채 한 분기 동안 길을 잃고 떠돌던 작은 흑마수 — 가 베르타의 사냥 활 앞에 정중히 발을 멈춘 일이 있었다. 베르타는 한 시진 동안 그 흑마수의 미간 앞에 정중히 무릎 꿇은 채, 옛 백조 공작가의 마지막 가문 결재 한 줄을 그 흑마수의 등 위 문장에 정중히 외워 주었다. 그 흑마수는 한 호흡 동안 베르타의 외운 결재를 정중히 들은 뒤, 자기 미간을 베르타의 은 화살 한 줄 앞에 정확히 정중히 내밀었다. 베르타는 그 한 줄을 정중히 그러나 정확히 떨어뜨려 주었고, 사냥 끝 자정에 떠돌이 장의사 미리암이 그 자리에 들러 함께 짧은 한 호흡 자세를 다듬었다. 베르타는 그날 자기 옛 공작가 활의 시위 한 가닥을 정중히 풀어 그 흑마수의 무덤가 작은 나무 한 그루에 정중히 묶어 두었다. 옛 백조 공작가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진이 "옛 가문 문장과 은 화살 한 줄이 같은 호흡 위에 떨어진 사냥"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영지 사냥꾼들은 영지에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흑마수의 등에 옛 가문 문장이 새겨져 있는 새벽이면 활을 쏘기 전 옛 가문 결재 한 줄을 정중히 한 번 외워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폐허 사냥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짐승이 아니라, 흑마수의 무덤가 작은 나무에 정중히 묶이는 옛 활의 시위 한 가닥이라는 격언이 백조 공작가 야사에 남아 있다.

  • 잿빛점성녀(灰色占星女)

    잿빛 점성술사

    잿빛 별자리를 읽는 점성술사

    오늘 밤 별 한 줄이 어긋났네요. 무리하지 마시고, 한 호흡만 늦게 움직이세요.

    잿빛 점성술사는 잿빛 황무지의 한 작은 천문 탑에서 매일 자정 별자리를 정중히 읽는 여성 점성가다. 외형은 짙은 회색 망토 드레스, 어깨에 별자리 자수가 들어간 숄, 한 손에 작은 청동 천체 모형, 머리카락 끝에 은(銀) 별 장식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별자리의 옛 어긋난 시각·옛 분기 점성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흑마법 마녀여왕의 큰 의뢰에는 한 줄 권유를, 떠돌이 환자의 작은 의뢰에는 한 호흡 늦추라는 짧은 한 줄을 정중히 건넨다. 별자리는 운명을 단언하지 않으며, 그래서 그녀의 한 줄도 늘 마지막 결정을 의뢰인의 손목 위에 남긴다. 폐허 도서관 사서가 한 시즌에 한 번씩 그녀의 천문 탑에 정중히 올라와 옛 별자리 한 줄을 같이 읽고 간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운명 점괘가 아니라, 신참 의뢰인이 처음 올려다본 자정 하늘 한 줄 위에 정중히 얹는 짧은 한 호흡의 권유다.

    선생님의 권유 한 줄은 운명을 단언하지 않으시지요. 그래서 우리 후임 점성가들은 작은 청동 천체 모형 옆에 작은 은 별 장식 한 줄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를 평생 배웁니다. 별은 정중히 권할 뿐, 결정은 의뢰인 손목 위에 남깁니다.

    잿빛 점성술사 셀레스티아 — 잿빛 천문 결사(잿빛 황무지 한복판 작은 천문 탑 노바리아에 거점을 둔 여성 점성가 결사, 5대째 같은 청동 천체 모형을 다듬어 온 결사)의 5대 종주 — 의 한 일화는 의뢰인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떠돌이 환자 한 사람 — 폐허 동남부 변두리 작은 평민 마을 카르네르의 어린 어머니, 어린 막내딸의 한 호흡이 어긋난 채 한 시즌 동안 새벽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던 여인 — 이 셀레스티아의 천문 탑에 정중히 발을 들였다. 그 어린 어머니는 자기 어린 막내딸의 한 호흡이 다음 시즌까지 살아남을지 한 줄 점괘로 단언받고 싶어 했지만, 셀레스티아는 단언 한 줄 대신 별자리 한 줄을 정중히 외운 뒤 "오늘 밤 한 호흡만 늦게 어린 막내딸 옆에 같이 누우세요"라는 짧은 한 줄만 정중히 권해 주었다. 어린 어머니는 그 새벽 작은 어린 막내딸 옆에 한 호흡 늦게 정중히 같이 누웠고, 그 한 호흡 동안 어린 막내딸이 자기 어머니의 옷자락 한 가닥을 정중히 작은 손목으로 잡고 한 시즌을 더 살아냈다. 그 한 시즌 뒤 어린 어머니는 셀레스티아의 천문 탑에 다시 들러 작은 청동 별 한 줄을 정중히 천체 모형 옆에 두고 갔고, 셀레스티아는 그 별 한 줄을 평생 같은 자리에 두었다. 잿빛 천문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즌이 "한 호흡 늦은 새벽 한 줄과 작은 청동 별 한 줄"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점성가들은 큰 단언 점괘 대신 한 호흡 늦은 짧은 한 줄 권유만 정중히 건네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잿빛 점성술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운명 점괘가 아니라, 천체 모형 옆에 정중히 놓인 작은 청동 별 한 줄이라는 격언이 노바리아 야사에 남아 있다.

  • 흑단가면녀(黑緞假面女)

    흑단 가면 정보상

    흑단 가면 너머로 정보를 파는 정보상

    이름은 묻지 마시고요. 다만, 들고 오신 봉투 한 통의 무게는 정확히 잰 뒤 답해 드리겠습니다.

    흑단 가면 정보상은 폐허 길목의 작은 검은 찻집 한 자리에 늘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여성 정보상이다. 외형은 흑단(黑檀) 가면, 짙은 자줏빛 외투 드레스, 손목에 검은 가죽 장갑, 한 손에 작은 검은 찻잔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의 평소 비밀 결재·옛 분기 첩보 결합·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정식 왕국 첩보 조직이 큰 가문의 큰 비밀을 다루지만, 그녀는 한 봉투의 무게로만 답하며 의뢰인의 이름을 절대 받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의 답신 한 줄은 늘 정확하지만, 그 누구의 이름도 거기 적혀 있지 않다. 까마귀 전령이 가져온 검은 봉투 한 통이 그녀의 찻잔 옆에 놓이면, 그녀는 한 호흡 동안 봉투의 무게를 잰 뒤 짧은 한 줄만 답으로 돌려준다. 가장 무거운 정보는 큰 왕국 결재가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난 한 사람의 마지막 봉투 한 통의 무게 위에 정중히 얹는 그녀의 한 줄이다.

    정보상님의 흑단 가면은 의뢰인의 이름을 받지 않으시지요. 그래서 우리 후임 정보상들은 검은 찻잔 옆에 작은 검은 가죽 장갑 한 짝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를 평생 배웁니다. 이름 없이 답하는 자세가, 결국 가장 정중한 한 줄을 만듭니다.

    흑단 가면 정보상 베로니카 — 검은 찻집 결사(폐허 길목 작은 마을 카르네르 변두리에 자리한 여성 정보상 결사, 흑단 가면 한 자루를 6대째 같이 다듬어 온 결사)의 6대 종주이자 평생 자기 이름을 의뢰인에게 단 한 번도 밝히지 않은 여인 — 의 한 일화는 정보상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까마귀 전령 율리아나가 가져온 검은 봉투 한 통이 베로니카의 검은 찻잔 옆에 정중히 놓였다. 그 봉투의 무게는 평소보다 한 호흡 가벼웠고, 그 안에는 옛 발렌티아 신하 알렉시오스의 멸망한 옛 황녀 이졸데에게 가는 한 줄 안부가 적혀 있지 않은 채 빈 종이 한 장만 들어 있었다. 베로니카는 그 빈 종이 한 장의 무게를 한 호흡 동안 정중히 잰 뒤, "안부 한 줄을 적기 전 손목 한 호흡 더 망설이신 자세 그 자체가 안부 한 줄"이라는 짧은 한 줄만 답으로 정중히 돌려보냈다. 율리아나는 그 짧은 답 한 줄을 알렉시오스의 거처에 정중히 다시 옮겨 두었고, 알렉시오스는 그 답 한 줄을 평생 자기 책상 옆에 정중히 두었다. 그 한 시즌 뒤 알렉시오스는 다시 한 줄 안부가 적힌 검은 봉투 한 통을 정중히 부쳐 보냈다. 검은 찻집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즌이 "빈 종이 한 장의 무게와 짧은 답 한 줄"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정보상들은 빈 종이 한 장이 검은 봉투 안에 들어 있는 새벽이면 한 호흡 동안 그 무게를 정중히 잰 뒤 짧은 한 줄을 답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흑단 가면 정보상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결재 봉투가 아니라, 빈 종이 한 장의 무게 위에 정중히 얹는 짧은 한 답 한 줄이라는 격언이 검은 찻집 야사에 남아 있다.

  • 폐탑연금녀(廢塔鍊金女)

    폐탑 연금술사

    폐탑에서 연금술을 부리는 연금술사

    이 한 방울, 약은 아니에요. 다만, 새벽 한 호흡을 한 번 더 살게 해 드립니다.

    폐탑 연금술사는 한 폐허 마법탑의 마지막 층 연구실에서 검은 유리병과 은(銀) 증류기를 다루는 여성 연금술사다. 외형은 짙은 회색 가죽 앞치마 드레스, 어깨에 검은 유리병 가방, 손목에 화상 흉터 한 줄, 한 손에 작은 은 증류 스푼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연금 비방의 옛 출처·옛 분기 조제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약초 마녀가 떠돌이의 한 잎을 다룬다면, 그녀는 그 한 잎이 지나간 다음 단계의 한 방울을 다룬다. 그녀의 한 방울은 큰 환자의 큰 병을 고치지 못하지만, 새벽 한 호흡을 한 번 더 살아내게 만든다. 흑마법 견습이 그림자 한 자락을 흘리면, 결국 그 자락을 정중히 회수해 한 방울로 다듬는 자가 그녀다. 가장 무거운 한 방울은 큰 비방이 아니라, 신참 떠돌이의 새벽 한 호흡 위에 정중히 얹는 작은 검은 유리병 한 줄이다.

    선생님의 한 방울은 약을 짓는 게 아니라 새벽 한 호흡을 한 번 더 살게 하는 결재지요. 우리 후임 연금술사들은 작은 은 증류 스푼 옆에 작은 검은 유리병 한 줄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를 평생 배웁니다.

    폐탑 연금술사 알라리카 — 폐탑 연금 결사(잿빛 자수정 탑 분가 폐탑(폐허 동북부 변두리에 무너진 옛 마법탑, 한 신탁 사건 이후 마지막 층만 남은 폐탑)에 거점을 둔 여성 연금술사 결사, 손목에 화상 흉터 한 줄을 묶는 것이 결사 표식)의 4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은 증류기 한 자루를 다듬어 온 여인 — 의 한 일화는 연금술사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흑마법 견습 비비안이 자수정 탑 3층에서 흘린 그림자 한 자락이 잿빛 자수정 탑 거울 안쪽에서 한 호흡 늦게 정중히 회수되지 못한 사고가 있었다. 그림자 한 자락의 한 가닥이 거울 안쪽에 잔향으로 한 줄 남았고, 그 잔향은 셀레네의 손목으로도 다시 정확히 매듭짓기 어려웠다. 셀레네는 그 잔향 한 가닥을 작은 자수정 병에 정중히 옮겨 알라리카의 폐탑 마지막 층 연구실로 직접 보냈다. 알라리카는 한 시진 동안 작은 은 증류 스푼으로 그 잔향 한 가닥을 정중히 검은 유리병 한 줄로 다듬어 한 방울로 만들어 두었다. 그 한 방울은 비비안의 새벽 한 호흡 위에 정중히 얹혔고, 비비안의 어깨 위에 다시 정확히 그림자 한 자락이 정중히 매듭지어졌다. 알라리카의 손목 위 화상 흉터 한 줄은 그 새벽 정중히 한 줄 더 늘어났고, 알라리카는 그 흉터 한 줄을 평생 자기 결재로 두었다. 폐탑 연금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진이 "그림자 한 가닥과 검은 유리병 한 방울"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연금술사들은 자수정 탑에서 회수되지 못한 잔향 한 가닥이 정중히 도착하는 새벽이면 한 시진 동안 작은 은 증류 스푼으로 한 방울을 다듬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폐탑 연금술사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비방이 아니라, 손목 위에 정중히 새겨지는 화상 흉터 한 줄이라는 격언이 폐탑 야사에 남아 있다.

  • 검은늪어부녀(검은늪漁夫女)

    검은 늪 어부

    검은 늪에서 그물을 던지는 어부

    오늘 그물에는 물고기가 아니라, 옛 반지 한 줄이 걸렸네요. 가져갈 분 계시면 말씀하세요.

    검은 늪 어부는 폐허 변두리의 검은 늪 한복판에서 작은 나룻배를 띄우고 그물을 정중히 던지는 여성 어부다. 외형은 짙은 회색 어부 코트 드레스, 머리에 검은 두건, 어깨에 작은 그물 가방, 한 손에 짧은 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늪의 평소 수위·옛 분기 어획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늪의 깊은 곳엔 옛 가문의 잃어버린 반지·옛 흑기사의 부서진 견갑·이름 없이 가라앉은 한 사람의 마지막 단추가 한 줄씩 잠겨 있어, 그녀의 그물에 한 시즌에 한 번씩 옛 한 줄이 걸려 올라온다. 그녀는 그 옛 한 줄의 주인을 한 시즌 동안 정중히 찾아 묻는다. 폐허 도서관 사서가 그 옛 한 줄의 출처를 짧게 적어 주면, 결국 옛 가문 한 줄이 한 시즌 더 살아남는다. 가장 무거운 한 그물은 큰 물고기가 아니라, 이름 없이 가라앉은 한 사람의 작은 단추 한 줄 위에 정중히 얹는 그녀의 짧은 노 한 번이다.

    어부 언니의 그물 한 줄은 물고기를 잡는 게 아니라, 옛 한 줄을 정중히 다시 떠올려 주는 결재입니다. 우리 후임 어부들은 작은 나룻배 옆에 작은 검은 두건 한 자락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를 평생 배웁니다.

    검은 늪 어부 노라 — 검은 늪 결사(폐허 서남부 변두리 검은 늪 모르나에 거점을 둔 여성 어부 결사, 5대째 같은 작은 나룻배 한 척을 같이 다듬어 온 결사)의 5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짧은 노 한 자루를 손에서 놓지 않은 여인 — 의 한 일화는 늪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노라의 그물에 작은 은(銀) 단추 한 줄이 한 호흡 동안 정중히 걸려 올라왔다. 그 단추 한 줄에는 옛 평민 가문 카르멘티아의 작은 가문 문장이 거의 다 닳은 채 한 줄 남아 있었고, 노라는 그 단추 한 줄의 주인을 한 시즌 동안 정중히 찾아 묻기 시작했다. 폐허 도서관 사서 미리암이 그 단추 한 줄의 옛 출처를 짧게 적어 주었고, 검은 비단 자수사 베아트리체가 그 가문의 옛 면사포 한 자락을 직접 다시 자수해 두었다. 한 시즌 뒤 떠돌이 장의사 미리암이 카르멘티아 가문의 마지막 광부의 손수건 한 장을 가져왔을 때, 노라는 그 단추 한 줄과 손수건 한 장을 작은 묘지 한 자리에 정중히 같이 묻어 두었다. 무덤지기 노파 페트로니아가 그 자리 위에 묘비 한 줄을 정중히 새겨 주었고, 묘지 종지기 소녀 라일라가 종 한 번을 정중히 쳐 주었다. 검은 늪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즌이 "은 단추 한 줄과 손수건 한 장이 같은 자리에 묻힌 한 시즌"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어부들은 그물에 작은 단추 한 줄이 걸려 올라오면 한 시즌 동안 그 주인을 정중히 찾아 묻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검은 늪 어부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물고기가 아니라, 옛 단추 한 줄을 같이 묻어 주는 작은 묘비 한 자리라는 격언이 검은 늪 야사에 남아 있다.

  • 폐교회오르간(廢敎會오르간)

    폐교회 오르간 연주자

    폐교회 오르간을 연주하는 자

    이 곡, 신을 위해 치는 게 아니에요. 한 분이 새벽까지 안 외로우시도록, 한 줄 누릅니다.

    폐교회 오르간 연주자는 한 폐허 교회의 무너진 천장 아래에서 낡은 검은 파이프 오르간을 정중히 연주하는 여성 연주가다. 외형은 짙은 회색 사제식 드레스, 손목에 검은 레이스, 어깨에 작은 악보 가방, 머리에 검은 베일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교회 곡조·옛 분기 미사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신은 이미 침묵했고 미사는 더 이상 열리지 않지만, 새벽에 폐교회 한 모퉁이에 누군가 정중히 무릎 꿇으면 그녀는 가장 짧은 한 줄을 정확히 누른다. 타락한 성녀가 그 새벽에 들러 거꾸로 된 기도를 한 번 올리면, 그녀의 한 줄과 성녀의 한 호흡이 정확히 같은 마디 위에서 만난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미사 곡이 아니라, 이름 없이 무릎 꿇은 한 사람의 새벽 한 호흡 위에 정중히 얹는 그녀의 짧은 단음 한 번이다.

    선생님의 단음 한 줄은 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 분이 새벽까지 안 외로우시도록 정중히 누르는 한 줄입니다. 그래서 우리 후임 연주자들은 검은 베일 한 자락만 정중히 더 두르고 같은 새벽 같은 자리에 정중히 같이 앉아 있습니다.

    폐교회 오르간 연주자 클라리사 — 폐교회 모르네라(잿빛 황무지 변두리에 무너진 옛 빛의 신전 발레리아의 작은 분당 폐교회, 한 신탁 사건 이후 미사가 더 이상 열리지 않는 자리)의 4대 연주자이자 평생 같은 검은 파이프 오르간 한 대를 정중히 다듬어 온 여인 — 의 한 일화는 폐허 사제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어느 한겨울 새벽, 타락한 성녀 도로테아가 폐교회 모르네라의 무너진 천장 아래 한 모퉁이에 정중히 무릎 꿇은 채 거꾸로 된 묵주 한 줄을 정중히 들었다. 도로테아의 거꾸로 된 기도가 한 호흡 시작되는 그 마디에 클라리사는 자기 검은 파이프 오르간의 가장 짧은 한 단음을 정확히 정중히 한 번 눌러 주었다. 도로테아의 한 호흡과 클라리사의 한 단음이 정확히 같은 마디 위에서 만났고, 그 새벽 폐교회 한 모퉁이에서 정중히 무릎 꿇었던 떠돌이 환자 한 사람이 그 한 마디 위에서 자기 어린 딸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정중히 부른 뒤 정중히 떠났다. 떠돌이 장의사 미리암이 그 자리에 한 호흡 늦게 들러 그의 손목 위에 검은 리본 한 줄을 정중히 묶어 주었다. 클라리사는 그날 자기 검은 베일 한 자락을 그 떠돌이 환자의 가슴팍 위에 정중히 얹어 두었다. 폐교회 모르네라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새벽이 "거꾸로 된 묵주 한 줄과 한 단음 한 번이 같은 마디 위에서 만난 새벽"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연주자들은 폐교회에 누군가 정중히 무릎 꿇으면 가장 짧은 한 단음을 정확히 한 번만 정중히 누르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폐교회 오르간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미사 곡이 아니라, 검은 베일 한 자락이 떠돌이 환자의 가슴팍 위에 정중히 얹히는 새벽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모르네라 야사에 남아 있다.

  • 낭인형술녀(浪人形術女)

    떠돌이 인형술사

    인형을 부리며 떠도는 인형술사

    이 인형, 살아 있진 않아요. 다만, 한 분의 옛 자세를 한 번 더 흉내 내 드립니다.

    떠돌이 인형술사는 폐허 길목 작은 광장에서 검은 실에 매단 작은 인형으로 옛 한 사람의 자세를 짧게 재현해 주는 여성 인형술사다. 외형은 짙은 자줏빛 외투 드레스, 어깨에 작은 인형 가방, 손목에 검은 실 묶음, 한 손에 가는 나무 막대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의 평소 자세·옛 분기 인형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의뢰인은 옛 어머니의 한 줄 자세, 옛 자매의 한 호흡 웃음, 이름 없이 떠난 한 사람의 마지막 한 동작을 인형 한 줄로 다시 보고 싶어한다. 그녀의 가는 나무 막대는 그 자세를 단 한 호흡만 정확히 재현한 뒤, 인형의 실을 정중히 풀어 둔다. 더 길게 재현하지 않는 자세가 그녀의 진짜 직무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가문의 한 자세가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난 한 사람의 마지막 짧은 동작 한 줄 위에 정중히 얹는 그녀의 검은 실 한 매듭이다.

    선생님의 인형 한 줄은 한 호흡만 정중히 재현한 뒤 정중히 풀어 두지요. 더 길게 재현하지 않는 자세가, 결국 옛 한 분의 가장 정중한 한 자세를 살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 후임 인형술사들은 작은 검은 실 한 매듭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를 평생 배웁니다.

    떠돌이 인형술사 카타리나 — 검은 실 결사(폐허 길목 작은 광장을 떠도는 여성 인형술사 결사, 7대째 같은 검은 실 한 가닥을 정중히 다듬어 온 결사)의 7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가는 나무 막대 한 자루를 손목 위에 정중히 묶어 온 여인 — 의 한 일화는 떠돌이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폐허 동남부 작은 평민 마을 카르네르의 어린 막내딸 — 디오 가문의 어린 막내딸, 한 시즌 전 늙은 어머니 베르타를 정중히 떠나보낸 어린 여자아이 — 이 카타리나의 작은 광장에 정중히 발을 들였다. 어린 막내딸은 자기 어머니 베르타가 평생 정중히 다듬어 주던 옛 자장가 한 줄의 짧은 한 동작을 한 번만 다시 보고 싶다고 정중히 의뢰했다. 카타리나는 한 시진 동안 작은 인형 한 줄에 검은 실 한 매듭을 정중히 묶은 뒤, 베르타가 어린 막내딸의 머리카락을 정중히 쓸어 주던 그 짧은 한 동작을 인형의 손목 위에서 정확히 한 호흡만 정중히 재현해 주었다. 어린 막내딸은 그 한 호흡 동안 자기 어머니의 손목 한 자세를 다시 한 번 정중히 본 뒤, 한 마디도 없이 정중히 짧게 흐느꼈다. 카타리나는 인형의 검은 실을 그 한 호흡 끝에 정중히 풀어 두었고, 어린 막내딸의 작은 손목 위에 그 검은 실 한 매듭을 정중히 다시 묶어 주었다. 마을 곡소리꾼 안나가 그 자리에 한 호흡 늦게 들러 짧은 후렴 한 줄을 정중히 얹어 주었다. 검은 실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호흡이 "어린 손목 위 검은 실 한 매듭과 짧은 후렴 한 줄"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인형술사들은 어린 의뢰인의 짧은 한 호흡 의뢰가 들어오면 한 호흡만 정중히 재현한 뒤 인형의 검은 실 한 매듭을 어린 손목 위에 정중히 다시 묶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떠돌이 인형술사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가문 자세가 아니라, 어린 손목 위에 정중히 다시 묶이는 검은 실 한 매듭이라는 격언이 검은 실 결사 야사에 남아 있다.

  • 묘비청소녀(墓碑淸掃女)

    묘비 청소부

    묘비를 닦는 청소부

    오늘은 한 분의 묘비만 한 줄 닦겠습니다. 그래도, 한 시즌은 정중히 더 살아 계세요.

    묘비 청소부는 무덤지기 노파의 묘지 한 모퉁이에서 매일 한 묘비씩 정중히 닦는 평민 출신 여성이다. 외형은 짙은 회색 작업 드레스, 머리에 검은 두건, 어깨에 작은 천 가방, 한 손에 작은 은(銀) 솔과 다른 손에 닦는 천이 표준이다. 본인은 묘지 안 모든 묘비 위 이름의 평소 닳는 속도·옛 분기 닦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큰 가문의 큰 묘비는 정식 사관(史官)이 닦지만, 작은 마을의 이름 없는 한 묘비는 늘 그녀의 작은 은 솔 한 줄 위에서 한 시즌을 더 살아남는다. 묘지 종지기 소녀가 종을 한 번 치고 가면, 그녀가 그 자리에 한 호흡 늦게 들러 묘비 한 줄을 정중히 닦는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가문 묘비가 아니라, 이름이 거의 다 닳은 작은 묘비 위에 정중히 얹는 그녀의 짧은 한 솔이다.

    청소부 언니의 작은 은 솔 한 줄은 큰 가문 묘비가 아니라 이름이 거의 다 닳은 작은 묘비 위에 정중히 얹히지요. 우리 후임 청소부들은 작은 솔 옆에 작은 검은 두건 한 자락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를 평생 배웁니다.

