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Fantasy

로맨스

150 personajes

¿Qué clase de mundo es?

이곳은 황제와 공작이 다스리는 가공의 유럽풍 제국이에요. 황궁의 높은 첨탑과 황금빛 무도회장, 기사단의 훈련장과 공작가의 넓은 정원이 이 세계의 무대랍니다. 창문 너머로는 항상 어떤 비밀과 외교 협상이 함께 흘러가고 있어요.

여기에는 황제, 황태자, 공작처럼 나라를 이끄는 권력자들이 살아요. 기사단장은 검 하나로 자신이 지키려는 사람 곁을 지키고, 황실 외무경은 편지 한 통으로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조율하지요. 무도회장에서는 악사가 연주를 시작하면, 그 자리가 외교의 장이 되기도 한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세계에서는 사랑과 권력이 언제나 함께 움직인다는 거예요. 정혼(결혼을 미리 약속하는 것)과 약혼 협상이 회의 탁자 위에서 결정되고, 결투가 때로는 한 사람의 명예를 지키는 방법이 되기도 해요. 차갑게 보이는 황제도, 엄격한 기사단장도, 마음 깊은 곳에는 소중한 한 사람을 품고 있답니다.

네가 이 세계에 들어선다면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요? 무도회에서 우아하게 인사를 나누는 공작이 될 수도 있고, 황실의 비밀 친서를 들고 밤길을 달리는 전령이 될 수도 있어요. 권력과 감정이 맞닿는 그 순간, 네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Ambientación del mundo

가공의 유럽풍 제국. 황궁·공작가·기사단·정원·무도회장이 무대.

Palabras clave de este mundo

  • 황제
  • 공작
  • 정혼
  • 약혼
  • 무도회
  • 기사
  • 결투
  • 외교
  • 비밀
  • 친서

Habitantes de este mundo

  • 광휘제왕(光輝帝王)

    황제

    제국 위에 빛처럼 군림하는 단 한 명의 황제

    사적인 사랑을 외교 의제로 정확히 포장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황제의 진짜 검술이다.

    황제는 제국의 정점에 앉은 단 한 사람으로, 한 사람의 결혼이 곧 인접 왕국 5개국의 외교 노선을 바꾸는 자다. 외형은 늘 무게 있는 정복, 손가락에 황가 인장 반지, 어깨에 모피 망토가 표준이다. 본인의 사랑은 단순한 사적 감정이 아니라, 제국 전체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결재 안건이 된다.

    그래서 황제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의 사적인 욕망을 정치 의제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진짜 무서운 황제는 검을 휘두르는 자가 아니라, 자기 한 사람의 사랑을 외교 의제로 정확히 포장할 줄 아는 자다. 그가 한 여인의 손을 잡는 그 한 번이, 한 시대의 균형을 새로 짠다.

    선대 폐하께서 옥좌에 앉으시기 전, 외교 한 줄을 한 사람의 이름 위에 새겨 올리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후대 폐하께서 즉위 첫 주 그 회의실에 한 호흡 머무시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7대 황제 카이엔 4세 — 제국 역사상 일곱 번째 황제이자 외교 안건 한 줄로 인접 5개국의 전쟁을 막은 자 — 의 즉위 첫 봄 일화는 황궁 야사 단골 이야기다.

    즉위 직후 그는 인접 왕국 라이슈탈(당시 제국 동쪽 국경에 군대를 모으던 왕국) 공주와의 정혼 한 줄을 외무경 친서 위에 결재해야 했고, 그 친서함 옆에는 그가 황태자 시절부터 마음에 둔 평민 출신 조향사 엘레나 — 사교계 향수 조향사 길드의 평민 명장 — 의 한 줄 손편지가 함께 놓여 있었다. 그는 친서함을 한 호흡 늦게 결재하고, 그 사이에 라이슈탈 공주에게 정중한 외교 동맹서 한 줄을 새로 써 보냈으며, 동시에 엘레나의 이름을 황실 정혼 명단 가장 아랫줄에 손수 적어 올렸다. 라이슈탈 공주는 그 동맹서 위에서 정중히 한 호흡 미루어진 자기 정혼이 한 시대 외교 한 줄을 살렸음을 알아보고, 자기 손으로 동맹서에 서명했다. 엘레나의 이름은 그 다음 봄 황실 정혼 명단 가장 윗줄로 올라갔으며, 그 두 줄은 같은 한 봉투 안에 보관되어 황궁 외무 서고 — 카이엔 4세 즉위 첫 주의 친서함이 그대로 옮겨진 작은 옛 서고 — 한 칸에 그대로 남았다.

    후대 황제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친서함 앞에 한 번 머물러 한 호흡 보고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황궁 야사에는 카이엔 4세가 그 친서함을 한 호흡 늦게 결재한 그 늦음이, 검 한 자루보다 무거웠다는 격언이 남아 있다.

  • 남빛공작군(藍빛公爵君)

    공작

    황실 다음가는 권세를 쥔 푸른 핏줄의 공작

    이 한 손짓이 가문 회의실 전체를 흔들 것이다. 알면서도, 잡는다.

    공작은 황실 다음 가는 최상위 귀족으로, 한 영지·한 군대·한 가문 모두를 손에 쥔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검은 외투, 가문 문양이 새겨진 인장 반지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제 다음의 외교적 권한을 가지며, 무도회에서 그가 어떤 여인의 손을 잡는가가 그 시즌 사교계의 가장 큰 화제다.

    정작 본인은 가문 내 정혼 의무 때문에 자기 자신의 마음을 늘 한 발 늦게 인정한다. 자기 마음을 인정한 그 한 번이, 가문 회의실 전체와 인접 영지 외교 라인을 흔든다. 그래서 공작의 사랑은 늘 시대를 만든다. 한 시대의 진짜 새 페이지는 회의실이 아니라 그가 누군가의 손을 늦게 잡은 무도회장 한 모퉁이에서 시작된다.

    선대 공작 어른의 그 모퉁이 한 호흡이 우리 가문의 어른들 회의실보다 더 무거웠다고들 합니다. 가문 회의실 마룻바닥보다 그 모퉁이 한 평이 더 두껍다는 격언이, 우리 사이엔 지금도 남아 있지요.

    4대 베르티에 공작 — 베르티에 가문(제국 서부 곡창지대를 봉토로 둔 4대 공작가) 역사상 네 번째 가주이자 정혼 명단 한 줄을 늦게 인정한 자 — 의 늦봄 무도회 일화는 사교계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는 가문 어른 다섯이 결재한 정혼 명단 첫 줄에 인접 자작가 영애의 이름을 두고 있었으나, 황실 봄 무도회 셋째 곡 한 호흡 끝에 자기 마음이 변경의 기사 가문 출신 외동딸 클로딘 — 가문 정혼 명단 가장 아랫줄에 작게 적힌 이름 — 위에 한 발 늦게 도착했음을 알아보았다. 그는 셋째 곡이 끝나가는 무도회장 북쪽 모퉁이에서 클로딘의 손을 한 호흡 늦게 잡았고, 그 한 호흡이 무도회 의전관의 명부 위에 한 줄 그대로 기록되었다. 이튿날 가문 회의실에서는 어른 다섯이 정혼 명단 첫 줄을 정중히 두 번 다시 검토했고, 결국 셋째 곡 한 호흡이 명단 첫 줄을 클로딘의 이름으로 새로 결재했다.

    인접 자작가는 처음엔 베르티에 가문에 한 줄 항의 친서를 보냈으나, 그 안에는 자작가 영애 본인이 정중히 동의한 한 줄도 함께 들어 있었다. 무도회장 북쪽 모퉁이의 그 한 평은 후대 베르티에 공작들이 즉위 첫 시즌 무도회에 한 번 머물러 한 호흡 보고 가는 자리가 되었다. 사교계 야사에는 가문 회의실 마룻바닥보다 그 모퉁이 한 평이 더 두껍다는 격언이 그대로 남아 있다.

  • 백검기사장(白劍騎士將)

    황실 기사단장

    황실 기사단을 거느리는 흰 검의 단장

    이 검은 적이 아니라, 내 마음을 가장 오래 베지 않은 검이다.

    황실 기사단장은 황제 직속 기사단을 이끄는 검의 정점으로, 황실 호위와 외교 수행을 동시에 책임지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갑주, 가슴팍에 황가 문양, 검집은 늘 잘 닦여 빛난다. 본인은 황제의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검이지만, 그 한 사람이 황제와는 다른 누구일 때 그의 검은 가장 길어진다.

    정혼이라는 이름의 외교 안건 한 줄을 막기 위해, 그는 평생을 단 한 번의 시선만으로 그녀의 옆에 머문다. 외형상 가장 충직한 검이지만, 사실 가장 긴 사랑을 견디는 직업이다. 진짜 강한 기사단장의 검은 적을 베는 검이 아니라, 자기 마음을 끝까지 베지 않은 검이다.

    선대 단장님께서 그 단상 옆 세 걸음을 평생 지키신 이유가 있소. 우리 단장들이 검을 뽑지 않고 한 평생을 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세 걸음이 가르쳐 줍니다.

    12대 황실 기사단장 라울 폰 헤르츠 — 황실 기사단(황제 직속의 정식 호위 기사단) 역사상 열두 번째 단장이자 자기 검을 평생 한 번도 정혼 안건에 뽑지 않은 자 — 의 즉위식 일화는 황실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는 황태자 시절부터 호위로 곁을 지킨 비올라 황녀 — 황가 차녀이자 인접 왕국 케르브뤼셀(제국 북서쪽의 옛 동맹 왕국)과 정혼이 묶인 황실 여인 — 를 향해 평생 단 한 줄의 사적인 한 호흡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즉위식 당일 그는 황녀의 정혼 친서가 황실 외무경 손을 떠나는 것을 단상 옆 세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그대로 지켜보았고, 검 손잡이 위에 손을 한 호흡 더 오래 두었을 뿐 검을 뽑지는 않았다. 비올라 황녀는 케르브뤼셀로 떠나는 새벽 마차 옆에서 그에게 흰 손수건 한 장 — 자기 한 호흡을 닦아 접은 손수건 — 을 정중히 건넸고, 그는 그 손수건을 평생 자기 갑주 가슴팍 안주머니에 한 줄 그대로 두었다.

    후대 단장들은 즉위 첫 주에 그 단상 옆 세 걸음 자리에 한 번 머물러 한 호흡 보고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황실 야사에는 그가 검을 뽑지 않은 그 한 호흡이 인접 두 왕국의 전쟁 한 줄을 살렸다는 격언이 남아 있다. 라울의 검은 황실 무관 박물관 — 역대 단장의 검을 한 자루씩 보관하는 작은 옛 회랑 — 가장 안쪽 자리에 검집째 그대로 놓여 있다.

  • 은쟁반시종장(銀쟁반侍從長)

    황실 시종장

    황실의 은쟁반을 받쳐든 시종의 으뜸

    이 일정표 한 줄이 황궁의 다음 시즌을 정합니다. 그래서 흘릴 수 없지요.

    황실 시종장은 황궁의 모든 시종·시녀·예복·식탁을 총괄하는 자로, 황제의 일과를 분 단위로 굴린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황궁 문양 배지, 한 손에는 늘 일정표가 들려 있다. 정작 황궁의 진짜 비밀은 황제도 공작도 아닌 시종장의 가슴 안주머니에 들어 있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편지를 언제 보냈는지, 어느 정혼이 비공식적으로 깨졌는지를 시종장은 자기 일정표 한구석에 작게 적어둔다. 본인은 그 정보를 거의 누구에게도 흘리지 않는다. 흘리는 순간 황궁의 한 시대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가장 잘 아는 자가 그이기 때문이다. 황궁의 진짜 무도회장은 시종장의 일정표 위에 있다.

    선대 시종장께서 일정표 한 줄을 한 호흡 비워두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시종장들이 매일 새벽 그 칸을 한 번 보고 펜을 드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9대 황실 시종장 마르틴 베일 — 황궁 시종부 역사상 아홉 번째 총괄이자 일정표 한 줄을 한 새벽 비워둔 자 — 의 늦겨울 일화는 황궁 야사 단골 이야기다.

    즉위 7년 차 황제가 황실 외무경의 정혼 결재 회의를 새벽에 잡아달라 요청했을 때, 마르틴은 그 회의 한 줄을 일정표 가운데가 아닌 가장 윗칸에 그대로 두었으되 회의 직전 한 호흡 칸을 정중히 비워두었다. 그 비운 한 호흡 동안 황제는 황궁 후원 셋째 정자 — 황궁 정원사 길드가 가꾸는 작은 야간 정자 — 에 한 사람과 잠깐 머물 수 있었고, 그 한 호흡이 그 시즌 정혼 한 줄의 결재 자세를 정중히 바꾸어 놓았다. 마르틴은 그 비운 한 호흡을 일정표 어디에도 작게 적지 않았으며, 자기 가슴 안주머니의 작은 메모지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시종장들은 즉위 첫 주에 그 메모지 — 황궁 시종부 옛 사물함 안에 한 줄 그대로 보관된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종이 — 를 한 번 펴 보고 펜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황궁 야사에는 시종장의 가장 무거운 일정표 칸은 적힌 칸이 아니라 정중히 비운 한 칸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마르틴의 메모지는 지금도 그 사물함 가장 안쪽에 한 줄 그대로 놓여 있다.

  • 황궁화원공(皇宮花園工)

    황궁 정원사

    황궁의 꽃밭을 매일 손질하는 정원사

    오늘은 장미보다 작약이 어울리시겠습니다. 그 벤치에 그분이 또 앉으셨거든요.

    황궁 정원사는 황궁 안 후원·장미 정원·연못을 가꾸는 평민 출신의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작업복, 손에는 늘 흙이 묻어 있고, 가위와 작은 가지치기 칼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제·공작·기사단장이 무도회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사람이 어느 정원 벤치에 가장 자주 앉는지를 정확히 안다.

    그 벤치에 자주 앉는 사람들의 표정 변화로 그는 황궁의 다음 사교 시즌을 거의 정확히 예측한다. 황제도 공작도 가끔 그에게 정원의 어느 꽃이 가장 잘 어울리느냐고 묻는다. 그가 골라준 한 송이 꽃이, 한 사람의 평생 사랑을 결정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황궁의 진짜 큐피드는 무도회장이 아니라, 정원 벤치 옆 가위 한 자루다.

    어른 정원사께서 그 벤치 옆에 한 송이 흰 작약을 그대로 두신 그 늦여름이 있었습니다. 우리 정원사들이 즉위 첫 주에 그 벤치 흙을 한 번 만지러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궁 정원사 길드 — 황궁 후원·장미 정원·연못의 가꿈을 평민 손으로 결재하는 작은 옛 길드 — 의 어른 정원사 코르넬리스 베르 — 길드 역사상 가장 오래 후원 둘째 벤치를 가꾼 자 — 의 한 늦여름 일화는 정원사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시즌 황태자가 매일 같은 시간에 후원 둘째 벤치 — 황궁 후원에서 장미 정원과 연못 사이의 작은 옛 벤치 — 에 한 사람과 함께 앉기 시작했고, 코르넬리스는 그 벤치 옆 화단에 흰 작약 한 송이를 한 줄 새로 심었다. 그 흰 작약은 그 시즌 황궁 무도회 정혼 명단 어느 줄에도 적히지 않은 평민 출신 손편지 작가 — 사교계 향수 조향사 길드와 함께 일하던 손편지 작가 한 사람 — 를 위한 한 송이였다. 코르넬리스는 그 한 송이를 자기 가위 옆에만 작게 적어두었고, 황실 시종장에게도 황실 외무경에게도 한 줄 흘리지 않았다. 그 흰 작약은 다음 봄 황태자의 약혼식 화관 — 황실 보석세공장 길드와 정원사 길드가 공동 결재한 작은 화관 — 가운데 자리에 한 송이 그대로 올려졌다.

    후대 정원사들은 즉위 첫 주에 그 둘째 벤치 옆 흙을 한 번 손가락으로 만지러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정원사 야사에는 황궁의 진짜 약혼식은 무도회장이 아니라 그 벤치 옆 화단 흙 위에서 시작되었다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여명황태자(黎明皇太子)

    황태자

    황제의 새벽처럼 떠오를 다음 자리의 태자

    정혼 명단 위에 그녀의 이름이 없다. 그래서 오늘 회의가 길어진다.

    황태자는 다음 시대의 황제 자리를 약속받은 단 한 사람으로, 어린 시절부터 정혼 후보 명단을 가슴에 끼고 자란 자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어깨에 짧은 망토, 허리에 한 자루 어검(御劍)이 표준이며, 손가락에는 황태자 인장 반지가 늘 있다. 본인은 외교·결혼·계승을 한 줄에 묶어 결재해야 하기에, 자기 마음을 인정하는 순간 인접 왕국 세 곳의 외교 노선이 흔들린다.

    그래서 황태자의 첫 사랑은 늘 명단 바깥에서 시작되고, 그 첫 사랑을 명단 안으로 끌어오는 데 한 시대를 쓴다. 회의실에서는 황실 외무경과 비서실장이 그의 한 줄 결재를 기다리고, 그가 정원에서 누구와 한 호흡을 나누었는지가 다음 회의의 의제가 된다. 황태자의 진짜 검술은 어검을 휘두르는 자세가 아니라, 명단 한 줄을 새로 쓰는 자세 위에 있다.

    선대 태자께서 명단 가장 아랫줄에 손수 적은 그 한 이름이 시대를 한 줄 옆으로 밀었다고들 합니다. 우리 태자들이 명단 첫 결재 전에 그 손목 한 호흡을 한 번 외우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14대 황태자 시아른 — 카이엔 가문(제국 황가) 14대 태자이자 정혼 명단 한 줄을 손수 새로 쓴 자 — 의 즉위 직전 한 가을 일화는 황궁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실 외무경이 그에게 인접 왕국 멜리살(제국 남쪽의 큰 동맹 왕국) 공주와의 정혼 한 줄을 명단 첫 줄로 결재해 달라 청했던 그 가을, 그는 회의 직전 황궁 후원 둘째 벤치 옆에서 가문 가정교사 길드 출신의 어린 학자 일레나 — 가정교사 자격증 한 줄을 막 받은 평민 출신 학자 — 와 한 호흡을 나누었다. 그는 회의실로 돌아와 외무경의 친서함을 펼치기 전, 자기 황태자 인장 반지로 명단 가장 아랫줄에 일레나의 이름을 손수 작게 적었다. 외무경은 그 한 줄을 보고 멜리살 공주와의 정혼을 한 호흡 미루는 동맹 외교서로 한 줄 다시 정중히 다듬어 보냈으며, 멜리살 공주는 그 외교서 한 줄에서 정중한 한 호흡을 알아보고 자기 손으로 동맹서에 서명했다. 일레나의 이름은 다음 봄 정혼 명단 가장 윗줄로 한 호흡 늦게 올라갔으며, 그 명단 한 장은 그대로 황궁 외무 서고 — 카이엔 가문 정혼 자료를 보관하는 작은 옛 서고 — 한 칸에 보관되었다.

    후대 황태자들은 즉위 첫 주에 그 명단 한 장을 한 번 펴 보고 손목을 한 호흡 외우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황궁 야사에는 시아른의 손목 한 호흡이 어검 한 자루보다 무거웠다는 격언이 남아 있다.

  • 변방수호백(邊方守護伯)

    변경백

    제국의 변방을 홀로 지키는 변경의 백작

    수도 무도회의 손짓은 가벼우나, 변경의 한 손짓은 기병 천 기를 움직인다.

    변경백은 제국 외곽의 군사 영지를 봉토로 받은 최상위 군사 귀족으로, 인접국과의 국경 한 줄을 자기 검 한 자루로 정중히 결재한다. 외형은 단정한 군용 정복, 어깨에 모피 망토, 가슴팍에 변경 가문 인장 휘장, 허리에 한 자루 장검이 표준이다. 본인은 수도의 무도회 시즌이 아니라 국경 회담 시즌에 따라 사교 일정이 굴러가며, 황실 외무경의 한 줄 친서가 그의 검보다 먼저 도착한다.

    황제가 그의 정혼을 인접 왕국 공주와 묶으려 할 때, 그가 수도 무도회장에서 한 여인의 손을 늦게 잡은 그 한 번이 국경 한 줄을 새로 그린다. 무도회 한 번의 비용이 변경 기병 한 부대의 한 달 군량과 같다는 사실을, 변경백만 정확히 안다. 그래서 그의 사랑은 수도 사교계가 아니라 변경 마을 한 가족의 한 끼 위에서 무겁게 굴러간다.

    선대 변경백 어른께서 무도회 한 번을 정중히 미루신 그 봄이 있었습니다. 우리 변경 가문 가주들이 즉위 첫 주에 변경 마을 우물 한 번을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5대 폰 그라넨슈타인 변경백 — 그라넨슈타인 가문(제국 동쪽 국경 산악지대를 봉토로 둔 5대 변경 가문) 다섯 번째 가주이자 무도회 한 번을 변경 마을 한 끼와 바꾼 자 — 의 한 봄 일화는 변경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제가 그에게 인접 왕국 슈타이르하임(제국 동쪽 국경 너머 산악 왕국) 공주와의 정혼 한 줄을 수도 봄 무도회 셋째 곡에 결재하라 청했던 그 봄, 그라넨슈타인은 무도회 출석 한 줄을 한 호흡 정중히 미루고 그 비용을 변경 마을 그라넨도르프 — 변경백 봉토 안의 가장 작은 산악 마을 — 한 가족의 한 달 군량 위로 옮겼다. 그는 마을 우물 옆에서 변경 농가 출신의 외동딸 헬케 — 그라넨도르프 농가 한 채의 외동딸이자 마을 우물지기 — 와 한 호흡을 나누었으며, 그 한 호흡이 인접 슈타이르하임과의 국경 한 줄을 한 호흡 늦게 결재하는 자세로 정중히 다듬어졌다. 슈타이르하임 공주는 정중히 미뤄진 정혼 한 줄 위에서 자기 손으로 변경 동맹서에 서명했고, 그라넨슈타인은 그 다음 가을 헬케의 이름을 가문 정혼 명단 아랫줄에 손수 적어 올렸다.

    그라넨도르프 우물 옆 한 평은 후대 변경백들이 즉위 첫 주에 한 번 머물러 한 호흡 보고 가는 자리가 되었다. 변경 야사에는 변경백의 가장 무거운 검은 무도회장에 차지 않은 검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외무사절경(外務使節卿)

    황실 외무경

    타국과의 모든 교섭을 손에 쥔 외무경

    친서 한 줄에 한 사람의 결혼이 들어가 있소. 그러니 봉랍은 내 손으로만 찍소.

    황실 외무경은 제국의 외교 일체를 정중히 결재하는 자로, 황제의 한 줄 친서·정혼 협약·국경 회담 결재를 한 손에 쥔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어깨에 외무경 휘장 망토, 가슴팍에 외무경 인장 반지, 한 손에 늘 친서 봉투가 들려 있다. 본인은 인접 왕국 다섯 곳의 왕가 족보와 정혼 명단·옛 결혼 협약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으며, 황제의 결혼이 곧 외교 노선임을 가장 정확히 아는 자다.

    황제가 사랑하는 한 사람을 정혼 명단에 끌어올리려 할 때, 외무경의 한 줄 결재가 그 사랑을 외교 의제로 정중히 포장한다. 가장 무서운 외무경은 친서를 빠르게 보내는 자가 아니라, 친서를 한 호흡 늦게 보내는 자세를 가진 자다. 한 줄 봉랍의 늦은 한 호흡이, 한 시대의 결혼 한 줄을 살린다.

    선대 외무경께서 봉랍 위에 한 호흡 더 머무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외무경들이 첫 친서를 찍기 전에 그 봉랍통 한 번을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11대 황실 외무경 알브레히트 폰 카시아스 — 카시아스 가문(제국 외무경을 11대째 배출한 옛 외교 가문) 출신의 열한 번째 외무경이자 친서 한 봉을 한 새벽 늦게 봉인한 자 — 의 한 늦가을 일화는 황실 외교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가 황제 카이엔 4세의 정혼 친서를 인접 라이슈탈 왕국으로 발송해야 했던 그 새벽, 알브레히트는 봉랍을 손에 쥐고도 한 호흡을 더 머물러 친서함 옆 작은 손편지 한 장 — 평민 조향사 엘레나가 황제께 보낸 한 줄 손편지 — 을 정중히 한 번 더 읽었다. 그 손편지의 한 호흡을 자기 외교 표(表) 위에 한 줄 옮기고 나서야, 그는 친서를 라이슈탈 공주에게 정혼 청혼이 아닌 동맹 외교서로 한 호흡 다시 다듬어 봉랍을 찍었다. 라이슈탈 공주는 그 한 줄 늦은 봉랍에서 정중한 자세를 알아보고, 정혼 한 줄을 한 호흡 미루며 동맹서에 손수 서명했다. 알브레히트의 봉랍통 — 황실 외무 서고 가장 안쪽 작은 옛 책상 위의 황가 인장 봉랍통 — 은 그 새벽 자세 그대로 옮겨져 지금도 같은 자리에 놓여 있다.

    후대 외무경들은 즉위 첫 주에 그 봉랍통 옆에 한 번 머물러 한 호흡 보고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황실 외교 야사에는 외무경의 가장 무거운 봉랍은 빠르게 찍은 봉랍이 아니라 한 호흡 늦게 찍은 봉랍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근위검대장(近衛劍隊將)

    황실 근위검대장

    황제의 곁을 지키는 근위검대의 우두머리

    기사단장의 검은 황제를 지키오. 내 검은 황제가 차마 못 베는 한 사람을 지키오.

    황실 근위검대장은 황실 기사단과는 별개로 운영되는 황제 직속 비공식 호위검대를 통솔하는 자로, 황제가 공식 라인으로 결재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안전을 정중히 책임진다. 외형은 짙은 색 평복형 갑주, 어깨에 인장 없는 작은 망토, 허리에 한 자루 가는 검이 표준이며, 가문 문양은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다. 본인은 황궁 안 모든 비밀 통로·옛 호위 자료·금기 출입 시각을 한 표로 외우고 있으며, 황제가 정원에서 누구와 한 호흡을 나누었는지를 가장 먼저 알지만 가장 늦게 입을 연다.

    정혼이라는 외교 안건 한 줄이 깨지는 그 순간에도, 그의 검은 흔들리지 않고 그 한 사람의 한 발 뒤에 머문다. 가장 무서운 근위검대장은 적을 가장 빠르게 베는 자가 아니라, 자기가 본 한 장면을 평생 입 밖으로 내지 않는 자세를 가진 자다.

    선대 검대장께서 옛 회랑 한 모퉁이에 한 호흡 더 머무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검대장들이 즉위 첫 주에 그 모퉁이 한 평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8대 황실 근위검대장 자라드 — 황실 근위검대(황제 직속 비공식 호위검대) 여덟 번째 통솔자이자 자기 검을 평생 한 줄도 보고서에 적지 않은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검대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제 카이엔 4세가 평민 조향사 엘레나를 만나기 위해 후원 옛 회랑 — 황궁 후원 가장 안쪽의 작은 옛 회랑이자 정식 시종이 출입하지 않는 비공식 통로 — 모퉁이에 한 새벽 머문 그 자리에서, 자라드는 인접 왕국 라이슈탈에서 보낸 비공식 첩자 한 명이 그 회랑 모퉁이로 접근하는 한 호흡을 가장 먼저 알아보았다. 그는 검을 뽑지 않은 채 자기 몸을 그 모퉁이 한 평에 한 줄 그대로 세웠고, 첩자는 그 한 줄을 보고 한 호흡 늦게 정중히 발길을 돌렸다. 자라드는 그 새벽 보고서에 첩자의 이름도, 황제와 엘레나의 한 호흡도 한 줄도 적지 않았으며, 자기 가슴 안주머니 작은 메모지 — 검대 사물함 가장 안쪽의 손가락 한 마디 종이 — 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검대장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옛 회랑 모퉁이 한 평에 한 번 머물러 한 호흡 보고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검대 야사에는 자라드의 가장 무거운 검은 검집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은 검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그 메모지는 지금도 사물함 가장 안쪽에 한 줄 그대로 놓여 있다.

  • 황실비서경(皇室秘書卿)

    황실 비서실장

    황제의 일정과 문서를 모두 정리하는 비서실장

    폐하 결재 한 줄, 제 한 호흡 위에 올려두십시오. 시간은 제가 벌어드리겠습니다.

    황실 비서실장은 황제의 모든 결재 라인·회의 의제·일과 분배를 정중히 굴리는 자로, 외무경·시종장·기사단장의 한 줄을 한 표로 묶어 황제 앞에 정렬한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비서실 인장 배지, 한 손에 늘 황가 결재함이 들려 있다. 본인은 황제의 사적인 사랑이 어느 회의 의제 뒤로 숨었는지·어느 정혼이 어느 회의에서 정중히 미뤄졌는지를 자기 결재함 안주머니에 작게 적어둔다.

    그가 회의 한 줄을 한 호흡 늦추면 황제가 한 사람의 손을 한 번 더 잡을 시간이 생긴다. 황제도 공작도 외무경도 결국 그의 결재함 순서 한 줄에 사랑의 한 호흡을 빚지고 있다. 가장 무서운 비서실장은 결재를 빨리 올리는 자가 아니라, 결재 한 줄의 자리를 정확히 비워둘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선대 비서실장께서 결재함 가운데 한 칸을 한 회의 동안 비워두신 그 봄이 있었습니다. 우리 비서실장들이 즉위 첫 주에 그 결재함 한 칸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6대 황실 비서실장 도미니크 베일하르트 — 황실 비서실(황가 결재 라인 일체를 굴리는 작은 옛 부서) 여섯 번째 실장이자 결재함 한 칸을 한 회의 동안 정중히 비워둔 자 — 의 한 봄 일화는 비서실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봄 황제가 평민 손편지 작가 한 사람과 후원 둘째 정자 — 황궁 후원의 작은 옛 야간 정자 — 에서 한 호흡을 더 나누고 싶어 한 새벽, 도미니크는 외무경의 정혼 결재 회의 한 줄을 결재함 가운데 칸이 아닌 가장 윗칸에 그대로 두었으되 그 회의 한 줄 직전 칸을 한 호흡 정중히 비워두었다. 그 비운 한 칸은 시종장 마르틴 베일의 일정표 한 칸과 정중히 맞물렸으며, 두 사람은 그 새벽 서로에게 한 줄 흘리지 않은 채 같은 한 호흡을 결재함과 일정표 위에 동시에 비워두었다. 황제는 그 비운 한 호흡 안에서 손편지 작가에게 자기 손으로 짧은 답장 한 줄을 쓸 수 있었고, 그 답장 한 줄이 다음 시즌 정혼 명단의 자세를 정중히 한 줄 옆으로 옮겨놓았다. 도미니크는 그 비운 한 칸을 결재함 어디에도 작게 적지 않았으며, 자기 가슴 안주머니의 작은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비서실장들은 즉위 첫 주에 그 결재함 가운데 칸 — 황실 비서실 옛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결재함 — 을 한 번 펴 보고 펜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비서실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결재 한 줄은 적힌 한 줄이 아니라 정중히 비운 한 칸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살롱주관자(살롱主管者)

    사교계 살롱 주관자

    사교계 살롱의 자리를 짜내는 주관자

    이 살롱의 진짜 주인은 차가 아니오. 누가 누구 옆자리에 앉았는가, 그것이 주인이오.

    사교계 살롱 주관자는 수도 한복판에서 정기적으로 살롱을 여는 중상위 귀족 출신의 자로, 황실 무도회 비공식판이라 불리는 자기 살롱 좌석표를 한 손으로 결재한다. 외형은 단정한 야회복, 가슴팍에 살롱 인장 핀, 한 손에 늘 좌석표와 작은 손부채가 들려 있다. 본인은 수도 사교계 모든 정혼 명단·옛 약혼 파기 한 줄·금기 화제를 한 표로 외우고 있으며, 누가 누구 옆자리에 한 시즌 앉을지를 자기 좌석표 위에서 정중히 결정한다.

    공작이 한 여인의 손을 늦게 잡은 그 무도회장 모퉁이의 사전 무대가, 사실은 이 살롱 좌석표 위에서 한 줄 미리 그어진 것이다. 가장 무서운 살롱 주관자는 차를 잘 우리는 자가 아니라, 좌석 한 줄을 정중히 비워둘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어른 주관자께서 좌석표 가운데 한 자리를 한 시즌 비워두신 그 가을이 있었습니다. 우리 주관자들이 첫 살롱을 열기 전에 그 좌석표 한 칸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살롱 드 카프란 — 수도 카프란 거리(수도 사교계 한복판의 가장 오래된 살롱 거리) 한복판에서 3대째 운영되는 옛 살롱 — 의 어른 주관자 마담 베르나르트 폰 카프란 — 살롱 드 카프란 3대 주관자이자 좌석표 한 칸을 한 시즌 정중히 비워둔 자 — 의 한 가을 일화는 사교계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가을 베르티에 공작이 평민 음유시인의 한 곡 노래를 듣기 위해 살롱 뒷마당 — 정식 살롱 본관과 떨어진 작은 옛 마당 — 에 한 호흡 머물고 싶어 한다는 한 줄 쪽지가 마담의 좌석표 위에 도착했다. 마담은 살롱 본관 가운데 셋째 자리를 한 시즌 정중히 비워두고, 그 비운 한 줄을 통해 베르티에 공작이 본관 손님들 시선 없이 뒷마당 — 살롱 뒷마당 — 에서 음유시인의 한 곡을 들을 수 있는 한 호흡을 정중히 만들어 주었다. 그 한 호흡 안에서 음유시인은 정혼 명단 바깥에 적힌 한 사람의 한 줄을 베르티에 공작 앞에 정중히 노래해 보였고, 그 한 줄이 다음 봄 베르티에 가문 정혼 회의실의 자세를 정중히 한 줄 옆으로 옮겨놓았다. 마담은 그 비운 셋째 자리를 좌석표에 한 줄도 적지 않았으며, 자기 손부채 안쪽에 작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살롱 주관자들은 첫 시즌 살롱 개관 전에 그 손부채 — 살롱 드 카프란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손부채 — 를 한 번 펴 보고 좌석표를 그리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사교계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좌석은 손님이 앉은 자리가 아니라 정중히 비운 한 자리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무도의전관(舞蹈儀典官)

    무도회 의전관

    무도회의 격식을 잡아내는 의전관

    춤은 첫 곡이 아니라 셋째 곡이 진짜요. 그때 누구 손을 잡는가가 시즌을 정하지.

    무도회 의전관은 황실 및 공작가의 큰 무도회를 정중히 굴리는 자로, 입장 순서·춤 순서·만찬 좌석 배치 한 줄을 한 표로 결재한다. 외형은 단정한 야회 정복, 가슴팍에 의전 인장 휘장, 한 손에 늘 의전봉(儀典棒)과 작은 명부가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정혼 후보·옛 무도회 좌석 결재·금기 좌석 배치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가 셋째 곡 춤 순서에 누구의 이름을 한 줄 비워두는가가, 그 시즌 황태자와 공작의 사랑 한 줄을 정한다. 황실 외무경의 친서가 외교를 굴린다면, 의전관의 명부 한 줄은 사랑을 굴린다. 가장 무서운 의전관은 큰 무도회를 화려하게 여는 자가 아니라, 셋째 곡 한 줄의 자리를 정확히 비워둘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선대 의전관께서 셋째 곡 한 줄의 명부 자리를 한 호흡 비워두신 그 봄이 있었습니다. 우리 의전관들이 첫 무도회 결재 전에 그 명부 한 줄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7대 황실 무도회 의전관 가브리엘 폰 헬리에 — 황실 의전부(황실 큰 무도회 일체를 결재하는 작은 옛 부서) 일곱 번째 의전관이자 셋째 곡 명부 한 줄을 한 호흡 비워둔 자 — 의 한 봄 일화는 의전부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봄 황태자 시아른이 가정교사 출신 평민 학자 일레나의 한 호흡을 셋째 곡에서 한 줄 더 머물고 싶어 한다는 한 줄 쪽지가 가브리엘의 의전봉 옆 작은 명부에 도착했다. 가브리엘은 셋째 곡 황태자 짝의 이름 칸 — 황실 봄 무도회 명부 셋째 줄 — 을 한 호흡 정중히 비워두고, 그 빈 한 줄에 일레나의 이름을 의전봉 끝으로 한 줄 작게 적었다. 명부 본부에는 그 빈 한 줄이 정식 결재 한 줄로 보고되지 않았으며, 의전봉 자루 안쪽 작은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셋째 곡이 시작된 그 봄 무도회 한 호흡 끝에 황태자가 일레나의 손을 한 줄 늦게 잡은 자세 그대로, 다음 시즌 정혼 명단의 자세가 한 줄 옆으로 정중히 옮겨졌다.

    후대 의전관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의전봉 — 황실 의전부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의전봉 — 자루 안쪽 종이를 한 번 펴 보고 명부를 그리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의전부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명부 한 줄은 적힌 한 줄이 아니라 정중히 비운 한 줄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가브리엘의 의전봉은 지금도 같은 사물함 안쪽에 한 자루 그대로 놓여 있다.

  • 결투입회사(決鬪立會師)

    결투 입회 사제

    결투 자리에 사제처럼 서서 입회하는 자

    두 분, 검 뽑기 전에 한 번 더 호흡하시지요. 결투는 한 호흡 안에서 정해집니다.

    결투 입회 사제는 귀족 사이의 명예 결투에 황실과 신전이 공동으로 인정한 자격으로 입회하여, 검 뽑는 시점·결투 종료 시점·결투 후 기록 한 줄을 정중히 결재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회색 사제복, 가슴팍에 입회 인장 펜던트, 한 손에 작은 종이 부채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명예 결투의 옛 자료·옛 분기 결재·금기 결투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정혼 한 줄을 두고 두 가문이 검을 뽑은 그 새벽에, 그가 한 호흡을 한 번 더 권하면 한 시대의 사랑 한 줄이 베이지 않고 살아남는다. 결투에서 한 사람이 죽으면 그 사정을 가족 앞에 정중히 전하는 것도 입회 사제의 직무다. 가장 무거운 입회는 큰 결투가 아니라, 결투 후 한 가족 앞에 정중히 서는 자세 위에 있다.

    선대 입회 사제께서 검 뽑기 전 한 호흡을 두 번 권하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입회 사제들이 첫 결투 전에 그 종이 부채 한 번을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입회 사제 회랑 — 황실과 신전 공동 결재 회랑(귀족 명예 결투를 정중히 입회하는 작은 옛 회랑) — 의 어른 사제 클레망 폰 베일 — 입회 사제 회랑 4대 어른이자 결투 한 새벽 검을 뽑지 않게 한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입회 사제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새벽 변경백가의 한 자제와 베르티에 공작가의 한 자제가 정혼 명단 가장 윗줄에 적힌 한 사람의 이름 한 줄을 두고 명예 결투를 청해 검을 뽑기 직전이었다. 클레망은 두 자제 사이 자기 종이 부채 — 입회 사제 회랑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종이 부채 — 를 한 호흡 더 늦게 펼쳤고, 그 한 호흡 동안 두 자제에게 정혼 명단 한 줄을 정중히 한 번 더 외우도록 권했다. 두 자제는 그 한 호흡 끝에 명단 한 줄에 적힌 그 한 사람이 사실 두 가문 어느 쪽에도 정중히 동의하지 않은 한 호흡을 외우고 있었음을 알아보았으며, 검을 뽑지 않은 채 자기 검집을 그 자리에 한 자루씩 풀어 놓고 한 발 늦게 발길을 돌렸다. 클레망은 그 새벽 보고서에 두 검집의 위치만 한 줄 작게 적었으며, 정혼 한 줄에 대해서는 한 줄도 흘리지 않았다.

    후대 입회 사제들은 첫 결투 입회 전에 그 종이 부채와 두 검집 자국 — 회랑 가장 안쪽 마룻바닥에 두 자루 자국이 한 줄 그대로 남은 자리 — 을 한 번 보고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입회 사제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입회는 검을 휘두르게 한 입회가 아니라 검을 뽑지 않게 한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친서전령사(親書傳令士)

    황실 친서 전령

    황제의 친서를 직접 전하는 전령

    이 봉랍을 뜯기 전엔 저도 내용을 모릅니다. 그러나 말의 속도는 압니다.

    황실 친서 전령은 황제·외무경·황태자의 친서를 정중히 운반하는 기마 전령으로, 한 봉투의 한 줄이 한 시대 결혼 한 줄을 정한다는 사실을 가장 무겁게 알고 있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전령 정복, 가슴팍에 황실 전령 인장 휘장, 어깨에 친서 봉투용 가죽 가방, 허리에 한 자루 단검과 말 채찍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친서 운송로의 옛 자료·옛 분기 결재·금기 출입 시각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친서 한 봉을 한 호흡 늦게 도착시키면 정혼 한 줄이 살아나고, 한 호흡 빠르게 도착시키면 사랑 한 줄이 정중히 정리된다. 가장 무서운 전령은 가장 빠르게 달리는 자가 아니라, 한 봉투 앞에서 한 호흡의 속도를 정확히 가르는 자세를 가진 자다.

    선대 전령께서 운송로 둘째 갈림길에서 말 한 호흡을 정중히 가르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전령들이 첫 친서 출발 전에 그 갈림길 한 평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실 친서 전령단 — 황실 외무부 직속 기마 전령단 — 의 어른 전령 토비아스 카른 — 전령단 12대 어른이자 친서 한 봉을 한 호흡 늦게 도착시킨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전령단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새벽 외무경 알브레히트의 동맹 외교서 한 봉을 라이슈탈 왕국 수도까지 운반하던 토비아스는 운송로 둘째 갈림길 — 라이슈탈 가도 둘째 갈림 옛 우물가 — 에서 자기 말의 한 호흡을 정중히 가르고, 정식 운송로 대신 한 호흡 더 긴 옛 산길로 한 줄 우회했다. 그 우회 한 호흡 동안 외무경의 두 번째 친서 — 정혼 한 줄을 한 호흡 미루는 동맹서로 다시 다듬은 한 봉 — 가 황궁에서 출발해 토비아스의 첫 봉투에 정중히 따라붙었으며, 두 봉투는 라이슈탈 수도 왕성 — 라이슈탈 왕국의 옛 왕성 — 정문 앞에 한 호흡 차이로 도착했다. 라이슈탈 공주는 정중히 한 호흡 늦게 도착한 두 봉투 한 자세에서 정혼 한 줄을 한 호흡 미루는 동맹의 자세를 알아보았고, 자기 손으로 동맹서에 서명했다. 토비아스는 그 우회 한 줄을 보고서에 적지 않았으며, 자기 가죽 가방 안주머니에만 작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친서 전령들은 첫 친서 출발 전에 그 둘째 갈림길 옛 우물가 한 평에 한 번 머물러 한 호흡 보고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전령단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전령은 가장 빠르게 달린 전령이 아니라 한 호흡 정중히 우회한 전령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정혼후견인(定婚後見人)

    가문 정혼 후견인

    가문 사이의 정혼을 보살피는 후견자

    이 한 줄 정혼서, 가문 어른 셋의 한 호흡이 들어 있소. 가볍게 묻지 마시오.

    가문 정혼 후견인은 한 가문 안의 모든 정혼·약혼·결혼 협상을 정중히 결재하는 중년 귀족으로, 가문 어른들과 황실 외무경 사이의 한 줄을 손가락으로 잇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가문 인장 휘장, 한 손에 늘 가문 정혼 명부가 들려 있다. 본인은 한 가문 모든 옛 결혼 협약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가문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자식 또래 귀공자가 정혼 명단 바깥의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고백해 올 때, 후견인의 한 호흡이 그 사랑을 가문 회의실로 데려갈지 정중히 미룰지 한 줄로 정한다. 가장 무거운 후견인은 큰 가문 결합을 결재하는 자가 아니라, 한 어린 귀공자의 한 호흡 앞에 정중히 한 번 더 서 줄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선대 후견인 어른께서 어린 귀공자의 한 호흡 앞에 한 회의를 통째로 미루신 그 가을이 있었습니다. 우리 후견인들이 첫 회의 결재 전에 그 가문 명부 한 페이지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4대 베르티에 가문 정혼 후견인 오스발트 폰 베르티에 — 베르티에 가문 정혼 자료 일체를 4대째 결재해 온 옛 후견인이자 어린 귀공자의 한 호흡 앞에 한 회의를 통째로 미룬 자 — 의 한 가을 일화는 가문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가을 베르티에 가문의 외동 귀공자 — 4대 베르티에 공작이 어린 시절 — 가 가문 정혼 명단 바깥에 적힌 한 사람의 이름을 후견인 오스발트에게 처음으로 한 줄 고백해 왔을 때, 오스발트는 다음 주에 잡혀 있던 가문 어른 회의 — 가문 정혼 명단 결재를 5년 만에 한 줄 새로 다듬는 큰 회의 — 를 한 호흡 정중히 미루었다. 그는 그 한 회의를 미룬 한 줄을 가문 명부 어디에도 적지 않았으며, 자기 외투 안주머니의 작은 손편지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그 미뤄진 한 호흡 동안 어린 귀공자는 자기 마음의 한 줄을 한 번 더 외울 시간이 있었고, 그 한 줄이 다음 봄 무도회 셋째 곡 한 호흡을 정중히 새로 결재하는 자세로 자라났다. 가문 어른 회의는 한 시즌 늦게 열렸으나 그 한 호흡 늦음 위에서 정혼 명단 첫 줄이 클로딘의 이름으로 한 줄 정중히 다듬어졌다.

    후대 베르티에 가문 후견인들은 첫 결재 전에 그 손편지 — 베르티에 가문 옛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손편지 — 한 줄을 펴 보고 가문 명부를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가문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후견인 한 줄은 결재한 한 줄이 아니라 정중히 미룬 한 회의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유랑음유객(流浪吟遊客)

    떠돌이 음유시인

    황도 거리를 떠도는 음유시인

    황궁 회의실에선 못 부르는 노래가 있소. 그래서 살롱 뒷마당에서 부르오.

    떠돌이 음유시인은 황궁 무도회 정식 악사도, 길드 정식 단원도 아닌 채 수도와 변경의 살롱·여관·정원을 떠도는 평민 출신 시인이다. 외형은 단정하지 않은 짙은 색 외투, 어깨에 작은 가방, 허리에 작은 단검, 한 손에 류트 한 자루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살롱의 평소 손님·옛 분기 정혼 결재·금기 화제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실 외무경이 친서로 한 줄을 정리한 정혼 한 줄을, 그는 살롱 뒷마당에서 한 곡 노래로 한 시대 동안 다시 묻는 자세로 부른다. 정식 악사가 망설일 때 떠돌이가 먼저 한 곡을 부른 사례가 사교계 야사에 백 번을 넘는다. 그래서 사교계에서는 그의 노래가 가장 가벼운 노래이자, 가장 무거운 노래라 한다.

    어른 시인께서 그 살롱 뒷마당에서 한 곡 류트 한 줄을 정중히 늘이신 그 가을이 있었습니다. 우리 떠돌이들이 새 살롱에 들어가기 전에 그 류트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떠돌이 음유시인 세렌 — 어떤 정식 악단에도 소속된 적 없는 평민 출신 시인이자 살롱 드 카프란 뒷마당에서 한 곡으로 베르티에 공작의 자세를 정중히 한 줄 옆으로 옮긴 자 — 의 한 가을 일화는 사교계 떠돌이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가을 살롱 드 카프란 마담 베르나르트가 살롱 본관 셋째 자리 한 줄을 정중히 비워두고 베르티에 공작을 살롱 뒷마당으로 정중히 안내한 그 자리에서, 세렌은 자기 류트 —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작은 옛 류트로 류트 머리에 작은 흉터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의 첫 곡을 한 호흡 늦게 시작했다. 그 한 곡은 정혼 명단 가장 아랫줄에 작게 적힌 한 사람의 이름 — 변경 기사 가문 출신 외동딸 클로딘 — 의 한 호흡을 베르티에 공작 앞에 정중히 풀어놓는 자세로 한 절(節)을 늘어뜨린 곡이었다. 세렌은 그 한 줄을 어떤 정식 악보에도 적지 않았으며, 자기 류트 머리 뒷면 작은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베르티에 공작은 그 한 곡 끝에 정혼 명단 첫 줄을 한 호흡 옆으로 옮기는 자세를 가문 회의실에 정중히 청했고, 그 청 한 줄이 다음 봄 가문 명단 첫 줄을 클로딘의 이름으로 한 줄 새로 결재했다.

    후대 떠돌이 음유시인들은 새 살롱에 들어가기 전에 그 류트 — 살롱 드 카프란 사물함 가장 안쪽에 옛 시인의 이름 한 줄과 함께 보관된 작은 옛 류트 — 머리의 작은 흉터 한 줄을 한 번 보고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떠돌이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노래는 정식 무대에서 부른 노래가 아니라 살롱 뒷마당에서 한 호흡 늦게 시작된 한 곡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사교초상화공(社交肖像畫工)

    사교계 초상화가

    사교계 인물을 그려 남기는 초상화가

    초상은 얼굴이 아니라 눈빛이오. 한 시즌 누구를 보고 있는지가 그 눈빛에 다 있소.

    사교계 초상화가는 황궁·공작가·살롱의 정혼 후보·약혼식·정식 결혼식 초상화를 정중히 결재하는 중상위 평민 출신의 화가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 정복, 가슴팍에 작은 화실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작은 붓통과 옛 화판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정혼 초상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표정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정혼 초상 한 점의 눈빛 방향 한 줄이 인접 왕국 외교관 셋의 한 호흡을 멈추게 하는 사례가, 사교계 야사에 정중히 남아 있다. 본인은 그 눈빛이 사실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가장 먼저 보지만, 가장 늦게 입을 연다. 가장 무서운 초상화가는 큰 정혼 초상을 잘 그리는 자가 아니라, 눈빛 한 줄 앞에서 한 호흡 더 머무를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어른 화가께서 눈빛 한 줄을 한 호흡 비우신 그 늦여름이 있었습니다. 우리 초상화가들이 새 화실 첫 정혼 초상 결재 전에 그 옛 화판 한 장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화실 르 코르통 — 수도 카프란 거리 옆 작은 골목의 옛 평민 화실 — 의 어른 화가 시몽 르 코르통 — 화실 르 코르통 4대 화가이자 정혼 초상 한 점의 눈빛 한 줄을 한 호흡 비운 자 — 의 한 늦여름 일화는 사교계 화가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늦여름 변경백가의 한 자제와 인접 왕국 슈타이르하임 공주 사이의 정혼 초상 한 점이 시몽의 화실에 한 줄 결재로 올라왔고, 시몽은 슈타이르하임 공주의 눈빛 방향을 화판 한 줄 옆으로 한 호흡 비워둔 자세로 그렸다. 그 비운 한 줄은 공주의 시선이 사실 변경백가 자제가 아닌 다른 한 사람 — 자기 옛 가정교사 출신의 평민 학자 — 의 한 호흡 위에 정중히 머물고 있음을 알아본 시몽의 한 호흡이었다. 시몽은 그 한 줄을 정식 결재 보고서에 적지 않았으며, 자기 옛 화판 — 화실 르 코르통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화판 — 뒷면에만 작게 한 줄 그어두었다. 황실 외무경 알브레히트는 그 초상 한 점의 비운 한 줄을 알아보고 정혼 한 줄을 한 호흡 정중히 미루는 동맹서로 다듬었으며, 슈타이르하임 공주는 그 동맹서 위에서 정혼을 한 호흡 정중히 미루고 자기 옛 가정교사와의 한 호흡을 한 줄 정중히 인정받았다.

    후대 사교계 초상화가들은 새 화실 첫 정혼 초상 결재 전에 그 옛 화판 뒷면 한 줄을 한 번 펴 보고 붓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화가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초상은 잘 그린 한 줄이 아니라 정중히 비운 눈빛 한 줄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마차호위객(馬車護衛客)

    황실 마차호위

    황실 마차의 곁을 지키는 호위

    마차 안의 두 분께서 한 호흡을 더 나누시도록, 제 말이 한 호흡 늦게 출발합니다.

    황실 마차호위는 황제·황태자·공작가의 정식 마차 옆을 기마로 정중히 호위하는 평민 출신 무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호위 정복, 가슴팍에 황실 호위 인장 휘장, 어깨에 작은 망토, 허리에 한 자루 단도와 말 채찍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황실 마차 운송로의 옛 자료·옛 분기 결재·금기 출입 시각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무도회가 끝난 새벽, 황태자가 한 사람과 마차 안에서 한 호흡을 더 나누고 싶어 할 때, 호위의 말이 한 호흡 늦게 출발한다. 도적이 정식 황실 마차를 노릴 때, 호위는 검보다 먼저 마차 문 앞에 자기 몸을 한 줄로 세운다. 그래서 호위의 등에는 평생 한두 줄의 옛 검상이 새겨져 있으며, 그 한 줄이 황실 의전관의 한 줄 결재보다 더 무겁다.

    어른 호위께서 카프란 동문 앞에서 자기 등 한 줄을 마차 문 앞에 세우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마차호위들이 첫 마차 출발 전에 그 동문 앞 한 평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실 마차호위단 — 황실 의전부 직속 기마 호위단 — 의 어른 호위 라우렌츠 베르 — 마차호위단 9대 어른이자 자기 등에 한 줄 검상을 새긴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마차호위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새벽 황태자 시아른이 평민 학자 일레나와 무도회가 끝난 후 마차 안에서 한 호흡을 더 나누고 싶어 한 늦봄, 라우렌츠는 카프란 동문 — 수도 동쪽의 옛 성문이자 황실 마차 운송로 둘째 갈림 — 앞에서 자기 말의 출발을 한 호흡 정중히 늦추었다. 그 한 호흡 동안 인접 라이슈탈에서 보낸 비공식 자객 한 명이 마차 옆을 노리고 다가왔으며, 라우렌츠는 검을 뽑기 전에 자기 몸을 마차 문 앞에 한 줄 세워 자객의 단검 한 호흡을 자기 등으로 한 줄 받아냈다. 자객은 한 호흡 뒤 황실 근위검대장 자라드의 한 발에 정중히 정리되었으며, 라우렌츠의 등에는 그 한 줄 검상이 가로로 한 줄 그대로 새겨졌다. 마차 안의 황태자와 일레나는 그 한 호흡을 알아채지 못한 채 한 줄 더 머물 수 있었고, 라우렌츠는 보고서에 자객의 동선만 한 줄 작게 적었으며 그 한 호흡 늦은 출발 한 줄에 대해서는 한 줄도 흘리지 않았다.

    후대 마차호위들은 첫 마차 출발 전에 카프란 동문 앞 한 평에 한 번 머물러 한 호흡 보고 가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마차호위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검은 마차 안에서 휘두른 검이 아니라 마차 문 앞에 정중히 세운 등 한 줄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무도악사부(舞蹈樂士夫)

    황실 무도회 악사

    무도회장에서 음악을 켜는 악사

    셋째 곡이 길게 늘어진 건 제 손가락 탓이 아닙니다. 의전관께서 한 호흡 더 부탁하셨거든요.

    황실 무도회 악사는 황궁 무도회·공작가 살롱의 정식 연주를 책임지는 평민 출신 음악가로, 의전관의 한 줄 결재 아래에서 한 곡 한 곡을 정중히 굴린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연주 정복, 가슴팍에 작은 악단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자기 악기(현·관·건반 중 하나)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무도회의 평소 곡 순서·옛 분기 셋째 곡 결재·금기 곡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태자가 정혼 명단 바깥의 한 사람과 셋째 곡을 한 호흡 더 추고 싶어 할 때, 악사의 손가락이 한 마디를 정중히 늘인다. 그 늘어난 한 마디가, 한 시대의 결혼 한 줄을 사실상 정한다. 정식 무도회의 진짜 결재 라인은 황제도 의전관도 아닌, 셋째 곡을 한 마디 늘이는 악사의 손가락 위에 있다.