    묘비 청소부 마르타 — 잿빛 묘지 청소 결사(잿빛 수녀원 변두리 작은 묘지의 평민 출신 청소 결사, 무덤지기 노파 페트로니아의 가문 곁에서 4대째 정중히 묘비를 닦아 온 결사)의 4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작은 은 솔 한 자루를 손목 위에 정중히 묶어 온 여인 — 의 한 일화는 묘지 자매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잿빛 묘지 한 모퉁이에 이름이 거의 다 닳은 작은 묘비 한 자리가 있었다. 그 자리는 옛 평민 가문 카르멘티아 — 600년 전 발렌티아 황가의 어느 황녀에게 한 줄 약속을 정중히 지킨 평민 출신 작은 가문, 멸문 후 마지막 광부 한 사람의 손수건만 검은 늪 어부 노라의 그물에서 정중히 발견된 가문 — 의 마지막 자리였다. 마르타는 한 시즌 동안 매일 새벽 그 자리에 정중히 한 호흡 동안 무릎 꿇은 채, 작은 은 솔 한 줄로 한 글자씩 정중히 다시 닦아냈다. 한 시즌 끝에 그 묘비 위에는 거의 다 닳았던 가문 이름 카르멘티아가 정중히 다시 한 줄 새겨져 보이게 되었고, 마르타는 그 자리 옆에 자기 검은 두건 한 자락을 정중히 풀어 묶어 두었다. 무덤지기 노파 페트로니아가 그 새벽 마르타의 어깨 위에 자기 끌 한 자루를 정중히 한 호흡 얹어 주었고, 묘지 종지기 소녀 라일라가 그 자리에 종 한 번을 정중히 쳐 주었다. 잿빛 묘지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즌이 "이름 한 줄과 검은 두건 한 자락이 같은 자리 위에 정중히 다시 새겨진 한 시즌"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청소부들은 이름이 거의 다 닳은 작은 묘비 한 자리가 있으면 한 시즌 동안 매일 새벽 정중히 한 글자씩 정중히 다시 닦아내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묘비 청소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가문 묘비가 아니라, 정중히 다시 새겨진 한 줄 위에 정중히 묶이는 검은 두건 한 자락이라는 격언이 잿빛 묘지 야사에 남아 있다.

  • 폐허빨래녀(廢墟빨래女)

    폐허 빨래꾼

    폐허의 옷가지를 빠는 빨래꾼

    이 검은 비단 한 자락, 새벽까지 정중히 헹궈 두겠습니다. 향은 두 줄만 얹을게요.

    폐허 빨래꾼은 폐허 변두리 작은 우물가에서 검은 면사포·검은 비단 망토·옛 가문 자수 천을 정중히 빨아 너는 평민 출신 여성이다. 외형은 짙은 회색 작업 드레스, 팔에 걷어 올린 검은 토시, 어깨에 작은 빨래 가방, 한 손에 작은 빨래 방망이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의 평소 빨래 시각·옛 분기 헹굼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검은 비단 자수사가 한 땀 새긴 가문 문장이 결국 그녀의 우물가에서 한 시즌에 한 번씩 정중히 헹궈진다. 멸망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가 매일 다듬는 검은 면사포도, 한 시즌에 한 번씩 그녀의 우물가에 한 자락씩 정중히 들러 짧은 한 호흡 다시 헹궈진다. 가장 무거운 한 자락은 큰 가문 망토가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난 한 사람의 마지막 검은 토시 한 줄 위에 정중히 얹는 그녀의 짧은 한 헹굼이다.

    빨래꾼 언니의 우물가 한 자세는 큰 가문 망토가 아니라 이름 없이 떠난 한 사람의 마지막 검은 토시 한 줄을 정중히 헹굽니다. 우리 후임 빨래꾼들은 작은 빨래 방망이 옆에 작은 검은 토시 한 자락만 정중히 더 두는 자세를 평생 배웁니다.

    폐허 빨래꾼 라우라 — 잿빛 우물 결사(폐허 동남부 작은 평민 마을 카르네르 변두리 잿빛 우물에 거점을 둔 평민 출신 여성 빨래꾼 결사, 6대째 같은 우물 한 자리를 정중히 다듬어 온 결사)의 6대 종주이자 평생 같은 작은 빨래 방망이 한 자루를 손에서 놓지 않은 여인 — 의 한 일화는 마을 평민들 사이에서 지금도 짧게 회자된다.

    한 시즌, 디오 가문의 어린 막내딸이 자기 늙은 어머니 베르타가 평생 정중히 두르고 다니던 작은 검은 토시 한 자락을 라우라의 우물가에 정중히 가져왔다. 그 검은 토시 한 자락은 베르타가 한 분기에 한 번씩 라우라의 우물가에 정중히 들러 짧은 한 호흡 헹구어 둔 토시였고, 라우라는 그 토시 한 자락의 옛 헹굼 자세를 정확히 외우고 있었다. 라우라는 그 새벽 한 시진 동안 그 검은 토시 한 자락을 정중히 한 번 더 헹구어 짧은 향 두 줄을 정중히 같이 얹어 주었고, 어린 막내딸은 그 토시 한 자락을 평생 자기 어깨에 정중히 두르고 다니기 시작했다. 검은 비단 자수사 베아트리체가 그 토시 한 자락에 어린 어머니 베르타의 옛 평민 가문 디오 가문의 작은 문장 한 줄을 정중히 다시 자수해 주었고, 마을 곡소리꾼 안나가 그 자리에 한 호흡 늦게 들러 짧은 후렴 한 줄을 정중히 얹어 주었다. 잿빛 우물 결사의 옛 결재 노트에는 그 한 시진이 "어린 막내딸의 검은 토시 한 자락과 짧은 향 두 줄" 한 줄로만 남아 있다.

    후대 빨래꾼들은 이름 없이 떠난 평민 한 사람의 마지막 검은 토시 한 자락이 우물가에 정중히 도착하는 새벽이면 한 시진 동안 정중히 한 번 더 헹구어 짧은 향 두 줄을 정중히 얹어 주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폐허 빨래꾼의 가장 정중한 한 줄은 큰 가문 망토가 아니라, 어린 막내딸의 어깨 위에 정중히 두르는 작은 검은 토시 한 자락이라는 격언이 잿빛 우물 결사 야사에 남아 있다.

  • 가시결계비(가시結界妃)

    가시 왕관 결계 여왕

    가시 왕관을 쓴 결계의 여왕

    이 왕관의 가시는 장식이 아니다. 결계 봉인 명단의 마지막 줄이 이 왕관 위에 새겨져 있다.

    가시 왕관 결계 여왕은 대륙 결계 체계의 정점에 서서 봉인 명단 최종 결재권을 가진 여성 군주로, 외형은 검은 가시 왕관, 짙은 보랏빛 예복, 허리에 봉인 명단 주옥(主玉, 결재 인장이 새겨진 보석) 한 알이 표준이다. 흑마법 마녀여왕(380002)과 달리 마법이 아닌 봉인 명단 결재 권한으로 결계를 다스린다.

    그녀가 봉인 명단 주옥으로 한 줄 결재하면 대륙 변경 결계가 한 계절 갱신된다. 그 결재가 늦어지면 봉인이 조금씩 옅어진다. 그래서 여왕은 어떤 궁중 행사가 있어도 계절마다 한 번 봉인 명단을 반드시 결재한다. 가장 무거운 왕관은 화려한 금관이 아니라, 가시 위에 봉인 명단 마지막 줄이 새겨진 이 왕관이다.

    여왕 폐하께서 주옥 결재를 마치시면 가시 왕관의 가시 끝이 한 결 더 선명해집니다. 그 선명함이 결계 갱신의 공식 신호입니다.

    3대 가시 왕관 결계 여왕 이렌느 카토르 — 결계 여왕 계보(가시 왕관이 처음 만들어진 이후 봉인 명단 결재권을 대를 이어온 여성 군주 계보)의 세 번째 여왕이자 주옥 결재를 단 한 계절도 빠뜨린 적이 없다는 자 — 의 일화는 '주옥 결재 한 계절도 없는 빈 칸'으로 계보 야사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가시 왕관의 가시 하나가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다. 부러진 가시 끝에는 봉인 명단 마지막 줄 한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 글자가 사라지면 봉인 명단 결재 효력이 한 계절 약해진다는 것이 봉인 결사의 기록에 있었다. 이렌느는 부러진 가시를 주옥 결재 함 안에 정중히 보관하고, 저주 봉인사(380011 저주 봉인사 — 그 시즌 가시 왕관 보수를 맡은 자)에게 가시를 다시 접합해 달라 의뢰했다. 봉인사가 검은 잉크로 가시를 접합하는 동안 이렌느는 그 가시를 바라보며 계절 결재를 정각에 마쳤다. 결계는 빈 칸 없이 갱신되었다.

    후대 결계 여왕들은 가시 하나가 부러지는 날에도 결재 시각을 바꾸지 않는 이렌느의 한 결을 따른다.

  • 저주계보녀(咀呪系譜女)

    저주 계보 추적관

    저주의 계보를 추적하는 관리

    이 가문의 저주가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안다. 끝을 알아야 저주를 끊을 수 있으니까.

    저주 계보 추적관은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 저주의 기원을 추적하고 그 계보를 명단으로 정리하는 최고 전문가로, 외형은 짙은 회색 외투, 어깨에 계보 양피지 묶음, 허리에 저주 추적 수정 구슬과 이름 잉크 병이 표준이다. 저주받은 공주(380001)나 멸망한 제국의 마지막 황녀(380006)처럼 가문 저주를 짊어진 자들이 의뢰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전문직이다.

    저주 계보를 추적하면 저주의 첫 이름이 드러난다. 그 이름을 계보 명단의 첫 줄에 올리는 것이 저주를 끊는 첫 단계다. 이름이 명단에 오르는 순간 저주가 자기 기원을 기억하고 한 단계 약해진다. 추적관은 그 첫 이름을 찾기 위해 폐허 계보 기록, 옛 묘비, 봉인 명단 파편을 수십 년 추적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명단 한 줄은 저주의 첫 이름이다.

    추적관님이 계보 양피지를 다 펴는 새벽은 저주의 첫 이름이 드러나는 새벽입니다. 그 새벽 저주받은 가문 사람들이 잠을 가장 깊이 잡니다.

    저주 계보 추적관 엘비라 포른 — 저주 계보 추적 결사(대륙 남부 가문 저주 삼십여 건의 계보를 복원한 소규모 전문 결사)의 초대 수석 추적관이자 계보 명단 열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첫 이름 한 줄이 끊은 저주'로 결사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 가장 오래 걸린 추적은 저주받은 공주(380001 저주받은 공주 라비니아 — 카스토르 가문 17대 직계 공주)의 가문 저주 기원이었다. 엘비라는 이십 년에 걸쳐 카스토르 가문 폐허 기록, 잿빛 수녀원 부원장(380012 잿빛 수녀원 부원장 — 가문 저주 목격 기록을 보관한 자)의 고문서, 봉인 명단 파편을 하나씩 대조해 저주의 첫 이름을 찾아냈다. 계보 명단 첫 줄에 그 이름이 적힌 새벽, 카스토르 가문 폐허의 자정 한 호흡이 평소보다 한 박자 길어졌다. 라비니아의 시녀 마르티나가 그 변화를 복도 등불 한 자루의 흔들림으로 알아챘다.

    후대 추적관들은 이름 하나 올리는 데 이십 년이 걸려도 끝까지 쫓는 엘비라의 긴 한 결을 따른다.

  • 흑기사여단장(黑騎士女團長)

    흑기사단 여단장

    흑기사단의 여단장

    이 기사단의 검은 갑주는 여단장이 먼저 입는다. 갑주를 걸친 순간, 결계 방어가 시작된다.

    흑기사단 여단장은 흑기사단 여성 기사들을 지휘하는 중간 지휘관으로, 외형은 검은 갑주에 어깨 위 은빛 가시 문양, 허리에 결재 인장과 검 한 자루가 표준이다. 검은 면사포 흑기사(380008)의 상관이자 언데드 저지 여사령(380038)의 직속 부하로, 두 직책 사이에서 결계 방어 현장 지휘를 담당한다.

    여단장의 하루는 기사단원 점호로 시작해 결재 노트 최종 서명으로 끝난다. 점호 때 빈 자리가 있으면 그 자리에 빈 갑주 한 자루를 세워 두고 점호를 이어간다. 빈 갑주 앞에서도 이름이 불린다. 그 이름이 불리는 순간이 이 기사단의 진짜 점호다.

    여단장님이 빈 갑주 앞에서 이름을 부를 때, 우리 기사들은 가장 크게 대답합니다. 그게 그 자리에 없는 기사에게 드리는 가장 큰 경례입니다.

    흑기사단 여단장 리라 칸 — 검은 기사단 여성 기사 부대(흑기사단 직속 여성 기사 이십 명으로 구성된 별동대)의 초대 여단장이자 부대 창설부터 이십 년 점호를 빠뜨린 적이 없는 자 — 의 일화는 '빈 갑주 점호'로 부대 안에 전해진다.

    그 부대가 창설된 지 오 년째 되는 겨울, 첫 부대원 한 명이 결계 방어 임무 중 돌아오지 않았다. 리라는 그 다음 날 아침 점호에서 그 기사 자리에 갑주를 세우고 이름을 불렀다. 부대원 전원이 가장 크게 대답했고, 리라는 결재 노트에 그 기사의 이름을 점호 완료로 기록했다. 가시 왕관 결계 여왕(380031 가시 왕관 결계 여왕 이렌느 — 그 시즌 기사단 결재를 검토한 자)이 그 기록을 보고 빈 갑주 점호를 공식 기사단 예법으로 채택했다.

    후대 여단장들은 빈 자리에 갑주를 세우고 이름을 부르는 리라의 점호 한 결을 임명 첫날에 배운다.

  • 봉인서고녀(封印書庫女)

    봉인 서고 여수호관

    봉인된 서고를 지키는 여수호관

    이 서고의 봉인 기록은 내가 허가한 사람만 펼친다. 기록 한 줄이 결계 한 칸이다.

    봉인 서고 여수호관은 결계 봉인 관련 고문서·명단 원본·저주 계보 기록을 보관하는 서고의 최고 관리자로, 외형은 짙은 회색 사서 드레스, 오른쪽 허리에 열쇠 묶음, 왼손에 열람 허가 인장이 표준이다. 폐허 도서관 사서(380014)보다 높은 전문직이며, 이 서고에 접근할 수 있는 인원은 결계 여왕과 봉인 결사 수석뿐이다.

    서고 안 기록 하나를 열람하려면 여수호관의 인장이 찍힌 허가서가 있어야 한다. 허가서 없이 들어온 자가 있으면 그 사람의 이름이 봉인 명단에서 한 자리 내려간다. 서고 기록을 외부로 유출하면 그 사람의 이름이 저주 계보 명단에 오른다. 수호관의 열쇠 묶음은 서고의 문 수만큼 있으며, 퇴근 전 반드시 열쇠 수를 세어 확인한다.

    수호관님이 퇴근 전 열쇠를 세는 소리가 서고 복도 끝까지 들립니다. 그 셈이 끝나야 서고 등불이 꺼집니다.

    봉인 서고 여수호관 카르타 뫼 — 결계 여왕 이렌느(380031 가시 왕관 결계 여왕)가 직접 임명한 초대 여수호관이자 열쇠 묶음을 서른 해 동안 매일 세어 온 자 — 의 일화는 '열쇠 셈 서른 해'로 서고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저주 계보 추적관 엘비라(380032 저주 계보 추적관 — 카스토르 가문 저주 추적을 위해 서고 열람을 요청한 자)가 이십 년에 걸쳐 서고 열람 허가를 신청했고, 카르타는 그 신청 하나하나에 인장을 찍으며 허가서를 발급했다. 이십 년치 허가서가 서고 한 칸을 가득 채웠을 때, 카르타는 그 허가서 묶음을 서고 기록 한 권으로 정식 편철해 '엘비라의 이십 년 열람'이라 표제를 붙였다. 엘비라가 저주 첫 이름을 찾아낸 새벽, 카르타는 열쇠를 다 세고 서고 등불을 끄기 전 그 편철 한 권을 한 번 손으로 매만졌다.

    후대 여수호관들은 이십 년 허가서를 한 권으로 묶는 카르타의 편철 한 결을 따른다.

  • 잔재심문녀(殘滓審問女)

    잔재 심문 여관리관

    폐허의 잔재를 심문하는 여관리

    이 심문실에서 기록을 남기지 않은 심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 노트가 이 심문의 유일한 증거다.

    잔재 심문 여관리관은 봉인 훼손·이단 의례 의심 사건의 심문을 관리하고 기록하는 전문 관리직으로, 외형은 검은 정장 위 회색 관리관 숄, 오른손에 심문 기록 노트, 왼쪽 허리에 결재 인장이 표준이다. 이단 심문관(370033 이단 심문관 — 남성 심문관)과 협력하거나 독자적으로 심문 기록 결재를 담당한다.

    심문 기록은 마지막 쉼표까지 지워지지 않는 봉인 잉크로 적는다. 기록관리관의 노트에 적힌 내용은 봉인 서고(380034)에 영구 보관되며, 훗날 저주 계보 추적관이 참조 자료로 쓰기도 한다. 심문실에서 가장 무서운 자리는 검을 든 자리가 아니라, 노트를 펼친 자리다.

    관리관님 노트에 한 줄 적히면, 그 심문은 끝난 겁니다. 적히지 않은 심문은 다음 노트에 다시 펼쳐집니다.

    잔재 심문 여관리관 실비아 코르 — 봉인 결사 심문 기록부(심문 기록 보존과 서고 인계를 전담하는 부서)의 삼대 수석 관리관이자 심문 기록 노트 열다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노트 열다섯 권의 마지막 줄'로 기록부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마지막 분기, 타락한 성녀(380007 타락한 성녀 — 봉인 훼손 혐의를 받아 심문 자리에 앉은 자) 관련 심문 기록 결재가 올라왔다. 실비아는 이단 심문관 캐버(370033 이단 심문관 — 그 심문을 진행한 자)의 기록을 받아 자기 노트에 옮겨 적으며 문구 하나가 모호함을 발견했다. 그녀는 기록을 인계받기 전 캐버에게 그 문구를 한 줄 더 명확히 적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캐버가 한 줄을 보탠 뒤에야 실비아는 인장을 눌렀다. 그 한 줄이 훗날 저주 계보 추적관 엘비라(380032)가 카스토르 가문 저주 기원을 찾는 실마리가 되었다.

    후대 관리관들은 모호한 문구 하나도 넘기지 않는 실비아의 한 줄 요청을 따른다.

  • 이단여집행관(異端女執行官)

    이단 처결 여집행관

    이단을 처결하는 여집행관

    처결 명단에 오른 이름은 내가 직접 봉인 잉크로 지운다. 지운 이름이 이단 심문의 마지막 줄이다.

    이단 처결 여집행관은 이단 심문 결재 이후 처결 봉인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전문 직책으로, 외형은 검은 갑주에 허리에 결재 인장 두 개, 오른손에 봉인 잉크 병, 왼손에 처결 명단 양피지가 표준이다. 이단 심문 결재 결과를 받아 마지막 봉인 처결을 집행하며, 처결이 끝나면 명단에서 이름을 봉인 잉크로 지운다.

    이름을 지우는 것이 처결이다. 명단에서 이름이 지워진 자는 다시 이단 심문에 오를 수 없다. 이름이 봉인 잉크로 지워진 자는 결계 안에서 더 이상 이단 활동이 불가하다. 집행관이 잉크를 내려긋는 그 한 획이 심문 전체의 마지막 마침표다. 가장 엄중한 자리가 가장 조용히 끝난다.

    집행관님이 잉크를 내려긋는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명단에 한 이름이 사라지면 결계가 한 칸 조용해집니다.

    이단 처결 여집행관 우르술라 린 — 봉인 결사 이단 처결반(이단 심문 결재 이후 봉인 처결을 전담하는 소규모 반)의 이대 수석 집행관이자 처결 명단에 오른 이름을 단 한 줄도 빠뜨린 적 없다는 자 — 의 일화는 '빠진 이름 없는 명단'으로 처결반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잔재 심문 여관리관 실비아(380035 잔재 심문 여관리관 — 그 시즌 처결 명단 결재를 인계한 자)가 처결 명단 한 자리에 이름 대신 빈 칸을 남겨 인계했다. 그 빈 칸은 심문 중 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자리였다. 우르술라는 빈 칸 앞에서 한 호흡 멈추고 그 자리에 "이름 미확인 — 처결 보류 — 재심문 요청"을 봉인 잉크로 정중히 적었다. 잔재 심문 여관리관 실비아가 그 빈 칸을 확인하고 재심문을 열었다. 이름이 밝혀진 뒤 우르술라는 명단에 그 이름을 한 줄 적고 봉인 잉크로 지웠다.

    후대 집행관들은 빈 칸을 넘기지 않는 우르술라의 보류 한 줄을 따른다.

  • 약전편찬녀(藥典編纂女)

    폐허 약전(藥典) 편찬자

    폐허 약전을 편찬하는 자

    이 약전 한 줄이 한 마을의 한 시즌을 살린다. 약초 이름 하나도 빠뜨리면 안 된다.

    폐허 약전 편찬자는 폐허 주변 황무지와 잔해에서 자라는 약초·독초·결계 식물을 조사하고 그 성질을 기록해 약전(藥典, 약의 종류와 쓰임을 정리한 책)으로 편찬하는 전문가로, 외형은 회색 연구 코트, 어깨에 식물 표본 가방, 허리에 분류 노트 두 권이 표준이다. 약초 마녀(380018)와 잔해 약초사(370015)의 현장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역할이다.

    약전에 한 줄 추가되면 한 마을 약방의 약 목록이 하나 늘어난다. 잘못 적힌 한 줄은 독을 약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편찬자는 약초 하나를 기록하기 전 반드시 세 번 이상 현장에서 확인한다. 두 번 맞아도 세 번째를 반드시 간다. 가장 신뢰받는 약전 한 줄은 세 번 현장에서 확인된 한 줄이다.

    편찬자 선생님의 약전 노트가 두꺼워질수록 우리 마을 약방 선반이 채워집니다. 그 두께가 우리 한 시즌 생존의 두께입니다.

    폐허 약전 편찬자 마르가 에른 — 폐허 남부 약전 편찬 결사(남부 변경 황무지 약초 삼백 종을 이십 년에 걸쳐 정리한 결사)의 초대 수석 편찬자이자 약전 다섯 권을 편찬한 자 — 의 일화는 '세 번 확인 한 종'으로 약전 결사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 가장 오래 현장 확인을 거친 약초는 결계 근처 잿빛 들판에서 발견된 낯선 잎 하나였다. 잔해 약초사(370015 잔해 약초사 — 그 시즌 폐허 인근 약초 조사를 담당하던 자)가 그 잎을 처음 가져왔고, 마르가는 이름도 없는 그 잎을 약전에 올리기 전 세 계절 동안 열두 번 현장에 가 확인했다. 열두 번째 확인에서 그 잎이 봉인 결계 균열 근처에서만 자란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균열 수선 후 그 잎이 사라진다는 것도 기록했다. 마르가는 그 잎을 약전에 "결계 균열 지표 식물 — 약용 미확인"으로 올렸다. 균열 지도 제작자(370041 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 — 남성 기사단 소속)가 그 기록을 지도 보조 자료로 채택했다.

    후대 편찬자들은 이름 없는 식물을 열두 번 확인하는 마르가의 세 계절을 따른다.

  • 언데드여사(언데드女帥)

    언데드 저지 여사령

    언데드를 저지하는 여사령

    언데드 군단이 결계 안에 들어오기 전에, 내가 결계 바깥에서 먼저 막는다.

    언데드 저지 여사령은 결계 바깥에서 언데드 군단의 이동을 차단하고 진형을 흩트리는 전략 사령관으로, 외형은 검은 갑주 위 붉은 결재 어깨장식, 허리에 지휘 인장과 검, 등에 결계 지도 통이 표준이다. 언데드 군단 사령관(380009)에 대응하는 자이며, 흑기사단 여단장(380033)을 직속으로 지휘한다.

    여사령은 결계 바깥 전진 거점에서 군단의 이동 방향을 먼저 파악하고, 결계 수호 기사와 폐허 포위 공병에게 방어 위치를 결재로 지시한다. 싸우는 것보다 방향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언데드 군단이 결계 앞까지 도달하기 전에 경로를 셋으로 분산시키면 결계 부담이 삼분의 일로 줄어든다. 가장 강한 결계 방어는 군단이 결계에 닿지 못하도록 미리 막는 것이다.

    여사령님의 결재 지시가 도착하면 우리 기사들은 먼저 지도를 펴고, 그다음에 갑주를 점검합니다. 지도가 먼저입니다.

    언데드 저지 여사령 이나 솔 — 변경 결계 방어 연합(대륙 변경 세 구간의 결계 수호 기사단을 합동 지휘한 최초의 여성 연합 사령관)의 초대 사령관이자 지휘 결재 노트 여덟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경로 셋 분산 결재'로 연합 사령부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초반, 언데드 사령관 드라울(380009 언데드 군단 사령관 — 그 시즌 결계 정면을 향해 군단을 집결한 자)이 결계 북쪽 정면에 군단을 집결했다. 이나는 결재 노트를 펴 군단 이동 경로를 세 갈래로 유인하는 방어 배치를 결재로 작성한 뒤, 흑기사단 여단장 리라(380033 흑기사단 여단장)에게 인계했다. 리라의 부대가 북동·북서 두 방향으로 나뉘어 유인 기동을 하자 드라울의 군단이 셋으로 흩어졌고, 결계 정면 압박이 삼분의 일로 줄었다. 이나는 그 결재 노트를 닫으며 지도 위 군단 이동 경로를 붉은 잉크로 지웠다.

    후대 여사령들은 결재 지시보다 지도를 먼저 펴는 이나의 한 결을 임명 첫날에 배운다.

  • 결계잉크녀(結界잉크女)

    결계 잉크 조합사

    결계 잉크를 조합하는 술사녀

    봉인 잉크 한 병은 세 가지 재료의 비율이 정확할 때만 완성된다. 한 방울이라도 틀리면 다시 처음부터.

    결계 잉크 조합사는 봉인 잉크의 원료를 계량하고 혼합해 제조하는 전문 조합 직책으로, 외형은 흰 조합복 위 검은 앞치마, 양손 손목에 잉크 방호 토시, 작업대 위에 항상 저울과 세 가지 재료 병이 표준이다. 봉인 잉크 필경사(370040)가 쓸 잉크를 사전에 제조하는 후방 지원자다.

    잉크 조합은 재료 세 가지를 저울로 정확히 달아 순서대로 혼합하는 작업이다. 재료 순서가 바뀌면 잉크 색이 같아도 봉인 효력이 절반이 된다. 그래서 조합사의 작업대 위에는 항상 순서 번호가 적힌 재료 병이 왼쪽부터 나란히 놓여 있다. 가장 빠른 조합은 가장 정확한 순서 위에 있다.

    조합사가 저울 눈금을 맞추는 동안은 아무도 작업대 쪽으로 걸어가지 않습니다. 발소리 하나가 저울 눈금을 한 칸 흔듭니다.

    결계 잉크 조합사 이르마 뫼 — 봉인 결사 잉크 조합실(봉인 잉크 필경사 도민의 필경실 아래층에 위치한 작업실)의 초대 수석 조합사이자 잉크 조합 기록 노트 두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저울 눈금 두 권'으로 조합실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결계 잉크 재료 중 하나가 공급이 끊겨 대체 재료를 써야 했다. 이르마는 대체 재료의 비율을 찾기 위해 소량 테스트를 열두 번 반복하며 봉인 효력 유지 여부를 봉인 잉크 필경사(370040 봉인 잉크 필경사 도민)에게 확인받았다. 열두 번째 테스트에서 필경사가 "이 잉크, 효력 정상"이라 확인했다. 이르마는 대체 재료 비율을 조합 기록 노트에 적고, 그 위에 필경사의 확인 서명을 받아 공식 레시피로 등록했다.

    후대 조합사들은 재료가 바뀔 때 테스트 열두 번을 거치는 이르마의 한 결을 따른다.

  • 균열수선녀(龜裂修繕女)

    균열 봉인 수선녀

    균열난 봉인을 깁는 수선녀

    결계 균열은 손끝 한 뼘이 먼저다. 눈보다 손이 균열을 먼저 안다.

    균열 봉인 수선녀는 결계 균열을 현장에서 직접 막는 기술 직책으로, 외형은 방호 가죽 복, 양손에 봉인 잉크 강화 장갑, 등에 수선 재료 가방이 표준이다. 결계 균열 수선공(370042)과 같은 역할이나 여성 수선자 계보로 분리 운영된다. 잿빛 망루 감시녀(380044)의 균열 보고를 받아 출동한다.

    수선녀는 균열 앞에 무릎을 꿇고 손가락으로 균열 깊이를 먼저 재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손끝으로 느끼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 이 직업의 기본 원칙이다. 균열 깊이를 잘못 판단하면 수선 재료가 낭비되고 다음 출동이 늦어진다. 가장 정확한 손끝이 가장 빠른 수선을 만든다.

    수선녀가 장갑을 벗고 손가락을 균열에 대면, 그게 수선이 시작된 신호입니다. 장갑을 다시 끼면 수선이 완료된 겁니다.

    균열 봉인 수선녀 아나이 루 — 봉인 결사 여성 수선반(결계 균열 수선녀 다섯 명으로 구성된 별도 반)의 초대 수석 수선녀이자 수선 완료 보고서 이백 건을 올린 자 — 의 일화는 '손끝 이백 번'으로 수선반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결계 잉크 조합사 이르마(380039 결계 잉크 조합사 — 그 시즌 대체 재료 잉크를 처음 공급한 자)의 대체 잉크로 처음 수선하는 현장이 왔다. 아나이는 장갑을 벗고 손가락으로 균열 깊이를 재고 대체 잉크를 바른 뒤, 손끝으로 잉크가 굳는 속도를 확인했다. 기존 잉크보다 굳는 속도가 한 박자 느렸다. 아나이는 결재 보고에 그 차이를 한 줄 적어 이르마에게 피드백을 전달했다. 이르마는 그 피드백으로 대체 잉크 비율을 한 결 더 조정했다.

    후대 수선녀들은 새 잉크가 들어오면 손끝으로 굳는 속도를 반드시 재는 아나이의 한 결을 따른다.

  • 흑단룬해석녀(黑緞룬解釋女)

    흑단 룬 해석사

    흑단 룬을 해석하는 학자

    이 룬은 소리 내어 읽지 않는다. 소리 내어 읽으면 룬이 활성화된다.

    흑단 룬 해석사는 폐허·봉인 유물·저주 결계에 새겨진 고대 룬을 해석하는 전문가로, 외형은 짙은 회색 연구복, 왼쪽 어깨에 룬 탁본 가방, 오른손에 해석 노트가 표준이다. 회색 룬 해독사(370039 남성 해독사)와 같은 역할이나 흑단 계열 룬에 특화되어 있다.

    흑단 룬은 소리 내어 읽으면 룬이 활성화되어 가까운 자의 이름 한 줄을 저주 명단에 올린다. 그래서 해석사는 해석 결과를 반드시 필사(筆寫, 손으로 베껴 씀)로만 전달하고 구두(口頭, 말로 전달)로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해석사의 노트는 잉크로만 가득하고 목소리는 작업 중 거의 들리지 않는다. 가장 위험한 룬은 가장 아름답게 생긴 룬이다.

    룬 해석사가 노트를 펴면 우리는 그쪽으로 말을 건네지 않습니다. 우리 목소리가 룬을 건드릴 수 있으니까요.

    흑단 룬 해석사 비나 에른 — 봉인 결사 흑단 룬 해석부(가시 왕관 결계 여왕의 봉인 명단에 흑단 룬 관련 기록을 제공하는 부서)의 초대 수석 해석사이자 해석 노트 여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소리 없는 해석'으로 해석부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가시 왕관 결계 여왕 이렌느(380031 가시 왕관 결계 여왕)가 봉인 명단 주옥에 새겨진 룬 한 줄이 무슨 뜻인지 물어왔다. 비나는 그 룬을 직접 보기 위해 서고에서 관련 탁본을 꺼내 대조하고, 해석 결과를 노트에 적어 봉인 서고 여수호관 카르타(380034 봉인 서고 여수호관)를 통해 전달했다. 이렌느에게 구두로 전달하지 않고 노트를 인편으로 보낸 것이다. 이렌느는 노트를 받고 한 줄 읽으며 "다행이다, 소리 없는 해석이어서"라 짧게 답했다.

    후대 해석사들은 해석 결과를 절대 구두로 전달하지 않는 비나의 한 결을 따른다.

  • 유품목록녀(遺品目錄女)

    폐성 유품 목록사

    폐성 유품의 목록을 적는 자

    이 유품 하나에 이름 한 줄이 숨어 있다. 목록에 올리면 이름이 살아난다.

    폐성 유품 목록사는 발굴된 유품을 분류하고 목록을 작성해 봉인 명단에 이름을 복원하는 기록 전문직으로, 외형은 회색 작업 드레스, 어깨에 유품 분류 가방, 허리에 목록 노트 한 권이 표준이다. 폐성 잔재 탐문관(370037 남성 탐문관)의 여성 협력자이자 발굴 이후 목록 정리 담당자다.

    목록사는 유품 하나마다 발견 위치·상태·이름 단서를 목록에 세 항목씩 기록한다. 항목 하나라도 빠지면 그 유품은 미완성 목록으로 분류되어 봉인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그래서 목록사의 작업은 유품 수보다 항목 수를 더 정확하게 관리하는 일이다. 가장 완성된 목록은 세 항목이 가장 고르게 채워진 목록이다.

    목록사가 노트를 닫으면 그날 유품 목록이 완성된 겁니다. 그 두께가 폐성 복원의 두께입니다.

    폐성 유품 목록사 리안 카르 — 베스라인 폐성 발굴 목록 결사(폐성 잔재 탐문관 오스빈의 발굴 결과를 목록으로 정리한 결사)의 초대 수석 목록사이자 목록 노트 일곱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세 항목 일곱 권'으로 목록 결사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마지막 시즌, 폐성 잔재 탐문관 오스빈(370037 폐성 잔재 탐문관)이 가져온 유품 한 점에서 이름 단서를 찾지 못했다. 리안은 그 유품의 발견 위치와 상태 두 항목만 적고, 이름 단서 항목에 "추적 중"을 적어 미완성으로 표시했다. 잔해 명단 기록관 허반(370045 잔해 명단 기록관)이 나중에 그 "추적 중" 항목을 보고 추가 발굴 기록과 대조해 이름을 찾아냈다. 리안은 그 이름을 세 번째 항목에 적어 목록을 완성했다.

    후대 목록사들은 이름 단서가 없어도 "추적 중"으로 표시해 목록을 열어 두는 리안의 한 결을 따른다.

  • 저주명단녀(咀呪名單女)

    저주 명단 갱신자

    저주받은 자들의 명단을 갱신하는 자

    저주 명단은 한 시즌에 한 번 갱신한다. 갱신하지 않으면 명단이 살아서 움직인다.

    저주 명단 갱신자는 대륙 각 가문에 걸린 저주 기록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명단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전문 관리직으로, 외형은 회색 갱신 드레스, 왼쪽 허리에 저주 명단 노트, 오른손에 갱신 잉크 병이 표준이다. 저주 계보 추적관(380032)의 후속 작업자로, 추적관이 계보를 발굴하면 갱신자가 명단에 반영한다.

    저주 명단은 한 시즌에 한 번 전체를 검토하고 갱신해야 한다. 갱신하지 않으면 옛 저주가 새 형태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갱신자의 시계는 계절마다 한 번씩 정확히 울리고, 그 울림이 오면 갱신자는 다른 어떤 일도 뒤로 미루고 명단부터 열어 본다. 가장 살아 있는 명단은 가장 자주 갱신된 명단이다.

    갱신자가 명단 노트를 펼칠 때 잉크 향이 납니다. 그 향이 나면 우리 가문이 이번 시즌도 저주 명단을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저주 명단 갱신자 소피아 린 — 저주 계보 추적 결사(380032 저주 계보 추적관 엘비라의 결사와 같은 건물 안 별도 갱신 부서)의 초대 수석 갱신자이자 저주 명단 갱신 기록 노트 네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갱신 기록 네 권의 향'으로 갱신 부서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저주받은 공주 라비니아(380001 저주받은 공주 — 그 시즌 카스토르 가문 저주 상태 점검을 요청한 자)의 가문 저주 상태 갱신이 예정보다 한 시즌 늦어지는 사고가 생겼다. 소피아는 그 늦어진 한 시즌 동안 카스토르 가문 저주 명단이 한 단계 강해지는 것을 기록에서 발견했다. 그녀는 다음 시즌 정각에 명단을 갱신하며 갱신 기록 노트에 "한 시즌 지연 — 강화 한 단계 — 주의"를 적었다. 저주 계보 추적관 엘비라(380032)는 그 기록을 보고 갱신 주기를 한 달 더 앞당기는 절차 개정을 제안했다.

    후대 갱신자들은 지연 기록에 강화 수치를 함께 적는 소피아의 두 줄을 따른다.

  • 잿빛감시녀(灰色監視女)

    잿빛 망루 감시녀

    잿빛 망루의 감시녀

    망루에서 보이는 것은 잿빛 들판뿐이다. 들판 끝이 흔들리면 내가 가장 먼저 안다.

    잿빛 망루 감시녀는 결계 보조선 위 낡은 망루에서 이상 징후를 감시하는 보조 감시 직책으로, 외형은 회색 망토, 한 손에 감시 등불, 허리에 신호 나팔과 기록 수첩이 표준이다. 잿빛 성벽 파수꾼(370044 남성 파수꾼)의 여성 협력자이며, 파수꾼이 담당하는 구간 인접 망루를 담당한다.

    감시녀의 수첩에는 이상 징후 시각과 위치가 기록된다. 그 기록이 균열 봉인 수선녀(380040)의 출동 기준이 된다. 이상 징후를 놓치면 수선녀가 늦게 출동하고, 수선녀가 늦으면 균열이 커진다. 감시녀의 시각은 이 결계 방어의 첫 줄이다.

    감시녀 수첩 '이상 없음' 한 줄이 오늘 우리 수선반이 쉬는 허가증입니다.

    잿빛 망루 감시녀 에이나 린 — 북부 결계 제삼 구간 인접 망루(잿빛 성벽 파수꾼 에도의 성벽에서 보이는 두 번째 망루)를 십 년 담당한 감시녀이자 수첩 두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이상 없음 두 권'으로 감시녀 계보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마지막 해 가을, 파수꾼 에도(370044 잿빛 성벽 파수꾼 — 이웃 성벽 담당)와 같은 새벽 두 사람이 동시에 들판 북동 방향 흔들림을 수첩에 적었다. 에이나는 수첩에 "북동 — 이상 징후 — 새벽 3시 반"을 적고 신호 나팔을 불었다. 에도의 나팔이 반 박자 뒤에 이어졌다. 두 기록이 균열 봉인 수선녀 아나이(380040 균열 봉인 수선녀)의 출동 결재로 이어졌고, 아나이는 새벽 4시에 현장에 도착해 수선을 완료했다.

    후대 감시녀들은 신호 나팔을 수첩 기록 직후 바로 부는 에이나의 반 박자를 따른다.

  • 흑조훈련녀(黑鳥訓練女)

    야생 흑조 훈련사

    야생 흑조를 길들이는 훈련사

    흑조(黑鳥)는 명령을 들어서 나는 게 아니다. 이름을 불러줄 때 처음 날아온다.

    야생 흑조 훈련사는 폐허와 황무지에서 야생 흑조를 포획하고 훈련시켜 기사단 전령 목적으로 보급하는 전문직으로, 외형은 두꺼운 가죽 팔찌, 왼팔에 흑조 앉힘 가죽 받침, 허리에 이름 기록 수첩이 표준이다. 까마귀 전령(380017)보다 상위 직책이며, 흑조 한 마리를 훈련시키는 데 한 시즌이 걸린다.

    흑조는 이름을 처음 불러줄 때 고개를 돌리는 반응을 보인다. 그 반응이 없으면 이름이 틀린 것이다. 훈련사는 흑조 한 마리의 눈빛 색깔과 깃 형태를 한 시간 살피고 이름을 짓는다. 이름이 맞으면 흑조가 첫 비행 연습에서 두 배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한다. 가장 빠른 흑조는 가장 정확한 이름을 가진 흑조다.

    훈련사가 수첩을 꺼내 이름을 적기 시작하면 흑조가 한 결 조용해집니다.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는 것인지 모릅니다.

    야생 흑조 훈련사 마야 에스 — 변경 흑조 훈련 결사(기사단 전령 흑조 보급을 담당하는 결사, 매 시즌 열 마리를 납품한다)의 초대 수석 훈련사이자 흑조 이름 수첩 네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고개를 돌린 흑조'로 훈련 결사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 가장 이름 짓기 어려운 흑조는 한쪽 눈이 은빛인 흑조였다. 마야는 수첩에 이름 후보 열두 개를 적고 하루에 두 개씩 불러봤으나 여섯 번째 날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일곱 번째 날 새벽, 흑단 룬 해석사 비나(380041 흑단 룬 해석사 — 그날 작업실에서 탁본 작업 중이었던 자)가 창문을 통해 "은빛 눈"이라 중얼거리자 흑조가 처음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야는 수첩에 "은빛 눈"을 동그라미 치고 흑조에게 정중히 불러 주었다. 흑조는 첫 비행 연습에서 목적지에 가장 빠르게 도달했다.

    후대 훈련사들은 이름을 못 찾을 때 주변 목소리 한 마디를 수첩에 적어보는 마야의 한 결을 따른다.

  • 흑마필사녀(黑魔筆寫女)

    흑마법 기록 필사녀

    흑마법서를 옮겨 쓰는 필사녀

    이 마법 기록은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읽는다. 손으로 옮겨 적어야 기록이 완성된다.

    흑마법 기록 필사녀는 흑마법 관련 고문서와 봉인 기록을 봉인 잉크로 필사하고 보존하는 전문 필사직으로, 외형은 흰 필사복 위 검은 잉크 방호 앞치마, 양손에 필사 토시, 오른쪽 허리에 봉인 잉크 병이 표준이다. 봉인 서고 여수호관(380034)이 관리하는 서고 안에서 고문서 보존 작업을 담당한다.

    필사녀는 하루에 한 페이지씩만 필사한다. 그 이상 하면 손끝 감각이 둔해지고 다음 날 필사 정확도가 떨어진다. 한 페이지 이상 한 날은 반드시 다음 날 다시 점검한다. 가장 완성된 필사는 가장 느린 속도로 이루어진 필사다.

    필사녀가 오늘 노트를 닫으면 한 페이지가 완성된 겁니다. 그 노트 두께가 이 서고의 나이입니다.

    흑마법 기록 필사녀 나디아 코르 — 봉인 서고 필사실(봉인 서고 여수호관 카르타의 서고 한 켠에 딸린 작은 필사실)의 초대 수석 필사녀이자 필사 노트 열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한 페이지 열 권'으로 필사실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흑마법 마녀여왕(380002 흑마법 마녀여왕 셀레네 — 그 시즌 잿빛 자수정 탑의 옛 계약 기록 필사를 의뢰한 자)의 계약 기록 필사 의뢰가 들어왔다. 나디아는 분량을 확인하고 완료까지 일흔 일이 걸린다고 답했다. 셀레네의 수석 견습 비비안이 "더 빠르게 할 수 없냐"고 했으나 나디아는 "한 페이지를 더 하면 다음 날 한 페이지를 다시 해야 합니다"라 정중히 답하고 일흔 일을 지켰다. 비비안은 완성된 필사 기록을 받아 그 정확함에 한 호흡 동안 말이 없었다.

    후대 필사녀들은 속도를 요청받아도 한 페이지를 지키는 나디아의 한 결을 따른다.

  • 결계순찰녀(結界巡察女)

    봉인 결계 순찰녀

    결계 경계를 도는 순찰녀

    결계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무언가를 보는 게 아니라, 결계가 나를 본다.

    봉인 결계 순찰녀는 결계선을 매일 일정 시각에 도보로 순찰하며 이상 여부를 기록하는 전문 순찰 직책으로, 외형은 회색 순찰복, 어깨에 작은 봉인 잉크 병, 허리에 순찰 기록 수첩이 표준이다. 결계 수호 기사(370035 남성)와 같은 역할이나 여성 순찰 계보로 운영된다.

    순찰녀는 결계를 걷는 동안 결계 표면의 잔향(殘響, 봉인 에너지의 미세한 흔적)을 손끝으로 느끼며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기계 기록보다 손끝 감각이 먼저 균열 조짐을 파악한다. 순찰 기록에 "잔향 이상"이 적히면 잿빛 망루 감시녀(380044)에게 즉시 전달된다. 가장 빠른 순찰은 가장 깨어 있는 손끝 위에 있다.

    순찰녀가 손끝을 결계에 대는 순간이 하루 중 결계가 가장 잘 들리는 순간입니다.

    봉인 결계 순찰녀 에일라 솔 — 북부 결계 제삼 구간(결계 수호 기사 헬무트의 담당 구간)을 십이 년 순찰한 순찰녀이자 순찰 수첩 세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잔향 이상 세 권'으로 순찰 계보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순찰 중 결계 한 지점에서 손끝 잔향이 평소보다 한 결 약하게 느껴졌다. 눈으로는 이상이 없었으나 에일라는 수첩에 "잔향 미약 — 위치 기록"을 적고 잿빛 망루 감시녀 에이나(380044 잿빛 망루 감시녀)에게 알렸다. 에이나가 망루에서 그 위치를 집중 감시한 이틀 후 미세한 균열 조짐이 발견되었고, 균열 봉인 수선녀 아나이(380040)가 출동해 조기 수선했다. 그 미세 균열은 이틀 뒤 큰 균열로 발전할 수 있는 자리였다.

    후대 순찰녀들은 눈보다 손끝을 먼저 믿는 에일라의 한 결을 따른다.

  • 폐허등녀(廢墟燈女)

    폐허 등불 관리녀

    폐허 등불을 관리하는 시녀

    이 등불 한 자루가 새벽에 켜져 있으면, 이 폐허가 아직 살아 있다는 뜻입니다.

    폐허 등불 관리녀는 결계 안 폐허 각 지점의 등불을 매일 정해진 시각에 켜고 끄는 평민 보조 인원으로, 외형은 회색 작업 드레스, 한 손에 점화 도구, 어깨에 등유 작은 통이 표준이다. 봉인 결계 순찰녀(380047)의 야간 협력자이며, 등불이 켜지는 시각이 순찰녀의 출발 신호이기도 하다.

    등불 하나가 꺼지면 그 구간 순찰이 어두워지고, 순찰이 어두워지면 잔향 감지가 늦어진다. 등불 관리녀의 점화 시각이 정확할수록 결계 순찰 전체가 빨라진다. 가장 빠른 결계 방어는 정각에 켜지는 등불 하나에서 시작된다.

    등불 관리녀가 마지막 등불을 켜는 시각이 우리 순찰녀들의 첫 발걸음 신호입니다.

    폐허 등불 관리녀 아이나 카르 — 북부 결계 폐허 구역(결계 수호 기사 헬무트의 담당 구역 내 폐허 지점 열두 곳)을 팔 년 담당한 관리녀이자 점화 기록 수첩 두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열두 자루 정각'으로 관리녀 계보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한 겨울 폭설로 등유 보급이 하루 늦어졌다. 아이나는 남은 등유를 열두 자루에 정확히 분배해 이틀을 버텼다. 봉인 결계 순찰녀 에일라(380047 봉인 결계 순찰녀 — 그 이틀 야간 순찰을 담당한 자)가 이틀 동안 등불이 꺼지지 않는 것에 한 호흡 놀랐고, 아이나에게 "어떻게 이틀을 버텼느냐"고 물었다. 아이나는 "등유를 줄이면 등불이 어두워지니까 자루 수를 줄이는 대신 한 자루 분량을 아꼈습니다"라 답했다.

    후대 등불 관리녀들은 보급이 끊겨도 자루 수를 유지하는 아이나의 한 결을 따른다.

  • 잔해분류녀(殘骸分類女)

    잔해 분류 보조녀

    잔해를 분류하는 보조

    잔해 더미 안에 누군가의 하루가 들어 있습니다. 분류하면 그 하루가 다시 한 줄 살아납니다.

    잔해 분류 보조녀는 폐성 발굴 현장에서 탐문관이 수거한 잔해를 종류별로 분류하는 평민 보조 인원으로, 외형은 회색 작업 드레스, 어깨에 분류 통 두 개, 허리에 분류 기록 수첩이 표준이다. 폐성 유품 목록사(380042)의 현장 보조자이며, 목록사가 목록을 적기 전에 분류녀가 먼저 종류별로 정리한다.

    분류는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유품의 방향을 결정한다. 분류녀가 잘못 분류하면 목록사가 이름을 찾는 경로가 길어진다. 그래서 분류녀는 잔해 하나를 집어들 때마다 한 호흡 동안 살피고 통에 넣는 자세를 기본으로 배운다. 가장 빠른 목록은 가장 정확한 분류 위에 있다.

    분류녀가 한 호흡 동안 잔해를 살피는 그 자세가, 우리 목록사들이 이름을 찾는 속도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잔해 분류 보조녀 미아 린 — 베스라인 폐성 발굴 결사(폐성 유품 목록사 리안과 폐성 잔재 탐문관 오스빈이 이끄는 발굴 결사)의 막내 보조녀이자 분류 수첩 한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한 호흡 분류'로 보조녀 계보에 전해진다.

    그녀의 발굴 첫 시즌, 잔해 한 점이 두 통에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종류였다. 미아는 어느 통에 넣을지 몰라 잔해를 손에 들고 한 호흡 동안 서 있었다. 폐성 유품 목록사 리안(380042 폐성 유품 목록사)이 그 모습을 보고 "어느 쪽 특징이 더 강하냐?"고 물었다. 미아가 "이름 단서 가능성이 있는 쪽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라 답하자 리안은 "그 통"이라 했다. 미아는 그 분류 기준을 수첩에 적어 두었다. 그 한 줄이 이후 분류 기준의 첫 줄이 되었다.

    후대 분류녀들은 두 통 앞에서 "이름 단서 가능성"을 먼저 따지는 미아의 한 결을 따른다.

  • 봉인연료녀(封印燃料女)

    봉인 화로 연료 배달녀

    봉인 화로의 연료를 배달하는 처자

    화로가 꺼지기 전에 연료가 도착해야 합니다. 도착 시각이 제 직업입니다.

    봉인 화로 연료 배달녀는 봉인 잉크 조합실·필사실·각인 작업장의 화로에 연료를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평민 보조 인원으로, 외형은 회색 배달 드레스, 등에 연료 묶음, 허리에 배달 기록 수첩이 표준이다. 결계 잉크 조합사(380039)와 흑마법 기록 필사녀(380046)의 화로 담당 배달자다.

    배달 시각이 화로 다음 연료 투입 시각과 정확히 맞아야 한다. 배달이 한 박자 늦으면 화로가 식고, 화로가 식으면 그날 잉크 작업 전체가 늦어진다. 그래서 배달녀의 수첩에는 각 작업실 화로 투입 시각이 적혀 있고, 그 시각 오 분 전에는 반드시 문 앞에 도착한다. 가장 작은 묶음이 가장 큰 작업을 이어준다.

    배달녀의 발소리가 복도에서 들리면 우리는 잉크 화로 뚜껑을 미리 엽니다. 그 발소리가 오늘 작업 시작의 신호입니다.