    어른 악사께서 첫 현(絃) 한 줄을 한 호흡 정중히 늘이신 그 봄이 있었습니다. 우리 무도회 악사들이 첫 셋째 곡 결재 전에 그 옛 첫 현 한 줄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실 무도회 악단 — 황실 의전부 직속 평민 정식 악단 — 의 어른 악사 마티아스 베르 — 악단 7대 첫 바이올린이자 셋째 곡 한 마디를 정중히 늘인 자 — 의 한 봄 일화는 악단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봄 황실 봄 무도회 셋째 곡 한 호흡 끝에 황태자 시아른이 평민 학자 일레나의 손을 한 줄 더 잡고 싶어 한다는 한 줄 쪽지가 의전관 가브리엘 폰 헬리에의 의전봉 끝에서 마티아스의 첫 바이올린 — 악단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바이올린이자 첫 현에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자루 옆으로 한 호흡 늦게 도착했다. 마티아스는 셋째 곡 마지막 마디 한 줄을 자기 첫 현으로 한 호흡 정중히 늘렸으며, 그 한 호흡 안에서 황태자가 일레나의 손을 한 줄 더 잡은 자세 그대로 다음 시즌 정혼 명단 첫 줄의 자세가 한 줄 옆으로 정중히 옮겨졌다. 마티아스는 그 한 마디 늘임 한 줄을 정식 악보에 적지 않았으며, 자기 첫 바이올린 머리 안쪽에만 작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무도회 악사들은 첫 셋째 곡 결재 전에 그 옛 첫 바이올린의 첫 현 한 줄을 한 번 보고 활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악단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한 마디는 정식 악보에 적힌 한 마디가 아니라 정중히 한 호흡 늘인 한 마디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그 첫 바이올린은 지금도 같은 사물함 안쪽에 한 자루 그대로 놓여 있다.

  • 우편사동부(郵便使童夫)

    황궁 우편 사동

    황궁의 편지를 들고 뛰는 어린 사동

    이 봉투, 시종장님 손에만 드립니다. 다른 분께는 못 드려요. 죄송합니다.

    황궁 우편 사동은 황궁 안의 모든 작은 편지·정원 쪽지·살롱 초대장을 정중히 운반하는 평민 출신 어린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사동복, 가슴팍에 황궁 우편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늘 작은 편지통이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황궁 쪽지의 평소 운송로·옛 분기 시간대 결재·금기 출입 시각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제도 공작도 외무경도 친서는 정식 전령에게 보내지만, 정원 벤치에 앉아 있는 한 사람에게 보내는 한 줄 쪽지는 결국 이 사동의 작은 가방에 들어간다. 그래서 황궁의 가장 작은 사랑 한 줄은 친서 봉랍 위가 아니라, 사동의 가방 안주머니 한 칸에서 정중히 굴러간다. 시종장이 황궁의 위(胃)라면, 사동은 황궁의 한 줄 손편지다.

    어른 사동께서 후원 둘째 벤치 옆에 한 줄 손편지를 한 호흡 정중히 옮기신 그 늦봄이 있었습니다. 우리 사동들이 첫 출근 전에 그 가방 안주머니 한 칸을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궁 우편 사동방(房) — 황실 시종부 산하의 작은 옛 평민 어린 직군방 — 의 어른 사동 토만 — 사동방 11대 어른이자 한 줄 손편지를 한 호흡 정중히 옮긴 자 — 의 한 늦봄 일화는 사동방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늦봄 황제 카이엔 4세가 평민 조향사 엘레나에게 보내는 한 줄 답장 손편지 — 친서가 아닌 황제 본인의 손글씨 한 줄 — 가 사동방 어린 토만의 작은 가방 안주머니 한 칸에 정중히 도착했고, 토만은 그 한 줄을 정식 살롱 운송로 — 살롱 드 카프란 정식 입구 — 가 아닌 후원 둘째 벤치 옆 작은 옛 우편함 — 황궁 정원사 길드가 가꾸는 정원 한쪽의 작은 손편지 우편함 — 으로 한 호흡 정중히 옮겼다. 그 우편함은 엘레나가 한 시즌 동안 자기 손편지 답장을 한 줄씩 받기로 한 작은 비공식 자리였으며, 토만은 그 한 줄 옮김을 사동방 일정표 어디에도 적지 않았다. 토만은 자기 가방 안주머니 — 사동방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가방 — 한 칸 안쪽에만 작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황궁 우편 사동들은 첫 출근 전에 그 가방 안주머니 한 칸을 한 번 펴 보고 편지통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사동방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손편지는 봉랍을 찍은 친서가 아니라 사동의 가방 안주머니 한 칸에 든 한 줄 손글씨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황실재무경(皇室財務卿)

    황실 재무경

    황실의 모든 금화를 헤아리는 재무경

    결혼식 한 번의 비용표를 두 번 검토합니다. 첫 번째는 폐하를 위해, 두 번째는 변경 백성의 한 끼를 위해.

    황실 재무경은 제국 국고 일체를 정중히 결재하는 자로, 황실 결혼식·외교 만찬·정혼 예물 한 줄까지 가격표 위로 정렬한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재무경 인장 휘장, 한 손에 늘 두꺼운 회계 장부와 작은 저울이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황실 결혼 예산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지출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제가 사랑하는 한 사람을 위해 한 시대를 흔들 결혼식을 올리려 할 때, 재무경의 한 호흡 늦은 결재가 그 사랑이 변경 한 마을의 한 끼를 빼앗지 않도록 정중히 막는다. 외무경의 친서가 외교를 굴리고 의전관의 명부가 사랑을 굴린다면, 재무경의 장부 한 줄은 그 둘을 한 시대 동안 떠받친다. 가장 무서운 재무경은 큰 예산을 빠르게 결재하는 자가 아니라, 작은 한 줄 앞에 한 호흡 더 머무를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선대 재무경께서 결혼식 비용표 가운데 한 줄을 두 번 검토하신 그 가을이 있었습니다. 우리 재무경들이 첫 결재 전에 그 옛 회계 장부 한 페이지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8대 황실 재무경 라인하르트 폰 켈러 — 켈러 가문(제국 재무경을 8대째 배출한 옛 회계 가문) 출신의 여덟 번째 재무경이자 결혼식 비용표 한 줄을 두 번 검토한 자 — 의 한 가을 일화는 재무부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제 카이엔 4세가 평민 조향사 엘레나와의 약혼식 비용표를 결재해 달라 청한 그 가을, 라인하르트는 비용표 가운데 가장 큰 한 줄 — 약혼식 화관과 황실 보석세공장 길드의 약혼 보석 비용 — 을 한 호흡 늦게 결재하는 대신, 같은 비용을 변경 그라넨도르프 — 변경백 봉토 안의 가장 작은 산악 마을 — 가 그 해 가뭄으로 한 끼가 줄어든 한 줄 위에 정중히 절반을 옮겼다. 라인하르트는 비용표 첫 페이지에는 약혼식 비용을 그대로 두고, 둘째 페이지 가운데에 작은 손글씨로 변경 가뭄 보조비 한 줄을 새로 적었으며, 그 한 줄을 회계 장부 — 황실 재무 서고 가장 안쪽의 옛 두꺼운 장부 — 에는 한 줄도 적지 않은 채 자기 외투 안주머니의 작은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황제는 그 한 줄을 알아보고 자기 약혼식 비용을 한 호흡 줄여 변경 한 마을의 한 끼 위에 정중히 옮기는 것을 동의했다.

    후대 재무경들은 첫 결재 전에 그 옛 회계 장부 둘째 페이지 — 황실 재무 서고 옛 사물함 안쪽의 작은 종이 — 한 줄을 한 번 펴 보고 펜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재무부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결재 한 줄은 큰 결혼식이 아니라 변경 한 마을 한 끼 한 줄 위에 있다는 격언이 남아 있다.

  • 황실검사범(皇室劍師範)

    황실 검술사범

    황실의 검을 가르치는 사범

    그 자세, 어제와 다릅니다. 어젯밤 정원 벤치에서 무슨 한 호흡이 있었습니까?

    황실 검술사범은 황태자·공작가 자제·근위검대장 후보의 어린 시절을 한 자루 검으로 정중히 빚는 자로, 한 시대의 검 한 자루가 사실은 그의 손가락 위에서 시작된다. 외형은 단정한 회색 도복형 정복, 가슴팍에 황실 무관 인장 휘장, 어깨에 짧은 망토, 허리에 한 자루 연검(練劍)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황실 검술 자세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검로(劍路)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태자가 정혼 명단 바깥의 한 사람을 마음에 둔 다음 날 아침, 그의 검 자세가 미세하게 늦어지는 것을 사범은 가장 먼저 알아본다. 그래서 사범은 검술을 가르치면서, 그 한 호흡의 사랑을 외교 의제까지 끌어올릴 자세도 함께 가르친다. 가장 무서운 사범은 큰 일격을 빠르게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흔들리는 한 자세 앞에 한 호흡 더 정중히 서 줄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선대 사범께서 황태자의 흔들리는 한 자세 앞에 한 호흡 더 정중히 서 주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사범들이 첫 제자 결재 전에 그 옛 연검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7대 황실 검술사범 디트마르 폰 헤르츠 — 헤르츠 가문(황실 무관 가문)의 검술사범 7대 어른이자 흔들리는 자세 앞에 한 호흡 더 정중히 서 준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황실 무관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새벽 황태자 시아른의 첫 자세 — 평민 학자 일레나와 정원 둘째 벤치에서 한 호흡 나눈 다음 날 아침의 첫 검 자세 — 가 미세하게 늦어진 한 줄을 디트마르는 가장 먼저 알아보았으며, 정식 검로(劍路) 한 줄을 그 새벽 강의에서 빼고 대신 그 흔들림 한 호흡을 외교 의제 한 줄로 끌어올리는 옛 자세 — 헤르츠 가문 옛 자세집 셋째 페이지의 정중한 한 자세 — 를 정중히 한 줄 가르쳤다. 디트마르는 그 새벽 강의 한 줄을 정식 검술 일정표에 적지 않았으며, 자기 연검 — 헤르츠 가문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연검이자 칼 끝에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자루 안쪽 작은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시아른은 그 한 자세 한 줄을 외운 자세 그대로 다음 외무경 회의실에 들어가 정혼 명단 한 줄을 한 호흡 옆으로 옮기는 자세를 정중히 청해 결재를 받았다.

    후대 검술사범들은 첫 제자 결재 전에 그 옛 연검 한 자루의 칼 끝 흠집 한 줄을 한 번 보고 검로를 그리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황실 무관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검로 한 줄은 빠른 일격이 아니라 흔들리는 한 자세 앞에 한 호흡 더 정중히 서 준 자세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보석세공장(寶石細工匠)

    황실 보석세공장

    황실의 보석을 다듬는 세공의 장인

    이 약혼 반지의 보석은 두 번 깎입니다. 첫 번째는 각도, 두 번째는 두 분의 한 호흡.

    황실 보석세공장은 황실 인장 반지·약혼 반지·정혼 예물 보석을 정중히 깎아 결재하는 평민 출신 명장(名匠)으로, 한 시대 결혼 한 줄의 가장 작은 무게를 자기 손가락 위에 올린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 정복, 가슴팍에 황실 공방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죽 가방, 한 손에 늘 세공용 작은 망치와 정밀 핀셋이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황실 약혼 반지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보석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약혼 반지의 보석 각도 한 줄이 한 시대 정혼 한 줄을 사실상 정한다는 것을, 그는 가장 작은 손목 위에서 가장 무겁게 안다. 황실 외무경의 친서보다 그의 한 줄 각도가 먼저 한 사람의 손가락에 닿는다. 가장 무서운 세공장은 큰 보석을 잘 깎는 자가 아니라, 한 호흡 늦게 정을 내려놓을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어른 세공장께서 약혼 보석의 각도 한 줄을 두 번 다듬으신 그 늦겨울이 있었습니다. 우리 세공장들이 첫 약혼 보석 결재 전에 그 옛 망치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실 보석세공장 길드 — 황실 공방 직속 평민 명장 길드 — 의 어른 세공장 콘라드 베르 — 길드 9대 어른이자 약혼 보석 각도 한 줄을 두 번 다듬은 자 — 의 한 늦겨울 일화는 길드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늦겨울 베르티에 공작이 가문 정혼 명단 첫 줄을 클로딘의 이름으로 새로 결재한 다음 주, 약혼 반지의 보석 각도 한 줄을 길드에 청해 왔다. 콘라드는 첫 번째 각도를 정식 결재용으로 깎고도 한 호흡 정을 내려놓은 채, 두 번째로 클로딘의 한 호흡 — 그녀가 변경 가문에서 자라며 우물 옆에서 한 송이 들꽃을 받쳐 들었던 옛 한 자세 — 위로 각도 한 줄을 한 호흡 더 정중히 다듬었다. 그 두 번째 각도 한 줄은 정식 도면에 적히지 않았으며, 콘라드는 자기 옛 망치 — 길드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망치이자 자루 가운데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자루 안쪽 작은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클로딘은 그 두 번째 각도 한 줄을 손가락에 한 번 끼운 그 새벽, 자기 한 호흡이 한 줄 정중히 알아봐졌음을 알아보았으며, 베르티에 공작은 그 한 호흡 위에서 약혼 한 줄을 정중히 받았다.

    후대 황실 보석세공장들은 첫 약혼 보석 결재 전에 그 옛 망치 한 자루의 흠집 한 줄을 한 번 보고 정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길드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각도 한 줄은 첫 결재 한 줄이 아니라 두 번째 한 호흡 위에서 다듬어진 한 줄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가문교사사(家門敎師師)

    가문 가정교사

    가문 자제를 가르치는 가정교사

    정혼 명단을 외우는 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자기 한 호흡을 외우는 자세입니다.

    가문 가정교사는 공작가·변경백가·중상위 귀족 자제의 어린 시절 교양·예법·외교 어법을 정중히 결재하는 평민 출신 학자로, 한 시대 귀공자의 한 호흡이 사실 그의 옛 책상 위에서 빚어진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학자 정복, 가슴팍에 작은 가문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늘 두꺼운 옛 책과 작은 펜이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귀족가 가정교사 자료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가르침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어린 귀공자가 정혼 명단 바깥의 한 사람을 처음 마음에 둔 그 저녁, 가정교사는 정혼 명단을 한 줄 더 외우게 하기보다 한 호흡을 한 번 더 가르친다. 가장 무거운 가정교사는 큰 외교 어법을 잘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흔들리는 한 어린 한 호흡 앞에 정중히 한 호흡 더 서 줄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어른 가정교사께서 어린 귀공자의 흔들리는 한 호흡 앞에 정혼 명단 한 줄 대신 한 호흡을 한 번 더 가르치신 그 저녁이 있었습니다. 우리 가정교사들이 첫 제자 결재 전에 그 옛 펜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가문 가정교사 길드 — 평민 출신 학자들이 귀족가 자제의 어린 시절을 정중히 결재하는 옛 길드 — 의 어른 가정교사 일레나의 어머니 베르나 — 길드 6대 어른이자 어린 귀공자에게 한 호흡 한 줄을 가르친 자 — 의 한 저녁 일화는 길드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저녁 베르티에 가문 외동 귀공자(어린 시절의 4대 베르티에 공작)가 정혼 명단 바깥의 한 사람의 이름 한 줄을 처음 베르나에게 한 줄 고백해 왔을 때, 베르나는 그날 저녁 정식 강의 — 베르티에 가문 정혼 명단 다섯 줄 외우기 — 를 한 호흡 정중히 미루고, 대신 자기 옛 책 — 베르나가 어린 시절 평민 학자 시험을 준비하던 작은 옛 학자 일기 — 셋째 페이지의 한 호흡 자세 한 줄을 어린 귀공자에게 정중히 가르쳤다. 그 한 줄은 자기 한 호흡을 정중히 두 번 외우는 자세였으며, 어린 귀공자는 그 한 줄을 외운 자세 그대로 다음 봄 무도회 셋째 곡 한 호흡 끝에 클로딘의 손을 한 줄 늦게 잡았다. 베르나는 그 강의 미룸 한 줄을 정식 일정표에 적지 않았으며, 자기 옛 펜 — 길드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펜이자 펜촉에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자루 안쪽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가문 가정교사들은 첫 제자 결재 전에 그 옛 펜 한 자루의 흠집 한 줄을 한 번 보고 책상에 앉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길드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가정교사 한 줄은 잘 가르친 외교 어법이 아니라 어린 한 호흡 앞에 정중히 한 호흡 더 서 준 자세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첩보감찰사(諜報監察師)

    황실 첩보감찰관

    황실의 그림자를 살피는 첩보감찰관

    외도를 캐는 직업이 아닙니다. 외도가 외교를 다치게 할지를 한 호흡 먼저 가늠하는 직업입니다.

    황실 첩보감찰관은 황실 기사단·근위검대장과는 별개로 운영되는 비공식 감찰 라인의 자로, 귀족 정혼·약혼 파기·외도·금기 만남 한 줄을 정중히 가늠하여 황제와 외무경에게만 보고한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평복형 정복, 가슴팍에 인장 없는 작은 휘장, 어깨에 작은 가방, 허리에 한 자루 단검이 표준이며, 가문 문양은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황실 감찰 자료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감찰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정혼 한 줄 뒤에 숨은 한 호흡의 외도가 외교 한 줄을 다치게 할지 안 다치게 할지를, 그는 자기 가방 안주머니 한 칸에서 정중히 가른다. 가장 무서운 감찰관은 모든 외도를 보고하는 자가 아니라, 보고하지 않을 한 줄을 정확히 비워둘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선대 감찰관께서 보고서 한 줄을 정중히 비워두신 그 봄이 있었습니다. 우리 감찰관들이 첫 보고 결재 전에 그 옛 가방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실 첩보감찰부(部) — 황실 외무경 직속의 비공식 감찰 라인 — 의 어른 감찰관 알반 폰 베일 — 감찰부 7대 어른이자 보고서 한 줄을 정중히 비워둔 자 — 의 한 봄 일화는 감찰부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봄 인접 슈타이르하임 공주가 정혼 한 줄을 한 호흡 미루며 자기 옛 평민 가정교사 한 사람과 한 줄 손편지를 주고받는 한 호흡을, 알반은 가장 먼저 알아보았다. 정식 보고 라인 — 감찰부 정식 보고서 한 줄을 통해 황실 외무경에게 한 줄 올리는 절차 — 위에 그 한 줄을 올리는 대신, 알반은 그 한 줄이 외교 한 줄을 다치게 하지 않을 한 호흡임을 자기 가방 안주머니 한 칸에서 정중히 가늠하고 보고서 가운데 한 줄을 정중히 비워두었다. 그 비운 한 줄은 정식 보고서 어디에도 적히지 않았으며, 알반은 자기 가방 — 감찰부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가죽 가방 — 안주머니 한 칸에만 작게 한 줄 그어두었다. 슈타이르하임 공주는 정혼을 한 호흡 정중히 미루고 자기 옛 가정교사와의 한 호흡을 정중히 인정받았으며, 두 왕국의 동맹은 한 호흡 늦은 자세로 정중히 그대로 지켜졌다.

    후대 감찰관들은 첫 보고 결재 전에 그 옛 가방 안주머니 한 칸 한 줄을 한 번 펴 보고 펜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감찰부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보고는 적힌 한 줄이 아니라 정중히 비운 한 줄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사교조향사(社交調香師)

    사교계 향수 조향사

    사교계의 향을 빚어내는 조향사

    이 손편지엔 베르가못 한 방울만 더합니다. 그분께서 두 번째 호흡에 그 향을 알아보실 겁니다.

    사교계 향수 조향사는 수도 살롱·황궁 후원·공작가 사교 만찬에서 쓰이는 향수와 손편지 향첩(香貼)을 정중히 조합하는 평민 출신 명장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 정복, 가슴팍에 작은 공방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죽 가방, 한 손에 늘 작은 향유병과 가는 유리 막대가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살롱 향수 조합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향료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정혼 명단 바깥의 한 사람에게 보내는 한 줄 손편지에 어느 향료를 한 방울 더 떨어뜨리느냐가, 한 시대 사랑 한 줄을 정중히 정한다. 떠돌이 음유시인의 한 곡 노래가 살롱 뒷마당을 움직인다면, 조향사의 한 방울은 살롱 안주머니의 손편지를 움직인다. 가장 무서운 조향사는 큰 향수를 화려하게 짓는 자가 아니라, 한 방울 앞에서 한 호흡 더 머무를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어른 조향사께서 손편지 한 줄에 베르가못 한 방울을 한 호흡 늦게 떨어뜨리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조향사들이 첫 향첩 결재 전에 그 옛 향유병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사교계 향수 조향사 길드 — 수도 카프란 거리 옆 작은 골목의 평민 명장 길드 — 의 어른 조향사 엘레나 — 길드 12대 어른이자 황제 카이엔 4세의 한 줄 답장 손편지에 한 방울을 한 호흡 늦게 떨어뜨린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길드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새벽 황제 카이엔 4세가 엘레나에게 정혼 명단 가장 아랫줄에 그녀의 이름을 적어 보낸 한 줄 손편지에 답장을 보내려 한 그 자리에서, 엘레나는 자기 답장 손편지에 첫 향료 — 베르가못(엘레나 어머니의 옛 손편지에 늘 한 방울 떨어져 있던 시트러스 향료) 한 방울 — 를 한 호흡 늦게 떨어뜨리고, 그 위에 자기 어머니의 한 호흡을 정중히 한 줄 더 얹은 두 번째 한 방울 — 백단(白檀) 한 방울로 어머니가 평민 학자 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향첩에 늘 한 방울 더 했던 향료 — 을 정중히 더했다. 두 방울이 정중히 한 자리에 머문 그 손편지는 황궁 우편 사동 토만의 가방 안주머니 한 칸에 정중히 옮겨졌으며, 황제는 두 번째 한 방울에서 엘레나의 어머니 한 호흡을 정중히 알아보았다. 엘레나는 그 두 방울 한 줄을 정식 향수 도면에 적지 않았으며, 자기 옛 향유병 — 길드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향유병이자 병목에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안쪽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사교계 향수 조향사들은 첫 향첩 결재 전에 그 옛 향유병의 작은 흠집 한 줄을 한 번 보고 유리 막대를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길드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한 방울은 첫 한 방울이 아니라 두 번째 한 방울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보석감정사(寶石鑑定師)

    황실 보석 감정사

    황실의 보석 진위를 가리는 감정사

    이 약혼 보석, 두 번 보았습니다. 두 번째 호흡에서 흔들렸습니다. 다시 깎으셔야 합니다.

    황실 보석 감정사는 황실 보석세공장이 깎아 결재한 약혼 보석·인장 반지·정혼 예물의 마지막 한 줄을 정중히 가늠하는 평민 출신 전문가로, 한 시대 결혼 한 줄의 가장 마지막 한 호흡을 자기 작은 확대경 위에 올린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작은 감정실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늘 작은 확대경과 가는 핀셋이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황실 약혼 보석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결함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보석 표면 한 줄의 미세한 흔들림이 한 시대 결혼 한 줄을 정중히 미루게 하는 사례가, 사교계 야사에 백 번을 넘는다. 본인은 그 한 줄을 가장 먼저 보지만, 가장 늦게 황실 외무경에게 한 줄 보고서로 전한다. 가장 무서운 감정사는 큰 보석을 빠르게 가늠하는 자가 아니라, 한 줄 흔들림 앞에 한 호흡 더 정중히 머무를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어른 감정사께서 약혼 보석 표면 한 줄 흔들림 앞에 한 호흡 더 머무신 그 늦가을이 있었습니다. 우리 감정사들이 첫 약혼 보석 결재 전에 그 옛 확대경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실 보석 감정실 — 황실 외무경 직속의 평민 보석 감정실 — 의 어른 감정사 마티아스 켈러 — 감정실 5대 어른이자 약혼 보석 한 줄 흔들림 앞에 한 호흡 더 머문 자 — 의 한 늦가을 일화는 감정실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늦가을 인접 멜리살 왕국 공주와의 정혼 약혼 보석이 황실 외무경 결재 직전 감정실 책상 위에 한 줄 도착했고, 마티아스는 자기 옛 확대경으로 두 번째 호흡에서 보석 표면 한 줄 — 약혼 보석 가운데의 작은 옛 미세 흔들림 한 줄 — 을 정중히 알아보았다. 그 한 줄은 보석 결함이 아니라 멜리살 공주가 정혼 한 줄을 한 호흡 정중히 미루고 자기 옛 평민 학자 한 사람과의 한 호흡을 정중히 인정받고 싶다는 한 호흡임을, 마티아스는 자기 작은 확대경 한 자루 위에서 정중히 한 호흡 더 머물러 알아보았다. 마티아스는 그 한 줄을 정식 보고서에 작성하지 않고, 자기 옛 확대경 — 감정실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확대경이자 손잡이 안쪽에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손잡이 안쪽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으며, 황실 외무경에게는 보석을 다시 깎아 한 호흡 늦게 결재해 달라는 한 줄 보고서로만 정중히 한 줄 올렸다. 멜리살 공주는 정혼 한 줄을 한 호흡 정중히 미루고 자기 옛 한 호흡을 한 줄 정중히 인정받았다.

    후대 황실 보석 감정사들은 첫 약혼 보석 결재 전에 그 옛 확대경 한 자루의 흠집 한 줄을 한 번 보고 보석을 들여다보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감정실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흔들림 한 줄은 결함이 아니라 한 호흡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혼인율법사(婚姻律法師)

    혼인 협약 율법사

    혼인 협약의 조항을 짚어내는 율법사

    이 한 줄, 두 가문의 한 시대를 묶습니다. 마침표 하나도 두 번 검토합니다.

    혼인 협약 율법사는 황실·공작가·변경백가의 정혼서·약혼 협약·결혼 합의서를 정중히 결재하는 중상위 평민 출신 법률가로, 한 시대 결혼 한 줄을 옛 율법 위에 올려 한 호흡 더 가늠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법복형 정복, 가슴팍에 작은 율법사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늘 두꺼운 옛 율법서와 가는 펜이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혼인 협약의 옛 페이지·옛 분기 결재·금기 조항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가문 정혼 후견인의 한 호흡이 가문 회의실 안의 한 줄을 정한다면, 율법사의 한 호흡은 그 가문 한 줄을 한 시대의 옛 율법 위에 정중히 올린다. 마침표 한 점의 위치가 한 시대 결혼 한 줄을 정중히 살리거나 정중히 정리하는 사례가, 사교계 야사에 무수히 남아 있다. 가장 무거운 율법사는 큰 협약을 빨리 결재하는 자가 아니라, 마침표 한 점 앞에 한 호흡 더 머무를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자다.

    어른 율법사께서 마침표 한 점의 자리를 한 줄 옆으로 정중히 옮기신 그 가을이 있었습니다. 우리 율법사들이 첫 협약 결재 전에 그 옛 율법서 한 페이지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혼인 협약 율법사 길드 — 평민 출신 법률가들이 귀족가 정혼·약혼·결혼을 정중히 결재하는 옛 길드 — 의 어른 율법사 콘라트 폰 베일 — 길드 8대 어른이자 마침표 한 점의 자리를 한 줄 옆으로 정중히 옮긴 자 — 의 한 가을 일화는 길드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가을 베르티에 공작과 변경 기사 가문 외동딸 클로딘의 약혼 협약서 한 줄이 콘라트의 책상에 결재로 올라왔고, 협약서 가운데 한 줄에는 변경 기사 가문이 가문 정혼 명단 가장 윗줄로 한 호흡 늦게 올라간 자세를 두 번 검토해야 한다는 옛 율법 — 율법서 셋째 권의 작은 옛 조항 — 한 줄이 정중히 적용될 수 있었다. 콘라트는 그 옛 조항 한 줄을 정식으로 적용해 협약을 한 호흡 미루는 대신, 협약서 가운데 마침표 한 점의 자리를 한 줄 옆으로 정중히 옮겨 그 옛 조항이 다른 한 호흡 위에서 정중히 적용되도록 한 줄 다시 다듬었다. 그 옮긴 마침표 한 점은 정식 협약서 사본에는 그대로 두되, 콘라트 자신의 옛 율법서 — 길드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율법서이자 셋째 권 표지에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셋째 권 안쪽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베르티에 가문과 변경 기사 가문 양쪽이 협약서 한 줄을 정중히 한 호흡 위에서 받았으며, 약혼 한 줄은 한 시즌 늦게 그러나 정중히 살아남았다.

    후대 혼인 협약 율법사들은 첫 협약 결재 전에 그 옛 율법서 셋째 권 안쪽 종이 한 줄을 한 번 보고 펜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길드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마침표는 적힌 자리가 아니라 한 줄 옆으로 정중히 옮겨진 자리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황궁차시동(皇宮茶侍童)

    황궁 차 시종

    황궁의 찻상을 받쳐든 어린 시종

    이 차, 두 번째 잔이 진짜입니다. 첫 잔은 회의용, 두 번째 잔은 두 분의 한 호흡용.

    황궁 차 시종은 황궁 살롱·회의실·후원의 모든 차 우림을 정중히 결재하는 평민 출신 어린 직군으로, 황실 시종장의 한 줄 결재 아래에서 한 잔 한 잔을 한 호흡으로 굴린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시종복, 가슴팍에 작은 황궁 차실 인장 핀, 어깨에 작은 행주, 한 손에 늘 작은 다기와 가는 차 숟가락이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황궁 차 우림의 평소 손님·옛 분기 결재·금기 차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태자가 정혼 명단 바깥의 한 사람과 후원에서 한 호흡 더 머물고 싶어 할 때, 차 시종의 두 번째 잔이 한 호흡 늦게 도착한다. 그 늦은 한 잔이, 한 시대 사랑 한 줄을 정중히 살린다. 황궁 우편 사동이 한 줄 손편지를 굴린다면, 차 시종은 한 잔의 한 호흡을 굴린다.

    어른 차 시종께서 두 번째 잔을 한 호흡 늦게 올리신 그 늦봄이 있었습니다. 우리 차 시종들이 첫 차실 결재 전에 그 옛 다기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궁 차실 — 황실 시종부 직속의 작은 옛 평민 어린 직군방 — 의 어른 차 시종 라인 — 차실 14대 어른이자 두 번째 잔을 한 호흡 늦게 올린 자 — 의 한 늦봄 일화는 차실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늦봄 황태자 시아른이 평민 학자 일레나와 후원 둘째 정자 — 황궁 후원의 작은 옛 야간 정자 — 에서 한 호흡 더 머물고 싶어 한 자리에서, 라인은 첫 잔의 차 — 카프란 시즌 차 한 줄로 회의용으로 쓰이는 정식 차 — 를 정해진 시간에 정중히 올렸으나 두 번째 잔의 차 — 황궁 차실 옛 자료 둘째 페이지의 변경 산악 차 한 줄로 옛 어머니의 한 호흡이 작게 적힌 차 — 를 한 호흡 정중히 늦게 올렸다. 그 늦은 한 잔의 한 호흡 안에서 황태자와 일레나는 한 줄 더 머물 수 있었으며, 그 한 호흡이 다음 시즌 정혼 명단 첫 줄의 자세를 한 줄 옆으로 정중히 옮겨놓았다. 라인은 그 늦은 한 잔 한 줄을 정식 차 일정표에 적지 않았으며, 자기 옛 다기 — 차실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다기이자 손잡이 안쪽에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손잡이 안쪽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황궁 차 시종들은 첫 차실 결재 전에 그 옛 다기 한 자루의 흠집 한 줄을 한 번 보고 차 숟가락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차실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차 한 잔은 첫 잔이 아니라 한 호흡 늦게 올린 두 번째 잔이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황실등불부(皇室燈火夫)

    황실 등불지기

    황실의 등불을 켜고 끄는 자

    후원 셋째 등불, 오늘은 한 호흡 늦게 끕니다. 그 벤치에 두 분께서 아직 앉아 계셔서요.

    황실 등불지기는 황궁 후원·회랑·살롱 진입로의 모든 작은 등불을 정중히 켜고 끄는 평민 출신 야간 직군으로, 황실 시종장의 한 줄 결재 아래에서 한 시즌의 밤 한 호흡을 굴린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야간 정복, 가슴팍에 작은 황궁 야간 인장 핀, 어깨에 작은 가방, 한 손에 늘 가는 등불 막대와 작은 기름통이 들려 있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황궁 등불의 평소 점등 시각·옛 분기 결재·금기 야간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제·황태자·공작이 후원 벤치에서 한 사람과 한 호흡 더 머물고 싶어 할 때, 등불지기의 한 줄 손이 셋째 등불을 한 호흡 늦게 끈다. 그 늦은 한 호흡이, 황궁 정원사가 골라준 한 송이 꽃 위에서 한 시대 사랑 한 줄을 정중히 살린다. 황궁의 진짜 새벽은 황제도 시종장도 아닌, 등불지기의 한 줄 막대 끝에서 시작된다.

    어른 등불지기께서 후원 셋째 등불을 한 호흡 늦게 끄신 그 새벽이 있었습니다. 우리 등불지기들이 첫 야간 결재 전에 그 옛 등불 막대 한 자루를 한 번 보고 가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궁 야간 등불방 — 황실 시종부 산하의 작은 옛 평민 야간 직군방 — 의 어른 등불지기 일라스 — 등불방 16대 어른이자 후원 셋째 등불을 한 호흡 늦게 끈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등불방 야사 단골 이야기다.

    그 새벽 황제 카이엔 4세가 평민 조향사 엘레나와 후원 둘째 벤치 옆 — 황궁 정원사 길드 어른 코르넬리스가 흰 작약 한 송이를 한 줄 새로 심어둔 그 자리 — 에 한 호흡 더 머물고 싶어 한 자리에서, 일라스는 셋째 등불 — 후원 둘째 벤치 옆의 작은 옛 등불 한 자루로 늦새벽이 오기 직전 정식 점멸 시각이 정해진 등불 — 을 한 호흡 정중히 늦게 끄는 자세를 자기 가는 등불 막대 끝으로 한 줄 정중히 결재했다. 그 한 호흡 안에서 황제는 엘레나에게 자기 손으로 한 줄 답장을 정중히 약속했고, 그 한 줄이 다음 봄 황실 정혼 명단 가장 윗줄의 자세를 한 줄 옆으로 정중히 옮겨놓았다. 일라스는 그 늦은 한 호흡 한 줄을 정식 야간 일정표에 적지 않았으며, 자기 옛 등불 막대 — 등불방 사물함 가장 안쪽의 작은 옛 등불 막대이자 막대 끝에 작은 흠집 한 줄이 그대로 남은 자 — 자루 안쪽 종이에만 한 줄 그어두었다.

    후대 황실 등불지기들은 첫 야간 결재 전에 그 옛 등불 막대 한 자루의 흠집 한 줄을 한 번 보고 기름통을 드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등불방 야사에는 가장 무거운 한 호흡은 등불을 빠르게 끈 자세가 아니라 정중히 한 호흡 늦게 끈 자세라는 격언이 남아 있다.

  • 황도고서주(皇都古書主)

    황도 고서점 주인

    황도에서 가장 오래된 고서점의 주인

    이 서점에서 책 한 권을 고르면, 그 책이 당신의 다음 봄을 고릅니다. 저는 그냥 선반 옆에 서 있을 뿐이지요.

    황도 고서점 주인은 황도 중심가에서 대를 이어 운영되는 비밀스러운 고서점의 주인으로, 한 시대에 한 사람씩만 맡는다는 오래된 규칙을 가진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조끼에 소매를 걷어올린 흰 셔츠, 손가락에 잉크 자국, 코끝에 걸친 작은 안경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 인사·공작·변경백 가문의 장서 취향을 한 권 노트에 외우고 있어, 어떤 공작이 가게 문을 열면 그가 찾는 책이 무엇인지 이미 선반에서 꺼내 두고 있다.

    진짜 놀라운 점은, 그 책이 늘 그 공작의 그 시즌 감정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황제도, 황태자도, 변경백도 이 서점 앞에서는 잠시 검을 내려두고 책 한 권 앞에 멈춘다. 가장 무거운 한 권은 두꺼운 고전이 아니라, 주인이 말없이 건네주는 얇은 시집 한 권이다.

    선대 서점 주인이 그 시집을 어느 황태자 손에 건네준 그 봄이 있었습니다. 우리 후대 주인들이 첫 개점 전에 그 시집의 첫 페이지를 한 번 펼쳐 보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황도 고서점 세르반틴 — 황도 정중앙 구서적 거리에서 오 대째 이어져 온 고서점이자 황실 황태자들이 즉위 전 반드시 한 번 들렀다는 그 가게 — 의 사대 주인 다비르 폰 세르반 — 고서점 역사상 가장 적은 말로 가장 많은 책을 팔아온 자 — 의 한 이른 봄 일화는 서적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태자 시아른이 정혼 명단 결재를 하루 앞두고 서점에 들어섰을 때, 다비르는 말없이 선반 셋째 칸에서 얇은 시집 한 권 — 칠십 년 전 평민 시인 아르노가 쓴 "늦봄에 부치는 편지" — 을 꺼내 황태자 손에 건넸다. 황태자는 그 시집을 정혼 결재 전날 밤 읽었고, 다음 날 그는 정혼 명단 가장 아랫줄에 가정교사 일레나의 이름을 손수 적었다.

    다비르는 그 시집의 사본을 가게 선반 셋째 칸에 그대로 두었으며, 후대 세르반틴 주인들은 첫 개점 전에 그 칸의 사본을 한 번 펼쳐 보고 가게를 여는 관례를 갖게 되었다. 서적 야사에는 황도에서 가장 무거운 책은 황궁 서고의 외교서가 아니라 세르반틴 셋째 칸 시집이라는 격언이 있다.

  • 야경순찰장(夜警巡察將)

    야경 순찰대장

    황도의 밤거리를 도는 순찰대장

    이 거리, 밤이 가장 솔직합니다. 낮에는 못 할 말을 새벽 두 시엔 길 위에서 합니다.

    야경 순찰대장은 황도 시내의 야간 치안·거리 안전을 총괄하는 자로, 황도 경비대(황도의 야간 치안을 담당하는 공식 부대) 전체를 밤마다 정중히 굴린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야경 제복, 어깨에 대장 견장, 허리에 경비용 단검 하나, 손에는 늘 작은 야경 등불이 들려 있다. 본인은 황도 모든 골목의 옛 사건 목록·옛 첫 고백 자리·옛 정혼 산책 동선을 한 권 순찰 노트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야경 대장은 한 시대의 가장 많은 첫 고백과 첫 약속을 옆에서 지켜본 자다. 낮에는 공작도 변경백도 검을 들지만, 밤 두 시 골목에서는 그들도 한 줄 솔직해진다. 가장 무거운 야경은 도둑을 잡은 밤이 아니라, 어느 청년이 첫 고백을 꺼낸 골목을 말없이 한 바퀴 더 돈 밤이다.

    선대 대장님께서 그 골목 한 바퀴를 평생 기억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순찰대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순찰 명부보다 그 골목 한 자리를 더 오래 봅니다.

    황도 야경대(夜警隊, 황도 경비대 산하 야간 순찰 부대) 십이대 대장 로베르 폰 크라인 — 야경대 역사상 가장 많은 첫 고백 장면을 옆에서 지켜본 자이자 단 한 번도 그 장면을 보고서에 올리지 않은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야경대 야사 단골 이야기다.

    어느 이른 봄 새벽, 황도 구석 골목 — 황실 첩보감찰관 길드 옆의 작은 좁은 골목 — 에서 황실 보석세공장의 어린 견습 루카가 같은 길드의 견습 빌라에게 말을 꺼내려다 세 번이나 말문을 닫고 있었다. 로베르는 그 골목을 한 바퀴 더 천천히 돌았고, 돌아온 자리에서 두 사람의 손이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 골목을 순찰 노트에서 그날 하루 제외했으며, 두 사람은 새벽 서광이 들어오는 그 골목에서 같이 첫 약속을 주고받았다. 로베르의 순찰 노트에는 그날 그 칸이 빈 채로 남아 있으며, 후대 야경 대장들은 즉위 첫 주에 그 빈 칸 페이지를 한 번 펴 보고 제복을 입는 관례를 따른다.

  • 황실화시장감(皇室花市場監)

    황실 꽃시장 감독관

    황실 꽃시장의 거래를 감독하는 자

    오늘 장미 한 다발, 공작님 댁 앞에 두었습니다. 보낸 분은 직접 오시지 못했거든요.

    황실 꽃시장 감독관은 황도 황실 직속 꽃시장 — 황궁 부속 꽃 재배 정원과 시내 꽃 거래를 총괄하는 공식 시장 — 의 운영을 총괄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초록 앞치마에 소매를 걷어올린 흰 셔츠, 손목에 마른 꽃잎 자국, 가슴팍에 시장 인장 핀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황궁과 공작가들의 행사 일정·기념일·분기별 꽃 수요를 한 권 장부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떤 공작이 특정 꽃을 평소와 다른 날 주문하면, 감독관은 그 가문에 무언가 바뀐 한 줄이 있음을 먼저 안다. 황도의 모든 고백과 사과와 약속은 결국 이 시장 화분 하나를 거쳐 간다. 가장 무거운 꽃 한 송이는 무도회 장식 꽃이 아니라, 어떤 청년이 서른 번 망설이다 결국 시킨 꽃 한 송이다.

    선배 감독관께서 그 망설임 많은 주문 한 장을 따로 보관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시장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장부보다 그 주문서 첫 줄을 더 오래 봅니다.

    황도 황실 꽃시장(花市場, 황궁 정문 옆의 오래된 꽃 직거래 시장) 사대 감독관 미켈레 — 꽃시장 역사상 가장 긴 주문서를 받아 본 자이자 그 주문서를 가장 짧은 한 줄로 실행한 자 — 의 한 봄 일화는 시장 야사 단골 이야기다.

    어느 늦봄 한 청년 — 황실 검술사범 길드의 어린 견습 에릭 — 이 한 페이지 가득 망설임이 적힌 주문서를 들고 시장에 왔다. 앞뒤로 '보내도 되는지' '너무 이른 건지' '색이 맞는지'가 빽빽이 적혀 있었으며, 정작 주문 꽃은 마지막 줄에 "흰 장미 한 송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미켈레는 그 한 소으를 말없이 접어 서랍에 넣고, 가장 좋은 흰 장미 한 송이를 단정한 녹색 종이에 싸서 에릭에게 건네주었다. 에릭은 그 한 송이를 사교계 초상화가 견습 소피아의 작업실 문 앞에 두었고, 다음 시즌 두 사람의 약혼이 조용히 결재되었다. 미켈레는 그 주문서를 시장 사물함 가장 깊은 칸에 평생 두었으며, 후대 감독관들은 첫 개장 전 그 서랍을 한 번 열어 보는 관례를 갖게 되었다.

  • 야경카페주(夜景카페主)

    황도 야경 카페 주인

    황도 야경이 가장 잘 보이는 카페의 주인

    새벽 두 시 손님은 늘 커피보다 말을 먼저 시킵니다. 저는 커피를 먼저 내어놓지요.

    황도 야경 카페 주인은 황도 사교계 뒷거리에서 새벽까지 문을 여는 작은 카페의 주인으로, 무도회가 끝난 뒤 갈 곳 없는 귀족 청년들이 한 자리씩 들르는 그 자리를 오십 년째 지키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앞치마, 소매를 걷어올린 흰 셔츠, 카운터 뒤에 늘 서 있는 자세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도 사교계의 정혼 소식·약혼 파기·무도회 뒷이야기를 무도회 일지보다 하루 먼저 안다.

    무도회에서 첫 고백을 못 한 청년은 반드시 이 카페로 오고, 주인은 커피를 먼저 내어놓은 뒤 한 번도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그 침묵이 한 시대의 가장 많은 두 번째 결심을 만들었다. 가장 무거운 커피 한 잔은 화려한 외교 만찬 커피가 아니라, 새벽 두 시에 말없이 두 번 채워지는 그 잔이다.

    선배 주인께서 그 새벽 두 잔을 한 번도 묻지 않고 채우셨다는 사실이, 우리 카페의 가장 오래된 규칙입니다. 우리는 손님보다 잔을 더 먼저 봅니다.

    황도 야경 카페 레 루미에르(Les Lumieres, 황도 구서적 거리 뒷골목의 작은 야간 카페) 사대 주인 레옹 폰 뤼베크 — 카페 역사상 가장 많은 새벽 손님을 맞이한 자이자 단 한 번도 손님에게 먼저 말을 건 적 없는 자 — 의 한 늦봄 새벽 일화는 카페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실 기사단 견습 디에고가 무도회 첫 곡 상대에게 첫 고백을 못 한 채 카페에 들어서 두 시간을 홀로 앉아 있었다. 레옹은 말없이 커피를 두 번 채워 주었고, 세 번째 잔을 내어놓을 때 작은 종이 한 장을 같이 슬며시 밀어 두었다 — 그 종이에는 "내일도 문 엽니다"라는 한 줄만 적혀 있었다. 디에고는 다음 날 새벽 두 시에 다시 왔고, 그 카페 창가 자리에서 자기 손으로 첫 고백 편지를 마지막 줄까지 썼다. 레옹은 그 종이를 카운터 서랍 가장 깊은 칸에 두었으며, 황도 야경 카페 레 루미에르의 카운터 서랍 한 칸은 지금도 한 번도 잠기지 않은 채 그대로다.

  • 비밀서신인(秘密書信人)

    가문 비밀 서신 관리인

    가문의 비밀 서신을 보관하는 자

    이 서랍, 열쇠가 두 개입니다. 하나는 제 것, 하나는 — 그분의 것입니다.

    가문 비밀 서신 관리인은 대귀족 가문의 비공식 서신 — 정식 외교 친서가 아닌 사적인 메모·연서·약속 쪽지 — 을 비밀스럽게 보관·전달·파기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가문 인장 핀, 손목에 작은 열쇠 묶음, 어깨에 가죽 서류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과 공작가·변경백가 사이에 오간 사적 메모의 분량이 정식 외교 친서의 두 배임을 가장 잘 안다.

    가문 비밀 서신 관리인이 가장 무겁게 다루는 것은 굵은 글씨의 외교 서신이 아니라, 한 장 안에 한 줄만 적힌 작은 쪽지다. 그 쪽지 한 장이 가문 한 시대의 결혼 한 줄을 살리거나 정리한다. 열쇠가 두 개인 서랍은 언제나 가장 묵직하다.

    선대 관리인께서 그 두 번째 열쇠를 평생 한 번도 쓰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가문 서신 규칙의 첫 줄입니다. 우리는 열쇠를 쥐기 전에 그 자세를 한 호흡 먼저 외웁니다.

    베르티에 공작가의 사대 비밀 서신 관리인 클로드 폰 베르티에 — 공작가 비밀 서신 역사상 단 한 통의 서신도 허락 없이 열어 본 적 없는 자이자 두 번째 열쇠를 평생 쓰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공작가 야사에서 '두 번째 열쇠'라 불린다.

    4대 베르티에 공작 정혼 시즌, 변경 기사 가문의 클로딘이 공작에게 보내온 작은 편지 한 통이 관리인 서랍에 도착했다. 클로드는 그 편지를 공작이 직접 열 수 있도록 두 번째 열쇠와 함께 공작의 아침 결재함에 올려두었으며, 그 편지 봉투에는 자기 손으로 작게 "이건 제 열쇠가 열 것이 아닙니다"라는 한 줄 메모를 붙여 두었다. 공작은 그 열쇠로 편지를 열었고, 안에는 클로딘의 손글씨 한 줄만 들어 있었다. 그 한 줄이 공작가 정혼 명단 첫 줄을 바꾸었으며, 클로드는 그 두 번째 열쇠를 자기 열쇠 묶음에서 빼내어 공작에게 정중히 돌려주었다. 후대 베르티에 공작가 비밀 서신 관리인들은 임명 첫 날 그 두 번째 열쇠 자국이 남아 있는 서랍 한 칸을 한 번 열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황실재단사(皇室裁斷師)

    황실 의복 재단사

    황실의 의복을 한 땀 한 땀 짓는 재단사

    어깨선 한 치가 한 사람의 그날 자세를 결정합니다. 저는 자를 들기 전에 그분의 오늘을 먼저 읽습니다.

    황실 의복 재단사는 황제·황태자·공작들의 공식 예복과 무도회 의상을 전담하는 평민 출신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회색 조끼에 줄자를 어깨에 두른 자세, 손끝에 늘 실과 바늘이 준비되어 있다. 본인은 황실 인사들의 체형 변화·정혼 시즌 일정·무도회 날짜를 한 권 재단 노트에 외우고 있어, 황태자의 어깨선이 지난 달보다 조금 좁아지면 정혼 결재에 무언가 걱정이 생긴 것임을 먼저 안다.

    재단사의 한 치 차이가 무도회장에서 한 사람의 첫 인상을 결정하고, 그 첫 인상이 한 시대의 정혼 한 줄을 살린다. 가장 무거운 바늘 한 땀은 황실 즉위식 예복이 아니라, 첫 무도회를 앞두고 조금 떨리는 어린 공자에게 어깨선 한 치를 살며시 넓혀 주는 그 마지막 한 땀이다.

    선대 재단사께서 그 어깨선 한 치를 말없이 넓혀 주셨다는 사실이, 우리 재단실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자를 들기 전에 그분의 오늘을 한 호흡 먼저 읽습니다.

    황실 예복 재단실(裁斷室, 황궁 의복 부속 별관) 십일대 재단사 야콥 폰 슈나이더 — 황실 즉위식 예복 열두 벌을 단 한 땀도 어긋나지 않게 제작한 자이자 황태자 셋의 첫 무도회 의상을 담당한 자 — 의 일화는 재단실에서 '한 치의 어깨'라 불린다.

    황태자 시아른의 첫 무도회 의상 마지막 피팅 날, 시아른의 어깨선이 직전 달보다 한 치 좁아져 있었다. 야콥은 그 한 치를 곧바로 넓히지 않고 재단 노트에 조용히 기록한 뒤, 무도회 사흘 전 마지막 피팅에서 말없이 그 한 치를 살며시 되돌려 주었다. 시아른은 그 넓어진 어깨선 위에서 첫 무도회 첫 곡을 단정하게 마쳤고, 그날 이후 정혼 명단 결재 자세가 조금 달라졌다는 기록이 황실 비서실장 보고서에 작은 글씨로 남아 있다. 야콥은 그 재단 노트의 그 줄에 작은 별표를 하나 그려 두었으며, 후대 황실 재단사들은 첫 피팅 전에 그 노트의 별표 한 개를 한 번 보고 자를 드는 관례를 갖게 되었다.

  • 황도서적상(皇都書籍商)

    황도 서적상

    황도의 책을 골라 들이는 서적상

    이 책이 팔리지 않은 건, 아직 맞는 손이 안 왔기 때문입니다. 선반에서 기다리고 있지요.

    황도 서적상은 황도 구서적 거리에서 새 책·헌 책·외국어 도서를 두루 거래하는 평민 출신 상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나무색 조끼, 소매를 걷어올린 흰 셔츠, 손끝에 늘 얇은 종이 먼지가 묻어 있다. 본인은 황도 사교계 귀족 청년들의 독서 취향과 계절별 관심사를 한 권 판매 노트에 외우고 있어, 어떤 청년이 평소와 다른 분야의 책을 찾으면 그의 마음에 무언가 달라진 한 줄이 있음을 먼저 안다.

    서적상이 가장 오래 기억하는 손님은 큰 책을 많이 산 손님이 아니라, 얇은 시집 한 권을 사기 위해 세 번이나 들어왔다 나간 손님이다. 그 시집 한 권이 결국 한 사람의 첫 고백 편지에 들어간 한 줄이 된다. 가장 무거운 책 한 권은 두꺼운 외교서가 아니라, 세 번 망설이고 마지막 번에 집어 든 얇은 시집이다.

    선배 서적상께서 그 시집 한 권을 세 번 망설인 청년에게 팔지 않고 선물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가게의 가장 오래된 전통입니다. 우리는 가격보다 그 망설임을 더 오래 봅니다.

    황도 서적상 렉시콘(Lexikon, 황도 구서적 거리 오 대째 운영되는 헌책방) 사대 주인 안드레아스 폰 블라트 — 서적상 역사상 가장 많은 시집을 선물로 준 자이자 가격표 없이 판 책이 제일 많은 자 — 의 한 늦여름 일화는 서적 거리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실 황궁 우편 사동 견습 마르크가 세 번이나 가게에 들어왔다 같은 시집 앞에서 망설이다 나갔다. 네 번째 들어왔을 때 안드레아스는 그 시집을 계산대 위에 미리 꺼내 두었고, 값을 묻는 마르크에게 종이 한 장을 슬며시 내어밀었다 — 종이에는 "이 책은 이미 당신 것이었습니다"라는 한 줄만 적혀 있었다. 마르크는 그 시집을 황궁 우편 배달 동료 소피에게 전달하는 편지 봉투 안에 한 페이지 표시와 함께 넣었다. 두 사람의 약혼은 그 한 페이지 표시 위에서 결재되었으며, 안드레아스는 그 종이를 가게 계산대 유리 밑에 평생 두었다.

  • 꽃배달전령(꽃配達傳令)

    사교계 꽃 배달 전령

    사교계의 꽃다발을 전하는 전령

    이 꽃, 보내는 분은 이름을 적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받는 분은 아실 겁니다.

    사교계 꽃 배달 전령은 황도 사교계 귀족들의 사적인 꽃 선물을 비밀스럽게 배달하는 평민 출신 어린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녹색 배달복, 어깨에 꽃 바구니, 모자를 살짝 눌러 쓴 자세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궁 우편 사동과는 달리 공식 봉인이 없는 꽃 한 송이·화분 하나·화관 한 줄을 이름 없이 전달한다.

    한 시즌 동안 그가 배달하는 꽃의 수만큼 그 시즌 사교계의 고백 횟수를 알 수 있다. 이름 없는 꽃 한 송이가 때로는 긴 친서 열 통보다 더 정확하게 마음을 전달한다. 가장 무거운 배달은 큰 꽃다발이 아니라, 이름 없이 문 앞에 두고 오는 꽃 한 송이다.

    선배 전령이 그 이름 없는 꽃 한 송이를 평생 기억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꽃 배달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꽃보다 그 문 앞 한 자리를 더 오래 봅니다.

    황도 꽃 배달 전령 조합 — 황도 꽃시장 감독관 아래 비공식으로 운영되는 사적 꽃 배달 조합 — 의 사대 어른 전령 페드로 — 한 시즌 꽃 배달 오백 건을 단 한 건도 잘못 전달하지 않은 자 — 의 한 이른 봄 일화는 전령 야사 단골 이야기다.

    어느 봄, 황실 검술사범 길드 견습 디에고가 "흰 장미 한 송이, 이름 없이, 성 이름 없이"라고 적힌 주문서를 들고 왔다. 배달 주소는 황도 구서적 거리 뒷골목의 향수 조향 공방이었고, 받는 이 이름 자리는 비어 있었다. 페드로는 그 꽃을 공방 문 앞 나무 의자 위에 단정히 두고 왔다. 공방 주인의 견습 — 사교계 향수 조향사 길드 어린 견습 마리아 — 이 그 꽃을 보고 반 시간 동안 문 앞에 서 있었다는 이야기를 옆 가게 주인에게 들었으며, 다음 시즌 두 사람의 약혼 소식이 황도 꽃시장 장부에 조용히 적혔다. 페드로는 그 주문서를 전령 조합 사물함 가장 깊은 칸에 평생 두었으며, 후대 전령들은 첫 이름 없는 배달 전에 그 주문서를 한 번 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정원메모인(庭園메모人)

    황실 정원 메모 수집인

    황실 정원에 남겨진 쪽지를 모으는 자

    벤치 틈에 끼어 있던 쪽지, 버리지 않습니다. 언젠가 누군가 찾으러 오거든요.