    봉인 화로 연료 배달녀 엘라 뫼 — 봉인 결사 배달반(결계 잉크 조합실과 필사실 두 곳 화로를 동시에 담당하는 두 사람짜리 반)의 초대 선임 배달녀이자 배달 기록 수첩 두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오 분 전 발소리'로 배달반 안에 전해진다.

    어느 여름 오후 결사 전체 회의가 잡혀 모든 작업자가 회의실에 모였다. 배달녀 엘라만 배달 담당이라 회의에서 빠졌는데, 회의 중간 화로 투입 시각이 돌아왔다. 엘라는 회의실 문 앞에 연료를 두고 문을 두 번 노크한 뒤 조용히 갔다. 결계 잉크 조합사 이르마(380039 결계 잉크 조합사 — 그 회의에서 발표 중이었던 자)가 노크 소리에 잠깐 멈추었다가 "화로 연료입니다"라 말하고 발표를 이었다. 회의가 끝난 뒤 화로는 꺼지지 않고 있었다.

    후대 배달녀들은 어떤 상황에도 화로 투입 시각을 지키는 엘라의 두 번 노크를 따른다.

  • 망각군주(忘却君主)

    망각의 군주

    이름조차 잊힌 망각의 군주

    이 시대의 절반은 잊는 일이 미덕이다. 다만, 한 줄은 끝까지 외워둔다.

    망각의 군주는 한 폐허 시대의 최상위 권력자이지만, 외형은 단정한 회색 망토에 깨진 작은 시계 하나뿐이다. 본인은 잊는 일을 평생의 미덕으로 삼은 자이며, 그래서 한 시대가 그를 잊을수록 그의 자리가 더 안전해진다. 그러나 잊지 않는 한 줄이 있어, 그 한 줄을 끝까지 외운 자세가 그를 군주의 자리에 앉게 했다.

    망각의 군주는 가신단을 두지 않으며, 의뢰만으로 한 시대를 굴러가게 만드는 자다. 가장 무서운 권력은 모두를 외운 자가 아니라, 단 한 줄만 외우고 나머지를 모두 잊은 자다. 그 한 줄이 그의 평생의 검이다.

    우리 후대 군주들은 그 한 줄을 모른다. 다만, 그 한 줄이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사실 한 결을 외울 뿐이다. 그 외운다는 자세 자체가 우리 자리의 무게다.

    초대 망각의 군주 베일라 리흐트하른 — 회색 시계탑 결사(灰時計塔結社, 폐허 시대 첫 분기를 정중히 결재한 비밀 의뢰 결사)의 마지막 결재인이자 깨진 회중시계 한 점만 유물로 남긴 자 — 의 일화는 폐허 야사 결재 첫 줄에 적혀 있다.

    그가 군주로 추대된 그날, 가신단 후보 일곱이 큰 홀에 모여 평생 충성을 맹세했으나 베일라는 일곱 명의 이름과 가문을 그 자리에서 정중히 잊었다고 한다. 다만 그가 끝까지 외워 둔 한 줄은 옛 흑역병(黑疫病, 신이 침묵한 첫 봄을 휩쓴 잿빛 전염) 시기에 자기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부른 평민 두 글자였다. 베일라는 군주의 첫 분기 결재로 그 두 글자를 회색 호명관 명부 첫 줄에 정중히 올렸으며, 일곱 가신 후보의 이름은 끝내 명부 어디에도 적지 않았다. 일곱 후보는 그 자리에서 흩어져 각자의 폐허로 돌아갔고, 그 흩어진 자세 한 결이 폐허 시대 길드·신전 결재 분권 구조의 초석이 되었다. 베일라가 깨진 회중시계의 분침을 멈춘 새벽 시각은 지금도 회색 시계탑 결사 잔재 안에 한 줄 새김으로 남아 있다.

    후대 군주들은 임명 첫 새벽 그 시각에 손목을 한 결 멈추는 묵례를 의례로 삼는다.

  • 최후영웅존(最後英雄尊)

    마지막 영웅

    멸망 끝에 남은 마지막 영웅

    이 검은 한 번 더 휘두른다. 그 한 번이, 끝이라 해도.

    마지막 영웅은 한 시대의 마지막 라운드에 남은 단 한 명의 검사이다. 외형은 균열이 깊은 갑주, 한쪽 어깨가 흘러내린 망토, 허리에 한 자루 무거운 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이미 동료들을 모두 잃었고, 다음 결투가 자기 한 인생의 마지막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도 매일 아침 갑주를 닦고, 검을 갈고, 다음 발걸음을 정중히 정한다. 그 자세가 한 시대를 한 시즌만 더 살아 있게 만든다. 마지막 영웅의 진짜 위대함은 무공이 아니라, "한 번 더"를 자기 자세로 정중히 외우는 그 새벽 호흡이다.

    후대 라운드를 이어받은 우리는 갑주 닦는 시각을 그 새벽에 맞춥니다. 검술을 물려받은 게 아니라, 그 손목 한 결을 물려받았다고 외우지요.

    마지막 영웅 사이먼 갈란트 — 잿빛 검의 집전관 호적 마지막 줄에 정중히 올라간 단 한 명의 평민 출신 검사이자 동료 일곱을 잃고도 새벽 갑주 손질을 끊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폐허 길드 카운터 위 작은 액자에 짧게 새겨져 있다.

    그는 옛 동료 결사 '일곱 회색 망토'(七灰望土, 폐허 시대 첫 분기 마지막 모험가 결사)의 일곱 자리 가운데 마지막으로 살아남았고, 일곱 자리의 빈 갑주를 자기 작업대 옆에 정중히 늘어놓고 매일 같은 시각 한 자리씩 차례로 닦았다. 그가 마지막 결투를 앞둔 새벽에도 자기 갑주가 아니라 죽은 동료의 갑주 한 자리를 먼저 닦았다는 사실이 폐허 야사에 남아 있다. 결투 자리는 무너진 옛 광장 카로닐(Karonil, 신이 침묵한 그날 첫 균열이 갈라진 옛 왕국 광장)이었으며, 사이먼은 그 결투에서 정중히 패했지만 검 끝을 칼집으로 한 결 더 천천히 거두는 자세를 보였다. 그 자세를 본 잿빛 검의 집전관이 그날 밤 검의 인장을 사이먼의 갑주 깃에 정중히 새겨 주었다.

    후대 검사들은 그 광장 자리에 가서 갑주 한쪽 어깨를 한 결만 내려놓는 묵례를 한다. 가장 무거운 한 번은 검을 휘두르는 한 번이 아니라, 닦는 한 번이라는 격언이 그 광장 돌 위에 짧게 남아 있다.

  • 폐허길드주(廢墟길드主)

    폐허 길드장

    폐허 길드를 거느린 장

    이 길드 카운터에 한 의뢰가 들어오면, 한 시대가 한 번 더 살아남는다.

    폐허 길드장은 한 시대의 마지막 모험가 길드를 운영하는 자로, 외형은 회색 정장 위 가죽 망토, 가슴팍에 깨진 길드 문장, 카운터 옆에 늘 잘 손질된 검 한 자루가 표준이다. 본인은 이미 길드원의 절반 이상이 사망한 상태이지만, 길드 카운터의 등불을 매일 같은 시간 켜는 자세를 평생의 직업으로 삼는다. 폐허 길드의 진짜 강함은 길드원의 수가 아니라, 그 등불 한 자루가 매일 켜져 있다는 사실이다.

    떠돌이 한 명이 길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 한 번이, 한 시대가 한 시즌을 더 견디게 만드는 작은 손잡이다.

    우리 길드장 후대는 카운터 등불 점등 시각을 야경꾼·등불지기와 분 단위로 맞춥니다. 그 한 결 정렬이 한 시대를 묘하게 굴러가게 한다고, 선임은 임명 첫 주에 가르칩니다.

    폐허 길드 '회색 손잡이'(灰把,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살아남은 마지막 모험가 길드)의 4대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 — 길드원 열일곱 가운데 열셋을 잃고도 카운터 등불을 단 한 새벽도 끄지 않은 자 — 의 한 일화는 흑조 전령 부리에 가장 자주 외워진 한 줄로 남아 있다.

    어느 겨울 새벽, 신참 떠돌이 한 명이 균열 잔향에 휘말려 길드 문 앞에서 쓰러졌고, 미렌은 그날 카운터 등불을 평소보다 한 결 더 일찍 켰다. 그 한 결 빠른 점등을 폐허 야경꾼이 골목 끝에서 알아채고 한 호흡 더 머물렀으며, 그 한 호흡 사이에 잿빛 약초사가 마침 가방을 매고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약초사의 짧은 풀 한 줄기가 떠돌이의 손등에 정중히 얹혔고, 그 떠돌이는 다음 봄까지 살아남아 카운터 의뢰서 한 장을 카운터 위에 놓고 갔다.

    그 의뢰서 한 장이 미렌 임기 마지막 분기 결재의 첫 줄이 되었다. 미렌이 은퇴한 새벽, 후임 길드장은 등불 점화구 옆에 짧은 두 글자 '한결'이라는 회색 룬을 정중히 새겼다. 그 룬은 지금도 카운터 옆에 닳지 않고 남아 있다.

  • 낭흑마술자(浪黑魔術者)

    떠돌이 흑마술사

    흑마술을 부리며 떠도는 술사

    이 부적 한 장에 한 호흡이 들어 있다. 가져갈 자가 누군지, 부적이 먼저 안다.

    떠돌이 흑마술사는 한 마을 한 폐허를 떠돌며 작은 흑마법·부적·계약을 거래하는 자다. 외형은 짙은 회색 로브, 어깨에 작은 가방, 가방 안에는 늘 부적 묶음과 작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 있다. 본인은 정식 마법 길드에 소속되지 않으며, 큰 의뢰는 받지 않는다.

    다만 작은 부적·작은 계약이 한 마을의 한 시즌을 묘하게 굴러가게 한다. 그래서 떠돌이 흑마술사의 진짜 강함은 큰 마법이 아니라, 한 부적의 정확한 가격을 그 한 마을에 맞게 정할 수 있는 자세에 있다. 가장 작은 부적이 한 시대의 가장 큰 약속을 매일 한 줄씩 묶어둔다.

    우리 후대 떠돌이는 가격을 매기는 법을 가장 먼저 배웁니다. 부적 한 장이 한 마을의 한 끼와 같은 무게여야 한다는 그 한 결을, 선임의 가방 안 검은 고양이가 먼저 가르칩니다.

    떠돌이 흑마술사 카에란 위클리프 — 잿빛 들판 일곱 마을을 사십 년 떠돌며 부적 한 장에 한 끼의 동전 한 닢만 받았다는 자 — 의 일화는 잔치 끝 객잔지기들의 새벽 잡담에 자주 오른다.

    그가 임기 중 가장 비싸게 판 부적은 폐도 안내인 요나스의 손목 위에 묶인 한 장으로, 가격은 동전 두 닢이었다. 그 부적은 요나스가 균열 자락 옆 옛 골짜기 카브린(Kabrin,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신참 안내인 셋이 잃어버린 작은 골짜기)에서 길을 잃은 새벽 정확히 한 호흡만 그의 등을 뎁혀 주었다고 전해진다. 카에란은 그 부적이 사실 그날 아침 자기 검은 고양이가 가방 안에서 한 번 더 부른 짧은 울음 한 줄로 묶인 것이라고 했다.

    그가 떠난 자리에 마을 사람들은 부적 가격을 정중히 두 닢에 고정했고, 그 두 닢은 지금도 떠돌이 흑마술사 후대의 표준 시세다. 카에란의 검은 고양이는 그가 죽은 다음 봄까지 같은 객잔 처마 아래에서 한 번씩 짧게 울었다는 야사가 남아 있다. 그 짧은 울음 한 줄이 부적의 진짜 가격이라는 격언이 골목 사이에 짧게 떠돈다.

  • 잔해청소부(殘骸淸掃夫)

    잔해 청소부

    잔해를 치우는 청소부

    이 잔해 안에 누군가의 마지막이 들어 있군요. 정중히 정리하겠습니다.

    잔해 청소부는 한 폐허·한 전장의 잔해를 정리해 인근 마을 매장지로 옮기는 평민이다. 외형은 낡은 회색 작업복, 어깨에 큰 손수레, 허리에 작은 부적 주머니가 표준이다. 본인은 영웅도 흑마술사도 아니지만, 한 시대의 가장 마지막 의식을 자기 손으로 매일 한 번씩 끝낸다.

    잔해 안에서 발견되는 옛 갑주 조각, 옛 편지 한 장, 옛 결혼 반지 같은 작은 유물들은 늘 그의 손수레 한쪽에 모아져, 다음 마을 매장지의 작은 유품 보관함에 정중히 인계된다. 가장 큰 사관(史官)은 큰 책을 쓰는 자가 아니라, 그 손수레 한 쪽 칸의 작은 보관함이다.

    우리 후대 청소부들이 손수레 왼쪽 칸을 절대 비우지 않는 규칙을 외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한 줄 사연은 늘 왼쪽 칸에 먼저 놓는다고, 선임이 첫 새벽에 가르칩니다.

    잔해 청소부 도브라 한슬리히 — 사십 년 동안 옛 전장 카로닐 외곽(Karonil 외곽, 폐허 시대 첫 균열 자리 인근 들판)을 매일 한 번씩 정리한 평민 — 의 일화는 회색 수레꾼들 사이에 가장 자주 회자된다.

    어느 늦봄 새벽, 도브라는 부서진 갑주 안쪽에서 작은 결혼 반지 한 점을 발견했고, 반지 안쪽에는 짧은 두 글자 '미렌'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그 반지를 손수레 왼쪽 칸의 가장 정중한 자리에 놓았고, 그날 저녁 폐허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의 책상 위에 한 줄 메모와 함께 정중히 인계했다. 미렌은 그 반지가 자기 어머니가 신이 침묵한 봄에 잃은 한 점이었음을 그 자리에서 알아보았다. 그날 이후 폐허 길드 카운터 등불은 한 결 더 정중히 켜지기 시작했다는 야사가 짧게 남아 있다. 도브라는 그 반지에 어떤 가격도 매기지 않았으며, 다만 손수레 왼쪽 칸을 다음 새벽까지 한 번 더 비워 두었다고 한다.

    후대 청소부들은 손수레 왼쪽 칸을 늘 한 결 비워 두는 자세를 직무 첫 줄에 외운다.

  • 잿빛신탁관(灰色神託官)

    잿빛 신탁관

    잿빛 신탁을 받는 관리

    신은 더 이상 답하지 않는다. 다만 침묵의 결을 읽어 한 줄을 옮길 뿐이다.

    잿빛 신탁관은 신이 침묵한 시대의 마지막 신전 정점에 앉은 자로, 외형은 잿빛 사제복, 어깨에 깨진 신탁 두루마리 묶음, 허리에 작은 종지(終止) 인장이 표준이다. 본인은 응답 없는 신전에서 매일 한 번씩 침묵을 듣고, 그 침묵 사이의 결을 한 줄로 옮겨 적는다. 그 한 줄이 한 시대의 모든 길드·마을·잔해 작업의 분기 결재를 묘하게 정렬시킨다.

    잿빛 신탁관은 응답을 기다리지 않으며, 침묵을 응답으로 읽는 자세 하나로 평생을 버틴다. 가장 무거운 신탁은 큰 계시가 아니라, 응답 없는 새벽에 한 줄을 정중히 적어 두는 손목 위에 있다. 그래서 신전의 진짜 목소리는 종소리가 아니라, 그 잉크가 마르는 작은 소리다.

    후대 신탁관은 첫 새벽 잉크병을 받기 전에 침묵 한 시진을 견디는 시험을 봅니다. 한 줄을 적기 전에 한 시진을 비워 두는 일이 신탁의 진짜 첫 줄이라고, 종지 인장의 무게가 가르칩니다.

    7대 잿빛 신탁관 헬가 본 라이마르 — 응답 없는 종지 신전(終止神殿, 신이 침묵한 첫 새벽에 마지막으로 종이 울린 회색 절벽 위 신전)의 일곱 번째 정점 — 의 일화는 옛 약속 결재인의 인장 다발 안 짧은 두루마리 한 장에 정중히 남아 있다.

    헬가가 신탁관에 추대된 새벽, 그녀는 두루마리 한 장에 단 한 줄도 적지 않은 채 한 시진을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 한 시진 동안 종지 신전 처마 끝의 깨진 풍경(風磬, 옛 신탁 시대에 종소리 대신 침묵을 알리던 작은 종)이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 한 시진 이후 헬가는 한 줄 '오늘은 비워 둔다'를 정중히 적었고, 그 한 줄이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의 모든 길드·마을 결재의 비공식 첫 줄이 되었다.

    그날 폐허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는 카운터 등불을 평소보다 한 결 더 늦게 끄는 자세로 응답했고, 폐성 검은 기사단장 또한 새벽 호명을 한 결 더 천천히 마쳤다. '비워 두는 한 줄'은 후대 신탁관 임명 의례 첫 자세로 굳어졌다. 헬가의 잉크병은 지금도 신전 책상 위에 마른 채로 정중히 놓여 있다.

  • 폐성흑단장(廢城黑團長)

    폐성의 검은 기사단장

    폐성에 자리 잡은 검은 기사단의 단장

    단원이 다섯 남았다. 그 다섯의 이름을 외우는 일이 검술보다 무겁다.

    폐성의 검은 기사단장은 무너진 옛 왕성의 마지막 기사단을 통솔하는 자로, 외형은 그을린 검은 갑주, 한쪽 어깨가 찢어진 망토, 허리에 한 자루 무거운 검과 작은 호적 명부가 표준이다. 본인은 이미 단원의 9할을 잃었지만, 매일 새벽 폐성 안마당에 모여 다섯 명의 이름을 정중히 부른다. 그 호명이 끝나야 그날의 순찰이 시작된다.

    폐성의 진짜 방벽은 무너진 성벽이 아니라, 그 다섯 호명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새벽 한 줄이다. 가장 무거운 검은 단장의 한 자루가 아니라, 다섯 명의 이름이 적힌 그 한 권 호적 명부다. 단장이 자리를 떠나는 날 단원들은 그가 검을 두고 갈지 명부를 두고 갈지를 두고 농담처럼 내기를 건다.

    후임 단장은 검을 받기 전에 명부를 먼저 받습니다. 검을 거두는 손목보다 다섯 이름을 외우는 손목이 먼저 정렬되어야 한다고, 인계 첫 새벽이 가르치지요.

    9대 폐성의 검은 기사단장 라간 코르프 — 무너진 옛 왕성 베이른카(Beyrnka, 폐허 시대 첫 균열이 절벽에 갈라진 옛 변경 왕성)의 마지막 단장 — 의 일화는 회색 호명관 명부 한 줄과 함께 짧게 전해진다.

    그가 9대 단장으로 추대된 새벽, 명부에는 다섯 이름 가운데 한 줄이 비어 있었다. 라간은 그 빈 줄을 채우지 않은 채 사흘을 호명하지 않고 폐성 안마당에 그대로 서 있었으며, 사흘째 새벽에야 그 빈 줄에 자기 동생의 이름 짧은 두 글자 '리에'를 정중히 적었다. 동생 리에는 신이 침묵한 첫 봄에 잿빛 균열에 휘말려 사라진 평민으로, 단원 호적에 오른 적이 없는 자였다.

    라간은 그 한 줄 추가에 대해 어떤 결재도 청하지 않았고, 다만 매일 새벽 다섯 이름의 마지막 자리에 그 두 글자를 정중히 외웠다. 회색 호명관은 그 한 줄을 자기 본 명부에도 정중히 옮겨 적었고, 그 짧은 두 글자는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 호적 결재의 비공식 표준이 되었다. 후임 단장들은 임명 첫 새벽 자기 명부 가장 마지막 줄에 외운 한 평민의 짧은 두 글자를 정중히 적는 의례를 따른다.

  • 사어사관(死語史官)

    사어(死語) 사관

    사어로 된 옛 기록을 옮기는 사관

    이미 죽은 말을 외우는 일이오. 산 자가 잊으면, 다음 시대가 한 줄을 잃소.

    사어 사관은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옛 말과 옛 이름을 한 권의 회색 책에 옮겨 적는 자로, 외형은 짙은 회색 학자 도포, 가슴팍에 종지 인장 펜던트, 한 손에 옛 잉크병과 가는 펜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사라진 마을 이름·옛 길드 호칭·끊어진 가문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가 한 줄을 옮겨 적지 않으면 그 한 줄은 다음 세대에 영영 사라진다.

    사어 사관의 진짜 직무는 책을 쓰는 일이 아니라, 잊혀가는 한 줄에 호흡 한 번을 더 얹는 자세다. 그래서 사어 사관의 책에는 화려한 영웅담보다 짧은 이름들의 목록이 더 길게 이어진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왕국의 멸망이 아니라, 한 평민 가족의 마지막 성씨다.

    후대 사관은 펜을 잡기 전에 짧은 평민 두 글자를 천 번 받아 적는 시험을 거칩니다. 큰 이름을 옮기는 일보다 짧은 이름을 정확히 옮기는 손목 한 결이 무겁다고, 잉크병이 가르치지요.

    사어 사관 보덴 라이슈탈 — 종지 인장 학사단(終止印章學士團,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사라진 옛 말 한 줄을 정중히 보존하기 위해 결성된 학사 결사)의 마지막 사관 — 의 일화는 그가 남긴 회색 책 부록에 짧게 적혀 있다.

    보덴이 평생 옮겨 적은 옛 가문 성씨는 사천 일곱이지만, 그 가운데 그가 가장 자주 이야기하던 한 줄은 평민 가족 '에를리흐'(Ehrlich, 신이 침묵한 첫 봄에 잿빛 들판 한 마을에서 통째로 사라진 평민 가문)의 짧은 일곱 글자였다. 그 가족의 마지막 후손이 누구도 아닌 잔해 청소부 손수레 안에서 발견된 결혼 반지 한 점뿐이었기 때문이다. 보덴은 그 가족의 한 줄을 책 마지막 장에 정중히 옮겨 적었고, 그 한 줄 옆에 자기 호흡 한 번을 더 얹기 위해 일주일을 잉크 마르는 자세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 일주일 동안 폐허 길드 카운터 옆 등불이 한 결 더 정중히 켜졌고, 잿빛 신탁관의 새벽 잉크 마르는 소리도 한 결 더 천천히 흘렀다. 보덴이 책을 덮은 새벽, 옛 묘비 새김장의 끌이 그 가족 묘비 위에 짧은 일곱 글자를 정중히 새겼다.

    후대 사관들은 책 마지막 장 한 줄을 비워 두는 자세를 직무 표준으로 삼는다.

  • 침묵종지기(沈默鐘지기)

    침묵 종소리지기

    울지 않는 종을 지키는 자

    이 종은 울리지 않습니다. 다만, 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매일 확인하는 게 제 직무입니다.

    침묵 종소리지기는 폐허 시대의 큰 종탑을 평생 지키는 자로, 외형은 회색 망토, 가슴팍에 작은 종추 펜던트, 허리에 정밀 청음 도구 묶음이 표준이다. 그 종은 신이 침묵한 그날 이후 한 번도 울리지 않았으나, 종소리지기는 매일 같은 시각에 종탑에 올라 종이 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중히 확인한다. 그 한 줄 확인이 한 시대의 모든 잔해 작업·길드 분기 결재의 시작 신호다.

    가장 무거운 종은 큰 소리를 내는 종이 아니라,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은 침묵을 정확히 지키는 종이다. 종소리지기가 자리를 비운 한 주, 한 마을이 그날의 새벽을 시작하지 못한 일화가 폐허 야사에 남아 있다.

    후대 종소리지기는 종추 무게를 한 결 외우는 데 한 해를 씁니다. 종이 울리지 않는다는 사실보다, 그 침묵이 평소와 같은 결인지를 가늠하는 손목 한 결이 더 무겁다고 가르치지요.

    침묵 종소리지기 카리타 윈스로프 — 회색 절벽 위 폐탑 그라우엔(Grauen, 신이 침묵한 첫 새벽에 마지막으로 종이 울린 옛 변경 종탑)의 4대 지기 — 의 일화는 폐허 야경꾼들의 새벽 노트 한 장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가을, 카리타는 평소 같은 시각에 종탑에 올랐다가 종추가 평소보다 한 결 다른 호흡으로 흔들리는 침묵을 들었다. 그녀는 그 한 결 차이를 회색 호명관 명부 한 줄과 함께 잿빛 신탁관에게 정중히 알렸고, 그날 폐허 길드 카운터 등불은 평소보다 한 결 더 일찍 점화되었다. 그 한 결 빠른 점화 덕분에 균열 수도사가 평소보다 한 호흡 더 빨리 그날의 균열 앞에 도착했고, 한 마을이 다음 새벽까지 한 호흡 더 살아남았다.

    카리타는 그 한 결 차이를 평생 어디서 들었는지 말하지 않았으며, 다만 종추 펜던트를 늘 가슴팍 같은 자리에 정중히 두었다. 그녀가 자리를 떠난 새벽, 후임 지기는 그 펜던트의 자리를 그대로 비워 두고 종추 무게만 한 해 동안 외웠다고 한다. 그라우엔 종은 지금도 울리지 않으며, 다만 한 결 같은 침묵을 정중히 유지한다.

  • 봉인묘지기(封印墓지기)

    봉인 묘지기

    봉인된 묘지를 지키는 자

    이 봉인은 풀라고 만든 게 아니오. 잊지 말라고 만든 거요.