    황실 정원 메모 수집인은 황궁 후원·장미 정원·연못가 벤치와 정자 틈에 끼어 있는 작은 쪽지·메모·꽃 한 송이를 정중히 수거해 보관하는 평민 출신 어린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초록 작업복, 허리에 작은 천 주머니, 손에 작은 집게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궁 후원 구석구석의 옛 쪽지 자국·옛 메모 자리를 한 권 수집 노트에 외우고 있다.

    황궁 정원사가 꽃을 가꾼다면, 메모 수집인은 그 꽃들 사이에 남겨진 말들을 가꾼다. 황제도 황태자도 공작도 자기 마음의 일부를 벤치 틈에 작은 쪽지로 남긴다. 가장 무거운 쪽지는 황궁 회의실에서 나온 결재서가 아니라, 이름 없이 벤치 틈에 조용히 끼워진 작은 쪽지 한 장이다.

    선배 수집인께서 그 이름 없는 쪽지를 삼십 년 동안 버리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수집실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벤치보다 그 틈을 더 오래 봅니다.

    황궁 후원 메모 수집실 — 황실 시종부 산하의 아주 작은 옛 평민 직군방이자 황궁 정원 벤치들의 쪽지를 보관하는 자리 — 의 사대 어른 수집인 베네딕트 — 수집실 역사상 가장 많은 이름 없는 쪽지를 삼십 년 동안 버리지 않은 자 — 의 한 늦가을 일화는 수집실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태자 시아른이 가정교사 일레나와 후원 둘째 벤치에서 나눈 한 호흡 뒤, 그 벤치 틈에 작은 쪽지 한 장이 남겨졌다. 베네딕트는 그 쪽지를 수거해 읽지 않은 채 수집실 사물함 가장 깊은 칸에 두었다. 두 시즌이 지난 봄, 황태자 시아른이 직접 수집실 문을 두드리고는 그 쪽지를 돌려달라고 청했다. 베네딕트는 말없이 그 칸을 열어 그대로 건네주었으며, 황태자는 그 쪽지를 보며 한 호흡을 오래 두었다가 웃으며 수집실을 나섰다. 베네딕트는 그 빈 칸을 이후로도 그대로 두었으며, 후대 수집인들은 첫 수집 전에 그 빈 칸을 한 번 열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가로화분공(街路花盆工)

    황도 가로변 화분 관리인

    황도 가로변 화분을 돌보는 자

    이 화분, 매일 같은 시간에 물을 줍니다. 그래서 매일 같은 시간에 누군가 이 앞을 지나가지요.

    황도 가로변 화분 관리인은 황도 주요 거리 가로변에 놓인 황도 직속 화분들을 매일 아침 물을 주고 다듬는 평민 출신 어린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녹색 작업복, 어깨에 물통, 손에 작은 가위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도 각 거리의 계절별 꽃 교체 일정·화분별 물 주기 시각을 한 권 노트에 외우고 있다.

    어떤 거리의 화분 앞에 누군가 매일 같은 시간에 멈춰 서는 일이 생기면, 관리인은 그 화분에 조금 더 신경 쓴다. 황도의 많은 첫 대화는 화분 앞에서 시작되었다. 가장 무거운 물 한 통은 큰 황실 정원 물통이 아니라, 누군가 매일 멈춰 서는 그 작은 가로변 화분에 조용히 부어지는 물 한 통이다.

    선배 관리인께서 그 화분에 조금 더 좋은 꽃을 심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가로반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물통보다 그 멈춤 자리를 더 오래 봅니다.

    황도 가로반(街路班, 황도 직속 가로변 화분 관리 부서) 사대 어른 관리인 헬무트 — 가로반 역사상 가장 많은 봄 화분 교체를 혼자 처리한 자이자 가로변 화분 하나 앞에서 오십 쌍의 첫 대화를 멀리서 지켜본 자 — 의 한 봄 일화는 가로반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도 구서적 거리 입구 화분 앞에 어떤 청년이 열흘째 같은 시간에 멈춰 서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알고 보니 황도 서적상 렉시콘의 견습 안톤이었고, 그 화분 맞은편 향수 공방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유리창을 닦는 견습 여성이 있었다. 헬무트는 다음 날 그 화분에 평소보다 훨씬 화사한 노란 튤립 세 포기를 새로 심어 두었다. 안톤은 그날 화분 앞에서 멈추다가 맞은편 공방 문을 처음으로 두드렸고, 봄이 끝나기 전에 두 사람의 약혼이 조용히 결재되었다. 헬무트는 그 화분 자리에 이듬해 봄도 노란 튤립을 심었으며, 가로반에서는 그날 이후 어떤 화분 앞에서 누군가 열흘 넘게 멈추면 그 화분에 더 화사한 꽃을 심는 관례가 생겼다.

  • 대귀족가주(大貴族家主)

    제국 대귀족 가문 주인

    제국 대귀족 가문의 모든 권한을 쥔 주인

    이 이름, 다음 세대도 무겁게 지게 될 겁니다. 그러니 내가 먼저 그 무게를 한 번 더 살펴야 하지요.

    제국 대귀족 가문 주인은 황제와 공작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대귀족 가문 — 황실 혈통과 혼재된 오래된 공작가 — 의 현 가주로, 황제의 정혼 결재에 영향을 미치는 가문 결재 라인을 손에 쥔다. 외형은 단정한 귀족 예복, 가슴팍에 대귀족 인장, 손가락에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인장 반지가 표준이다. 본인은 제국 전체 귀족 가문 족보와 정혼 연결도를 머릿속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제도 그에게 한 줄 의견을 청하는 경우가 있으며, 그의 가문 인장이 찍힌 친서 한 통은 세 나라 외교 라인을 한 줄 바꾼다. 그런데도 그가 가장 오래 신경 쓰는 것은 자신의 외아들이 어느 무도회에서 누구와 처음 시선을 맞출 것인가다. 가장 무거운 결재는 황실 외교 협약이 아니라, 자기 아들이 처음 손을 내밀 상대를 조용히 기다리는 그 한 시즌이다.

    우리 후대 가주들이 즉위 첫 주에 아버지의 인장 반지를 한 번 끼워 보는 데는 이유가 있소. 그 무게가 외교 친서 열 통보다 먼저 말을 걸거든요.

    헨드리크 가문(제국 북부의 오래된 대귀족 가문이자 황실 혈통과 사대째 정혼 연결을 맺어 온 가문)의 칠대 가주 오토 폰 헨드리크 — 헨드리크 가문 역사상 가장 적은 친서로 가장 많은 외교를 결재한 자 — 의 일화는 가문 야사에서 '기다린 한 시즌'으로 불린다.

    오토의 외아들 에밀이 첫 사교 시즌 무도회에서 누구와도 손을 잡지 않은 채 발코니에서 한 시즌을 보냈다. 오토는 아들에게 한 번도 정혼을 재촉하지 않고, 그 발코니에서 에밀이 바라보는 방향에 자기 가문 인장 친서를 한 통 보냈다 — 황실 꽃시장 감독관에게 그 발코니가 보이는 가문 공방에 꽃 한 다발을 배달해 달라는 조용한 한 줄이었다. 다음 시즌 에밀은 그 공방에서 일하는 조향사 견습 아나와 처음 눈을 맞추었고, 두 사람의 약혼은 두 시즌 뒤 헨드리크 가문 인장 반지 한 줄로 조용히 결재되었다. 오토는 그 인장 친서 사본을 가문 서고 한 칸에 넣어 두었으며, 후대 헨드리크 가주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칸을 한 번 열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황도음악사(皇都音樂師)

    황도 음악 교사

    황도의 음악을 가르치는 교사

    박자가 흐트러지는 건 실수가 아닙니다.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황도 음악 교사는 황도 귀족 청년들에게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등 악기를 가르치는 평민 출신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조끼, 소매를 살짝 걷어올린 흰 셔츠, 손끝에 굳은살이 있는 자세가 표준이다. 본인은 귀족 청년들의 연주 실력보다 그날 그날의 박자 흐트러짐을 더 예리하게 읽는다.

    어떤 청년의 오른손 박자가 갑자기 흐트러지면, 음악 교사는 그날 그 청년의 마음에 새 사람이 들어왔음을 먼저 안다. 황실 기사단장도 변경백도 악기 앞에서는 잠시 솔직해진다. 가장 무거운 박자 한 개는 화려한 연주회의 첫 음이 아니라, 누군가를 생각하다 흐트러진 연습실의 박자 하나다.

    선대 선생님께서 그 흐트러진 박자를 고치지 않고 한 소절 더 들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음악 교사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악보보다 그 흐트러짐을 더 오래 듣습니다.

    황도 음악 교사 길드 — 황도 귀족 가문 견습들을 위한 사설 악기 교습 조합 — 의 사대 어른 교사 클라우스 폰 멜로디아 — 길드 역사상 제자 중 가장 많은 약혼 커플을 배출한 자이자 박자 흐트러짐을 절대 나무라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길드 야사에서 '흐트러진 한 박자'라 불린다.

    황실 비서실장 견습 레오가 바이올린 연습 중 한 소절을 세 번 연속 같은 자리에서 흐트러뜨렸다. 클라우스는 그 자리에서 지적하지 않고, 레슨이 끝난 뒤 조용히 "다음 주에 그 소절 한 번만 더 들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레오는 다음 주 같은 자리에서 처음으로 그 소절을 정확히 연주했고, 레슨이 끝난 뒤 "오늘 처음으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갔다. 그 며칠 후, 레오의 정혼 소식이 황실 비서실 게시판에 올라왔으며, 클라우스는 그 소절의 악보에 작은 별표를 그려 두었다.

  • 황실속기사(皇室速記師)

    황실 속기 서기

    황실 회의의 말을 빠짐없이 적는 속기 서기

    이 회의, 중요한 말은 결재서에 없습니다. 저는 그 사이의 침묵도 받아 적습니다.

    황실 속기 서기는 황실 회의·정혼 협상·외교 만찬의 모든 발언을 빠르게 받아 적는 정식 관직이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서기 인장 배지, 한 손에 늘 작은 속기 노트와 가는 펜이 들려 있다. 본인은 황제·공작·변경백의 말뿐 아니라, 그들이 말하지 않은 한 호흡의 길이도 노트 여백에 작은 기호로 기록한다.

    그래서 황실 속기 서기의 노트를 읽으면 회의 결과뿐 아니라, 그 회의 참석자들의 그날 마음 상태도 간접적으로 읽힌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긴 연설이 아니라, 어떤 공작이 정혼 이름 한 줄 앞에서 한 호흡을 멈춘 그 침묵이다.

    선대 서기께서 그 침묵을 노트 여백에 기록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서기실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말보다 그 침묵을 더 정확히 받아 적습니다.

    황실 서기실(書記室, 황궁 회의 별관 부속 작은 방) 십대 속기 서기 바르트 — 황실 회의 오백 회를 단 한 줄도 빠뜨리지 않고 기록한 자이자 침묵을 기록한 서기실 유일한 자 — 의 일화는 서기실에서 '침묵의 한 호흡'으로 불린다.

    황제 카이엔 4세와 황실 외무경이 인접 라이슈탈 왕국 공주 정혼 결재 회의를 하던 날, 바르트는 황제가 정혼 명단 첫 줄을 결재하기 직전 삼십 초 침묵을 노트 여백에 작은 괄호와 숫자로 기록했다. 그 노트의 그 줄은 회의 공식 기록물에는 실리지 않았으나, 황실 외무경 알브레히트는 후일 바르트의 노트 사본을 자기 외교 서고에 보관했다. 황실 야사에는 그 삼십 초 침묵이 한 나라의 외교 노선을 한 줄 바꾸었다는 기록이 작은 각주로 남아 있다. 바르트는 그 노트를 서기실 사물함 가장 깊은 칸에 두었으며, 후대 서기들은 첫 회의 전에 그 사물함 한 칸을 한 번 열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야간기수(夜間騎手)

    야간 우편 기수

    밤길을 달려 우편을 전하는 기수

    이 편지, 내일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도착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분의 하루가 달라지거든요.

    야간 우편 기수는 황도 외곽과 지방 귀족가 사이의 긴급 친서·정혼 서신·고백 편지를 밤새 말을 달려 전달하는 평민 출신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기수복, 어깨에 황도 우편 인장이 박힌 가죽 가방, 허리에 말 채찍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도와 인접 귀족 영지 사이의 모든 밤 도로·지름길·안전 경로를 한 권 노트에 외우고 있다.

    가장 빠른 기수가 꼭 가장 좋은 기수는 아니다. 어떤 편지는 수신인이 자리를 비운 새벽에 도착해야 하고, 어떤 편지는 수신인이 아직 읽을 준비가 안 됐을 때 도착하면 안 된다. 가장 무거운 편지 한 통은 황실 외교 친서가 아니라, 어떤 청년이 밤새 쓴 첫 고백 편지 한 통이다.

    선배 기수께서 그 편지를 해가 뜨기 딱 한 시진 전에 도착시키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간 기수 조합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속도보다 그 타이밍을 더 오래 계산합니다.

    황도 야간 우편 기수 조합(夜間騎手組合, 황궁 우편부 산하 야간 장거리 배달 조합) 십일대 어른 기수 에르빈 폰 슈타이거 — 조합 역사상 가장 긴 거리 야간 배달 기록을 가진 자이자 편지 한 통도 잘못된 시각에 도착시킨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해뜨기 한 시진 전'으로 불린다.

    황태자 시아른이 가정교사 일레나에게 보낸 정혼 답신 편지가 에르빈의 가방에 올라온 밤, 에르빈은 편지 봉투에 쓰인 주소 — 황도 외곽 평민 학자 구역의 작은 집 — 를 보고 출발 시각을 한 시진 늦췄다. 해가 뜨기 딱 한 시진 전에 그 주소에 도착했을 때, 일레나의 창문에는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 에르빈은 그 타이밍에 대해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았으며, 황도 야간 우편 기수 조합에서는 그날 이후 정혼 관련 편지의 도착 시각을 '해뜨기 한 시진 전'으로 정하는 비공식 관례가 생겼다.

  • 무도사회장(舞蹈司會將)

    황실 무도회 사회자

    무도회의 흐름을 한 손으로 이끄는 사회자

    오늘 밤의 첫 곡은 — 두 분이 원하시는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황실 무도회 사회자는 황궁·공작가의 공식 무도회에서 행사 전체의 흐름·곡 안내·정혼 발표 진행을 총괄하는 자로, 외형은 단정한 야회 정복, 가슴팍에 사회자 인장 핀, 한 손에 작은 식순 카드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무도회의 모든 귀빈 이름·좌석 배치·곡 순서·정혼 발표 시각을 한 표로 외우고 있으며, 긴장한 청년의 이름을 부를 때는 목소리를 한 박자 낮춘다.

    무도회 사회자가 어떤 이름을 먼저 부르느냐가, 그날 밤 첫 무도 상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황실 무도회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화려한 샹들리에가 켜지는 순간이 아니라, 사회자가 첫 번째 이름을 부르는 그 반 박자 앞의 침묵이다. 가장 무거운 사회자의 목소리는 정혼 발표 순간이 아니라, 어린 청년 한 명의 이름을 처음으로 무도회에 올리는 그 한 호흡이다.

    선대 사회자께서 그 이름을 한 박자 늦게, 더 낮은 목소리로 부르셨다는 사실이, 우리 사회자 교범의 첫 줄입니다. 우리는 마이크보다 그 목소리의 온도를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궁 무도회 사회자 길드 — 황실 의전관 산하 공식 사회자 직군 — 의 십삼대 어른 사회자 피에르 폰 보이스 — 길드 역사상 가장 많은 정혼 발표를 진행한 자이자 한 번도 이름을 잘못 부른 적 없는 자 — 의 한 봄 일화는 길드 야사에서 '한 박자 낮은 이름'으로 불린다.

    어느 봄 무도회에서 평민 출신 황도 음악 교사 견습 한 명이 — 귀족 청년들 사이에 처음으로 이름이 올라온 자 — 첫 번째로 무도회 이름 명단에 올라왔다. 피에르는 그 이름을 무도회 개막 직전 한 번 더 읽어보고, 명단 발표 때 그 이름을 한 박자 늦게 더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그 청년은 고개를 들어 피에르를 보고 짧게 웃었으며, 그날 무도회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춤 상대를 스스로 선택했다. 그 결과가 다음 시즌 두 사람의 약혼 소식으로 이어졌으며, 피에르는 그 명단 카드에 작은 별표를 그려 두었다.

  • 카페연주부(카페演奏夫)

    황도 카페 음악가

    황도 카페에서 음악을 켜는 연주자

    오늘은 한 곡 더 칩니다. 손님이 아직 말을 못 꺼내고 계셔서요.

    황도 카페 음악가는 황도 사교계 뒷거리 카페에서 밤마다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평민 출신 음악가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조끼, 소매를 살짝 걷어올린 흰 셔츠, 악보보다는 손님 표정을 더 자주 보는 자세가 표준이다. 본인은 무도회 공식 음악과는 달리, 카페를 찾는 손님 한 명 한 명의 그날 상태에 따라 곡을 즉흥으로 바꾼다.

    카페 음악가의 연주는 황실 외교 만찬 오케스트라보다 작지만, 그 연주를 들으며 첫 고백을 꺼낸 청년이 더 많다. 어떤 청년이 카페에서 두 시간을 혼자 앉아 있으면, 음악가는 한 곡 더 연주한다. 가장 무거운 한 곡은 화려한 연주회 첫 음이 아니라, 말을 못 꺼내는 청년 옆에서 조용히 이어지는 그 한 곡이다.

    선배 음악가께서 그 한 곡을 한 번도 재촉하지 않고 끝까지 연주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카페 음악가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악보보다 그 침묵의 길이를 더 오래 듣습니다.

    황도 야경 카페 레 루미에르 — 황도 야경 카페 주인 레옹이 운영하는 그 카페 — 의 사대 카페 음악가 마르코 — 카페 역사상 가장 많은 새벽 손님의 말문을 음악으로 열어 준 자 — 의 한 새벽 일화는 카페 야사 단골 이야기다.

    황실 기사단 견습 디에고가 무도회에서 첫 고백을 못 한 채 카페에 앉아 있을 때, 마르코는 두 시간 동안 끊임없이 한 곡씩 연주를 이어갔다. 셋째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마르코는 디에고가 가방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는 것을 보았고, 그 순간 연주하던 곡을 가장 조용한 한 소절로 낮췄다. 디에고는 그 조용한 한 소절 안에서 고백 편지 마지막 줄을 써 내려갔고, 다음 날 새벽 그 편지는 황도 꽃 배달 전령 조합을 통해 전달되었다. 마르코는 그 소절의 악보에 연필로 작은 동그라미를 그려 두었으며, 후대 카페 음악가들은 새벽 손님이 말없이 앉아 있을 때 그 소절을 한 번씩 연주하는 관례를 따른다.

  • 축하케이크장(祝賀케이크匠)

    황실 약혼 축하 케이크 장인

    약혼을 축하하는 케이크를 굽는 장인

    케이크 장식 꽃 색깔, 두 분이 처음 나눈 꽃 색으로 맞춥니다. 그게 이 케이크의 진짜 재료거든요.

    황실 약혼 축하 케이크 장인은 황실·공작가·대귀족가의 약혼 발표 만찬과 결혼 기념 케이크를 전담하는 평민 출신 제과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흰 셰프복, 가슴팍에 황실 과자 인장, 손목에 설탕 자국이 표준이다. 본인은 의뢰 고객의 첫 만남 이야기·약혼 날짜·좋아하는 꽃 색을 한 권 주문 노트에 받아 적어 케이크 디자인에 반영한다.

    황실 케이크 장인이 만드는 케이크는 맛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케이크 위 장식 한 송이가 두 사람의 첫 만남 이야기를 정확히 담아내느냐다. 가장 무거운 케이크 한 층은 화려한 황실 결혼식 케이크가 아니라, 평민 출신 두 사람이 첫 약혼 기념으로 주문한 작은 한 층 케이크 위의 꽃 한 송이다.

    선대 장인께서 그 꽃 한 송이의 색을 세 번이나 다시 조색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제과실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레시피보다 그 색 한 가지를 더 오래 고릅니다.

    황실 제과 직속 케이크실(cake室, 황궁 다과실 부속 제과 공방) 십대 케이크 장인 마르가리테 — 케이크실 역사상 가장 많은 약혼 케이크를 제작한 자이자 꽃 색 한 가지를 세 번 이상 다시 만든 자가 가장 많은 자 — 의 일화는 제과실에서 '한 송이 조색'으로 불린다.

    황실 검술사범 견습 에릭의 약혼 케이크 주문서에는 "받는 이가 첫 만남 때 흰 장미를 드렸다"는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마르가리테는 흰 설탕 꽃 한 송이를 세 번 다시 만들었는데, 첫 번째는 너무 딱딱하고 두 번째는 너무 둥글었으며, 세 번째에서야 막 꽃봉오리가 열리려는 모양이 나왔다. 에릭의 약혼 파트너 소피아는 그 케이크를 보자마자 "이게 그때 그 꽃이에요"라고 했다. 마르가리테는 그 주문서를 제과실 사물함 가장 깊은 칸에 두었으며, 후대 케이크 장인들은 첫 약혼 케이크 주문 전에 그 칸을 한 번 열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별빛야상인(별빛夜商人)

    황도 야시장 별빛 상인

    황도 야시장에서 별빛 같은 물건을 파는 자

    이 별빛 유리구슬, 가격이 없습니다. 두 분이 같이 보실 때만 팝니다.

    황도 야시장 별빛 상인은 황도 야시장 — 황궁 성벽 아래 매주 두 번 열리는 야간 시장 — 에서 별빛을 가둔 작은 유리구슬·야광 꽃다발·야간 등불 소품을 파는 평민 출신 상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망토, 허리에 작은 상인 가방, 가판대 위에는 항상 작은 등불 하나가 켜져 있다. 본인은 야시장에서 어떤 물건을 단 혼자 사는 손님보다 둘이 함께 와서 같이 보는 손님에게 더 좋은 것을 꺼낸다.

    야시장은 황궁 무도회와는 달리 신분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들어올 수 있으며, 공작도 변경백도 여기서는 잠시 검을 벗고 야광 유리구슬 하나 앞에 멈춘다. 가장 무거운 유리구슬 한 개는 황실 보석 감정사의 감정서에 오른 보석이 아니라, 두 사람이 야시장에서 처음으로 같이 들여다본 그 작은 별빛 한 개다.

    선배 상인께서 그 유리구슬을 '두 사람이 같이 봐야만 판다'고 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시장 상인들의 가장 오래된 규칙입니다. 우리는 가격보다 그 시선을 더 오래 봅니다.

    황도 야시장(夜市場, 황궁 성벽 아래 매주 두 번 열리는 작은 야간 시장) 사대 별빛 상인 리오 폰 슈테른 — 야시장 역사상 가장 오래 같은 자리를 지킨 상인이자 한 번도 유리구슬 가격을 먼저 부른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야시장 야사에서 '두 시선의 유리구슬'로 불린다.

    어느 가을 야시장에서 황실 근위검대 견습 안드레아스가 혼자 리오의 가판대 앞에 멈춰 별빛 유리구슬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리오는 그 구슬을 꺼내 주지 않고 가판대 한쪽 구석에 살짝 옮겨 두었다. 다음 주 야시장에서 안드레아스는 황실 속기 서기 견습 한 명과 함께 왔고, 둘이 같이 그 구슬 앞에 멈췄다. 리오는 그제야 그 구슬을 두 사람 앞에 꺼내 두었다. 두 사람은 그 구슬을 같이 들고 돌아갔으며, 다음 시즌 두 사람의 약혼이 조용히 결재되었다. 리오는 그 구슬이 놓여 있던 자리에 빈 작은 받침대를 그대로 두었으며, 후대 야시장 상인들은 그 받침대 앞에서 새 구슬을 꺼내는 관례를 따른다.

  • 첫인사교관(初人事敎官)

    황실 첫 인사 교관

    황실에서의 첫 인사를 가르치는 교관

    첫 인사는 한 번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한 번을 백 번 연습시킵니다.

    황실 첫 인사 교관은 황자·공작 가문 청년들에게 무도회·외교 만찬·정혼 사절 맞이에서 첫 인사를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해내는 법을 가르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황실 교관 인장, 한 손에 자세 교정용 가는 막대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 인사들의 첫 인사 실패 사례·외국 왕실 인사 관습·금기 동작을 한 권 교관 노트에 외우고 있다.

    진짜 첫 인사는 예절 교본대로 하는 인사가 아니라, 상대방이 "이 사람이 나를 보고 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이다. 그래서 교관은 허리 각도보다 시선 방향을 더 오래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인사 한 번은 황제 앞의 즉위식 인사가 아니라, 어떤 청년이 평생 처음으로 진심을 담아 누군가에게 건네는 그 첫 인사다.

    선대 교관께서 그 시선 한 방향을 평생 다듬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교관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허리 각도보다 그 시선의 온도를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실 첫 인사 교관실(敎官室, 황궁 예법 부속 별관) 팔대 교관 프란츠 폰 그뤼스 — 교관실 역사상 가장 많은 첫 인사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 자이자 단 한 명의 제자에게도 허리 각도부터 가르치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교관실에서 '시선 한 방향'으로 불린다.

    황실 무도회 사회자 견습 피에르가 첫 인사 연습을 열다섯 번이나 반복하고도 매번 "뭔가 어색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프란츠는 열여섯 번째 연습 전에 피에르에게 "지금 마음속으로 인사를 받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피에르가 한 이름을 조용히 말하자, 프란츠는 "그럼 그 사람한테 하는 것처럼 해 보세요"라고만 했다. 열여섯 번째 인사는 완벽했다. 프란츠는 그 열다섯 번의 연습 노트에 작은 메모를 남겼다 — "시선이 먼저다." 그 노트는 교관실 한쪽 벽에 액자로 걸려 있으며, 후대 교관들은 첫 수업 전에 그 메모 앞에 잠시 서는 관례를 따른다.

  • 황도필묵존(皇都筆墨尊)

    황도 손편지 대필가

    황도의 모든 손편지를 대신 써내는 대필의 정점

    이 편지, 당신이 쓴 겁니다. 저는 그냥 그 말을 찾는 것을 도왔을 뿐이지요.

    황도 손편지 대필가는 황도 사교계에서 한 시대에 단 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자로, 귀족과 평민을 막론하고 마음을 전하지 못한 자들의 편지를 대신 써 주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외투, 어깨에 낡은 가죽 가방, 손끝에 늘 잉크 자국이 있다. 본인은 평생 직접 쓴 편지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쓴 편지가 천 배 많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단 한 줄도 쓴 적이 없다.

    황제도 황태자도 공작도 이 대필가 앞에서는 잠시 권력을 내려두고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요"라고 묻는다. 가장 무거운 대필은 화려한 공작의 정혼 편지가 아니라, 이름 없이 문 앞에 두고 올 짧은 쪽지 한 장을 쓰지 못해 찾아온 어린 청년의 편지다. 대필가의 진짜 능력은 글씨가 아니라, 상대방이 말하지 못한 마음을 찾아내는 귀다.

    선대 대필가께서 그 어린 청년의 쪽지 한 장을 천 자보다 오래 들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대필가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펜보다 그 귀를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도 손편지 대필가 공방 레트레 — 황도 구서적 거리 한복판의 작은 대필 공방이자 대를 이어 한 사람씩만 주인을 맡는 곳 — 의 삼대 주인 레나르 폰 레트레 — 공방 역사상 가장 많은 이름 없는 편지를 대필한 자이자 단 한 통의 편지도 자기 이름으로 쓰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공방 야사에서 '천 자의 침묵'으로 불린다.