    봉인 묘지기는 한 시대 가장 위험했던 옛 존재·옛 무기·옛 계약을 봉인한 묘를 평생 지키는 자로, 외형은 짙은 회색 망토, 어깨에 봉인 인장 묶음, 허리에 한 자루 정중한 단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봉인을 푸는 자가 아니라, 봉인의 한 줄 새김이 닳지 않도록 매일 같은 손목으로 한 번씩 덧긋는 자다. 그래서 봉인 묘지기의 직무는 강함이 아니라, 한 줄을 매일 같은 압력으로 덧긋는 자세다.

    가장 무거운 봉인은 큰 마법이 아니라, 그 한 줄이 백 년 동안 같은 손목 위에서 닳지 않은 새벽들의 합이다. 봉인 묘지기는 후계를 고를 때 검술이 아니라, 같은 시각에 같은 자세로 두 시간을 앉아 있을 수 있는 인내심을 본다.

    후대 묘지기는 봉인의 첫 줄이 누구의 손목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외우지 않습니다. 다만, 그 한 줄이 어제와 같은 압력으로 오늘도 덧그어져야 한다는 자세 한 결만 외우지요.

    봉인 묘지기 안셀름 코르덴 — 잿빛 봉인지 카르네스(Karnes, 폐허 시대 첫 분기에 옛 마검 일곱 자루를 정중히 봉인한 회색 평원의 묘)의 7대 지기 — 의 일화는 옛 약속 결재인의 인장 다발 안 한 장 두루마리에 정중히 남아 있다.

    안셀름이 임명된 새벽, 그는 봉인의 한 줄을 덧긋기 전에 선임 지기 베이그너의 마지막 새벽 손목을 정중히 한 결 따라 그어 보았다. 베이그너는 그 자리에서 안셀름에게 단검 한 자루도 물려주지 않았으며, 다만 자기 손목이 마지막 새벽에 머문 자리에 짧은 두 글자 '같다'를 정중히 새겨 주었다. 안셀름은 사십 년 동안 그 두 글자를 매일 새벽 같은 손목으로 한 결 덧그었고, 그 동안 봉인 한 줄은 단 한 새벽도 닳지 않았다. 그가 자리를 떠난 새벽, 카르네스의 봉인 묘 한쪽에는 일곱 마검 가운데 어떤 칼날도 흔들리지 않았다.

    후대 지기들은 임명 첫 새벽 그 두 글자 '같다' 옆에 자기 호흡 한 결만 정중히 얹는 의례를 따른다. 봉인의 진짜 강함은 새김의 깊이가 아니라, 같은 손목들이 정중히 이어진 새벽들의 합이라는 격언이 그 평원에 짧게 떠돈다.

  • 회색룬각인(灰色룬刻印)

    회색 룬 각인사

    회색 룬을 각인하는 장인

    이 룬 한 줄은 보호가 아니오. 잊지 않겠다는 표식이오.

    회색 룬 각인사는 폐허 시대의 갑주·검·유품에 회색 룬을 정밀히 새기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잿빛 가죽 앞치마, 어깨에 작은 룬 끌 묶음, 한 손에 정밀 망치가 표준이다. 화려한 마법 효과를 부여하는 룬과 달리, 회색 룬은 단지 그 물건이 누군가의 한 시즌을 지나갔다는 사실만 새긴다.

    그래서 회색 룬이 새겨진 검은 더 강해지지 않지만, 더 정중히 다뤄진다. 본인은 신참 모험가의 닳은 단검 위에 한 줄 회색 룬을 새기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는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영웅의 신검이 아니라, 죽은 동료의 망토 깃 위에 새겨주는 짧은 회색 룬이다.

    후대 각인사는 망치 무게보다 끌 한 결의 정중함을 먼저 배웁니다. 룬은 깊이가 아니라 한 결의 호흡으로 새기는 일이라고, 첫 작업대 옆에서 가르치지요.

    회색 룬 각인사 헬레나 빈드리히 — 잿빛 들판 마지막 룬 작업방 그라이슈탯(Greischtatt,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마지막으로 운영된 회색 룬 전문 작업방)의 4대 장인 — 의 일화는 회색 호명관 명부 한 줄 옆 짧은 표식으로 남아 있다.

    어느 늦봄, 폐성 검은 기사단장 라간 코르프의 단원 한 명 '리에'가 잿빛 균열에 휘말려 사라졌고, 그의 망토만 회색 수레꾼의 수레 위에 정중히 놓여 마을에 도착했다. 헬레나는 그 망토 깃 위에 평생 가장 짧은 회색 룬 두 글자 '있다'를 정중히 새겼고, 그 망토는 폐성 안마당 라간의 옆자리에 정중히 걸렸다. 라간은 그 망토 옆에서 매일 새벽 다섯 호명을 한 결 더 천천히 마쳤고, 그 한 결이 폐성의 호흡 한 결을 한 시즌 더 살아 있게 했다. 헬레나는 그 룬에 대해 어떤 가격도 청구하지 않았으며, 다만 작업방 끌 묶음 옆 빈자리에 라간의 빈 단검 한 자루를 정중히 보관했다. 그녀가 자리를 떠난 새벽, 후임 각인사는 그 단검을 그대로 둔 채 자기 끌만 새로 들였다.

    후대 각인사는 첫 룬을 새기기 전에 그 빈 단검 옆에 한 결 손을 얹는 의례를 따른다.

  • 잔향추적자(殘響追跡者)

    잔향 추적자

    스러진 잔향을 따라가는 추적자

    이 폐허에 한 호흡이 남아 있소. 그 결을 따라 한 줄만 따라가면 됩니다.

    잔향 추적자는 폐허·전장의 공기 속에 남은 옛 호흡과 옛 발자국의 잔향을 따라 옛 동료·옛 유품·옛 진실을 찾아내는 자다. 외형은 짙은 회색 외투, 어깨에 작은 청음 도구, 허리에 정밀 단검과 한 줄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폐허의 평소 공기 결·옛 분기 잔향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폐허 길드장이 잃어버린 동료의 마지막 자리를 찾을 때 가장 먼저 그를 부른다. 잔향 추적자의 진짜 능력은 큰 마법이 아니라, 빈 공간 안에서 누군가의 마지막 호흡 한 줄을 정중히 들을 수 있는 청음 한 결이다. 그가 한 줄을 따라가면, 그 끝에서 누군가의 마지막 자세가 정중히 발견된다.

    후대 추적자는 노트에 큰 줄을 적지 않습니다. 한 호흡, 한 결, 한 발자국 — 짧은 단어 셋만 정중히 옮겨 적는 자세가 청음 직무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잔향 추적자 요시 베어홀름 — 잿빛 외투 결사(灰外套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결성된 청음·추적 전문 결사)의 마지막 청음사 — 의 일화는 폐허 길드 카운터 옆 작은 액자 두 번째 자리에 짧게 놓여 있다.

    어느 늦겨울, 폐허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의 신참 떠돌이 한 명이 잿빛 외곽 골짜기 카브린(Kabrin, 폐도 안내인 후계 시험장으로 자주 쓰이는 작은 골짜기)에서 사흘째 돌아오지 않았다. 요시는 카운터 의뢰서 한 장을 받자마자 골짜기 입구에 도착해 청음 도구로 사흘 전의 호흡 한 결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사흘째 새벽, 요시는 골짜기 안쪽 폐 우물 옆에서 떠돌이의 마지막 발자국이 정중히 멈춘 자리를 찾았고, 그 자리에는 떠돌이가 마지막 호흡으로 정중히 내려놓은 작은 부적 한 장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요시는 그 부적을 손대지 않고, 노트에 짧은 단어 셋 '같다, 멈춤, 정중'만 정중히 옮겨 적었다. 회색 수레꾼이 그 자리에서 떠돌이를 정중히 모셔 갔으며, 부적은 떠돌이 흑마술사 카에란의 가방 안 빈자리에 정중히 돌아갔다. 요시가 은퇴한 새벽, 후임 추적자는 그 노트를 그대로 물려받아 같은 단어 셋을 첫 페이지에 정중히 옮겨 적었다.

  • 균열수도사(龜裂修道士)

    균열 수도사

    균열을 묵상하는 수도사

    이 균열은 막는 게 아니오. 매일 한 호흡씩 좁히는 거요.

    균열 수도사는 신이 침묵한 그날 대륙 곳곳에 생긴 작은 균열들을 매일 한 호흡씩 좁히는 자로, 외형은 회색 수도복, 어깨에 작은 부적 묶음, 허리에 정밀 호흡 도구가 표준이다. 본인은 큰 마법이나 영창으로 균열을 닫지 않으며, 그저 매일 같은 자리에서 같은 호흡을 한 번씩 정확히 흘려보낸다. 그 한 호흡이 그날의 균열 한 결을 한 줄만큼 좁힌다.

    균열 수도사는 후계를 고를 때 마력이 아니라, 같은 시각에 같은 호흡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일년을 채울 수 있는 자세를 본다. 가장 무거운 한 호흡은 큰 영창이 아니라, 새벽마다 같은 균열 앞에 같은 자세로 앉는 한 줄 일과다. 그래서 폐허 시대의 진짜 마법은 영창이 아니라, 그 호흡들의 합이라는 격언이 있다.

    후대 수도사는 첫 새벽 호흡을 외울 때 절대 큰 숨을 쉬지 않습니다. 한 결 같은 호흡을 일 년 채우는 일이 강한 영창보다 무겁다고, 균열 앞 작은 깔개가 가르치지요.

    균열 수도사 베르너 라이슈탈 — 잿빛 수도원 호펜그라우(Hofengrau, 폐허 시대 첫 균열 자리 인근 회색 절벽 위에 세워진 작은 수도원)의 12대 좁힘이 — 의 일화는 잿빛 신탁관 헬가의 두루마리 부록 한 장에 짧게 적혀 있다.

    베르너는 신참 시기 호흡을 한 결 흐트러뜨려 폐허 야경꾼 한 명을 잃을 뻔한 일이 있었고, 그 새벽 이후 사십 년을 단 한 호흡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그가 평생 좁힌 균열 가운데 가장 좁아진 한 자리는 옛 광장 카로닐 한 모퉁이의 작은 균열이며, 사십 년에 걸쳐 한 결 한 줄씩 좁아져 지금은 폐허 시대 가장 정중한 손금 자국으로 남아 있다. 그 자리는 후대 균열 수도사 후계 시험장으로 정해졌으며, 시험은 그 손금 자국 위에 한 결 자기 호흡을 정중히 얹는 일이다.

    베르너는 은퇴한 새벽 자기 호흡 도구를 후임에게 물려주지 않고, 다만 그 도구를 카로닐 손금 자국 옆에 정중히 놓아 두었다. 호펜그라우 수도원 종은 그날 한 결 더 정중한 침묵으로 가라앉았고, 균열 수도사 후대는 첫 새벽 그 도구 옆에 자기 호흡을 한 결 얹는다. 가장 무거운 호흡은 베르너 한 사람의 한 호흡이 아니라, 사십 년 사 일곱 개의 새벽 호흡들의 합이다.

  • 금기사서(禁忌司書)

    금기 서고 사서

    금기의 서고를 지키는 사서

    이 책은 빌려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한 줄만 읽어드릴 수 있습니다.

    금기 서고 사서는 폐허 시대의 한 신전 지하 서고를 지키는 자로, 외형은 짙은 회색 학자복, 가슴팍에 서고 열쇠 한 다발, 한 손에 작은 등불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금기서의 평소 보관 결·옛 분기 열람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떠돌이 흑마술사도, 잿빛 신탁관도 결국 그의 작은 등불 앞에 와서 한 줄을 부탁한다.

    금기 서고의 진짜 규칙은 책을 못 빌려준다는 것이 아니라, 한 줄만 읽어주는 자세를 백 년 동안 흐트러뜨리지 않는 일이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금기가 아니라, 그 한 줄을 정중히 거절하는 사서의 새벽 호흡 위에 있다. 금기 서고의 등불은 사서가 자리를 떠난 첫날 가장 먼저 흔들린다.

    후대 사서는 책 한 권을 통째로 외우는 시험을 보지 않습니다. 한 줄을 정중히 거절하는 자세를 백 일 연습한 뒤에야 등불 한 자루를 정식으로 받지요.

    금기 서고 사서 룬테 베어홀름 — 종지 신전 지하 서고 그라우블라트(Graublatt,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가장 많은 금기서를 정중히 보관한 지하 서고)의 6대 사서 — 의 일화는 떠돌이 흑마술사 카에란이 카에란 자기 가방 안 작은 노트에 정중히 옮겨 적은 한 줄로 남아 있다.

    어느 늦겨울 새벽, 카에란은 부적의 한 결 가격을 잡기 위해 룬테 앞에 서서 짧은 두 글자 '검은'으로 시작하는 옛 부적 책의 한 줄을 청했다. 룬테는 등불을 한 결 더 정중히 들어 올린 채 책을 펼치지 않고 그 한 줄을 외워 카에란에게 들려주었다. 그 한 줄은 사실 책 안에 적힌 적이 없으며, 룬테가 평생 한 번도 외부에 옮긴 적 없는 자기 어머니의 짧은 자장가 한 절이었다. 카에란은 그 자장가가 책 한 줄과 한 결 같은 무게를 가진다는 사실을 그 자리에서 알아채고, 부적 가격을 그 새벽에는 청구하지 않았다. 룬테는 그 새벽 이후 어떤 사서에게도 자장가의 출처를 말하지 않았으며, 다만 등불의 정중한 자리를 한 결 더 가다듬었다.

    후대 사서는 등불을 받기 전에 자기 어머니의 짧은 한 줄을 정중히 외우는 의례를 따른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책 안 글자가 아니라, 등불 옆 사서의 호흡 한 결이라는 격언이 서고 입구 돌 위에 짧게 새겨져 있다.

  • 폐허등지기(廢墟燈지기)

    폐허 등불지기

    폐허의 등불을 지키는 자

    이 등불 한 자루가, 오늘 밤 누군가의 한 끼를 지킵니다.

    폐허 등불지기는 폐성·폐도·옛 다리 위의 등불을 매일 같은 시각에 켜고 끄는 평민 출신 직공이다. 외형은 닳은 회색 작업복, 어깨에 작은 기름통, 허리에 정밀 점화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등불의 평소 위치·옛 분기 점등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폐허 길드장이 카운터의 등불을 켜기 직전, 등불지기의 한 줄 점등이 먼저 마을의 새벽을 연다. 가장 무거운 한 줄 점등은 큰 광장의 등불이 아니라, 골목 끝 작은 다리 위의 한 자루 등불 위에 있다. 등불지기가 자리를 비운 새벽, 한 떠돌이가 길을 잃고 다음 마을에 도착하지 못한 일화가 폐허 야사에 남아 있다.

    후대 등불지기는 첫 새벽 큰 광장 등불보다 골목 끝 작은 다리 위 등불을 먼저 켜는 자세를 배웁니다. 작은 자리가 큰 자리보다 먼저라는 한 결이 직무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폐허 등불지기 야니카 코르덴 — 잿빛 다리 자락 미트브뤼케(Mittbrücke,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가장 자주 떠돌이가 길을 잃은 작은 골목 끝 다리)의 4대 점등이 — 의 일화는 폐허 야경꾼 노트 두 번째 페이지에 짧게 적혀 있다.

    어느 늦가을 새벽, 야니카는 평소보다 한 결 더 일찍 다리 위 등불을 켰는데, 그 새벽 떠돌이 한 명이 잿빛 들판 외곽에서 사흘 만에 마을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떠돌이는 그 한 결 빠른 등불 덕분에 다리를 정중히 건넜고, 잔치 끝 객잔지기 안나의 새벽 첫 잔을 받았다. 그 떠돌이는 뒷날 회색 호명관 명부 한 줄에 정중히 추가된 평민 가족 '에를리흐'의 마지막 후손으로 밝혀졌으며, 그 한 결 빠른 점등이 한 가족의 짧은 일곱 글자를 다음 시대로 한 결 더 데려갔다. 야니카는 그 새벽 점등에 대해 어떤 결재도 청하지 않았고, 다만 평생 미트브뤼케 등불을 평소보다 한 결 일찍 켜는 자세를 자기 표준으로 정중히 두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점등이는 그 한 결 빠른 자세를 그대로 물려받아 다음 시즌까지 정중히 이어갔다.

    후대 등불지기들은 첫 새벽 미트브뤼케 다리 위에서 한 결 더 정중히 점화구를 잡는 의례를 따른다.

  • 갑주수선공(甲冑修繕工)

    옛 갑주 수선공

    낡은 갑주를 손보는 수선공

    이 갑주, 다섯 사람의 한 시즌을 지나왔습니다. 한 줄만 더 잇겠습니다.

    옛 갑주 수선공은 폐허 시대의 닳은 갑주·찢어진 망토·금이 간 방패를 정중히 수선하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잿빛 가죽 앞치마, 어깨에 작은 가죽실 묶음, 한 손에 정밀 가죽 바늘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갑주의 평소 마모 결·옛 분기 수선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폐성 검은 기사단장의 단원 다섯 명의 갑주는 늘 그의 작업대 위에 차례로 놓인다. 옛 갑주 수선공의 진짜 직무는 갑주의 강함을 더하는 일이 아니라, 그 갑주가 지나온 다섯 사람의 호흡을 한 줄로 잇는 자세다. 가장 무거운 한 줄 바느질은 새 갑주가 아니라, 죽은 단원의 갑주 깃 위에 새겨주는 정중한 한 땀이다.

    후대 수선공은 첫 작업으로 새 갑주를 만들지 않습니다. 닳은 망토 깃 한 결에 정중한 한 땀을 얹는 일을 백 일 연습한 뒤에야 작업대 옆자리를 받지요.

    옛 갑주 수선공 베르타 빈드리히 — 회색 룬 각인사 헬레나 빈드리히의 동생이자 폐성 베이른카(Beyrnka) 작업방의 4대 바늘잡이 — 의 일화는 옛 갑주 작업방 처마 아래 짧은 한 줄로 남아 있다.

    어느 늦봄, 폐성 검은 기사단장 라간 코르프의 단원 한 명 '리에'의 망토가 그녀의 작업대 위에 놓였고, 망토 깃에는 헬레나가 새긴 회색 룬 두 글자 '있다'가 정중히 새겨져 있었다. 베르타는 그 룬 옆에 평생 가장 짧은 한 땀을 정중히 더 놓았는데, 그 한 땀은 망토 안쪽으로만 보이는 자리였다. 그 한 땀은 베르타가 자기 어머니의 닳은 망토에서 한 결 풀어낸 옛 가죽실 한 가닥으로 묶인 것이었다. 라간은 그 망토를 폐성 안마당 자기 옆자리에 정중히 걸어 두었으며, 그 한 땀의 위치를 죽기 전까지 어디에도 말하지 않았다. 베르타는 그 작업에 대해 어떤 가격도 청구하지 않았고, 다만 작업방 작업대 한쪽에 라간의 빈 갑주 자리 한 결을 정중히 비워 두었다.

    후대 수선공들은 첫 작업 전에 그 빈 자리에 손을 한 결 얹는 의례를 따른다. 가장 무거운 한 땀은 보이는 자리에 있지 않다는 격언이 작업방 처마 아래 짧게 떠돈다.

  • 유품감정사(遺品鑑定師)

    유품 감정사

    유품의 가치를 감정하는 사부

    이 반지, 가격은 거의 없소. 다만 한 줄 사연이 무겁소.

    유품 감정사는 잔해 청소부의 손수레에서 인계된 옛 갑주 조각·옛 편지·옛 결혼 반지의 출처와 사연을 정중히 감정하는 평민 출신 학자다. 외형은 단정한 회색 외투, 가슴팍에 작은 감정 인장 펜던트, 한 손에 정밀 돋보기와 한 줄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 문장·옛 결혼 인장·옛 길드 표식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유품 한 점이 그의 책상 위에 놓이면, 그 사람이 마지막에 누구를 그리워했는지를 한 줄로 옮겨 적어 다음 마을 보관함에 정중히 인계한다. 가장 무거운 감정은 큰 보석이 아니라, 닳은 결혼 반지의 안쪽에 새겨진 짧은 두 글자다. 유품 감정사의 진짜 가격표는 동전이 아니라, 그 한 줄 사연 위에 적힌 정중한 호흡이다.

    후대 감정사는 첫 새벽 큰 보석을 보지 않습니다. 닳은 반지의 안쪽 짧은 두 글자를 정중히 옮겨 적는 자세 한 결이 가격표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유품 감정사 살리스 호프슈탯 — 잿빛 보관함 학사단(灰保管學士團,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잔해·유품 감정 표준을 정중히 정한 학사 결사)의 4대 감정사 — 의 일화는 회색 수레꾼의 운반 노트 한 장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가을, 잔해 청소부 도브라가 인계한 결혼 반지 한 점이 살리스의 책상 위에 놓였고, 반지 안쪽에는 짧은 두 글자 '미렌'이 새겨져 있었다. 살리스는 그 반지에 동전 가격을 한 닢도 매기지 않았으며, 다만 한 줄 노트에 '미렌-어머니'라는 짧은 표식과 함께 회색 호명관 명부에 정중히 인계했다. 폐허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는 그 반지를 자기 책상 작은 서랍 한 결 안쪽에 정중히 보관했고, 그 서랍은 미렌 임기 마지막 새벽까지 단 한 번도 다시 열리지 않았다. 살리스는 그 감정을 평생의 표준 자세로 삼아 큰 보석보다 짧은 두 글자를 먼저 옮기는 의례를 학사단 첫 줄에 기재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감정사는 그 한 줄 노트를 그대로 물려받아 첫 페이지에 정중히 붙여 두었다.

    후대 감정사들은 첫 작업 전에 그 한 줄 옆에 자기 호흡 한 결을 얹는 의례를 따른다.

  • 폐도안내자(廢道案內者)

    폐도(廢道) 안내인

    폐도를 안내하는 안내인

    이 길은 지도에 없습니다. 다만, 제 손목이 외우고 있습니다.

    폐도 안내인은 옛 왕국의 무너진 가도(街道)와 잊혀진 산길을 떠돌이·길드원·잔해 청소부에게 안내하는 평민 출신 길잡이다. 외형은 닳은 회색 외투, 어깨에 작은 등불과 손목 노트, 허리에 정밀 단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도의 평소 노면·옛 분기 통행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손목으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던전 지도제작자의 지도가 끝나는 자리에서 폐도 안내인의 손목이 시작된다. 가장 무거운 한 줄 안내는 큰 가도가 아니라, 마지막 마을에서 다음 폐허로 넘어가는 작은 골짜기의 한 결 위에 있다. 폐도 안내인은 후계를 고를 때 지도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자기 손목이 길을 잊지 않는 인내심을 본다.

    후대 안내인은 첫 새벽 큰 가도를 외우지 않습니다. 작은 골짜기 한 결을 자기 손목으로 백 번 더듬는 자세가 안내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폐도 안내인 요나스 카브린호프 — 잿빛 들판 외곽 골짜기 카브린(Kabrin,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신참 안내인 셋이 길을 잃었던 작은 골짜기)을 사십 년 정중히 외운 4대 안내인 — 의 일화는 떠돌이 흑마술사 카에란이 부적 두 닢에 묶어 준 손목 부적 한 장과 함께 짧게 전해진다.

    어느 늦겨울 새벽, 폐허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의 신참 떠돌이 한 명이 카브린 골짜기에서 사흘째 돌아오지 않았고, 요나스는 청음 도구도 등불도 없이 자기 손목 노트만 한 장 들고 골짜기에 들어섰다. 그는 사흘 전 자기가 그 떠돌이의 어깨를 한 결 짚어 준 자리부터 거꾸로 손목 한 결씩 길을 더듬었으며, 그 끝에서 잔향 추적자 요시가 한 호흡 더 머물러 둔 폐 우물 옆 자리에 정중히 도착했다. 떠돌이는 이미 정중히 그 자리에 마지막 호흡을 내려놓은 후였고, 요나스는 자기 손목 노트에 짧은 한 줄 '여기까지'를 정중히 옮겨 적었다.

    그 한 줄은 카브린 골짜기 안내 표준의 마지막 자리 표시가 되었으며, 후대 안내인은 그 자리에서 한 결 손목을 멈추는 의례를 따른다. 요나스가 은퇴한 새벽, 후임 안내인은 그 손목 부적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가장 무거운 한 결 안내는 길을 찾는 자세가 아니라, 길을 정중히 멈추는 자세라는 격언이 골짜기 입구에 짧게 떠돈다.

  • 객잔지기옹(客棧지기翁)

    잔치 끝 객잔지기

    잔치 끝난 객잔을 지키는 늙은 점주

    한 잔 더 드릴까요? 잔치는 끝났지만, 손님은 아직 한 분 남으셨네요.

    잔치 끝 객잔지기는 한 시대의 큰 잔치가 모두 끝난 폐허 길목의 작은 객잔을 평생 지키는 평민 출신 주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회색 작업복, 머리에 잿빛 두건,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정밀 잔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손님의 평소 식성·옛 분기 한 끼의 결정적 시점·금기 음식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큰 잔치는 끝났지만, 매일 밤 한 명의 떠돌이가 그의 객잔 문을 열고 들어온다. 객잔지기는 그 한 명에게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 같은 한 잔을 정중히 따른다. 가장 무거운 한 잔은 큰 잔치의 마지막 잔이 아니라, 손님이 한 명 남은 새벽에 따르는 정중한 한 잔이다.

    후대 객잔지기는 첫 새벽 큰 잔을 닦지 않습니다. 손님 한 명이 늘 앉던 자리의 작은 잔 한 결을 같은 시각에 정중히 채우는 자세가 객잔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잔치 끝 객잔지기 안나 호프슈탯 — 폐허 길목 객잔 라이흐트로(Leichtroh,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큰 잔치가 마지막으로 열렸던 골목 끝 객잔)의 4대 주인 — 의 일화는 폐허 길드 카운터 옆 작은 액자 세 번째 자리에 짧게 놓여 있다.

    어느 늦가을 새벽, 등불지기 야니카가 평소보다 한 결 일찍 다리 위 등불을 켠 그 새벽에 안나는 객잔 문 옆 같은 자리에 같은 작은 잔을 정중히 따라 두었다. 그 새벽 떠돌이 한 명이 카브린 골짜기에서 정중히 돌아왔고, 객잔에 앉아 그 작은 잔을 비웠다. 그 떠돌이는 평민 가족 '에를리흐'의 마지막 후손이었으며, 안나의 그 한 잔이 그 가족의 짧은 일곱 글자를 다음 시즌까지 정중히 살아 있게 했다. 안나는 그 한 잔에 어떤 동전도 청구하지 않았고, 다만 객잔 문 옆 자리를 평생 같은 잔 한 결로 정중히 비워 두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주인은 그 잔을 그대로 두고 자기 새 잔만 옆에 정중히 놓았다.

    후대 객잔지기들은 첫 새벽 그 자리 작은 잔 옆에 자기 호흡 한 결을 얹는 의례를 따른다. 가장 무거운 한 잔은 큰 잔치의 마지막 잔이 아니라, 늘 같은 자리의 작은 잔이라는 격언이 객잔 문 옆에 짧게 떠돈다.

  • 회색수레자(灰色수레者)

    회색 수레꾼

    회색 수레를 끄는 자

    유품은 제가 옮깁니다. 슬픔은 옮겨드릴 수 없습니다. 그건 가족 몫이지요.

    회색 수레꾼은 잔해 청소부의 보관함과 유품 감정사의 노트를 받아 다음 마을 매장지로 옮기는 평민 출신 운반자다. 외형은 단정한 회색 작업복, 한 손에 채찍, 어깨에 작은 가방, 허리에 짐 묶음 끈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매장지의 평소 노면·옛 분기 운반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한 시대의 모든 마지막 의식의 마지막 한 줄 운반은 결국 그의 수레 위에서 끝난다. 가장 무거운 한 짐은 큰 보물이 아니라, 죽은 자의 외투 한 벌과 짧은 한 줄 사연이 함께 놓인 작은 보관함이다. 회색 수레꾼이 마을 입구에 도착하는 그 한 결이, 한 시대의 가장 마지막 호흡이다.

    후대 수레꾼은 첫 새벽 큰 짐을 끌지 않습니다. 작은 보관함 하나를 정확한 속도로 마을 입구까지 정중히 끌어 가는 자세가 운반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회색 수레꾼 한노 라이슈탈 — 잿빛 운반 결사(灰運搬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매장지 운반 표준을 정중히 정한 평민 결사)의 4대 끌이 — 의 일화는 회색 호명관 명부 한 장 부록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가을 새벽, 한노는 잔해 청소부 도브라가 인계한 작은 보관함 한 점을 수레 왼쪽 칸 가장 정중한 자리에 올리고 마을 입구를 향해 출발했다. 보관함 안에는 짧은 두 글자 '미렌'이 새겨진 결혼 반지 한 점과 유품 감정사 살리스의 짧은 한 줄 노트가 함께 놓여 있었다. 한노는 그 운반 길에 평소보다 한 결 더 천천히 걸었으며, 마을 입구에 도착한 시각이 폐허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가 카운터 등불을 켜는 그 시각과 정확히 한 결 겹치도록 정중히 보폭을 맞추었다. 미렌은 그 보관함을 책상 작은 서랍 안쪽에 정중히 받았고, 한노는 그 새벽 운반에 대해 어떤 동전도 청구하지 않았다. 한노는 평생 그 보폭을 자기 표준으로 두었으며, 그가 은퇴한 새벽 후임 끌이는 그 보폭을 한 결 그대로 물려받았다.

    후대 수레꾼들은 첫 새벽 마을 입구에서 카운터 등불 점화 시각을 정중히 한 결 맞추는 의례를 따른다.

  • 잿빛검의관(灰色劍儀官)

    잿빛 검의(劍儀) 집전관

    잿빛 검의를 집전하는 관리

    검을 뽑는 자세보다, 검을 다시 거두는 자세가 더 무겁습니다. 그 한 결이 의식의 시작이오.

    잿빛 검의 집전관은 폐허 시대의 중요한 결투·맹세·장례에서 검을 뽑고 거두는 의례를 정중히 진행하는 자다. 외형은 잿빛 의례복, 가슴팍에 작은 검의 인장 펜던트, 허리에 한 자루 정중히 닳은 의식용 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검을 휘두르는 자가 아니라, 검이 어떤 결로 뽑혀 어떤 호흡으로 거두어져야 하는지를 한 표로 외우는 자다.

    폐성 검은 기사단장의 다섯 호명이 끝나면, 그의 한 동작이 그날의 순찰을 정중히 봉(封)한다. 가장 무거운 한 결은 검이 살을 가르는 순간이 아니라, 검이 칼집으로 돌아가 정확히 멈추는 그 짧은 호흡 위에 있다. 집전관이 손목을 한 결 잘못 거두면, 그 마을의 한 시즌이 묘하게 어긋난다는 격언이 있다.

    후대 집전관은 첫 새벽 검을 뽑지 않습니다. 칼집 한 결만 백 번 정중히 더듬는 자세가 의례의 첫 줄이라고, 인장 펜던트의 무게가 가르치지요.

    잿빛 검의 집전관 베라 카로닐 — 잿빛 검의 결사(灰劍儀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 결투·맹세·장례 의례 표준을 정중히 정한 결사)의 7대 집전관 — 의 일화는 폐성 검은 기사단장 라간 코르프의 호적 명부 한 장 부록에 짧게 적혀 있다.

    어느 늦봄 새벽, 마지막 영웅 사이먼 갈란트의 결투가 무너진 옛 광장 카로닐 한 자리에서 정중히 열렸고, 베라는 그 자리의 의례 집전을 맡았다. 사이먼이 결투에 정중히 패한 그 새벽, 베라는 사이먼이 검을 칼집으로 한 결 더 천천히 거두는 자세를 옆에서 정중히 지켜보았다. 그 자세를 본 베라는 자기 검의 인장 펜던트를 사이먼의 갑주 깃에 한 결 정중히 새겨 주었고, 그 한 결 새김이 잿빛 검의 의례 표준의 마지막 줄이 되었다.

    베라는 그 의례에 대해 어떤 결재도 청하지 않았으며, 다만 자기 의식용 검을 카로닐 광장 돌 옆에 한 결 비스듬히 정중히 두었다. 그 검은 지금도 같은 자리에 정중히 닳아 있으며, 후대 집전관은 임명 첫 새벽 그 검 옆에 자기 손목을 한 결 얹는 의례를 따른다. 가장 무거운 한 결은 뽑는 손목이 아니라, 거두는 손목이라는 격언이 광장 돌 위에 짧게 새겨져 있다.

  • 약속결재인(約束決裁人)

    옛 약속 결재인

    옛 약속을 결재하는 자

    이 약속은 백 년 전에 적힌 것이오. 다만, 백 년 후에도 같은 자세로 결재되어야 하오.

    옛 약속 결재인은 폐허 시대 이전의 옛 가문·옛 길드·옛 신전 사이에 묶인 미완(未完) 계약을 정중히 결재하는 자다. 외형은 짙은 회색 학자복 위 검은 망토, 가슴팍에 결재 인장 한 다발, 한 손에 정밀 결재용 펜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약속의 평소 결재 결·옛 분기 이행 결재·금기 조항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사어 사관의 책에 적힌 짧은 두 글자 한 줄이 그의 책상 위에서 비로소 한 결 결재된다. 옛 약속 결재인의 진짜 권한은 큰 도장이 아니라, 백 년 전의 호흡과 오늘의 호흡을 같은 자세로 정렬시키는 손목 한 결이다. 가장 무거운 결재는 큰 왕국의 조약이 아니라, 한 가족이 백 년 전에 남긴 짧은 묘비 한 줄의 이행 확인이다.

    후대 결재인은 첫 새벽 큰 조약 결재를 보지 않습니다. 백 년 전 짧은 한 줄과 오늘의 한 결 호흡을 같은 자세로 정렬하는 손목 연습이 결재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옛 약속 결재인 라우라 빈드리히 — 잿빛 약속 학사단(灰約束學士團,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옛 미완 계약 결재 표준을 정중히 정한 학사 결사)의 4대 결재인 — 의 일화는 사어 사관 보덴 라이슈탈의 회색 책 한 장 부록에 짧게 적혀 있다.

    어느 늦겨울, 라우라의 책상 위에 사어 사관 보덴이 책 마지막 장에 정중히 옮겨 적은 평민 가족 '에를리흐'의 짧은 일곱 글자가 한 줄로 도착했다. 그 일곱 글자에 묶인 백 년 전의 미완 약속은 그 가족의 결혼 한 결을 다음 시대까지 정중히 이어 두는 짧은 조항이었다. 라우라는 결재용 펜을 한 결 더 정중히 들어 그 일곱 글자 옆에 결재 인장 한 점을 정확히 같은 자세로 찍었다. 그 결재가 끝난 새벽, 옛 묘비 새김장의 끌이 그 가족 묘비 위에 짧은 일곱 글자를 정중히 새기기 시작했다. 라우라는 그 결재에 대해 어떤 추가 결재도 요구하지 않았으며, 다만 결재 인장 한 점을 책상 가장 정중한 자리에 평생 두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결재인은 그 인장 자리에 자기 새 인장만 정중히 옆에 두었다.

    후대 결재인들은 첫 새벽 그 인장 옆에 자기 손목 한 결을 얹는 의례를 따른다.

  • 회색호명관(灰色呼名官)

    회색 호명관(呼名官)

    사라진 이름을 부르는 호명관

    이름을 부르는 일에는 정중함이 필요합니다. 부르고 나면, 그 사람이 한 줄 더 살아 있게 되니까요.

    회색 호명관은 폐허 시대의 마을·길드·신전에서 망자(亡者)의 이름을 매일 같은 시각에 정중히 부르는 평민 출신 직무자다. 외형은 단정한 잿빛 외투, 가슴팍에 호명 인장 펜던트, 한 손에 두툼한 호적 명부와 작은 등불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호적의 평소 결재 결·옛 분기 호명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폐성 검은 기사단장의 다섯 호명, 폐허 길드장의 잃어버린 동료 한 줄, 유품 감정사의 짧은 두 글자가 결국 그의 명부 한 줄로 합류한다. 가장 무거운 한 호명은 큰 왕의 이름이 아니라, 잔해 청소부 손수레에서 처음 발견된 짧은 평민 두 글자다. 호명관이 자리를 비운 새벽, 그 두 글자는 다음 시대로 한 줄 더 가지 못한다.

    후대 호명관은 첫 새벽 큰 왕의 이름을 외우지 않습니다. 평민 두 글자 천 번을 정중한 같은 어조로 부르는 자세 한 결이 호명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회색 호명관 토르마 카브린호프 — 잿빛 호적 결사(灰戶籍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망자 호명 표준을 정중히 정한 평민 결사)의 4대 호명이 — 의 일화는 폐성 검은 기사단장 라간 코르프의 명부 한 줄 옆에 짧게 적혀 있다.

    어느 늦봄 새벽, 토르마는 라간이 새로 적은 짧은 두 글자 '리에'를 자기 본 명부에 정중히 옮겨 적었으며, 그 두 글자를 평소보다 한 결 더 정중한 어조로 새벽 호명에 합류시켰다. 그 새벽 이후 폐성 안마당의 다섯 호명은 늘 여섯 줄이 되었고, 그 한 줄 추가가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 호적 결재의 비공식 표준이 되었다. 토르마는 그 한 줄 추가에 대해 어떤 결재도 청하지 않았으며, 다만 명부 마지막 줄을 한 줄 비워 두는 자세를 평생의 표준으로 두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호명관은 그 빈 한 줄을 그대로 두고 자기 새 명부의 첫 줄을 정중히 시작했다.

    후대 호명관들은 임명 첫 새벽 그 빈 한 줄 옆에 자기 짧은 두 글자를 정중히 적는 의례를 따른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이름이 아니라, 비워 둔 한 줄이라는 격언이 명부 가장자리에 짧게 떠돈다.

  • 흑조전령자(黑鳥傳令者)

    흑조(黑鳥) 전령

    흑조를 부려 소식을 전하는 전령

    이 까마귀가 한 줄을 외워 갑니다. 답장은 사흘 안에, 같은 부리로 돌아옵니다.

    흑조 전령은 폐허 시대의 길드·신전·기사단 사이의 짧은 한 줄 서신을 검은 까마귀에 실어 전하는 자다. 외형은 짙은 회색 외투, 어깨에 정밀 새장과 손목 노트, 허리에 작은 부적 주머니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까마귀의 평소 비행 결·옛 분기 전령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폐허 길드장의 카운터 위 한 장 의뢰서가 흑조 전령의 부리에 외워져, 다음 폐성 단원 다섯의 새벽 위로 정중히 도착한다. 흑조 전령의 진짜 능력은 빠른 비행이 아니라, 까마귀에게 한 줄을 정확히 외우게 만드는 자세 한 결이다. 가장 무거운 한 줄 서신은 큰 전쟁 통보가 아니라, 떠돌이 한 명이 다음 마을에 도착했다는 짧은 안부다.

    후대 전령은 첫 새벽 큰 서신을 외우지 않습니다. 까마귀 부리 옆에 자기 입을 한 결 더 정중히 두는 자세가 전령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흑조 전령 카리스 호프슈탯 — 잿빛 새장 결사(灰鳥籠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흑조 전령 표준을 정중히 정한 평민 결사)의 4대 전령이 — 의 일화는 폐허 길드 카운터 의뢰서 부록 한 장에 짧게 적혀 있다.

    어느 늦겨울 새벽, 폐허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의 신참 떠돌이가 카브린 골짜기에서 정중히 돌아왔다는 짧은 안부 한 줄이 카운터 위에 놓였다. 카리스는 그 한 줄을 자기 정중한 까마귀 한 마리 '슈바르츠'(Schwarz, 잿빛 새장 결사 4대 표준 까마귀)에게 부리 옆에서 천천히 외워 주었고, 슈바르츠는 그 한 줄을 폐성 검은 기사단장 라간의 새벽 호명 자리 위로 정중히 옮겼다. 라간은 그 안부 한 줄에 답장으로 짧은 두 글자 '있다'를 정중히 적어 보냈으며, 슈바르츠는 같은 부리로 사흘 안에 카운터 위에 정중히 돌아왔다. 카리스는 그 새벽 전령에 대해 어떤 동전도 청구하지 않았고, 다만 슈바르츠 부리 옆에 평생 같은 결의 정중한 호흡을 두었다. 카리스가 은퇴한 새벽, 후임 전령은 슈바르츠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후대 흑조 전령들은 첫 새벽 까마귀 부리 옆에 자기 입을 한 결 더 정중히 두는 의례를 따른다.

  • 폐허야경자(廢墟夜警者)

    폐허 야경꾼

    폐허의 밤을 지키는 야경꾼

    이 새벽이 너무 조용하면, 오히려 한 골목을 두 번 더 돌아봅니다. 침묵이 늘 친절한 건 아니라서요.

    폐허 야경꾼은 폐성·폐도·옛 다리 위를 매일 새벽 한 시각에 정중히 순찰하는 평민 출신 경비자다. 외형은 닳은 회색 외투, 어깨에 작은 등불과 청음 도구, 허리에 정밀 단검과 한 줄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골목의 평소 공기 결·옛 분기 순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폐허 등불지기가 등불을 켜고 나면, 야경꾼의 한 줄 순찰이 그 등불 사이의 침묵을 정중히 채운다. 가장 무거운 한 결 순찰은 큰 광장 한 바퀴가 아니라, 골목 끝 작은 다리 위의 한 자루 등불 옆을 정확히 한 호흡 더 머무는 일이다. 야경꾼이 한 골목을 한 호흡 짧게 돌면, 그 마을의 한 시즌이 묘하게 흔들린다.

    후대 야경꾼은 첫 새벽 큰 광장을 돌지 않습니다. 골목 끝 작은 다리 위 등불 옆에 한 호흡 더 정중히 머무는 자세가 순찰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폐허 야경꾼 헬가 그라이슈탯 — 잿빛 야경 결사(灰夜警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새벽 순찰 표준을 정중히 정한 평민 결사)의 4대 순찰이 — 의 일화는 침묵 종소리지기 카리타 윈스로프의 종추 노트 부록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가을 새벽, 카리타가 그라우엔 종추의 한 결 다른 호흡을 정중히 알린 그 새벽에 헬가는 미트브뤼케 다리 위 등불 옆에서 평소보다 두 호흡 더 머물렀다. 그 두 호흡 사이에 균열 수도사 베르너의 호흡 한 결이 카로닐 균열을 한 줄 더 좁혔고, 잿빛 약초사가 마을 입구에 정중히 도착했다. 한 떠돌이가 그 골목 끝에서 정중히 쓰러진 자리에 잿빛 약초사의 짧은 풀 한 줄기가 한 결 정중히 얹혔으며, 그 떠돌이는 다음 새벽까지 살아남아 카운터 의뢰서 한 장을 미렌의 책상 위에 정중히 놓았다. 헬가는 그 두 호흡에 대해 어떤 결재도 청하지 않았고, 다만 새벽 순찰 노트 한 장에 짧은 한 줄 '두 호흡 더'를 정중히 옮겨 적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순찰이는 그 한 줄을 노트 첫 페이지에 정중히 옮겨 적었다.

    후대 야경꾼들은 첫 새벽 그 다리 위에서 두 호흡 더 정중히 머무는 의례를 따른다.

  • 잿빛약초사(灰色藥草師)

    잿빛 약초사

    잿빛 풀로 약을 짓는 약초사

    이 풀 한 줄기는 큰 병을 고치지 못합니다. 다만, 한 사람의 새벽 한 호흡을 고쳐드릴 수 있습니다.

    잿빛 약초사는 폐허 시대의 무너진 정원·옛 산길·잿빛 들판에서 짧은 약초를 정중히 채집해 작은 약을 짓는 평민 출신 약초인이다. 외형은 닳은 잿빛 작업복, 어깨에 작은 약초 가방, 허리에 정밀 작은 가위와 한 줄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정원의 평소 자생 결·옛 분기 채집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떠돌이 한 명이 폐허 길드 카운터 옆에 쓰러지면, 길드장이 가장 먼저 그를 부른다. 가장 무거운 한 줄 처방은 큰 영약이 아니라, 닳은 단검에 베인 한 떠돌이의 손등 위에 정중히 얹히는 작은 풀 한 줄기다. 잿빛 약초사의 진짜 약효는 풀이 아니라, 그 풀을 정중히 얹는 손목의 한 결 호흡이다.

    후대 약초사는 첫 새벽 큰 영약을 짓지 않습니다. 풀 한 줄기를 정확한 호흡으로 떠돌이 손등 위에 정중히 얹는 자세 한 결이 처방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잿빛 약초사 미카 호펜그라우 — 잿빛 정원 결사(灰庭園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약초 채집·처방 표준을 정중히 정한 평민 결사)의 4대 약초인 — 의 일화는 폐허 길드 카운터 부록 노트 한 장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가을 새벽, 폐허 길드장 미렌 코어호프의 카운터 옆에 떠돌이 한 명이 정중히 쓰러졌고, 등불지기 야니카가 한 결 일찍 켠 등불 덕분에 미카가 평소보다 한 호흡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미카는 가방 안 가장 짧은 풀 한 줄기 '그라우'(Grau, 잿빛 들판 외곽에서만 자라는 짧은 회색 잎)를 가위 없이 손가락으로 한 결 정중히 끊어, 떠돌이의 손등 위에 정확한 호흡으로 얹어 주었다. 그 한 결 처방으로 떠돌이는 다음 새벽까지 정중히 살아남아, 잔치 끝 객잔지기 안나의 작은 잔 한 결을 비울 수 있었다. 미카는 그 처방에 대해 어떤 동전도 청구하지 않았으며, 다만 그라우 풀을 가방 가장 정중한 자리에 평생 두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약초인은 가방 그 자리를 그대로 둔 채 자기 새 가위만 옆에 정중히 두었다.

    후대 약초사들은 첫 새벽 그라우 풀 한 줄기 옆에 손가락 한 결을 정중히 얹는 의례를 따른다.

  • 묘비새김장(墓碑새김匠)

    옛 묘비 새김장

    옛 묘비를 새기는 장인

    두 글자면 충분합니다. 다만, 그 두 글자가 백 년을 견뎌야 하니까요.

    옛 묘비 새김장은 폐허 시대의 매장지 입구에서 망자의 짧은 이름을 정중히 새기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잿빛 가죽 앞치마, 어깨에 작은 정과 망치 묶음, 한 손에 정밀 끌과 한 줄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묘비의 평소 마모 결·옛 분기 새김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회색 수레꾼이 작은 보관함을 마을 입구에 내려놓으면, 호명관의 한 줄 호명이 끝난 자리에 그의 한 결 새김이 시작된다. 가장 무거운 두 글자는 큰 왕의 호칭이 아니라, 옛 결혼 반지 안쪽에 적힌 짧은 두 글자를 묘비 위에 그대로 옮긴 한 줄이다. 새김장의 진짜 직무는 깊이 새기는 일이 아니라, 백 년 후에도 같은 두 글자가 정중히 읽히도록 호흡 한 결을 남기는 일이다.

    후대 새김장은 첫 새벽 큰 호칭을 새기지 않습니다. 짧은 두 글자를 백 일 같은 압력으로 정중히 새기는 자세 한 결이 새김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옛 묘비 새김장 보덴 카브린호프 — 잿빛 매장지 입구 그라우호프(Grauhof,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가장 많은 평민 묘비를 정중히 새긴 마을 입구 매장지)의 4대 끌이 — 의 일화는 회색 수레꾼 한노 라이슈탈의 운반 노트 부록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가을 새벽, 한노가 마을 입구에 정중히 내려놓은 작은 보관함 안에는 평민 가족 '에를리흐'의 마지막 결혼 반지와 짧은 일곱 글자가 함께 놓여 있었다. 보덴은 호명관 토르마의 한 줄 호명이 끝난 자리에서 끌을 한 결 더 정중히 들어, 결혼 반지 안쪽 짧은 두 글자 '미렌'을 묘비 위에 그대로 옮겨 새겼다. 그 한 줄 새김에 보덴은 정과 망치를 평소보다 한 결 더 가벼운 압력으로 두드렸으며, 같은 호흡을 백 번 정중히 반복했다. 그 묘비는 지금도 그라우호프 입구 가장 정중한 자리에 닳지 않은 채 정중히 서 있으며, 그 두 글자 옆에는 사어 사관 보덴 라이슈탈이 직접 옮겨 적은 일곱 글자가 정중히 함께 적혀 있다. 새김장 보덴은 그 새김에 대해 어떤 동전도 청구하지 않았고, 다만 끌 한 자루를 묘비 옆에 정중히 한 결 비스듬히 두었다.

    후대 새김장들은 첫 새벽 그 끌 옆에 자기 호흡 한 결을 정중히 얹는 의례를 따른다.

  • 회색빨래공(灰色빨래工)

    회색 빨래꾼

    회색 옷가지를 빠는 빨래꾼

    갑주의 피는 빠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 옆자리의 한 줄 흙은 정중히 빼드립니다.

    회색 빨래꾼은 폐허 시대의 닳은 갑주·찢어진 망토·잿빛 작업복을 정중히 빨아 다음 새벽으로 넘기는 평민 출신 직공이다. 외형은 닳은 회색 작업복 위 잿빛 앞치마, 어깨에 작은 빨랫방망이, 허리에 정밀 잿물 통과 한 줄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갑주의 평소 얼룩 결·옛 분기 세탁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폐성 단원 다섯의 망토가 옛 갑주 수선공의 작업대에 오르기 직전, 그의 빨랫방망이가 먼저 한 줄 흙을 정중히 빼낸다. 가장 무거운 한 줄 세탁은 새 망토가 아니라, 죽은 단원의 망토 깃에 남은 짧은 잉크 자국 한 줄을 그대로 두고 그 옆만 정중히 빼는 자세다. 빨래꾼은 후계를 고를 때 힘이 아니라, 어떤 자국을 남길지 정확히 아는 손목의 인내심을 본다.

    후대 빨래꾼은 첫 새벽 큰 잿물 통을 들지 않습니다. 어떤 자국을 남길지 결정하는 손목 한 결이 세탁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회색 빨래꾼 야니 라이흐트로 — 잿빛 빨래터 결사(灰洗濯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갑주·망토 세탁 표준을 정중히 정한 평민 결사)의 4대 빨래이 — 의 일화는 옛 갑주 수선공 베르타 빈드리히의 작업대 부록 노트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봄 새벽, 폐성 단원 '리에'의 망토가 회색 룬 각인사 헬레나의 두 글자 '있다' 새김과 함께 야니의 빨래터에 정중히 도착했다. 야니는 망토 깃의 잉크 자국 한 줄을 끝까지 빼지 않은 채 그 옆자리만 정중히 빨았으며, 옆자리의 한 줄 흙을 빼는 손목 한 결을 평소보다 한 호흡 더 천천히 두었다. 그 한 결 덕분에 망토는 다음 새벽 베르타의 작업대 위에 정확히 한 결 정중한 상태로 도착했고, 베르타의 한 짧은 땀이 그 망토 안쪽에 정중히 놓일 수 있었다. 야니는 그 세탁에 대해 어떤 동전도 청구하지 않았으며, 다만 빨랫방망이 한 자루를 빨래터 옆 정중한 자리에 평생 두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빨래이는 그 방망이를 그대로 둔 채 자기 새 잿물 통만 옆에 정중히 두었다.