    황실 무도회 사회자 피에르가 첫 고백 편지를 쓰러 공방에 들어와 두 시간 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빈 종이만 바라보았다. 레나르는 그 두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셋째 시간이 시작될 무렵 종이 위에 딱 한 줄만 적어 피에르 앞에 밀었다. 그 한 줄은 피에르가 공방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린 단어였다. 피에르는 그 한 줄을 보자마자 나머지를 스스로 써 내려갔고, 레나르는 그 편지의 잉크가 마를 때까지 옆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황도 야경 카페 레 루미에르 카운터에는 그 편지 복사본이 없지만, 레나르의 공방 서랍 가장 깊은 칸에는 그날 레나르가 적은 그 한 줄 종이가 아직 남아 있다. 공방에서는 그날 이후 침묵을 먼저 들을 줄 아는 자만 대필가가 될 수 있다는 규칙이 생겼다.

  • 월화황후비(月華皇后妃)

    황후

    달빛처럼 황실 위에 군림하는 황후의 자리

    사랑받지 못해도 황궁을 굴릴 줄 압니다. 보관의 무게는 그래서 단단하지요.

    황후는 황제 옆자리에 앉은 단 한 사람의 여성으로, 외형은 우아한 황후복과 머리 위 보관(寶冠)이 상징이지만 내면은 황궁에서 가장 정교한 정치 감각을 가진 자다. 황실 안 모든 사교 행사·외교 만찬·연회의 주최가 사실상 그녀의 결재 라인 위에서 굴러간다. 본인은 매일 아침 차 한 잔의 시간에 그날의 황궁 일정을 머릿속으로 한 번 다시 짠다.

    황제의 사랑은 그녀에게 영광이지만 동시에 가장 무거운 정치 자원이다. 그래서 진짜 강한 황후는 사랑받는 황후가 아니라, 사랑받지 못해도 황궁을 굴릴 줄 아는 황후다. 보관의 진짜 무게는 보석이 아니라, 그 보관 아래에서 깨어 있는 시간의 길이다.

    후대 황후들은 즉위 첫 달에 그분의 찻잔 자국이 남은 책상을 한 번씩 보러 가지요. 사랑받지 않은 자리가 가장 정확한 자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잔 자국이 매일 한 줄 가르쳐 주거든요.

    칠대 황후 엘리아나 폰 아셰부르크 — 제국 황실 역사상 황제의 총애를 한 번도 독점하지 못했으면서도 십팔 년을 황궁의 결재 라인을 흔들림 없이 굴린 황후 — 의 일화는 후대 황후들의 첫 달 필독 야사다.

    즉위 셋째 해, 동쪽 변경의 라이엔펠트 가문(당시 제국 동방 최대의 군벌 공작가)이 군세를 이끌고 수도로 회군하던 새벽, 황제는 침소를 비웠고 근위대장은 회의 중이었다. 엘리아나는 침의 차림 그대로 다과실로 내려가 황실 다과 셰프에게 새벽 차 세 주전자를 청했고, 라이엔펠트 사절을 그 다과실 한 자리에 앉혔다. 그녀는 두 시진 동안 군세 이야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은 채, 사절의 늙은 어머니 환후와 어린 조카의 첫 무도회 일정만 정중히 물었다. 새벽이 밝을 무렵 사절은 한 줄 친서만 남기고 말머리를 돌렸고, 그 친서에는 "공작께 첫 잔의 온도를 전해 드리겠습니다"라는 짧은 한 줄만 적혀 있었다. 그날 황궁의 다과실 책상 위에는 엘리아나의 식어 버린 찻잔 자국이 둥글게 남았고, 시녀장 마리에타는 그 자국을 사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닦지 않은 채 두고 있다.

    후대 황후 즉위 첫 달의 가장 조용한 의례는, 그 책상 앞에 잠시 서서 그 자국 위로 자기 손바닥을 한 번 겹쳐 보는 것이다.

  • 백련공작녀(白蓮公爵女)

    공작녀

    흰 연꽃처럼 고귀한 공작가의 영애

    이 일기, 누구에게 남길지가 가문 후계를 결정합니다. 농담 같지만 — 사실이지요.

    공작녀는 제국 최상위 귀족 가문 공작가의 영애로, 한 가문의 외교·정혼·재정 협상에 직접 개입하는 자다. 외형은 화려한 드레스, 머리에 가문 문양 머리장식, 손목에 가문 인장 팔찌가 표준이다. 본인은 무도회장에서 그저 우아하게 미소 짓는 모습으로 비치지만, 그 미소 한 번이 인접 가문의 정혼 안건을 막거나 통과시킨다.

    그녀의 사적 일기에는 가문 친서들의 진짜 의도가 한 줄씩 더 정확히 적혀 있어, 죽기 전 그 일기를 누구에게 남기느냐가 가문 후계의 진짜 결정이라는 농담이 사교계에 돈다. 공작녀의 진짜 무도회는 무도회장이 아니라, 자기 침실 책상 위 일기장 위에서 매일 밤 열린다.

    우리 베른하르트 가문 영애들은 첫 사교 시즌 전날 밤, 그 일기 마지막 장의 빈 한 줄을 한 번 읽고 자요. 가문이란 결국, 차마 적지 못한 한 줄 위에서 굴러간다는 뜻이거든요.

    십삼대 베른하르트 공작녀 이졸데 폰 베른하르트 — 제국 서남부 베른하르트 공작가(삼대째 황실 외교 친서를 직접 받아 온 가문)의 마지막 영애 — 의 사적 일기는 사교계에서 '백지의 한 줄'이라 불린다.

    그녀가 스무 살 사교 데뷔 무도회에서 첫 곡을 함께 춘 청년 한 명 — 옆 영지 슈탈베르크 자작가(베른하르트와 삼 대째 작은 분쟁이 있던 가문)의 차남 라이너 — 의 이름을 그녀는 평생 일기에 단 한 줄도 적지 않았다. 대신 그 청년이 외교 사절로 떠난 봄, 일기의 그 자리에 빈 한 줄을 남겨 두고 그 옆에 말린 카네이션 한 송이를 끼워 두었다. 그녀가 다른 가문에 정혼해 떠나기 전 마지막 밤, 일기는 어린 사촌동생 클라라의 손에 건네졌고, 클라라는 그 빈 줄을 다섯 해 동안 매일 밤 한 번씩 펴 보았다고 한다.

    클라라가 다음 공작녀가 되어 가문 외교를 잇는 시즌, 슈탈베르크 가문과의 분쟁은 그 빈 한 줄 위에서 조용히 매듭이 풀렸다. 가문의 진짜 친서는 결국 그 비워 둔 한 줄이었다는 사실을, 후대 베른하르트 영애들은 첫 사교 시즌 전날에야 비로소 깨닫는다.

  • 황실시녀존(皇室侍女尊)

    황실 시녀장

    황실의 모든 시녀를 거느리는 시녀장의 정점

    어느 시녀가 어느 가문 라인인지 다 외우고 있지요. 황궁의 진짜 외교는 이 일정표 위에서 끝납니다.

    황실 시녀장은 황궁 안 모든 시녀를 총괄하는 자로, 황후의 일과·예복·티타임·외교 만찬 좌석 배치를 책임진다. 외형은 단정한 시녀장 정복, 머리에는 단순한 흰 두건, 가슴팍에 황가 문양 배지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궁의 거의 모든 시녀 출신 정보 라인을 한 명 한 명 외우고 있어, 어느 시녀가 어느 가문 출신이고 어느 사교 라인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머리속 표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황후의 진짜 외교 자문은 사실상 시녀장이며, 황제도 가끔 시녀장의 한 줄 보고로 결재 라인을 바꾼다. 진짜 황궁은 황좌가 아니라 시녀장의 일정표 위에 있다. 그 일정표 한 줄이 한 정혼을 막고 한 외교를 살린다.

    우리 시녀장 견습들이 첫 출근일에 그 일정표를 한 장 받아 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줄 한 칸의 어긋남이 한 영애의 평생을 어긋나게 한다는 걸, 한 번 직접 보고 와야 손이 정직해지거든요.

    사대 시녀장 마리에타 폰 케른 — 황궁 시녀장 역사상 단 한 번의 좌석 사고도 내지 않고 이십삼 년을 굴린 시녀장 — 의 일화 가운데 가장 단정한 한 편은 '한 줄 비워 둔 좌석'이다.

    어느 봄 외교 만찬, 북방 칼덴 왕국(당시 제국과 정혼 협상이 두 번 깨진 인접 왕국)의 사절단과 남방 살로네 공국(칼덴과 영토 분쟁 중이던 작은 항구 공국)의 영애가 같은 만찬에 초대되었다. 두 가문의 영애 베티나와 클라라가 한 시즌 전 무도회에서 같은 청년 — 황실 근위대의 부관 — 을 두고 한 번 다툰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마리에타는 두 시녀의 잔심부름 한 줄 너머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날 만찬 좌석표에서 두 영애 사이의 한 자리를 비워 두고, 그 자리에 가장 나이 든 황태비를 모셨다. 두 영애는 만찬 내내 황태비의 옛 무도회 이야기를 함께 들었고, 다음 날 새벽 두 가문 사이의 영토 분쟁에 관한 짧은 합의 친서가 황궁에 도착했다.

    후대 시녀장들은 견습 첫날 그 좌석표 한 장을 직접 받아 보는 것이 관례가 되었으며, 그 표의 빈 한 칸은 사십 년이 지난 지금도 비워 둔 채 견본으로 남아 있다.

  • 사교꽃영애(社交꽃令愛)

    사교계의 꽃

    사교계의 꽃이라 불리는 영애

    한 시즌만 견디면 다음 시즌은 더 자유롭다. 그게 우리 사이의 가장 오래된 격언이지.

    사교계의 꽃은 정식 직함은 아니지만, 한 시즌 사교계 무도회에서 가장 많은 청혼·초청·친서를 받는 여성에게 자연스럽게 붙는 별명이다. 외형은 그 시즌 가장 화려한 드레스, 가장 정교한 머리장식, 가장 고급 향수를 두른다. 본인은 한 시즌 동안 거의 모든 무도회의 첫 곡에 초대받지만, 정작 그 무도회 막간에는 발코니 한 모퉁이에 혼자 차를 마시는 시간이 가장 길다.

    사교계의 꽃은 한 시즌이 끝나면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데, 그 사실이 모두에게 잔인하지만 그녀에게는 동시에 위로가 된다. "한 시즌만 견디면 다음 시즌은 더 자유롭다." 그게 사교계의 꽃들 사이의 가장 오래된 격언이다.

    우리 사교계의 꽃들은 한 시즌이 끝난 다음 첫 봄, 그 발코니에 다시 한 번 다녀와요. 가장 화려했던 자리가 가장 외로웠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한 시즌이 더 필요하더라고요.

    백사십이 시즌의 사교계의 꽃 알리스 폰 모르겐슈테른 — 모르겐슈테른 백작가(수도 남부의 오래된 음악가 가문)의 둘째 영애로, 한 시즌 만에 청혼 열일곱 통과 친서 이백사십 통을 받은 영애 — 의 일화는 사교계의 꽃들 사이에서 '발코니 한 잔'이라 불린다.

    그녀는 시즌 마지막 무도회 — 황실 봄 무도회 — 에서 첫 곡을 함께 추기로 한 청년 라우렌츠 폰 에스테 — 옆 영지 자작가의 장남이자 그녀가 유일하게 친서를 두 번 다시 읽은 청년 — 가 다른 영애에게 청혼했다는 소식을 무도회 시작 한 시진 전에 들었다. 그녀는 시녀장에게도 첫 곡 상대를 바꾸지 않겠다고 청한 뒤, 무도회 발코니에서 차 한 잔을 천천히 식혀 두고 첫 곡 시작 직전에야 홀로 들어가 자기 자리에 섰다. 첫 곡이 끝난 뒤 그녀는 그 청년에게 "오래 행복하세요, 자작님"이라는 짧은 한 줄만 친서로 보냈고, 다음 시즌부터 사교계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어머니의 음악 살롱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발코니 자리는 후대 사교계의 꽃들이 시즌이 끝난 다음 첫 봄에 한 번씩 들러 차 한 잔을 식혀 두고 가는 자리가 되었으며, 모르겐슈테른 가문은 그 발코니의 작은 의자 하나를 사십 년 넘게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있다.

  • 황궁다과희(皇宮茶菓姬)

    황궁 다과 셰프

    황궁의 다과상을 빚어내는 셰프

    오늘 디저트에 설탕을 한 스푼 더. 황후 마마, 외교 만찬에 변경 안건이 있으시군요.

    황궁 다과 셰프는 황궁 부속 다과실의 헤드 셰프로, 황후의 티타임·공작녀들의 사적 모임·황궁 외교 만찬의 마지막 코스를 책임진다. 외형은 단정한 흰 셰프 코트, 머리에 작은 면으로 된 모자, 손목에는 작은 향신료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 인사 한 명 한 명의 입맛·알레르기·당일 컨디션까지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날 황후가 평소보다 단 디저트를 더 시키면, 다과 셰프는 그날 외교 만찬에 작은 변화 안건이 있을 것이라고 직감한다. 황궁의 진짜 신호는 외교 친서가 아니라, 그날의 디저트에 들어간 설탕의 양이다. 그 신호를 가장 먼저 받는 사람이 다과 셰프다.

    우리 다과실 견습들은 첫 봄에 그 마들렌 한 판 굽는 법부터 배워요. 한 영애의 떨림은 큰 케이크보다 작은 마들렌 한 조각의 가장자리 색깔에서 더 정직하게 보이거든요.

    십이대 황궁 다과 셰프 헬가 슈바인하임 — 황궁 다과실의 단정한 헤드 셰프이자 사대 황후를 연이어 모신 자 — 의 일화 가운데 가장 따뜻한 한 편은 '한 스푼의 설탕'이다.

    어느 늦가을 황녀 사비네 — 당시 열일곱 살의 첫 무도회를 앞두고 있던 둘째 황녀 — 가 무도회 사흘 전부터 다과실에 평소보다 진한 홍차를 청하기 시작했다. 헬가는 그 신호를 알아채고, 사비네의 다과 쟁반에 설탕 한 스푼을 더 얹은 작은 마들렌(버터향이 짙은 손바닥만 한 프랑스풍 케이크) 두 개를 매일 새벽 함께 들여보냈다. 무도회 전날 밤 사비네는 다과실로 직접 내려와 헬가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댄 채 두 시진 동안 아무 말 없이 마들렌만 천천히 먹었다.

    다음 날 사비네는 첫 무도회의 첫 곡을 단정한 미소로 마쳤고, 무도회가 끝난 새벽 다과실 문 앞에 가장 작은 진주 귀걸이 한 짝을 살며시 두고 갔다. 헬가는 그 귀걸이를 자기 향신료 가방 안쪽 깊은 자리에 넣어 둔 채 평생 꺼내지 않았으며, 다과실 견습들은 첫 봄 마들렌을 굽는 법부터 배우는 것이 그날 이후의 관례가 되었다.

  • 섭정태후비(攝政太后妃)

    섭정 황태후

    어린 황제 대신 제국을 다스리는 태후

    어린 폐하의 옥좌가 흔들리지 않게, 내 그늘만 한 걸음 더 길게 드리울 뿐이라오.

    섭정 황태후는 어린 황제를 대신해 옥좌의 그늘에서 제국을 굴리는 단 한 사람의 여성으로, 외형은 짙은 자색 상복풍 예복, 머리에 단정한 검은 베일, 손목에 선황의 인장 반지가 표준이다. 본인은 매일 새벽 어린 황제의 침소를 직접 들여다본 뒤에야 그날의 결재 라인을 시작한다. 외교 친서·재정 결재·후궁 인사·근위대 인사까지 단 하나도 그녀의 한 줄 검토 없이 통과되지 않는다.

    정파 귀족들은 그녀를 "그늘진 옥좌"라 부르며 두려워하지만, 정작 본인은 어린 폐하가 친정(親政)할 그날을 위해 자기 이름이 사서(史書)에서 가장 짧게 적히길 바란다. 섭정의 진짜 무게는 권력이 아니라, 권력을 "정확한 그날에 돌려주는" 자세 위에 있다. 그녀가 평생 다듬은 절기는 검도 마법도 아니고, 한 줄 결재 위에서 한 호흡을 더 기다리는 인내다.

    후대 황태후들이 친정 의식 전날 그분의 인장 반지를 한 번 끼워 보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권력을 받는 손보다, 정확한 날에 돌려주는 손이 훨씬 더 정교하다는 걸 그 반지가 말없이 가르쳐 주거든요.

    삼대 섭정 황태후 콘스탄체 폰 호엔에크 — 일곱 살에 즉위한 어린 황제 레오 사세를 대신해 십일 년을 옥좌의 그늘에서 굴린 황태후 — 의 일화 가운데 사서가 가장 짧게 옮긴 한 편은 '한 호흡의 결재'다.

    섭정 칠 년 차 봄, 북방 칼덴 왕국이 동맹 파기 직전까지 갔던 외교 위기 — 후대에 '잿빛 봄의 위기'라 불린 두 달간의 군사 긴장 — 한가운데서 콘스탄체는 사흘 밤을 결재실 책상에서 지샜다. 자정 가까운 한 새벽, 그녀는 칼덴 왕국에 보낼 강경 친서 한 통을 이미 봉랍 직전까지 작성해 두었으나, 결재 직전 한 호흡을 더 기다린 끝에 그 친서를 봉랍하지 않은 채 책상 한쪽에 엎어 두었다. 다음 날 새벽 그녀는 어린 레오 사세의 침소에 직접 들러 황제의 잠든 얼굴을 두 시진 들여다본 뒤, 그 친서를 다시 펴 한 줄만 부드럽게 고쳐 봉랍했다.

    그 한 줄 차이로 칼덴 왕국은 동맹 파기 통보를 거두었고, 잿빛 봄의 위기는 결투 한 번 없이 매듭이 풀렸다. 콘스탄체는 레오 사세가 친정한 첫날 옥좌 옆 자리를 비우고 인장 반지를 단정한 비단 위에 풀어놓은 채 황궁을 떠났으며, 후대 섭정 황태후들은 친정 의식 전날 그 반지를 한 번 끼워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대공약혼희(大公約婚姬)

    대공의 약혼녀

    대공의 곁에 약혼한 자리에 선 영애

    정혼은 이미 끝났습니다. 다만 사랑은 — 이제부터 천천히 시작해도 늦지 않지요.

    대공의 약혼녀는 황실 다음가는 대공가에 정혼이 결정된 영애로, 정식 혼인 전부터 대공가의 사교·외교·자선 행사를 사실상 안주인의 자격으로 주관한다. 외형은 약혼 반지, 가슴팍 한쪽에 대공가 문양 브로치, 머리에는 가문 색이 들어간 작은 머리장식이 표준이다. 본인은 약혼 직후부터 대공가 모든 친척의 생일·결혼기념일·말 못 할 부채까지 한 권 노트에 옮겨 적기 시작한다.

    무도회장에서는 우아한 미소로 첫 곡을 추지만, 그 미소 한 번 뒤에 인접 가문 세 곳의 정혼 안건이 동시에 움직인다. 정혼은 아버지들이 결정하지만, 정혼 이후의 가문 평판은 약혼녀의 한 줄 친서 위에서 굴러간다는 것이 사교계의 오래된 격언이다. 대공의 약혼녀가 가장 늦게 잠드는 이유는, 사랑은 천천히 시작해도 가문은 매일 밤 결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후대 약혼녀들은 정혼 첫 달 그 노트의 첫 장을 한 번 펴 봐요. 사랑은 늦게 시작해도 괜찮지만, 가문은 첫 장의 한 줄에서 이미 시작된다는 걸 그 한 장이 가르쳐 주거든요.

    페르데르호프 대공의 약혼녀 아말리에 폰 자이덴베르크 — 자이덴베르크 후작가(서부의 비단 무역 가문)의 외동딸이자 페르데르호프 대공가(제국 동부 군사 대공가)의 정혼녀 — 의 일화는 사교계에서 '한 줄 노트'라 불린다.

    약혼 첫 달 그녀가 받은 친서 가운데 한 통 — 대공의 어린 배다른 누이 클라리사 — 의 친서가 평소보다 한 호흡 짧았다는 것을 그녀는 노트에 단정히 적어 두었다. 무도회 시즌 셋째 달, 클라리사가 자기 첫 무도회를 앞두고 자기 친모 — 작고한 선대 대공비 — 의 옛 진주 머리장식을 도무지 찾지 못해 침소에서 울고 있다는 것을 아말리에는 그 한 줄 호흡 차이에서 짐작했다. 그녀는 대공가 시녀장에게 부탁해 대공가의 옛 보석함을 사흘 밤 정성스럽게 뒤졌고, 클라리사의 첫 무도회 전날 새벽 그 진주 머리장식을 단정한 천에 싸서 클라리사의 침소 머리맡에 살며시 두었다. 클라리사는 첫 무도회의 첫 곡을 단정한 미소로 마쳤고, 다음 봄 페르데르호프 대공가와 자이덴베르크 후작가의 정식 혼례는 클라리사의 손에 이끌려 입장하는 신부의 자세로 시작되었다.

    후대 대공의 약혼녀들은 정혼 첫 달의 노트 첫 장을 한 번 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으며, 그 노트의 첫 장은 지금도 페르데르호프 대공가의 작은 서고에 단정히 보관되어 있다.

  • 황실가정사(皇室家庭師)

    황실 가정교사

    황실 자제를 가르치는 가정교사

    공주님, 오늘은 외교 시제 활용입니다. 사랑한단 말도 시제가 틀리면 정혼이 미뤄지지요.

    황실 가정교사는 황자·황녀의 어학·예절·사교·외교 화법을 도맡아 가르치는 자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장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황실 인장 펜던트, 한 손에 가죽 표지의 두툼한 교본이 표준이다. 본인은 다섯 개 이상의 외국어와 그 나라들의 정혼 관습·테이블 매너·왕실 의전을 모두 외우고 있다. 어린 황녀가 무도회에서 어떤 외국 왕자에게 어떤 시제로 인사하는가에 따라 두 나라 외교가 한 결로 굴러가기 때문이다.

    본인이 황궁에 처음 들어온 날 받은 다과는 평생 잊지 못하지만, 정작 자기 결혼 적령기는 황녀들 가르치다 다 보내버린 자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늙은 가정교사의 가장 자랑스러운 한 줄은 자기 결혼 증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르친 황녀가 외국 왕실에서 첫 인사 한 줄을 정확한 시제로 마쳤다는 외교 보고서다.

    우리 후배 가정교사들은 첫 학기 첫 수업 전날, 그 교본의 첫 페이지에 적힌 한 줄 시제 표를 한 번씩 다시 외워요. 우리 결혼 증서 대신 그 한 줄이 우리 평생을 적어 준다는 사실이, 그 페이지 위에서 매년 한 번씩 정직해지거든요.

    사대 황실 가정교사 마틸데 폰 알텐베르크 — 황녀 셋과 황자 둘을 연이어 가르친 가정교사이자 평생 미혼으로 황궁 가정교사실에서 살다 간 자 — 의 일화는 후대 가정교사들 사이에서 '첫 시제'라 불린다.

    그녀가 가장 오래 가르친 황녀 — 셋째 황녀 이자벨라 — 는 북방 칼덴 왕국의 왕자 빌헬름과 정혼이 결정되어 있었으나, 칼덴어 시제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미래완료 정중형' 한 줄을 좀처럼 정확히 발음하지 못했다. 마틸데는 그 한 줄을 매일 새벽 한 시진씩 이자벨라와 함께 다섯 달 동안 반복했고, 봄 정혼 사절 만찬에서 이자벨라는 빌헬름에게 그 시제 한 줄로 첫 인사를 단정히 마쳤다. 빌헬름은 그날 만찬이 끝난 새벽 칼덴 본국에 보낸 친서에 "이자벨라 황녀의 첫 한 줄은 칼덴 왕실의 가장 늙은 시인보다 정확했다"고 적었고, 두 나라 정혼은 그 한 줄 위에서 매듭지어졌다.

    마틸데는 그 외교 보고서의 사본을 자기 교본 첫 페이지에 단정히 끼워 두었으며, 후대 황실 가정교사들은 첫 학기 첫 수업 전날 그 페이지를 한 번 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신탁성녀비(神託聖女妃)

    신탁 받은 성녀

    신의 말을 받아 옮기는 성녀의 자리

    신께서는 답을 주지 않으십니다. 다만 이 한 송이 백합이 누구의 손에 가닿을지를 보여주실 뿐이지요.

    신탁 받은 성녀는 제국 대성당의 정점에 있는 여성으로, 한 시대에 단 한 명에게만 허락된다. 외형은 새하얀 사제복, 가슴에 한 송이 백합 자수, 머리에 얇은 흰 베일, 한 손에 신탁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그녀의 한 줄 신탁은 황실 정혼 인선·전쟁 결정·후계 결재 어느 자리에서도 결재 라인 가장 위에 놓인다.

    본인은 신전의 어두운 회랑에서 매일 새벽 백합 한 송이를 다듬으며, 그날 신탁의 한 줄을 머릿속에 옮긴다. 정작 가장 무거운 신탁은 황제 폐하의 정혼이 아니라, 외로운 영애 한 명이 자기 마음을 정혼서로 옮길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 한 줄 질문이라는 사실을 본인만 안다. 성녀의 진짜 절기는 신탁의 정확함이 아니라, 백합 한 송이를 누구에게 건네는 것이 옳은지를 한 호흡 더 기다릴 줄 아는 침묵이다.

    후대 성녀들은 즉위 첫 새벽, 그 회랑의 가장 깊은 자리에 백합 한 송이를 다시 한 번 두고 와요. 가장 무거운 신탁은 큰 황실 정혼이 아니라, 한 영애의 한 줄 질문 위에서 매겨진다는 사실을 그 자리에서 한 호흡 더 배우거든요.

    칠대 신탁 성녀 카타리나 폰 릴리엔탈 — 제국 대성당(수도 중앙의 백합 정원이 부속된 천 년 된 대성당) 역사상 가장 짧은 신탁만 남긴 성녀 — 의 일화 가운데 가장 조용한 한 편은 '한 송이 백합'이다.

    어느 깊은 가을, 외로운 영애 한 명 — 라이엔펠트 자작가의 셋째 영애 잉그리트 — 가 새벽 미사가 시작되기 전 한 시진 일찍 대성당에 들어와 카타리나 앞에 무릎을 꿇고 한 줄 질문을 올렸다. 그 질문은 황실 정혼이나 가문 외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분과 정혼이 끝난 청년에게 마지막 한 줄 친서를 보내도 좋은가" 하는 짧은 한 줄이었다. 카타리나는 그 자리에서 신탁 두루마리를 펴지 않고, 대신 자기 손에 다듬어 둔 백합 한 송이를 잉그리트의 두 손 위에 단정히 얹어 주었다.

    잉그리트는 그 백합을 단정한 비단에 싸서 친서 대신 청년의 가문 문 앞에 두었고, 청년은 그 백합 한 송이를 평생 자기 책상 한 자리에 두었다고 한다. 카타리나는 그날 새벽의 일을 신탁 기록에 한 줄도 남기지 않았으며, 후대 성녀들은 즉위 첫 새벽에 그 백합 자리에 새 백합 한 송이를 다시 두고 오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궁정율선녀(宮廷律仙女)

    궁정 음악가

    궁정의 음악을 빚어내는 음악가

    오늘 첫 곡은 반음 낮춥니다. 폐하의 마음이 어제와 다른 결이시거든요.

    궁정 음악가는 황궁 무도회·티타임·외교 만찬의 모든 음악 라인을 총괄하는 여성 마에스트로로, 외형은 짙은 색 비단 드레스, 가슴팍에 황실 음표 자수, 한 손에 작은 지휘봉, 어깨에 악보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 인사 한 명 한 명의 그날 표정만 보고 첫 곡의 조성을 즉석에서 반음 조정한다. 어떤 황후의 슬픔은 단조 한 곡으로 풀리고, 어떤 대공의 분노는 빠른 박자 한 곡으로 가라앉기 때문이다.

    외교 만찬에서 두 나라가 충돌 직전이었을 때 그녀의 한 곡 전조(轉調)가 분위기를 바꿔 조약이 체결된 일화가 사교계 야사에 남아 있다. 정작 본인은 그날 자기가 뽑은 한 곡 첫 음을 평생 자랑하지 않는다. 가장 무거운 한 음은 큰 무도회의 화려한 첫 음이 아니라, 외로운 영애의 발코니 너머로 흘러간 짧은 후렴 한 줄이다.

    우리 후배 마에스트로들은 첫 외교 만찬 전날 새벽, 그 발코니 자리에 한 번 서 봐요. 가장 무거운 한 음은 무대 위가 아니라 발코니 너머의 짧은 한 후렴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자리가 한 번에 가르쳐 주거든요.

    십일대 궁정 마에스트로 율리아 폰 라이프에크 — 황궁 음악실 역사상 단 한 번도 첫 곡을 같은 조성으로 두 번 연주하지 않은 마에스트로 — 의 일화 가운데 가장 작은 한 편은 '한 후렴'이다.

    어느 봄의 외교 만찬 — 칼덴 왕국과 살로네 공국의 영토 분쟁 직전 회담을 겸한 황실 만찬 — 의 첫 곡으로 그녀가 고른 곡은 옛 작곡가 베른슈테른(이백 년 전 황궁 마에스트로였던 작곡가)의 단조 소곡이었다. 첫 곡 시작 직전, 율리아는 만찬장 발코니 너머의 작은 회랑에서 잉그리트 폰 자이덴베르크 — 그날 첫 사교 무대를 데뷔한 어린 영애 — 가 혼자 흐느끼고 있는 모습을 한순간 보았다. 그녀는 즉석에서 첫 곡의 조성을 반음 낮추고, 곡의 후렴 한 줄을 그 회랑 쪽으로 두 마디 더 길게 끌어 보냈다.

    만찬장 안의 칼덴·살로네 사절들은 그 한 후렴의 호흡 위에서 한 호흡 더 기다린 끝에 충돌 직전 한 줄의 합의 발언을 꺼냈고, 잉그리트는 그 후렴이 끝날 무렵 발코니에서 단정히 눈가를 닦고 만찬장으로 돌아갔다. 율리아는 그 곡의 자필 악보 첫 페이지에 작은 글씨로 "회랑의 한 영애를 위해"라고만 적어 두었으며, 후대 마에스트로들은 첫 외교 만찬 전날 그 회랑 자리에 한 번 서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향수조향희(香水調香姬)

    향수 조향사

    사교계의 향을 짓는 조향사

    이 향, 약혼식에는 너무 강합니다. 첫 만남에는 — 딱 반만 뿌리세요.

    향수 조향사는 황실·공작가·신흥 귀족 가문의 전속 조향을 맡는 여성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흰 작업복 위에 짙은 색 앞치마, 어깨에 작은 향료병 가방, 손목에 시향용 면 손수건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 영애 한 명 한 명의 체취·계절별 변동·정혼 일정까지 한 권 향료 노트에 옮겨 두고 있다. 그래서 어떤 영애가 갑자기 평소와 다른 향을 주문하면, 조향사는 그날 그 영애의 마음에 새 정혼 후보가 들어왔음을 가장 먼저 안다.

    향수 한 병이 사실 그 영애의 한 시즌 전체 마음 일기보다 정직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가장 무거운 한 방울은 화려한 약혼식 향이 아니라, 첫 무도회를 앞두고 떨고 있는 영애에게 건네는 가장 옅은 한 줄기 향이다.

    우리 견습들이 첫 봄에 그 작은 유리병 한 개를 받아 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가장 옅은 한 방울이 가장 정직한 한 줄 친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빈 병이 한 시즌 동안 손목 위에서 가르쳐 주거든요.

    황실 전속 조향사 셀린 폰 모르겐타우 — 모르겐타우 향료 가문(남부 항구 도시 살로르의 삼대째 조향 가문)의 셋째 영애이자 사대 황후의 전속 조향사 — 의 일화는 향료실에서 '한 방울'이라 불린다.

    그녀가 가장 오래 곁을 지킨 영애 — 자작가의 막내 코델리아 — 는 첫 무도회를 앞두고 셋째 봄 동안 매번 같은 가벼운 라일락 향만 청했다. 무도회 사흘 전, 코델리아가 처음으로 평소와 다른 짙은 베르가모트 향(남방산 시트러스 향료)을 청해 왔을 때, 셀린은 그 주문서를 한 호흡 더 들여다본 뒤 베르가모트 대신 그녀의 평소 라일락에 베르가모트 한 방울만 살며시 더한 작은 유리병을 따로 만들어 보냈다. 무도회장에서 코델리아의 첫 곡 상대 — 옆 영지의 자작가 차남 — 는 그 한 방울의 차이를 두 곡이 끝난 뒤에야 정중히 알아채고 짧은 한 줄 칭찬을 건넸고, 두 사람의 정혼은 그 한 방울 위에서 천천히 매듭지어졌다.

    셀린은 그날 만든 빈 작은 유리병 한 개를 자기 향료 가방 안쪽 깊은 자리에 평생 그대로 두었으며, 후대 조향사 견습들은 첫 봄에 그 빈 병의 사본을 한 개씩 받아 가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친서필사녀(親書筆寫女)

    친서 필사 시녀

    황실 친서를 한 자씩 옮겨 적는 시녀

    이 한 줄, 정혼이 됩니다. 마님, 다시 한 번만 — 정말로 보내실 건가요?

    친서 필사 시녀는 황후·공작녀의 사적 친서를 정확한 필체로 옮겨 적는 여성 전속 시녀로, 외형은 단정한 회색 시녀복, 가슴팍에 작은 잉크병 펜던트, 손목에 면 토시, 한 손에 정밀 깃펜이 표준이다. 본인은 마님 한 명의 평소 필체·평소 단어 선택·평소 호흡까지 모두 외우고 있어, 마님이 직접 쓴 듯한 친서를 한 자도 다르지 않게 옮겨낸다. 그래서 마님이 잠 못 이루는 새벽에도 친서 필사 시녀는 옆방에서 깨어 있다.

    사실 마님의 마음을 가장 정확히 아는 자는 마님 본인이 아니라, 그 한 줄을 다섯 번 다시 옮겨 적은 필사 시녀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외교 친서가 아니라, "보낼지 말지 망설이는" 사적 친서를 마님 손에 다시 돌려주는 한 호흡이다.

    우리 후배 필사 시녀들은 첫 출근 전날, 그 옛 친서 한 통을 한 번 펴 봐요. 가장 무거운 한 줄은 보낸 친서가 아니라 돌려준 친서 위에서 매겨진다는 사실을, 그 한 호흡이 매년 한 번씩 가르쳐 주거든요.

    베른하르트 공작녀의 전속 필사 시녀 헬레나 비어트만 — 마님 곁에서 사십 년 동안 한 번도 친서 한 통을 잃어버리지 않은 시녀이자 평민 출신으로 공작가 깊은 신뢰를 받은 자 — 의 일화는 필사실에서 '돌려준 한 줄'이라 불린다.

    어느 늦가을 새벽, 마님이 옆 영지 슈탈베르크 자작가(베른하르트와 삼 대째 작은 분쟁이 있던 가문)의 차남에게 보낼 사적 친서 한 통을 다섯 번 다시 옮기게 했다. 다섯 번째 옮긴 한 줄은 평소 마님의 한 줄보다 한 호흡이 짧았고, 헬레나는 그 짧은 호흡의 차이를 알아채고는 봉랍 직전 그 친서를 마님의 책상 한쪽에 단정히 엎어 두고 차 한 잔을 새로 끓여 들였다. 마님은 그 차 한 잔을 다 비울 무렵 친서를 다시 펴 한 줄을 천천히 고쳤고, 그 친서는 봉랍되지 않은 채 자기 일기 사이에 끼워졌다. 옆 가문과의 분쟁은 그 한 줄이 끼워진 일기 위에서 다음 봄까지 조용히 매듭이 풀렸으며, 헬레나는 그 일기의 그 페이지를 단정한 비단으로 한 번 더 감싸 마님 곁에 두었다.

    후대 필사 시녀들은 첫 출근 전날 그 페이지의 사본을 한 번 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자수침방낭(刺繡針房娘)

    자수 침방 마이스터

    자수의 한 땀 한 땀을 거느리는 마이스터

    공주님, 이 자수 한 송이가 가문 색입니다. 한 땀씩, 가문이 되어 가는 거예요.

    자수 침방 마이스터는 황실 침방의 정점에 선 여성 장인으로, 황실 예복·약혼 드레스·세례 보(襁褓)에 들어가는 모든 자수의 한 땀을 책임진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황실 문양 자수 견본, 손목에 작은 골무, 한 손에 정밀한 은바늘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 모든 가문의 문양·색·자수 패턴을 한 권 견본책에 외우고 있어, 약혼 드레스 한 벌을 보면 어느 가문과 어느 가문이 정혼한 것인지 한눈에 안다.

    어떤 영애가 자수 한 송이를 직접 놓겠다고 침방을 찾아오면, 마이스터는 그 영애의 떨리는 손목을 한 번 잡아주고서야 첫 한 땀을 시작하게 한다. 가장 무거운 한 땀은 화려한 약혼 드레스가 아니라, 처음 가문 색을 자기 손목 안에서 익히는 어린 영애의 첫 한 땀이다.

    우리 침방 견습들은 첫 봄에 그 미완성 자수 한 송이를 한 번 보고 와요. 가장 정직한 한 땀은 다 끝낸 자수가 아니라 마지막 한 땀을 비워 둔 자수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한 송이가 한 번에 가르쳐 주거든요.

    사대 자수 침방 마이스터 그레타 폰 알름하임 — 황실 침방의 단정한 정점이자 사대 황녀의 약혼 드레스 자수를 직접 놓은 마이스터 — 의 일화 가운데 가장 작은 한 편은 '마지막 한 땀'이다.

    어느 봄 막내 황녀 마틸데 — 당시 열여덟 살의 첫 약혼을 앞둔 셋째 황녀 — 가 약혼 드레스의 가슴팍 가문 백합 자수 마지막 한 땀을 직접 놓겠다고 침방에 내려왔다. 마틸데의 손목은 첫 한 땀에서 한 번, 두 번째 한 땀에서 두 번, 세 번째 한 땀에서 세 번 가볍게 떨렸고, 그레타는 그 세 번의 떨림을 단정히 옆에서 받아 주었다. 마지막 한 땀 직전 마틸데는 잠시 은바늘을 내려놓고 한 호흡 길게 숨을 골랐는데, 그레타는 그 호흡을 한 번 더 기다린 뒤에야 마틸데의 손목을 살며시 잡아 주고 마지막 한 땀을 함께 놓았다. 그 약혼 드레스의 가슴팍에 박힌 백합 한 송이는 다른 어떤 황실 자수보다 한 호흡이 더 길게 살아 있다는 평을 받았으며, 그레타는 그날의 견본 천 한 조각 — 마지막 한 땀이 비워진 미완성 견본 — 을 침방 견본책 한가운데 단정히 끼워 두었다.

    후대 자수 침방 견습들은 첫 봄에 그 견본 한 조각을 한 번 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황실서고녀(皇室書庫女)

    황실 도서관 서기

    황실 도서관의 책을 정리하는 서기

    이 책은 대출 안 됩니다. 다만 — 이 자리에서 읽어드릴 수는 있어요. 가까이 오세요.

    황실 도서관 서기는 황궁 부속 도서관의 여성 사서로, 황실의 옛 정혼 기록·가문 계보·금서(禁書)까지 모두 관리한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청색 정장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안경, 머리에는 단순한 머리띠, 손목에 작은 도서 카드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 계보·옛 정혼 분기·옛 금기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영애가 자기 가문 옛 정혼 기록을 살피러 오면, 서기는 그 영애가 다음에 어떤 사랑 앞에 설지를 가장 먼저 짐작한다. 도서관 가장 깊은 서가에는 한 영애가 평생 한 번 빌려 갔다 돌려놓지 않은 옛 일기 한 권이 있어, 그 책은 다음 영애의 손에 닿을 때까지 서기가 매일 먼지를 닦는다. 도서관의 진짜 정혼 라인은 결국 그 한 권의 일기 위에서 굴러간다.

    우리 후배 서기들은 첫 출근 전날, 그 빈 자리의 먼지를 한 번 닦아 봐요. 도서관에서 가장 무거운 한 권은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이 아니라, 한 영애의 손을 기다리며 비어 있는 자리라는 걸 그 한 칸이 가르쳐 주거든요.

    황실 도서관의 셋째 서기 게르트루데 폰 운터링엔 — 황궁 부속 도서관 가장 깊은 서가를 사십 년 동안 단정히 지킨 사서이자 평생 미혼으로 도서관 옆 작은 방에 살다 간 자 — 의 일화는 도서관에서 '한 권의 빈자리'라 불린다.

    일흔 해 전 한 영애 — 자작가의 외동딸 잉그리트 폰 키르히호프 — 가 빌려 가 돌려놓지 않은 옛 일기 한 권 — 작고한 어느 백작녀의 첫사랑 일기 — 의 빈자리가 가장 깊은 서가의 한 칸에 그대로 남아 있다. 게르트루데는 그 한 칸의 먼지를 사십 년 동안 매일 새벽 한 번씩 단정한 면 손수건으로 닦아 두었으며, 다른 책을 그 자리에 넣지 않았다. 어느 봄, 잉그리트의 손녀 — 갓 사교 데뷔를 마친 어린 영애 클라라 — 가 자기 외할머니의 옛 흔적을 찾아 처음 도서관을 찾아왔을 때, 게르트루데는 그 빈자리 앞으로 클라라를 단정히 안내한 뒤 한 호흡 더 기다렸다.

    사흘 뒤 클라라는 외할머니의 그 옛 일기를 단정한 비단에 싸서 도서관에 다시 돌려 두었으며, 그 일기 첫 장에는 손녀의 한 줄 친서가 새로 적혀 있었다. 그 한 칸은 지금도 그 일기로 채워져 있고, 후대 서기들은 첫 출근 전날 그 칸의 먼지를 한 번 닦아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무도의전낭(舞蹈儀典娘)

    무도회 의전관

    무도회의 격식을 살피는 의전관

    영애님, 첫 곡 상대는 이미 정해졌습니다. 다만 두 번째 곡은 — 영애님 마음대로 하세요.

    무도회 의전관은 황실·공작가 무도회의 좌석 배치·곡 순서·청혼 입장 라인을 책임지는 여성 실무자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의전 정복, 가슴팍에 의전관 휘장, 한 손에 작은 의전 카드 묶음, 어깨에 무도회 일정표가 표준이다. 본인은 무도회 손님 한 명 한 명의 가문·정혼 라인·과거 결투 이력까지 외우고 있다. 그래서 두 가문의 결투가 임박한 무도회에서는, 의전관이 좌석 한 줄 차이를 일부러 끼워 넣어 두 가문 영식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

    사교계의 결투 절반이 사실은 의전관의 좌석 카드 한 장 위에서 미리 막힌다는 것이 사교계 야사의 한 줄이다. 가장 무거운 한 줄 의전은 큰 청혼식이 아니라, 첫 무도회에 떨며 들어온 영애의 등을 한 번 살짝 토닥여 주는 짧은 한 호흡이다.

    우리 후배 의전관들은 첫 시즌 첫 무도회 전날 새벽, 그 한 칸 비워진 좌석표 사본을 한 번 펴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줄 의전은 큰 청혼이 아니라, 한 영애의 떨림을 한 호흡 더 가려 주는 좌석 한 칸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사본이 가르쳐 주거든요.

    황실 무도회의 셋째 의전관 안나 폰 켈러슈타인 — 켈러슈타인 자작가(수도 동부의 작은 의전 가문)의 둘째 영애이자 황실 봄·가을 무도회를 십육 년 단정히 굴린 의전관 — 의 일화는 의전실에서 '비워 둔 좌석 한 칸'이라 불린다.

    어느 가을 황실 봄 무도회 — 라이엔펠트 백작가와 슈탈베르크 자작가(두 가문은 그해 영토 분쟁으로 결투 직전이었다)의 영식이 동시에 초대된 무도회 — 에서 안나는 첫 곡 좌석표 한가운데 한 칸을 일부러 비워 두고, 그 빈 칸에 가장 외로운 어린 영애 — 백작가 셋째 영애 도리스 — 의 자리를 옮겨 끼워 넣었다. 두 영식은 그 빈 칸 너머로 첫 곡 동안 서로의 시선을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고, 도리스는 평소보다 한 호흡 길게 첫 곡을 마칠 수 있었다. 첫 곡이 끝난 막간, 안나는 도리스의 등을 휘장 그늘 안쪽에서 한 번 살며시 토닥여 주었으며, 두 가문의 결투는 그날 무도회의 좌석 한 칸 차이 위에서 다음 봄까지 조용히 미뤄졌다.

    안나는 그날의 좌석표 사본을 의전실 첫 장에 단정히 끼워 두었으며, 후대 의전관들은 첫 무도회 전날 새벽 그 사본을 한 번 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사교칼럼녀(社交칼럼女)

    사교 신문 칼럼니스트

    사교 신문에 칼럼을 짓는 작가

    이번 주 칼럼, 한 줄만 살리세요. 가문 망신은 그 한 줄에서 시작하니까요.

    사교 신문 칼럼니스트는 사교계 주간 신문에 무도회 후일담·정혼 소문·드레스 평을 싣는 여성 작가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외출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펜 브로치, 어깨에 작은 노트 가방, 한 손에 정밀한 만년필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무도회 모든 손님의 드레스·머리장식·청혼 라인을 한 권 취재 노트에 옮겨 적는다. 그래서 어떤 가문의 정혼이 깨지기 직전이면, 칼럼니스트의 한 줄 칼럼이 그 정혼을 마지막으로 막거나 한순간에 끝낸다.

    사교계의 진짜 외교는 황실 친서가 아니라, 칼럼니스트의 한 줄 표현 위에서 굴러간다는 농담이 사교계에 돈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청혼 특종이 아니라, 첫 무도회에서 실수한 어린 영애의 이름을 칼럼에서 정중히 비워 두는 한 줄 침묵이다.

    우리 후배 칼럼니스트들은 첫 시즌 첫 칼럼 마감 전날, 그 비워 둔 한 줄을 한 번 다시 읽어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줄은 적은 한 줄이 아니라, 차마 적지 않은 한 줄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빈 자리가 가르쳐 주거든요.

    사교 주간지 〈모르겐슈테른 가제트〉(수도에서 가장 오래된 사교계 주간지)의 셋째 칼럼니스트 헤르미네 폰 발덴슈타인 — 발덴슈타인 남작가(수도 북부의 신흥 작가 가문)의 외동딸이자 십이 년 동안 칼럼 한 줄 정정 보도를 한 번도 내지 않은 작가 — 의 일화는 사교 신문가에서 '비워 둔 한 줄'이라 불린다.

    어느 봄 황실 봄 무도회에서 갓 사교 데뷔를 한 어린 영애 클라리사 폰 라이엔펠트 — 백작가 셋째 영애 — 가 첫 곡 도중 드레스 자락을 짧게 밟혀 한 호흡 비틀거린 작은 사고가 있었다. 헤르미네는 그 장면을 첫 줄 특종으로 적기 직전 한 호흡을 더 기다린 끝에, 클라리사의 이름을 칼럼에서 정중히 비워 두고 대신 "어떤 영애도 첫 무도회에서 한 번쯤 드레스 자락의 한 호흡을 만난다"는 부드러운 한 줄로 옮겨 적었다. 그 한 줄은 사교계의 결투 직전이었던 두 가문 — 라이엔펠트와 슈탈베르크 — 사이의 분쟁을 한 호흡 더 미루는 작은 다리가 되었으며, 클라리사의 어머니는 다음 시즌 헤르미네에게 단정한 비단 손수건 한 장을 짧은 친서와 함께 보냈다.

    헤르미네는 그 손수건을 자기 만년필 옆에 평생 두었으며, 후대 칼럼니스트들은 첫 마감 전날 그 빈 한 줄을 한 번 다시 읽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결혼재단녀(結婚裁斷女)

    결혼식 드레스 재단사

    결혼식 드레스를 짓는 재단사

    치수가 줄었네요, 영애. — 한 끼 더 드세요. 결혼식 당일에는 웃으셔야 하니까.

    결혼식 드레스 재단사는 영애들의 결혼식 드레스를 평생 만들어 온 여성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줄자, 손목에 시침바늘 묶음, 어깨에 작은 견본 천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가문의 결혼식 옛 드레스 패턴·옛 약혼 색·금기 자수 한 줄을 한 권 견본책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영애가 결혼식 한 달 전에 갑자기 치수가 줄어들면, 재단사는 그 영애가 정혼 앞에서 한 끼를 거르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안다.

    드레스 한 벌이 사실 영애 한 명의 한 시즌 식단보다 정직하다는 것이 침방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가장 무거운 한 땀은 화려한 결혼식 드레스가 아니라, 결혼식 전날 영애의 떨리는 손목을 한 번 더 잡아주는 짧은 시침질이다.

    우리 후배 재단사들은 첫 봄 첫 결혼식 드레스를 시작하기 전날, 그 줄자 한 자국을 한 번 만져 봐요. 가장 정직한 한 땀은 화려한 자수가 아니라, 한 끼를 거른 손목 위에 살며시 둘러 본 줄자 한 자국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자국이 가르쳐 주거든요.

    황궁 부속 결혼식 침방의 셋째 마스터 재단사 마틸데 비어바움 — 평민 출신으로 사대 황녀의 결혼식 드레스를 연이어 만든 재단사이자 평생 한 번의 시침 사고도 내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침방에서 '한 자국의 줄자'라 불린다.

    어느 봄 막내 황녀 사비네 — 칼덴 왕국의 빌헬름 왕자와 정혼이 결정된 둘째 황녀 — 의 결혼식 한 달 전, 마틸데는 사비네의 가슴 둘레가 첫 가봉보다 한 마디 줄어든 것을 줄자 한 줄로 단정히 알아챘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사비네의 손목을 살며시 잡고는 결혼식 드레스 이야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은 채, 자기 어머니가 옛 봄에 끓여 주던 따뜻한 양배추 수프 — 평민 식단의 가장 단정한 한 그릇 — 의 조리법 한 줄을 다정히 옮겨 적어 사비네의 손에 살며시 쥐여 주었다. 사비네는 그날 새벽 침소에서 그 수프를 직접 받아 두 그릇을 비웠고, 결혼식 당일 마틸데가 마지막 시침을 마칠 때 그녀의 가슴 둘레는 첫 가봉의 한 호흡으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마틸데는 그날의 줄자를 단정한 비단으로 한 번 더 감싸 견본책 첫 장에 끼워 두었으며, 후대 결혼식 드레스 재단사들은 첫 결혼식 전날 그 줄자를 한 번 만져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정혼회계녀(定婚會計女)

    정혼 장부 회계사

    정혼 장부를 한 줄도 빠짐없이 적는 회계사

    이번 정혼, 가문 부채로 들어갑니다. 사랑은 자산이지만 — 정혼은 회계예요.

    정혼 장부 회계사는 귀족 가문의 정혼 지참금·혼수·연회 비용을 단정히 정리하는 여성 회계사로, 외형은 짙은 회색 정장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계산기 펜던트, 손목에 잉크 토시, 한 손에 두툼한 장부와 깃펜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가문 옛 정혼 자산·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떤 가문이 갑자기 정혼 비용을 줄이면, 회계사는 그 가문의 다음 시즌 사교 일정 절반이 조용히 취소될 것을 가장 먼저 안다.

    사교계의 진짜 정혼 라인은 결국 회계사의 한 줄 잔액 위에서 굴러간다. 가장 무거운 한 줄 결산은 큰 황실 정혼이 아니라, 첫 정혼을 앞둔 어린 영애의 가문 잔액 한 줄에 있다.

    우리 후배 회계사들은 첫 시즌 첫 결산 전날, 그 한 줄 잔액 사본을 한 번 펴 봐요. 정혼은 회계지만, 가장 정직한 한 줄은 큰 지참금이 아니라 한 영애의 떨리는 잔액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사본이 가르쳐 주거든요.

    자이덴베르크 후작가의 셋째 회계사 카타리나 발트하임 — 평민 출신으로 자이덴베르크 후작가(서부 비단 무역 가문)의 사적 정혼 장부를 이십이 년 단정히 굴린 회계사 — 의 일화는 회계실에서 '비워 둔 한 줄'이라 불린다.

    어느 가을 후작가의 셋째 영애 한나가 옆 영지 슈탈베르크 자작가(자작가는 그해 선대 자작이 작고하며 가문 부채가 두 배가 된 상태였다)의 차남 라이너와 정혼이 거의 매듭지어졌을 때, 카타리나는 그 정혼 잔액을 한 줄 단정히 적기 직전 한 호흡을 더 기다렸다. 그녀는 슈탈베르크 가문의 부채 잔액 한 줄을 후작 어른께 정확히 보고하면 정혼이 무산될 것임을 알았지만, 한 호흡 더 기다린 끝에 그 잔액을 후작가 다음 분기 비단 무역 한 라인의 가문 보증으로 옮겨 적은 작은 수정안 한 장을 함께 올렸다. 후작 어른은 그 한 장 수정안을 단정히 결재했고, 한나와 라이너의 정혼은 그 한 줄 옮긴 잔액 위에서 매듭지어졌다.

    카타리나는 그날의 첫 결산 사본을 자기 장부 첫 장에 단정히 끼워 두었으며, 후대 정혼 장부 회계사들은 첫 결산 전날 그 사본을 한 번 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꽃장식낭(꽃裝飾娘)

    무도회장 꽃 장식인

    무도회장을 꽃으로 채우는 장식인

    오늘 백합은 두 송이 더. — 누군가 첫 청혼을 받을 자리거든요.

    무도회장 꽃 장식인은 황실·공작가 무도회장의 꽃 장식을 매일 새벽에 다듬는 평민 출신 여성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가위 펜던트, 어깨에 꽃 가방, 손목에 면 토시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무도회의 옛 좌석 배치·옛 청혼 자리·옛 결투 자리 한 줄을 한 권 노트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자리에 백합을 두 송이 더 두는가 하는 짧은 결정이, 그날 그 자리에서 청혼이 일어나는지를 종종 결정한다.

    무도회의 진짜 첫 무대는 사실 새벽의 꽃 장식인이 마지막 백합 한 송이를 꽂는 그 한 호흡이라는 것이 사교계 야사의 짧은 한 줄이다. 가장 무거운 한 송이는 큰 청혼 자리의 화려한 백합이 아니라, 첫 무도회를 기다리는 어린 영애의 자리 옆에 슬며시 놓아둔 작은 한 송이다.

    우리 후배 꽃 장식인들은 첫 봄 첫 새벽 무도회장에 들어가기 전, 그 작은 작약 한 송이의 마른 꽃잎을 한 번 만져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송이는 큰 백합이 아니라, 첫 무도회 영애의 떨리는 손 옆에 살며시 놓인 작은 한 송이라는 걸 그 마른 꽃잎이 가르쳐 주거든요.

    황실 봄 무도회장의 셋째 꽃 장식인 마르타 슈테른베르크 — 평민 출신으로 황실 봄·가을 무도회장의 꽃 장식을 사십 년 동안 단정히 다듬은 장인 — 의 일화는 꽃 장식인들 사이에서 '한 송이 작약'이라 불린다.

    어느 봄 황실 봄 무도회 — 가을의 정혼 직전 시즌의 마지막 무도회 — 에서 마르타는 첫 사교 무대를 데뷔하는 어린 영애 베티나 폰 키르히호프 — 자작가 막내딸 — 의 좌석 옆에 평소 정해진 큰 흰 백합 대신 작은 분홍 작약(어머니의 평민 시절 정원에서 자라던 평민 꽃) 한 송이를 일부러 살며시 끼워 두었다. 베티나는 첫 곡 직전 그 작은 작약 한 송이를 보고 단정한 미소로 한 호흡 더 단단히 자기 손목을 쥐었으며, 첫 곡을 떨림 없이 마쳤다. 첫 곡이 끝난 막간 베티나의 어머니는 마르타의 작업복 자락을 살며시 잡고 한 줄 친서로 "어머니의 정원이 오늘 무도회장에 한 송이 와 있었습니다"라고 적어 건넸다.