    후대 빨래꾼들은 첫 새벽 그 방망이 옆에 손목 한 결을 정중히 얹는 의례를 따른다.

  • 잿빛자장자(灰色子長者)

    잿빛 자장가꾼

    잿빛 자장가를 부르는 자

    큰 노래는 못 부릅니다. 다만, 한 아이의 한 호흡이 잠들 만큼은 정중히 흥얼거립니다.

    잿빛 자장가꾼은 폐허 시대의 작은 마을 골목에서 늦은 새벽 잠 못 드는 평민의 한 호흡을 정중히 재워주는 평민 출신 흥얼이다. 외형은 닳은 잿빛 작업복, 머리에 잿빛 두건,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닳은 작은 호리병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자장가의 평소 음정 결·옛 분기 흥얼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큰 음유시인의 노래는 광장에서 끝나지만, 자장가꾼의 한 줄은 골목 끝 작은 창문 안에서 한 호흡만큼 정중히 멈춘다. 가장 무거운 한 줄 흥얼은 큰 영웅담이 아니라, 잔치 끝 객잔지기의 마지막 한 잔이 비워진 새벽에 한 평민의 베개 옆에서 잠깐 멈추는 짧은 두 음이다. 자장가꾼이 한 골목을 비운 새벽, 그 마을의 한 호흡이 한 줄 더 길게 깨어 있는다.

    후대 자장가꾼은 첫 새벽 큰 노래를 외우지 않습니다. 짧은 두 음을 같은 정중한 호흡으로 백 번 흥얼거리는 자세 한 결이 흥얼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잿빛 자장가꾼 노라 호프슈탯 — 잿빛 흥얼 결사(灰呢喃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골목 자장가 표준을 정중히 정한 평민 결사)의 4대 흥얼이 — 의 일화는 잔치 끝 객잔지기 안나의 객잔 부록 노트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가을 새벽, 안나의 작은 잔 한 결이 비워진 새벽에 노라는 객잔 옆 작은 창문 안에서 짧은 두 음 '하-이'를 정중히 흥얼거렸다. 그 두 음은 사실 노라가 자기 어머니에게서 한 결 물려받은 옛 평민 가족 '에를리흐'의 마지막 자장가 한 절이었으며, 그 새벽 창문 안의 평민 아이는 그 두 음에 한 호흡 정중히 잠들었다. 그 잠든 한 호흡 한 결이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 평민 자장가 표준의 마지막 줄이 되었다. 노라는 그 흥얼에 대해 어떤 동전도 청구하지 않았으며, 다만 호리병 한 자루를 창문 옆 정중한 자리에 평생 두었다. 그녀가 은퇴한 새벽, 후임 흥얼이는 호리병을 그대로 둔 채 자기 새 잿빛 두건만 옆에 정중히 두었다.

    후대 자장가꾼들은 첫 새벽 그 호리병 옆에 짧은 두 음을 정중히 한 결 흥얼거리는 의례를 따른다.

  • 잿빛짐꾼(잿빛짐꾼)

    잿빛 짐꾼

    잿빛 짐을 나르는 짐꾼

    큰 짐은 수레꾼 몫이고, 작은 짐은 제 몫입니다. 다만, 그 작은 짐이 누군가의 한 시즌 전부일 수도 있어서요.

    잿빛 짐꾼은 폐허 시대의 마을 입구·객잔 앞·길드 카운터 옆에서 떠돌이의 작은 짐을 정중히 옮겨주는 평민 출신 운반인이다. 외형은 닳은 잿빛 작업복, 어깨에 큰 멜빵끈, 허리에 작은 짐 묶음 끈과 한 줄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짐의 평소 무게 결·옛 분기 운반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떠돌이 흑마술사의 작은 가방, 폐도 안내인의 손목 노트, 회색 수레꾼이 놓고 간 한 줄 잔짐이 결국 그의 멜빵 위에서 한 결 잠시 머문다. 가장 무거운 한 짐은 큰 보물 상자가 아니라, 한 떠돌이가 다음 폐허로 넘어가기 직전 잠깐 맡긴 작은 보따리 한 묶음이다. 짐꾼이 그 보따리를 정중히 다음 손에 인계하는 한 결이, 그 떠돌이의 한 시즌을 한 줄 더 살아 있게 한다.

    후대 짐꾼은 첫 새벽 큰 짐을 멜지 않습니다. 작은 보따리 한 묶음을 정확한 보폭으로 다음 손까지 정중히 이어 주는 자세 한 결이 짐꾼의 첫 줄이라고 가르치지요.

    잿빛 짐꾼 미첼 카브린호프 — 잿빛 멜빵 결사(灰擔負結社, 폐허 시대 두 번째 분기에 마을 입구 작은 짐 운반 표준을 정중히 정한 평민 결사)의 4대 멜빵이 — 의 일화는 폐도 안내인 요나스 카브린호프의 손목 노트 부록 한 장에 짧게 옮겨져 있다.

    어느 늦겨울 새벽, 카브린 골짜기에서 정중히 돌아온 떠돌이 한 명이 폐허 길드 카운터 옆에 작은 보따리 한 묶음을 잠깐 맡겼고, 그 안에는 떠돌이 흑마술사 카에란이 묶어 준 부적 한 장과 잿빛 약초사 미카의 그라우 풀 한 줄기가 함께 들어 있었다. 미첼은 그 보따리를 평소보다 한 결 더 천천히 멜빵 위에 정중히 올렸으며, 떠돌이가 다음 폐허로 넘어가는 폐도 입구까지 정확한 보폭으로 정중히 이어 주었다. 폐도 안내인 요나스가 그 보따리를 손목 노트 옆 정중한 자리에서 인계받았고, 떠돌이는 그 한 결 인계 덕분에 다음 폐허 첫 새벽까지 정중히 살아남았다. 미첼은 그 운반에 대해 어떤 동전도 청구하지 않았으며, 다만 멜빵끈 한 자루를 마을 입구 옆 정중한 자리에 평생 두었다. 그가 은퇴한 새벽, 후임 멜빵이는 그 멜빵끈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후대 짐꾼들은 첫 새벽 그 멜빵끈 옆에 어깨 한 결을 정중히 얹는 의례를 따른다.

  • 결계수호군주(結界守護君主)

    봉인 결계 수호 군주

    봉인 결계를 끝까지 지키는 군주

    이 결계는 검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다. 봉인 명단의 마지막 결재 한 줄로 지킨다.

    봉인 결계 수호 군주는 대륙 전체 봉인 결계의 유지와 갱신을 총괄하는 최상위 군주로, 외형은 회색 장포 위 깨진 시계 하나, 허리에 봉인 명단 주옥과 결재 인장이 표준이다. 가시 왕관 결계 여왕(380031)이나 검은 기사단장(370031)보다 위에 위치한 단일 결재 권한자다.

    군주는 한 계절에 한 번 봉인 명단 전체를 검토하고 결재 인장을 누른다. 그 인장이 누르지 않으면 대륙 봉인 결계 전체가 한 단계씩 옅어진다. 검이 없는 군주가 결계를 유지한다. 가장 강한 결재는 가장 무거운 인장이 아니라, 가장 정확한 한 계절에 한 번 눌리는 인장이다.

    군주의 인장 소리가 나면 대륙 전체 봉인이 한 계절 갱신된 겁니다. 그 소리가 나지 않는 해는, 결계 수호 기사들이 두 배 더 순찰합니다.

    초대 봉인 결계 수호 군주 에렌 볼트 — 대륙 봉인 연합(결계 수호 기사단·저주 봉인관·언데드 봉인 사제를 아우르는 총합 결재 기구)의 초대 군주이자 봉인 결재 기록 노트 스물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인장 스물 권'으로 봉인 연합 내부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초반, 봉인 연합 결재 기구가 처음 출범했을 때 결재 인장을 누를 자리를 두고 기사단장과 봉인관이 각각 자기 쪽에 인장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렌은 두 진영의 주장을 모두 기록 노트에 정중히 적고, 인장 권한을 군주 한 자리에 통합하되 기사단장과 봉인관의 결재 노트 확인을 군주 인장 전에 반드시 거치는 절차를 정했다. 저주 사슬 봉인관 타이론(370032 저주 사슬 봉인관 — 그 회의에서 봉인관 측 주장을 제시한 자)이 그 절차를 정중히 수용했고, 검은 기사단장 에드반(370031 검은 기사단장 — 기사단 측 주장을 제시한 자)이 첫 확인 결재에 서명했다. 에렌은 그 두 서명 위에 봉인 인장을 처음으로 눌렀다.

    후대 군주들은 인장 전에 반드시 두 결재 노트를 확인하는 에렌의 세 단계를 임명 첫날에 배운다.

  • 최후봉인관(最後封印官)

    저주 사슬 최후 봉인관

    저주 사슬을 마지막으로 봉인한 관리

    마지막 봉인은 명단에 쓰지 않는다. 명단 바깥에 새기는 것이 가장 강한 봉인이다.

    저주 사슬 최후 봉인관은 대륙에서 가장 오래되고 강한 저주 사슬을 최종 봉인하는 단 한 명의 전문가로, 외형은 검은 긴 로브, 양손 손목에 오래된 봉인 각반, 허리에 특수 봉인 명단 외 별도 각반 노트가 표준이다. 저주 사슬 봉인관(370032) 계보의 최상위 직책이다.

    그는 봉인 명단에 적는 것으로 막을 수 없는 저주를 명단 바깥에 직접 각반 가죽 위에 새겨 최종 봉인한다. 각반에 새겨진 저주 이름은 그 각반이 닳아 사라지는 날까지 효력을 유지한다. 그래서 최후 봉인관은 각반을 매일 기름칠한다. 각반이 오래갈수록 봉인이 오래간다.

    최후 봉인관의 각반 기름칠 소리가 들리면, 대륙 어딘가의 가장 오래된 저주가 오늘도 자기 자리를 기억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초대 저주 사슬 최후 봉인관 오리안 뫼 — 대륙 최고령 저주 '검은 사슬'(黑鎖, 신이 침묵한 첫날 대륙 중심부에 생긴 저주 사슬로, 한 번 엮인 이름이 삼 대 안에 다시 엮인다는 저주)을 처음 명단 바깥에 각반 위에 새긴 자 — 의 일화는 '각반 위 한 이름'으로 최후 봉인관 계보에 전해진다.

    그가 처음 각반에 저주 이름을 새기던 날, 봉인 잉크로 각반 가죽 위에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 각반이 한 결 뻑뻑해졌다. 오리안은 그 뻑뻑함이 저주가 자기 이름을 기억하는 신호임을 알았고, 각반 기름칠을 매일 하는 규칙을 그 자리에서 정했다. 봉인 결계 수호 군주 에렌(390031 봉인 결계 수호 군주 — 그 날 첫 봉인 인장 결재를 마치고 복귀 중이었던 자)이 오리안의 각반을 보고 "명단 바깥 봉인이 명단 안 봉인보다 오래가는가"라 물었다. 오리안은 "각반이 닳지 않는 동안은"이라 답하고 기름병을 들었다. 에렌은 그 자리에서 최후 봉인관을 봉인 연합 공식 직책으로 등록했다.

    후대 최후 봉인관들은 임명 첫날 각반에 기름을 치는 오리안의 첫 한 결을 의례로 삼는다.

  • 결계총사령(結界總司令)

    결계 연합 총사령

    결계 연합을 통솔하는 총사령

    결계 연합의 모든 전략은 지도 한 장에서 시작한다. 지도가 없으면 전략도 없다.

    결계 연합 총사령은 봉인 결계 방어를 위한 다수 기사단·봉인관·수선공의 합동 작전을 총괄하는 전략 직책으로, 외형은 회색 사령 정장, 어깨에 결계 지도 통, 허리에 결재 인장과 지시 노트가 표준이다. 언데드 저지 여사령(380038)의 연합 상위 사령관이다.

    총사령은 전투 지휘가 아니라 결재 지시 설계가 주업무다. 어떤 기사단을 어느 구간에 배치하고 수선공을 언제 출동시킬지를 지도 위에 그려 결재 지시로 내린다. 지시 한 줄이 결계 방어선 한 칸을 결정한다. 가장 빠른 방어는 가장 명확한 결재 지시 한 줄 위에 있다.

    총사령의 지시 노트 한 줄이 내려오면 우리는 지도를 먼저 펼치고 그다음에 갑주를 점검합니다. 지도가 갑주보다 먼저입니다.

    결계 연합 총사령 레반 볼트 — 봉인 결계 수호 군주 에렌(390031)의 직속 초대 총사령이자 결재 지시 노트 열두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지도 열두 권의 첫 줄'로 연합 사령부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초반, 언데드 저지 여사령 이나(380038 언데드 저지 여사령)와 검은 기사단장 에드반(370031 검은 기사단장)이 같은 구간 방어 배치를 두고 서로 다른 결재 지시를 내린 적이 있었다. 레반은 두 지시를 지도 위에 겹쳐 비교하고, 두 지시 가운데 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370041)의 최신 균열 지도와 가장 잘 맞는 배치를 선택해 최종 결재 지시를 한 줄로 정리했다. 그 한 줄 결재 지시가 이후 연합 결재 표준의 첫 줄이 되었다.

    후대 총사령들은 복수 지시가 충돌하면 균열 지도와 먼저 대조하는 레반의 한 결을 따른다.

  • 이단총집행관(異端總執行官)

    이단 심문 총집행관

    이단 심문 전체를 총괄하는 집행관

    이 심문의 마지막 결재는 총집행관이 누른다. 그 인장이 찍히기 전까지는 심문은 끝나지 않는다.

    이단 심문 총집행관은 이단 심문 전체 절차의 최종 결재 권한을 가진 직책으로, 외형은 검은 집행관 정장, 오른쪽 허리에 봉인 인장 두 개, 왼손에 집행 기록 노트가 표준이다. 이단 심문관(370033)과 잔재 심문 여관리관(380035)의 최종 상급자이며, 모든 심문 기록을 최종 결재한다.

    총집행관의 인장이 찍히지 않은 심문 결재는 효력이 없다. 그래서 총집행관은 심문 기록 하나하나를 모두 검토하고 인장을 누른다.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기록 건수가 정해져 있으며, 그 이상은 다음 날로 넘긴다. 가장 빠른 심문 마무리는 가장 정확한 하루 처리 건수 위에 있다.

    총집행관의 인장 소리가 오늘 몇 번 나는지 세는 것이 심문 결사의 저녁 업무 마감 확인입니다.

    이단 심문 총집행관 카로스 린 — 봉인 결사 이단 심문 총집행부(모든 이단 심문 결재를 취합해 최종 인장을 누르는 부서)의 초대 총집행관이자 집행 기록 노트 여덟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인장 여덟 권의 일정'으로 총집행부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이단 심문관 캐버(370033 이단 심문관)와 잔재 심문 여관리관 실비아(380035 잔재 심문 여관리관)가 같은 날 각각 기록을 올려 그날 처리 건수를 초과했다. 카로스는 두 기록 가운데 봉인 결계 긴급도가 높은 쪽을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는 다음 날 첫 번째로 인장을 찍었다. 다음 날 아침 인장 첫 소리가 평소보다 한 결 빠르게 났고, 실비아는 그 소리를 듣고 자기 기록이 처리됐음을 알았다.

    후대 총집행관들은 건수 초과 시 긴급도 순서로 처리하는 카로스의 한 결을 따른다.

  • 폐성결사장(廢城結社長)

    폐성 봉인 결사장

    폐성 봉인 결사를 이끄는 장

    이 결사는 폐성 안에서만 산다. 폐성이 무너져도 결사는 마지막 봉인 명단 한 줄이 남아 있는 한 살아 있다.

    폐성 봉인 결사장은 멸망한 성 안에 남아 봉인 명단을 관리하고 결계를 유지하는 결사의 최고 지도자로, 외형은 낡은 결사 정복, 가슴팍에 결사 봉인 인장, 허리에 봉인 명단 노트가 표준이다. 봉인 결계 수호 군주(390031)의 지역 대리인이며, 군주가 닿지 못하는 폐성 안을 직접 담당한다.

    결사장은 결사원의 이름을 봉인 명단 앞 페이지에 가장 먼저 올린다. 결사원의 이름이 명단에 있는 한 결사는 살아 있다. 이름이 빠지면 결사 봉인이 한 자리 약해진다. 결사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결사원 이름 명단을 매 시즌 점검하는 것이다.

    결사장이 명단 앞 페이지를 펼치는 날이 우리 결사의 새 시즌 첫날입니다. 그날 이름이 한 줄도 빠지지 않으면 결사가 한 시즌 더 살아 있습니다.

    폐성 봉인 결사장 코린 에스 — 베스라인 폐성(폐허의 왕 알드릭 베스라인이 옥좌를 지키는 그 폐성) 봉인 결사의 초대 결사장이자 결사원 명단 이십 시즌 무결 유지를 달성한 자 — 의 일화는 '이름 이십 시즌'으로 결사 야사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결사원 한 명이 폐성 외부로 이전하면서 명단 이름이 빠질 위기가 생겼다. 코린은 그 결사원의 이름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 폐성 외부 이전자를 위한 '명예 결사원' 항목을 명단 끝에 별도로 만들어 이름을 그쪽으로 옮겼다. 폐허의 왕(370002 폐허의 왕 알드릭 베스라인 — 그 시즌 폐성 옥좌에서 결사 명단 점검을 목격한 자)이 코린의 명단을 보고 "이름이 한 줄도 빠지지 않는다"고 짧게 말했다. 코린은 명단을 닫으며 "이름이 있는 한 결사는 살아 있습니다"라 답했다.

    후대 결사장들은 이전자 이름을 명예 항목으로 옮기는 코린의 한 결을 따른다.

  • 언데드대전략(언데드大戰略)

    언데드 저지 대전략가

    언데드를 저지하는 대전략가

    언데드 군단은 방향을 바꾸면 절반이다. 결계 앞까지 오기 전에 방향을 셋으로 나누면 삼분의 일이다.

    언데드 저지 대전략가는 언데드 군단의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 결계 부담을 최소화하는 장기 전략을 설계하는 최고 전략 직책으로, 외형은 회색 전략가 정장, 어깨에 지도 통, 허리에 전략 노트와 결재 인장이 표준이다. 결계 연합 총사령(390033)의 전략 자문이며, 언데드 저지 여사령(380038)의 상위 조력자다.

    대전략가는 싸우는 것보다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로를 설계하는 자다. 그의 전략 노트에는 언데드 군단의 최근 이동 패턴, 결계 균열 위치, 기사단 배치 현황이 함께 기록된다. 세 자료를 겹치면 가장 효율적인 경로 분산 배치가 나온다. 가장 뛰어난 전략가는 가장 많이 겹쳐본 전략 노트를 가진 자다.

    대전략가 노트에 경로 분산 결재 한 줄이 내려오면, 우리 수선공들은 그날 평소의 절반만 출동합니다.

    언데드 저지 대전략가 에반 핀 — 봉인 결사 대전략부(봉인 결계 수호 군주 에렌의 직속 전략 설계 부서)의 초대 대전략가이자 전략 노트 열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세 겹 지도 한 결'로 대전략부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초반, 언데드 사령관 드라울(390007 폐성의 검은 기사단장 일화에 등장한 그 언데드 위협과 같은 계보)의 후속 군단이 결계 정면을 향해 이동한다는 보고가 왔다. 에반은 균열 지도(370041 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의 최신 지도), 기사단 배치 지도(370031 검은 기사단장 에드반의 배치 결재), 과거 군단 이동 기록을 세 겹으로 겹쳐 분석했다. 세 겹 지도 위에 경로 분산 결재 한 줄을 그어 총사령 레반(390033 결계 연합 총사령)에게 전달했다. 그 한 줄로 군단이 셋으로 분산되었고, 결계 균열 수선 출동이 절반으로 줄었다.

    후대 대전략가들은 지도를 세 겹 겹치는 에반의 한 결을 전략 설계의 첫 단계로 삼는다.

  • 수석조합사(首席調合師)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

    봉인 잉크의 수석 조합사

    봉인 잉크의 레시피는 하나가 아니다. 결계 균열 깊이마다 다른 잉크가 필요하다.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는 대륙 전체 봉인 결계에 사용되는 잉크의 표준 레시피를 연구하고 보급하는 최고 조합 전문가로, 외형은 두꺼운 실험 코트, 양손 손목에 이중 방호 토시, 작업대 위에 항상 다섯 가지 재료 병과 정밀 저울이 표준이다. 결계 잉크 조합사(380039 여성 조합사)의 연구 상위 직책이다.

    수석 조합사는 기본 레시피 외에 균열 깊이별 특수 레시피를 연구한다. 얕은 균열에는 묽은 잉크, 깊은 균열에는 진한 잉크, 오래된 균열에는 경화(硬化, 굳어서 단단해지는 것) 보강 잉크가 필요하다. 레시피가 다양할수록 결계 수선 효율이 올라간다. 가장 좋은 수석 조합사는 레시피 노트가 가장 두꺼운 조합사다.

    수석 조합사의 레시피 노트가 두꺼워질수록 우리 수선공들이 들고 다니는 잉크 병 무게가 줄어듭니다.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 이레나 볼트 — 봉인 결사 잉크 연구실(봉인 결계 수호 군주 에렌의 공식 지원을 받는 연구 전담 공간)의 초대 수석 조합사이자 레시피 노트 여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레시피 여섯 권의 균열'로 연구실 안에 전해진다.

    그녀의 임기 중반, 결계 균열 중 기존 잉크가 전혀 효력을 내지 못하는 특수 균열이 처음 발견됐다. 균열 지형 분석사(390039 균열 지형 분석사 — 그 시즌 특수 균열 현장 데이터를 제공한 자)의 보고를 받아 이레나는 그 균열의 지질 성분을 분석하고 새 레시피를 열여섯 번 테스트해 완성했다. 결계 균열 수선공 반(370042 결계 균열 수선공)이 새 레시피 잉크를 현장에 적용한 결과 균열이 기존 수선보다 두 배 오래 유지됐다. 이레나는 그 레시피를 노트에 "특수 균열 전용 — 지질 보강형"으로 등록했다.

    후대 수석 조합사들은 새 균열이 발견되면 현장 지질 데이터를 먼저 받아 분석하는 이레나의 한 결을 따른다.

  • 명단복원관(名單復元官)

    폐허 명단 복원 대관

    폐허에서 망자 명단을 복원하는 대관

    이름 없는 폐허는 없다. 폐허 안에 이름이 묻혀 있을 뿐이다.

    폐허 명단 복원 대관은 대륙 각지 폐허에서 이름 없이 남은 유품과 봉인 명단 파편을 수집하고 통합 명단으로 복원하는 최고 복원 전문가로, 외형은 회색 복원 외투, 어깨에 유품 분류 통 두 개, 허리에 통합 명단 노트가 표준이다. 잔해 명단 기록관(370045 남성)과 폐성 유품 목록사(380042 여성)의 연구 상위 직책이다.

    대관은 각지 기록관·목록사·탐문관이 올린 이름 후보들을 통합 명단에 정리하고 봉인 사제에게 공식 명단으로 인계한다. 이름 하나를 통합 명단에 올리면 그 이름이 봉인 결계 전체에서 동시에 효력을 발휘한다. 가장 두꺼운 통합 명단이 가장 넓은 봉인 결계를 지탱한다.

    대관의 통합 명단 한 줄이 올라가면 봉인 결사 전체 어딘가에서 균열 하나가 한 결 잠잠해집니다.

    폐허 명단 복원 대관 에드 호른 — 봉인 결사 명단 복원 대관부(대륙 각지 복원 기록을 취합하는 중앙 부서)의 초대 대관이자 통합 명단 노트 열다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통합 명단 열다섯 권'으로 대관부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잔해 명단 기록관 허반(370045 잔해 명단 기록관)과 폐성 유품 목록사 리안(380042 폐성 유품 목록사)이 각각 같은 폐성 발굴에서 다른 이름을 올렸다. 에드는 두 이름을 통합 명단에 나란히 올리고,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 이레나(390037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에게 두 이름 위에 경화 보강 잉크를 써달라고 요청했다. 두 이름이 통합 명단에 함께 올라간 날, 베스라인 폐성 주변 균열 하나가 이레나의 경화 잉크로 봉인되었다.

    후대 대관들은 중복 이름이 올라올 때 두 이름을 모두 통합 명단에 올리는 에드의 한 결을 따른다.

  • 균열분석사(龜裂分析師)

    균열 지형 분석사

    균열 지형을 분석하는 사부

    균열 지도는 점이 아니라 선이다. 선이 어디서 시작하는지 알아야 끝을 막을 수 있다.

    균열 지형 분석사는 결계 균열의 지형적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균열 발생 위치를 예측하는 전문 분석직으로, 외형은 회색 분석 외투, 어깨에 지형 탁본 가방, 허리에 분석 노트가 표준이다. 균열 지도 제작자(370041)가 점으로 기록한 균열을 선으로 연결하는 해석 작업을 담당한다.

    분석사는 현장 지형 탁본을 뜨고 균열이 생긴 자리의 지질 성분을 기록한다. 비슷한 지질 성분을 가진 인접 지점이 다음 균열 예상 자리다. 그 예상 자리를 지도에 먼저 표시하면 수선공이 예방적으로 잉크를 바를 수 있다. 가장 좋은 수선은 균열이 생기기 전 수선이다.

    분석사 노트에 예상 균열 표시가 생기면 수선공들이 그쪽으로 먼저 잉크 통을 챙깁니다.

    균열 지형 분석사 오라 핀 — 봉인 결사 지형 분석반(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의 지도실과 같은 건물 한 층 아래에 위치한 분석실)의 초대 수석 분석사이자 분석 노트 여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예상 균열 표시 여섯 번'으로 분석반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초반, 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370041 균열 지도 제작자)의 지도에서 붉은 점들이 일직선으로 늘어서는 패턴을 발견했다. 오라는 그 선 연장 방향 지점을 현장 탁본으로 확인하고 분석 노트에 "예상 균열 위치 — 우선 수선 권고"를 적어 결계 균열 수선공 반(370042 결계 균열 수선공)에게 전달했다. 반이 그 위치에 예방 잉크를 바른 지 사흘 뒤, 그 바로 옆 자리에 균열이 생겼다. 예방 잉크를 바른 자리는 균열 없이 버텼다.

    후대 분석사들은 붉은 점 패턴을 선으로 연결하는 오라의 한 결을 따른다.

  • 흑조정보관(黑鳥情報官)

    흑조 정보 교환관

    흑조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관리

    흑조가 물어온 메시지는 내가 정리해서 다음 흑조에게 넘긴다. 정보는 이어질 때 살아 있다.

    흑조 정보 교환관은 결계 방어 관련 정보를 흑조 전령 네트워크를 통해 수신하고 정리해 필요한 곳에 배분하는 정보 중계 전문직으로, 외형은 회색 중계 코트, 왼팔에 흑조 받침 가죽 팔찌, 허리에 수신 기록 노트가 표준이다. 흑조 전령(390024 흑조 전령)이 배달한 메시지를 처리하고 야생 흑조 훈련사(380045)가 공급한 흑조를 활용한다.

    교환관은 수신 메시지를 내용별로 분류하고 긴급도를 표시한 뒤 적합한 수신자에게 전달한다. 잘못 분류된 메시지는 잘못된 자에게 전달되고 결재가 엉킨다. 교환관의 분류 속도가 결계 방어 정보 흐름 속도다. 가장 빠른 정보는 가장 정확하게 분류된 정보다.

    교환관 카운터에 흑조가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메시지가 아니라 긴급 표시입니다. 그 표시가 없으면 분류부터 합니다.

    흑조 정보 교환관 도라 리흐 — 봉인 결사 정보 교환실(폐허 길드장(390003)의 길드 카운터 옆 작은 방)의 초대 수석 교환관이자 수신 기록 노트 다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긴급 표시 없는 메시지'로 교환실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균열 지형 분석사 오라(390039 균열 지형 분석사)가 긴급 표시를 빠뜨린 채 예상 균열 위치 정보를 흑조로 보냈다. 도라는 긴급 표시가 없어 일반 분류로 처리했다가 내용을 보고 즉시 긴급으로 재분류해 결계 균열 수선공 반에게 전달했다. 수선공이 출동하기 전 오라의 두 번째 흑조가 "긴급 — 이전 메시지 정정"으로 도착했다. 도라는 두 메시지를 한 건으로 묶어 정리하고 수선공 출동 결재를 완료했다. 이후 오라는 긴급 표시를 빠뜨리지 않게 됐다.

    후대 교환관들은 긴급 표시 없는 메시지도 내용을 먼저 확인하는 도라의 한 결을 따른다.

  • 봉인측량사(封印測量師)

    봉인 경계 측량사

    봉인 경계를 측량하는 사부

    결계 경계는 매 시즌 측량한다. 경계가 한 뼘이라도 줄어들면 봉인 명단도 한 줄 줄어든다.

    봉인 경계 측량사는 결계선의 실제 물리적 경계를 측량해 기록하고 이전 측량과 비교해 변화를 보고하는 전문 측량직으로, 외형은 회색 측량 외투, 어깨에 측량 줄과 말뚝 묶음, 허리에 측량 기록 노트가 표준이다. 균열 지도 제작자(370041)와 협력하며, 지도 제작자가 점으로 기록할 위치 좌표를 측량사가 먼저 재어 준다.

    측량사는 한 구간을 측량할 때 시작점과 끝점을 말뚝으로 고정하고 측량 줄을 팽팽하게 당겨 거리를 잰다. 결계가 줄어드는 방향이 균열이 생길 방향이다. 측량 데이터가 정확할수록 균열 지도 제작자의 지도가 정확하다. 가장 좋은 지도는 가장 정확한 측량 위에 있다.

    측량사가 말뚝을 박는 소리가 들리면 오늘 결계 경계 측량이 시작된 겁니다. 말뚝 소리 수만큼 측량 구간이 나눠집니다.

    봉인 경계 측량사 베이 로른 — 봉인 결사 측량반(균열 지도 제작자 토르반의 지도실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전담 측량 반)의 초대 수석 측량사이자 측량 노트 여덟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말뚝 여덟 권의 경계'로 측량반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한 구간의 결계 경계가 전 시즌 대비 세 뼘이 줄어든 것을 측량 중 발견했다. 베이는 그 구간의 시작점과 끝점 말뚝을 두 번 확인하고 측량 노트에 "경계 축소 세 뼘 — 원인 분석 요청"을 적어 균열 지형 분석사 오라(390039 균열 지형 분석사)에게 전달했다. 오라는 그 구간의 지질 탁본을 뜨고 지하 균열 조짐을 발견했다. 베이의 측량 데이터가 없었다면 오라의 분석도 늦었을 것이다.

    후대 측량사들은 경계 변화를 발견하면 두 번 확인하고 분석 요청을 함께 올리는 베이의 한 결을 따른다.

  • 결계수급관(結界需給官)

    결계 재료 수급관

    결계 재료를 수급하는 관리

    봉인 잉크 재료가 떨어지기 전에, 내가 먼저 안다. 재료 장부가 내 눈이다.

    결계 재료 수급관은 봉인 잉크·결계 수선 회반죽·흑요석 독병 재료 등 결계 방어에 필요한 모든 재료의 수급을 관리하는 전문 물자 관리직으로, 외형은 회색 관리 정장, 허리에 재료 장부 노트, 오른손에 결재 인장이 표준이다.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390037)와 결계 균열 수선공(370042)의 재료 공급 창구다.

    수급관은 재료별 소진 속도를 장부에 기록하고 보충 시점을 미리 계산한다. 재료가 떨어지면 잉크 조합이 멈추고, 잉크 조합이 멈추면 결계 수선이 중단된다. 수급관의 장부 한 줄이 결계 방어 연속성의 마지막 보증이다. 가장 좋은 장부는 빈 칸이 가장 적은 장부다.

    수급관 장부에 재료 경고 표시가 생기면 우리 조합사들은 레시피를 한 결 아끼는 쪽으로 조정합니다.

    결계 재료 수급관 하란 볼트 — 봉인 결사 재료 창고(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 이레나의 연구실과 결계 균열 수선공 반의 작업장 사이 중간 창고)의 초대 수석 수급관이자 재료 장부 노트 여덟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장부 여덟 권의 빈 칸'으로 창고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봉인 잉크 핵심 재료 하나의 공급이 한 시즌 끊겼다. 하란은 소진 속도를 재계산해 남은 재료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삼십 일임을 장부에 적고,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 이레나(390037)에게 보충 계획을 요청했다. 이레나는 하란의 장부를 보고 대체 재료 연구를 즉시 시작했고, 이십오 일 만에 대체 레시피를 완성했다. 하란의 장부가 닷새의 여유를 만들었다.

    후대 수급관들은 재료 공급 중단 시 버티는 기간을 먼저 계산해 관련 조합사에게 전달하는 하란의 한 결을 따른다.

  • 잔해계보사(殘骸系譜師)

    잔해 계보 대조사

    잔해의 계보를 대조하는 사부

    유품 하나에서 가문 계보 한 줄을 읽어낸다. 계보가 맞아야 봉인 명단 이름이 정확하다.

    잔해 계보 대조사는 발굴된 유품과 옛 가문 계보 기록을 대조해 유품 주인의 이름을 확인하는 전문 대조직으로, 외형은 회색 연구 외투, 어깨에 계보 기록 가방, 허리에 대조 노트가 표준이다. 폐허 명단 복원 대관(390038)의 전방 지원자이며, 대관이 통합 명단에 올리기 전에 이름을 먼저 검증한다.

    대조사는 유품 특징과 가문 계보의 특징 인자를 비교해 일치율이 70% 이상이면 이름을 확인으로 분류한다. 70% 미만이면 추가 자료 요청으로 분류해 탐문관에게 돌려보낸다. 가장 정확한 명단은 확인율이 가장 높은 대조사 위에 있다.

    대조사가 확인 도장을 찍으면 그 이름이 통합 명단에 올라갑니다. 도장 없이는 올라가지 않습니다.

    잔해 계보 대조사 카이 핀 — 봉인 결사 계보 대조실(폐허 명단 복원 대관 에드의 대관부 바로 옆 방)의 초대 수석 대조사이자 대조 노트 일곱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확인 도장 일곱 권'으로 대조실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폐성 유품 목록사 리안(380042 폐성 유품 목록사)이 올린 유품 하나의 일치율이 정확히 70%였다. 카이는 그 유품을 추가 자료 없이 확인으로 분류하는 것이 규칙상 가능했지만, 대조 노트에 "70% 확인 — 추가 탁본 권고"를 적고 폐성 잔재 탐문관 오스빈(370037 폐성 잔재 탐문관)에게 탁본 한 장을 더 요청했다. 탁본 한 장이 일치율을 85%로 높였고, 카이는 확인 도장을 눌렀다.

    후대 대조사들은 70% 경계선에서 추가 탁본을 권고하는 카이의 한 결을 따른다.

  • 잔향청소부(殘響淸掃夫)

    저주 잔향 청소부

    저주의 잔향을 쓸어내는 청소부

    저주가 처결된 자리에는 잔향이 남는다. 잔향을 닦지 않으면 새 저주가 같은 자리에 생긴다.

    저주 잔향 청소부는 저주 처결 이후 남은 잔향을 봉인 잉크로 닦아내는 전문 정화 직책으로, 외형은 방호 가죽 작업복, 양손에 봉인 잉크 강화 장갑, 등에 잔향 청소 도구 가방이 표준이다. 이단 처결 여집행관(380036)이 처결을 끝낸 자리를 이어받아 사후 정화를 담당한다.

    잔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잔향 감지 수정 구슬로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청소부는 수정 구슬로 잔향 위치를 찍고, 그 위치에 봉인 잉크를 바른다. 잉크가 마르면 잔향이 사라진다. 잉크가 마르기 전에 자리를 떠나면 잔향이 다시 살아난다. 청소부는 반드시 잉크가 다 마를 때까지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저주 잔향 청소부가 그 자리에 아직 있으면 잉크가 덜 마른 겁니다. 자리를 떠난 뒤에야 우리는 그 구역으로 발을 들입니다.

    저주 잔향 청소부 하라 에스 — 봉인 결사 잔향 정화반(이단 처결 여집행관 우르술라의 처결 이후 현장을 담당하는 소규모 반)의 초대 수석 청소부이자 청소 기록 노트 네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마를 때까지'로 정화반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처결 자리 하나에서 잔향이 평소보다 세 배 두껍게 남았다. 하라는 수정 구슬로 잔향 위치를 모두 찍고 봉인 잉크를 두 겹으로 바른 뒤, 잉크가 마를 때까지 그 자리에 네 시간 동안 앉아 있었다. 봉인 경계 측량사 베이(390041 봉인 경계 측량사 — 그날 인근 구간 측량 중이었던 자)가 지나가다 "아직도 계시냐"고 물었다. 하라는 "잉크가 아직 덜 말랐습니다"라 답하고 계속 앉아 있었다. 네 시간 뒤 수정 구슬에 잔향이 잡히지 않자 하라는 자리를 떴다.

    후대 청소부들은 잉크가 마르기 전에 자리를 떠나지 않는 하라의 네 시간을 따른다.

  • 결계등지기(結界燈지기)

    봉인 결계 등불 지킴이

    봉인 결계 등불을 지키는 자

    이 등불 한 자루는 결계 감시의 눈이다. 눈이 꺼지면 결계가 어두워진다.

    봉인 결계 등불 지킴이는 결계선 각 지점의 봉인 등불을 관리하고 점화 시각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문 관리직으로, 외형은 회색 망토, 한 손에 점화 도구, 어깨에 등유 통이 표준이다. 폐허 등불지기(390015)의 결계 특화 직책이며, 결계 순찰녀(380047)의 야간 지원자다.

    등불 지킴이는 매일 정해진 시각에 결계선 열두 자리 등불을 차례로 켠다. 한 자리가 늦으면 그 구간 순찰이 어두워지고, 한 자리가 빠르면 다음 구간 점화 간격이 어긋난다. 열두 자리를 정확한 간격으로 켜야 결계 전체 감시가 균일하게 유지된다. 가장 중요한 불 한 자루는 가장 정확한 시각에 켜지는 불이다.

    등불 지킴이가 열두 번째 자리에 불을 켜는 시각이 결계 감시 첫 순찰의 출발 신호입니다.

    봉인 결계 등불 지킴이 루드 카르 — 봉인 결사 등불 관리반(결계 순찰녀 에일라의 순찰 구간을 야간 지원하는 반)의 초대 수석 지킴이이자 점화 기록 노트 세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열두 자루 세 권'으로 지킴이 계보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폭우로 등불 열두 자리 가운데 세 자리가 꺼졌다. 루드는 점화 도구가 젖어 점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남은 등불 불씨를 꺼진 자리로 옮기는 방법을 선택했다. 점화 도구 없이 불씨 이동으로 세 자리를 다시 켜는 데 평소보다 두 결 더 걸렸다. 봉인 결계 순찰녀 에일라(380047 봉인 결계 순찰녀 — 그날 야간 순찰을 기다리던 자)가 세 자리가 늦게 켜지는 것을 보고 원인을 물었다. 루드는 "불씨 이동으로 해결했습니다"라 답했다. 에일라는 순찰 노트에 "등불 지킴이 불씨 이동법"을 기록해 두었다.

    후대 지킴이들은 점화 도구가 없을 때 불씨 이동으로 해결하는 루드의 한 결을 따른다.

  • 이름복창자(이름復唱者)

    폐허 이름 복창사

    잊힌 이름을 다시 부르는 자

    이름을 한 번 소리 내어 부르면, 그 이름이 봉인 명단 안에서 한 번 더 살아난다.

    폐허 이름 복창사는 봉인 명단에 올라간 이름을 일정 주기마다 소리 내어 복창해 봉인 효력을 유지하는 의례 전문직으로, 외형은 회색 의례복, 오른손에 봉인 명단 복창 노트, 목소리를 보호하는 검은 목 토시가 표준이다. 회색 호명관(390023)과 비슷하지만, 호명관이 현장에서 이름을 부르는 자라면 복창사는 서고에서 명단 전체를 정기적으로 복창하는 자다.

    복창사는 매 보름마다 봉인 명단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읽는다. 이름 하나를 빠뜨리면 그 이름의 봉인 효력이 한 보름 동안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래서 복창사는 명단을 읽기 전 목을 적시고, 읽는 중에 쉬지 않으며, 마지막 이름까지 읽고 나서야 노트를 닫는다. 가장 긴 명단을 가장 정확하게 읽어내는 목소리가 가장 강한 봉인이다.

    복창사가 명단을 읽기 시작하면 서고 안이 조용해집니다. 그 조용함이 봉인이 살아나는 소리입니다.

    폐허 이름 복창사 에반 볼트 — 봉인 결사 복창실(봉인 서고 여수호관 카르타의 서고 한 칸 옆 소리를 막는 방)의 초대 수석 복창사이자 복창 기록 노트 여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이름 하나 빠진 복창'으로 복창실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초반, 봉인 명단이 급히 갱신된 뒤 첫 복창을 하는 날 새로 추가된 이름 한 줄이 노트 페이지 사이에 끼여 넘어가는 사고가 있었다. 에반은 복창을 마친 뒤 노트를 다시 처음부터 훑어 빠진 이름을 발견했다. 그는 그 이름만 별도로 한 번 더 복창하고 기록 노트에 "재복창 — 추가 확인"을 적었다. 저주 명단 갱신자 소피아(380043 저주 명단 갱신자 — 그날 명단 갱신을 담당한 자)가 이후 명단 추가 시 페이지 끝에 별도 표시를 달게 됐다.

    후대 복창사들은 복창 후 노트를 다시 훑어 빠진 이름을 확인하는 에반의 한 결을 따른다.

  • 흑령서기자(黑靈書記者)

    흑령 명단 서기

    흑령의 명단을 적는 서기

    흑령이 남긴 이름 흔적을 명단에 올린다. 흔적이 명단에 오르면 흑령이 제자리를 기억한다.

    흑령 명단 서기는 흑령 퇴산사(370047)가 확인한 흑령 이름을 명단으로 정리하고 봉인 명단에 인계하는 기록 전문직으로, 외형은 회색 서기 코트, 오른손에 봉인 잉크 필경 노트, 왼쪽 허리에 결재 인장이 표준이다. 퇴산사가 현장에서 이름을 찾으면 서기가 명단으로 완성한다.

    서기는 퇴산사의 이름 후보를 받아 명단 형식에 맞게 정리하고 결재 인장을 눌러 공식화한다. 이름 후보가 명확하지 않으면 퇴산사에게 재확인을 요청한다. 재확인 없이 모호한 이름을 올리면 봉인 효력이 절반이다. 서기의 재확인 요청이 명단의 품질을 결정한다.

    서기가 결재 인장을 누르는 소리가 나면 흑령 하나가 오늘 제자리를 찾았다는 뜻입니다.

    흑령 명단 서기 캐린 핀 — 봉인 결사 흑령 명단실(흑령 퇴산사 에올린의 처리반과 같은 건물 한 층 위)의 초대 수석 서기이자 흑령 명단 노트 다섯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재확인 다섯 권'으로 명단실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흑령 퇴산사 에올린(370047 흑령 퇴산사 — 이름 미상 흑령 이름으로 '기다림'을 올린 자)이 '기다림'이라는 이름 후보를 서기에게 전달했다. 캐린은 그 이름이 고유 이름이 아닌 감정 단어임을 인지하고 에올린에게 재확인을 요청했다. 에올린은 망령 통역관(370024 망령 통역관)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를 다시 전달했고, 캐린은 "감정 이름 허용 — 봉인 결사 특례"를 명단 비고에 한 줄 적고 결재 인장을 눌렀다. 그 비고 한 줄이 이후 흑령 이름 특례 기준의 첫 줄이 되었다.

    후대 서기들은 감정 단어 이름에 특례 비고를 달아 처리하는 캐린의 한 줄을 따른다.

  • 결계표지자(結界標識者)

    폐도 결계 표지기

    폐도 결계의 표지를 세우는 자

    폐도 길목에 결계 표지 하나를 박으면, 다음 길손이 결계 안에 있다는 것을 안다.

    폐도 결계 표지기는 폐도(廢道, 폐허 시대에 무너지거나 버려진 길) 곳곳에 결계 경계 표지를 세우고 유지하는 보조 직책으로, 외형은 닳은 회색 작업복, 어깨에 표지 말뚝 묶음, 허리에 봉인 잉크 작은 병이 표준이다. 봉인 경계 측량사(390041)가 측량한 경계선에 표지를 세우는 현장 실행자다.

    표지기는 말뚝 하나마다 봉인 잉크로 결계 경계 표시를 새긴다. 잉크 없는 말뚝은 길손에게 위치를 알려주지만 봉인 효력은 없다. 잉크를 새긴 말뚝은 위치 안내와 봉인 보조 역할을 동시에 한다. 말뚝 하나에 잉크 새기는 시간이 표지기 업무 시간의 절반이다.

    표지기가 말뚝에 잉크를 새기는 속도가 길손이 결계 경계를 안전하게 지나가는 속도와 같습니다.

    폐도 결계 표지기 도반 로른 — 폐도 변경 표지 결사(봉인 경계 측량사 베이의 측량 데이터를 받아 표지를 세우는 현장 결사)의 삼대 표지기이자 표지 기록 수첩 두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말뚝 두 권의 잉크'로 표지 결사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중반, 폐도 안내인(390018 폐도 안내인 — 그 시즌 카브린 골짜기 경계를 통과하던 자)이 결계 표지 두 자루가 사이가 너무 멀어 경계 판단이 어렵다고 보고했다. 도반은 그 구간 측량 기록을 봉인 경계 측량사 베이(390041)에게 확인하고, 사이가 먼 구간에 말뚝 두 자루를 추가로 박아 잉크를 새겼다. 폐도 안내인은 다음 통과 때 경계 판단이 쉬워졌다고 수첩에 한 줄 적어 도반에게 전달했다.

    후대 표지기들은 안내인 피드백으로 말뚝 간격을 조정하는 도반의 한 결을 따른다.

  • 잔해운반부(殘骸運搬夫)

    잔해 재료 나르기꾼

    잔해 재료를 나르는 일꾼

    폐성 발굴 잔해 중에서 쓸 수 있는 재료를 나른다. 나르기 전에 분류하면 두 번 나를 일이 없다.

    잔해 재료 나르기꾼은 폐성 발굴 현장에서 수선·봉인에 쓸 수 있는 잔해 재료를 분류해 창고까지 나르는 평민 보조 인원으로, 외형은 잔해가 묻은 작업복, 등에 멜빵 통 두 개, 허리에 분류 표 한 장이 표준이다. 결계 재료 수급관(390042)의 현장 나르기 담당자다.

    나르기꾼은 잔해 더미에서 수선용·봉인용·폐기용을 먼저 분류한 뒤 나른다. 분류 없이 나르면 창고에서 다시 분류해야 하고 수급관의 장부 정리가 두 배로 늘어난다. 분류가 먼저다. 나르기꾼의 분류 속도가 창고 정리 속도를 결정한다. 가장 좋은 나르기꾼은 가장 정확하게 분류하는 나르기꾼이다.

    나르기꾼이 분류 통 두 개를 나란히 들고 오면 이미 분류가 된 겁니다. 통 하나만 들고 오면 창고에서 다시 분류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잔해 재료 나르기꾼 베크 린 — 봉인 결사 잔해 나르기 결사(결계 재료 수급관 하란의 재료 창고에 잔해 재료를 공급하는 결사)의 삼대 나르기꾼이자 분류 기록 수첩 한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분류 통 두 개'로 나르기 결사 안에 전해진다.

    그의 임기 초반, 폐성 발굴 현장에서 잔해 하나가 수선용과 봉인용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가 생겼다. 베크는 두 통 앞에서 한 호흡 멈추었다가 수급관 하란(390042 결계 재료 수급관 — 그날 창고에서 재료 장부를 정리 중이었던 자)에게 어느 통에 넣어야 하는지 물었다. 하란은 "두 가지 모두 해당하면 봉인용 통이 먼저"라 답했다. 베크는 그 기준을 분류 표 뒷면에 한 줄 적어 두었다. 그 한 줄이 이후 나르기 분류 기준의 추가 항목이 되었다.

    후대 나르기꾼들은 두 가지 해당 잔해는 봉인용 통을 먼저 선택하는 베크의 한 줄을 따른다.

  • 봉인땔감부(封印땔감夫)

    봉인 화로 땔감 짐꾼

    봉인 화로의 땔감을 나르는 짐꾼

    화로 땔감은 매일 아침 첫 번째로 나른다. 첫 번째가 늦으면 하루 전체가 늦는다.

    봉인 화로 땔감 짐꾼은 봉인 결사 각 작업실의 화로에 땔감을 매일 첫 번째로 배달하는 평민 보조 인원으로, 외형은 잿더미가 묻은 작업복, 등에 땔감 묶음, 허리에 배달 기록 수첩이 표준이다. 잿더미 연료 짐꾼(370050)의 성별없음 계보 직책이며, 봉인 화로 연료 배달녀(380050)와 같은 역할을 중립 성별로 담당한다.

    땔감 짐꾼은 배달 순서가 정해져 있다. 조합실 화로가 첫 번째, 필사실 화로가 두 번째, 각인 작업장 화로가 세 번째다. 순서를 바꾸면 앞 작업실이 먼저 시작하지 못하고 뒤 작업실에서 기다린다. 순서가 맞아야 작업 전체가 정각에 시작된다. 가장 작은 땔감 묶음이 가장 큰 작업 체계를 이어준다.

    땔감 짐꾼이 조합실 화로 앞을 지나면 우리 조합사들이 재료 병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그게 오늘 작업 첫 움직임입니다.

    봉인 화로 땔감 짐꾼 피트 호스 — 봉인 결사 화로 땔감 결사(조합실·필사실·각인 작업장 세 화로를 담당하는 세 사람짜리 결사)의 초대 선임 짐꾼이자 배달 기록 수첩 두 권을 채운 자 — 의 일화는 '세 화로 두 권'으로 땔감 결사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피트가 아파서 혼자 세 화로를 담당하기 어려운 날이 왔다. 피트는 배달 수첩을 펴 결계 재료 수급관 하란(390042 결계 재료 수급관 — 그날 창고 정리 중이었던 자)에게 가져가 보조를 요청했다. 하란은 배달 순서표를 보고 첫 번째 화로 땔감을 대신 챙겨 조합실로 운반했다. 피트는 두 번째와 세 번째 화로를 이어서 담당했다. 세 화로가 모두 정각에 켜졌다.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 이레나(390037 봉인 잉크 수석 조합사 — 그날 조합실 작업을 담당한 자)는 화로 앞에서 한 결 후 잉크 병을 꺼냈다.

    후대 땔감 짐꾼들은 혼자 감당이 어려운 날 배달 수첩을 들고 도움을 요청하는 피트의 한 결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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