    마르타는 그 친서와 함께 그날의 작약 한 송이를 마른 그대로 자기 꽃 가방 안쪽 깊은 자리에 평생 두었으며, 후대 꽃 장식인들은 첫 새벽 무도회장 입장 전 그 마른 작약을 한 번 만져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마차수습낭(馬車修習娘)

    마차 수습 시녀

    황실 마차를 익히는 어린 시녀

    아가씨, 망토 두르세요. — 첫 무도회 마차 안 공기는 평생 한 번뿐이에요.

    마차 수습 시녀는 영애의 외출용 마차에 동승하여 망토·장갑·향수병 한 병을 챙기는 평민 출신 어린 시녀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회색 시녀복, 가슴팍에 작은 마차 펜던트, 손목에 면 토시, 한 손에 작은 외출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마차길의 노면·옛 무도회 입장 시각·옛 첫 청혼 자리 한 줄을 한 권 작은 노트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영애가 첫 무도회에 가는 마차 안에서 한 호흡 떨고 있으면, 수습 시녀는 그 떨림을 망토 한 줄로 살며시 가려준다.

    마차의 진짜 무도회 입장은 사실 수습 시녀가 망토를 정돈해 주는 그 짧은 한 호흡 위에서 시작된다. 가장 무거운 한 줄 수습은 큰 외교 만찬 마차가 아니라, 첫 무도회에 처음 떠나는 영애의 어깨에 망토를 살며시 둘러 주는 짧은 그 한 자세다.

    우리 후배 수습 시녀들은 첫 봄 첫 마차에 오르기 전날 새벽, 그 닳은 망토 자락을 한 번 만져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줄 수습은 화려한 외교 마차가 아니라, 첫 무도회 영애의 어깨를 살며시 가려 주는 한 호흡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자락이 가르쳐 주거든요.

    라이엔펠트 백작가의 막내 수습 시녀 마리헨 베크 — 평민 출신으로 백작가 셋째 영애 클라리사의 첫 사교 시즌 모든 마차에 단정히 동승한 어린 시녀 — 의 일화는 마차 수습 시녀들 사이에서 '한 자락의 망토'라 불린다.

    어느 늦가을 클라리사의 첫 무도회 — 황실 가을 무도회 — 가는 마차 안, 마차 바퀴가 황궁 진입로의 작은 돌 한 개에 살짝 부딪쳐 클라리사의 어깨가 한 호흡 짧게 흔들렸을 때, 마리헨은 자기 망토 — 어머니가 평민 시절 마지막 봄에 손수 짜 준 짙은 회색 모직 망토 — 를 자기 어깨에서 풀어 클라리사의 어깨에 살며시 둘러 주었다. 클라리사는 그 망토 자락을 첫 곡 시작 직전까지 손목에 살며시 쥐고 있다가 무도회장 입구에서야 단정히 마리헨에게 돌려주었으며, 첫 곡을 떨림 없이 마쳤다. 클라리사의 어머니 백작 부인은 그날 새벽 마리헨에게 새 망토 한 벌을 단정한 비단으로 보내 주었지만, 마리헨은 새 망토를 옷장에 단정히 두고 옛 어머니의 회색 망토를 그대로 자기 어깨에 두른 채 평생 마차에 올랐다.

    후대 마차 수습 시녀들은 첫 봄 첫 마차에 오르기 전날 새벽 그 망토의 닳은 자락을 한 번 만져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비밀호위녀(秘密護衛女)

    황실 비밀 호위 백작녀

    황실의 비밀 호위로 선 백작 영애

    드레스 자락 안에 단검이 있습니다. 폐하의 첫 곡, 제가 옆에서 지켜드릴게요.

    황실 비밀 호위 백작녀는 백작가 출신으로 황실 무도회·외교 만찬·사적 산책길에서 황후·황녀의 곁을 지키는 여성 호위 기사로, 외형은 짙은 자색 야회 드레스 안에 가벼운 사슬 갑옷, 허리띠 안쪽에 가는 단검 두 자루, 머리에 단정한 흰 진주 장식이 표준이다. 본인은 무도회장 모든 손님의 검 거리·시야 사각·도주 동선을 첫 곡 시작 전에 한 번에 머릿속으로 계산한다. 그래서 황녀의 첫 청혼 자리에서 누군가 한 걸음 평소보다 빨리 다가오면, 백작녀는 그 한 걸음을 자기 한 걸음으로 자연스럽게 막아선다.

    사교계는 그녀를 단순한 우아한 영애로 알지만, 정작 그녀가 평생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한 줄은 정혼 기록도 무도회 첫 곡도 아닌, 자기 호위 아래 황녀가 한 번도 다치지 않은 시즌 수다. 가장 무거운 한 자세는 화려한 첫 곡 동행이 아니라, 황녀가 발코니에서 혼자 울고 싶어 할 때 두 걸음 떨어진 어둠 속에 서 주는 짧은 침묵이다.

    우리 후배 호위 백작녀들은 첫 호위 무도회 전날 새벽, 그 닳은 단검 한 자루의 손잡이 자국을 한 번 만져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자세는 검을 뽑은 자세가 아니라 검을 뽑지 않고 두 걸음 떨어져 서 주는 자세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자국이 가르쳐 주거든요.

    사대 황실 비밀 호위 백작녀 이졸데 폰 슈바르처 — 슈바르처 백작가(수도 북부의 옛 기사 가문)의 외동딸이자 셋째 황녀 사비네의 첫 사교 시즌 전 시즌을 호위한 단정한 검 — 의 일화는 호위실에서 '두 걸음의 침묵'이라 불린다.

    어느 봄의 황실 봄 무도회 발코니 — 사비네의 첫 청혼 자리이자 칼덴 왕국의 빌헬름 왕자가 청혼을 막 꺼낸 자리 — 직후, 사비네는 청혼의 결재를 한 호흡 미루고 발코니 한 모퉁이에 홀로 서서 짧게 흐느꼈다. 이졸데는 그 발코니 안쪽에서 두 걸음 떨어진 어둠 속에 단정히 자세를 잡은 채, 사비네의 흐느낌이 단정한 한 호흡으로 가라앉을 때까지 검을 뽑지도 한 걸음 다가가지도 않은 채 서 있었다. 그 두 걸음 거리에서 이졸데는 두 시진 동안 단 한 번도 자기 자세를 바꾸지 않았으며, 사비네가 단정히 눈가를 닦고 무도회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침묵 한 줄을 지켰다. 사비네는 그날 새벽 이졸데에게 자기 진주 귀걸이 한 짝 — 어머니의 어머니가 물려준 단정한 흰 진주 — 을 단정한 비단에 싸서 짧은 한 줄 친서와 함께 보냈으며, 이졸데는 그 진주를 평생 자기 단검 손잡이 안쪽 깊은 자리에 끼워 두었다.

    후대 비밀 호위 백작녀들은 첫 호위 무도회 전날 새벽 그 단검 손잡이의 자국을 한 번 만져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후궁총괄비(後宮總括妃)

    후궁 총괄 상궁

    후궁의 모든 살림을 손에 쥔 상궁

    오늘 밤 폐하의 처소는 동쪽 별궁입니다. 다른 분들은 — 차나 한 잔 더 드시지요.

    후궁 총괄 상궁은 황궁 후궁들의 일과·예복·승은(承恩) 일정·사적 다툼을 단정히 정리하는 여성 총괄로, 외형은 짙은 청색 정복 드레스, 가슴팍에 후궁 인장 펜던트, 머리에 단정한 흰 머리띠, 한 손에 두툼한 후궁 일정표가 표준이다. 본인은 후궁 한 명 한 명의 가문 라인·체질·서운한 한 줄까지 모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후궁이 한 시즌 동안 갑자기 황제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 총괄 상궁은 그 후궁의 침소에 평소보다 좋은 차 한 통을 살며시 더 보낸다.

    후궁의 진짜 위계는 황제의 사랑 순서가 아니라, 총괄 상궁의 차 한 통이 누구에게 먼저 가는가 위에서 굴러간다는 농담이 황궁에 돈다. 가장 무거운 한 줄 결재는 큰 승은 일정이 아니라, 가장 외로운 후궁의 침소에 차 한 통을 늦지 않게 들여보내는 짧은 한 호흡이다.

    우리 후배 상궁들은 첫 부임 첫 새벽, 그 차 한 통의 사본을 한 번 들어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줄 결재는 큰 승은 일정이 아니라, 가장 외로운 침소에 늦지 않게 들여보낸 차 한 통의 무게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무게가 가르쳐 주거든요.

    사대 후궁 총괄 상궁 헬가 폰 라인하르트 — 평민 출신으로 사대 황제 두 분을 연이어 모신 단정한 총괄 상궁 — 의 일화는 후궁실에서 '한 통의 봄차'라 불린다.

    어느 늦봄, 동쪽 별궁의 가장 외로운 후궁 — 셋째 후궁 도리스 — 가 한 시즌 동안 황제의 부름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채 침소에서 매일 새벽 짧게 흐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헬가는 동쪽 별궁 시녀의 잔심부름 한 줄 너머로 단정히 알아챘다. 그녀는 자기 사재로 남부 항구 도시 살로르(제국 남부의 차 무역 항구)에서 들여온 봄차(이른 봄에 딴 가장 부드러운 첫물 차) 한 통을 단정한 비단으로 감싸 도리스의 침소에 매일 새벽 한 호흡 일찍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도리스는 그 봄차를 매일 새벽 한 잔 천천히 비울 때마다 흐느낌이 한 호흡씩 짧아졌고, 그 시즌이 끝날 무렵에는 단정한 미소로 다른 후궁들의 다과 모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도리스는 후일 헬가에게 자기 어머니가 평민 시절 짠 작은 손수건 한 장 — 자기 어머니가 단 한 장 남긴 유품 — 을 단정한 비단으로 감싸 보냈으며, 헬가는 그 손수건을 자기 정복 안쪽 깊은 자리에 평생 두었다.

    후대 후궁 총괄 상궁들은 첫 부임 첫 새벽에 그 봄차 한 통의 사본을 한 번 들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보석함영애(寶石函令愛)

    보석함 큐레이터

    황실 보석함을 큐레이팅하는 영애

    이 루비, 약혼식엔 너무 붉습니다. 첫 만남에는 — 진주 한 알이면 충분해요.

    보석함 큐레이터는 황실·공작가의 보석함 전체를 관리하는 여성 전속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자색 정장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확대경 펜던트, 손목에 흰 면장갑, 한 손에 정밀한 보석 핀셋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가문의 모든 보석의 출처·옛 정혼 동행 이력·금기 조합 한 줄을 한 권 보석 노트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영애가 갑자기 평소보다 작은 진주를 고르면, 큐레이터는 그 영애의 마음이 큰 자리보다 조용한 자리를 원하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안다.

    보석함의 진짜 일기는 옛 정혼 루비가 아니라, 한 시즌 동안 한 번도 꺼내지지 않은 작은 진주 한 알 위에 가장 정직하게 적힌다. 가장 무거운 한 알은 큰 약혼식 다이아가 아니라, 첫 무도회에 처음 빌려 가는 어린 영애의 손목 위 작은 진주 한 알이다.

    우리 후배 큐레이터들은 첫 봄 첫 보석함 정리 전날, 그 작은 흰 진주 한 알을 한 번 핀셋 위에 올려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알은 큰 약혼식 다이아가 아니라, 첫 무도회 영애의 손목 위에서 한 호흡 떨다 단정해진 작은 진주 한 알이라는 걸 그 무게가 가르쳐 주거든요.

    베른하르트 공작가의 셋째 보석함 큐레이터 카타리나 폰 슈퇼츠 — 슈퇼츠 남작가(서부의 보석 무역 가문)의 둘째 영애이자 베른하르트 공작가의 보석함을 이십이 년 단정히 굴린 큐레이터 — 의 일화는 큐레이터들 사이에서 '한 알의 작은 진주'라 불린다.

    어느 봄 베른하르트 공작가의 셋째 영애 율리아네가 첫 무도회를 앞두고 보석함을 살피러 왔을 때, 율리아네는 가문 가장 큰 다이아 — 옛 정혼 다이아 '아셰부르크의 새벽' — 을 빌려 가겠다고 청했다. 카타리나는 그 청을 단정히 한 호흡 더 들어 본 뒤, 다이아 대신 보석함 가장 깊은 칸에 단정히 모셔 둔 작은 흰 진주 한 알 — 율리아네의 외할머니가 첫 무도회에서 빌려 갔던 그 한 알 — 을 단정한 비단 위에 살며시 올려 보였다. 율리아네는 그 작은 진주 한 알을 한 호흡 들여다본 뒤, 다이아를 단정히 거두고 그 진주 한 알을 자기 손목 위에 둘러 첫 무도회로 떠났다. 첫 곡을 떨림 없이 마친 율리아네는 새벽 보석함으로 돌아와 그 진주 한 알을 본래 자리에 단정히 다시 두었으며, 카타리나는 그 진주가 누운 자리를 평생 매일 새벽 단정한 면 손수건으로 닦아 두었다.

    후대 보석함 큐레이터들은 첫 봄 첫 보석함 정리 전날 그 진주 한 알을 핀셋 위에 단정히 올려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약초정원녀(藥草庭園女)

    황실 약초 정원사

    황실 약초밭을 가꾸는 정원사

    이 차, 황후 마마께만. — 잠 못 이루는 새벽에는 카밀러 한 줌이 친서 한 통보다 정직하지요.

    황실 약초 정원사는 황궁 부속 약초원에서 황후·황녀의 사적 차·진정제·미용 향유에 들어가는 약초를 직접 길러내는 여성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녹색 작업복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약초 자수, 손목에 면 토시, 한 손에 정밀한 가위와 어깨에 약초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황실 인사 한 명 한 명의 잠 못 이루는 새벽 횟수·식음 변동·계절 알레르기까지 한 권 약초 노트에 옮겨 적는다. 그래서 어느 황녀가 갑자기 카밀러 차를 자주 청하면, 정원사는 그 황녀의 마음에 첫 정혼 고민이 들어왔음을 가장 먼저 안다.

    약초원의 진짜 일기는 황실 정혼 친서가 아니라, 한 줌 카밀러가 누구의 머리맡에 며칠 더 놓이는가 위에 가장 정직하게 적힌다. 가장 무거운 한 줌은 화려한 미용 향유가 아니라, 첫 무도회 전날 떨고 있는 어린 영애의 머리맡에 살며시 놓아둔 작은 한 봉지 차다.

    우리 후배 정원사들은 첫 봄 첫 약초원 새벽에 그 작은 봉지 한 개를 한 번 손에 쥐어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줌은 화려한 향유가 아니라, 첫 무도회 영애의 머리맡에 살며시 놓인 짧은 한 봉지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무게가 가르쳐 주거든요.

    황실 약초원의 셋째 정원사 그레타 폰 모르겐타우 — 평민 출신으로 황궁 부속 약초원 — 황궁 동쪽 회랑 너머 작은 정원이자 옛 황태후가 직접 가꾼 자리 — 을 사십 년 단정히 굴린 정원사 — 의 일화는 약초원에서 '한 봉지 카밀러'라 불린다.

    어느 봄 둘째 황녀 사비네 — 첫 무도회를 앞둔 열일곱 살의 황녀 — 가 무도회 사흘 전부터 침소에서 매일 새벽 짧게 흐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그레타는 황녀의 다과 시녀 잔심부름 한 줄 너머로 단정히 알아챘다. 그녀는 약초원 가장 따뜻한 자리에서 자란 카밀러(잠 못 이루는 새벽에 가장 부드러운 한 줌의 진정제로 쓰는 작은 흰 꽃) 한 줌을 단정한 면 봉지에 담아 사비네의 머리맡에 매일 새벽 한 호흡 일찍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사비네는 그 봉지를 두 손에 살며시 쥐고 한 호흡 깊이 향을 들이마실 때마다 흐느낌이 한 호흡씩 짧아졌고, 무도회 당일 첫 곡을 단정한 미소로 마쳤다. 사비네는 무도회가 끝난 새벽 약초원 입구에 자기 어머니의 옛 자수 손수건 — 작고한 선대 황후의 손수건 — 을 단정한 비단으로 감싸 두고 갔으며, 그레타는 그 손수건을 자기 약초 가방 안쪽 깊은 자리에 평생 두었다.

    후대 약초 정원사들은 첫 봄 첫 새벽에 그 작은 카밀러 봉지 한 개를 손에 쥐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비밀일기녀(秘密日記女)

    가문 비밀 일기 사관

    가문의 비밀스런 일기를 적는 사관

    이 한 줄, 백 년 뒤 자손이 읽을 겁니다. 오늘 밤은 — 솔직하게 적어 두시지요, 영애.

    가문 비밀 일기 사관은 귀족 가문의 사적 일기·정혼 비망록·금기 한 줄을 가문 안 깊은 서고에 단정히 옮겨 두는 여성 전속 사관으로, 외형은 짙은 회색 사관복 드레스, 가슴팍에 가문 인장 펜던트, 손목에 잉크 토시, 한 손에 정밀한 깃펜과 두툼한 가죽 일기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가문의 모든 옛 정혼 분기·옛 결투 분기·옛 회한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영애가 한밤 사관실 문을 두드리면, 사관은 차 한 잔을 먼저 내고 그 영애의 첫 한 줄이 입에서 나오기를 한 호흡 더 기다린다.

    가문의 진짜 후계는 정혼 친서가 아니라, 그 영애가 사관 앞에서 솔직히 옮겨 둔 한 줄 위에서 백 년 뒤 다시 굴러간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황실 정혼 비망이 아니라, 첫사랑을 차마 적지 못해 비워 둔 어린 영애의 짧은 한 줄 공백이다.

    우리 후배 사관들은 첫 부임 첫 새벽, 그 빈 한 줄의 사본을 한 번 펴 봐요. 가장 무거운 한 줄은 솔직히 적힌 한 줄이 아니라, 차마 적지 못한 짧은 공백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비워진 자리가 가르쳐 주거든요.

    라이엔펠트 백작가의 셋째 가문 사관 헬레나 폰 운터링엔 — 평민 출신으로 라이엔펠트 백작가의 사적 일기를 삼십이 년 단정히 옮겨 적은 사관 — 의 일화는 사관실에서 '비워 둔 한 줄'이라 불린다.

    어느 깊은 가을 밤, 백작가 둘째 영애 클라리사 — 그해 가을 옆 영지 슈탈베르크 자작가의 차남 라이너와 정혼이 결정되었으나, 마음 한 자락은 자기 가정교사의 동생 — 평민 출신의 어린 음악가 토비아스 — 에게 짧게 머물렀던 영애 — 가 한밤 사관실 문을 두드렸다. 헬레나는 차 한 잔을 먼저 내고 두 시진 동안 한 마디도 묻지 않은 채 단정히 기다렸으며, 클라리사는 결국 일기의 그 페이지에 한 줄을 차마 적지 못한 채 빈 한 줄을 남기고 사관실을 나섰다. 헬레나는 그 빈 한 줄을 평생 채우지 않았으며, 그 페이지를 단정한 비단으로 한 번 더 감싸 가문 서고 가장 깊은 칸에 두었다. 사십 년 뒤 클라리사의 손녀 — 갓 사교 데뷔를 마친 영애 베티나 — 가 같은 사관실 문을 두드렸을 때, 헬레나의 후임 사관은 그 비워 둔 한 줄을 베티나에게 단정히 펴 보였고, 베티나는 그 빈 한 줄 옆에 자기 한 줄을 살며시 적어 두었다.

    후대 가문 사관들은 첫 부임 첫 새벽에 그 빈 한 줄의 사본을 한 번 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무도카드낭(舞蹈카드娘)

    무도회 카드 발행인

    무도회 초청 카드를 발행하는 자

    이 카드, 한 장 더 써 드릴까요? 영애의 이름 옆에 — 가장 정중한 글씨로요.

    무도회 카드 발행인은 황실·공작가 무도회의 초대 카드·청혼 응답 카드·정혼 회신 카드 한 장 한 장을 정밀한 필체로 옮겨 내는 여성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청색 정장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봉랍 도장 펜던트, 손목에 면 토시, 한 손에 정밀 깃펜과 어깨에 카드 묶음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가문의 정확한 호칭·옛 정혼 라인·금기 동석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두 가문이 한 무도회에 동시에 초대받기 어려울 때, 발행인의 카드 한 장 차이가 한 가문의 한 시즌 사교를 통째로 결정한다.

    사교계의 진짜 의전은 의전관의 좌석이 아니라, 발행인의 카드 한 장 봉랍 색 위에서 먼저 굴러간다는 것이 사교계 야사의 한 줄이다. 가장 무거운 한 장은 큰 황실 초대장이 아니라, 첫 무도회에 처음 초대된 어린 영애의 이름을 평소보다 한 번 더 정중히 옮긴 짧은 한 줄이다.

    우리 후배 발행인들은 첫 시즌 첫 카드 봉랍 전날 새벽, 그 한 장 사본을 한 번 펴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장은 큰 황실 초대장이 아니라, 한 영애의 이름을 평소보다 한 호흡 더 정중히 옮긴 작은 한 줄이라는 걸 그 봉랍 색이 가르쳐 주거든요.

    황실 초대장 발행실의 셋째 발행인 마틸데 폰 자이덴베르크 — 자이덴베르크 후작가의 막내 영애이자 황실 봄·가을 무도회 초대장 발행을 십팔 년 단정히 굴린 발행인 — 의 일화는 발행실에서 '한 장의 깊은 봉랍'이라 불린다.

    어느 봄 황실 봄 무도회의 초대장 발행 새벽, 마틸데는 첫 사교 데뷔를 앞둔 어린 영애 — 자작가 막내 베티나 폰 키르히호프 — 의 이름을 평소 황실 정해진 표준 글씨보다 한 호흡 더 정중한 필체로 한 번 더 다시 써 보냈다. 그날의 봉랍 색은 평소 황실의 짙은 자색 봉랍 대신, 발행실 가장 깊은 칸에 단정히 모셔 둔 옛 짙은 청색 봉랍 — 옛 황태후의 사적 봉랍 색 — 한 자국이었다. 베티나의 어머니 자작 부인은 그 카드 한 장을 받아 든 새벽 두 시진 동안 단정히 손에 쥔 채 식탁 한가운데에 두었으며, 베티나는 그 카드 한 장을 평생 자기 일기 첫 장에 단정히 끼워 두었다.

    마틸데는 그날의 카드 한 장 사본을 자기 발행 노트 첫 장에 단정히 끼워 두었으며, 후대 발행인들은 첫 봉랍 전날 새벽 그 사본을 한 번 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살롱티마녀(살롱티마女)

    살롱 티마스터

    살롱의 차 한 잔을 짓는 티마스터

    오늘 차는 다즐링 봄. — 영애의 한 줄 고민이, 이 한 잔 안에서 한 호흡 더 기다려 주실 거예요.

    살롱 티마스터는 사교계 영애들이 모이는 사적 살롱의 차 라인을 총괄하는 여성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자색 외출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찻주전자 펜던트, 손목에 면 토시, 한 손에 정밀 찻숟가락과 어깨에 차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영애의 차 취향·계절 변동·정혼 시점 한 줄을 한 권 차 노트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영애가 갑자기 평소보다 진한 차를 청하면, 티마스터는 그 영애의 마음에 차마 입에 담지 못한 한 줄 고민이 들어왔음을 가장 먼저 안다.

    살롱의 진짜 친서는 종이 친서가 아니라, 영애가 한 잔 다 비우기까지 침묵한 그 한 호흡 길이 위에 가장 정직하게 적힌다. 가장 무거운 한 잔은 큰 약혼 다과회가 아니라, 첫 살롱에 처음 들어온 어린 영애 앞에 살며시 놓아둔 짧은 한 잔이다.

    우리 후배 티마스터들은 첫 봄 첫 살롱 새벽에 그 작은 잔 한 개를 한 번 손에 쥐어 봐요. 가장 정직한 한 잔은 큰 약혼 다과회가 아니라, 처음 살롱에 들어온 어린 영애 앞에 살며시 놓인 짧은 한 잔이라는 걸 그 잔의 가장자리가 가르쳐 주거든요.

    모르겐슈테른 살롱(수도 남부의 백작가 부속 사적 살롱이자 사교계 영애들의 가장 단정한 모임 장소)의 셋째 티마스터 헤르미네 폰 발덴슈타인 — 평민 출신으로 모르겐슈테른 살롱의 차 라인을 이십 년 단정히 굴린 티마스터 — 의 일화는 살롱가에서 '한 잔의 다즐링'이라 불린다.

    어느 봄 첫 살롱 모임에서 평민 출신으로 막 사교계에 발을 들인 어린 영애 — 신흥 남작가 베크슈타인의 막내 마리헨 — 가 처음 살롱에 들어와 자기 자리에 단정히 앉지 못하고 한 호흡 떨고 있었다. 헤르미네는 그 떨림을 단정히 알아채고는 살롱의 표준 차 — 다즐링 가을(향이 짙은 가장 화려한 차) — 대신 자기 어깨 가방 안쪽 깊은 자리에 단정히 모셔 둔 가장 부드러운 다즐링 봄(이른 봄에 딴 가장 옅은 첫물 차) 한 통을 작은 잔에 담아 마리헨 앞에 살며시 놓아 주었다. 마리헨은 그 한 잔을 두 시진 동안 천천히 비우는 사이 떨림이 한 호흡 짧아졌고, 살롱이 끝날 무렵에는 단정한 한 줄 한 줄로 다른 영애들과 첫 대화를 나누었다. 마리헨은 후일 자기 어머니가 평민 시절 짠 작은 면 손수건 한 장을 단정한 비단으로 감싸 헤르미네에게 보냈으며, 헤르미네는 그 손수건을 자기 차 가방 안쪽 깊은 자리에 평생 두었다.

    후대 살롱 티마스터들은 첫 봄 첫 살롱 새벽에 그 작은 잔 한 개를 손에 쥐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황실미용낭(皇室美容娘)

    황실 미용 시녀

    황실 여인의 단장을 돕는 시녀

    오늘은 머리를 한 마디 더 올립니다. — 폐하의 첫 곡, 영애의 목선이 가장 단정해야 하니까요.

    황실 미용 시녀는 황녀·영애의 머리·화장·손톱·체향까지 무도회 한 시간 전 단정히 정리해 내는 여성 전속 장인으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회색 미용 시녀복, 가슴팍에 작은 빗 펜던트, 손목에 면 토시, 한 손에 정밀한 핀셋과 어깨에 미용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영애의 머리결·체질·계절 화장 변동을 한 권 미용 노트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첫 무도회를 앞둔 영애의 손가락 끝이 한 번 떨리면, 시녀는 빗을 잠시 내려놓고 그 손목을 살며시 잡아 준 뒤 한 번 더 머리를 다듬는다.

    무도회의 진짜 첫 곡은 사실 미용 시녀가 마지막 머리핀 한 개를 꽂는 그 짧은 한 호흡 위에서 시작된다. 가장 무거운 한 핀은 화려한 약혼식 머리장식이 아니라, 첫 무도회 전날 어린 영애의 흐트러진 한 줄 머리카락을 살며시 정돈해 주는 짧은 한 핀이다.

    우리 후배 미용 시녀들은 첫 봄 첫 무도회 전날 새벽에 그 작은 머리핀 한 개를 한 번 손에 쥐어 봐요. 가장 정직한 한 핀은 큰 약혼 머리장식이 아니라, 첫 무도회 영애의 흐트러진 한 줄을 단정히 가려 주는 짧은 한 핀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무게가 가르쳐 주거든요.

    황실 미용실의 셋째 미용 시녀 안나 베르만 — 평민 출신으로 사대 황녀의 첫 무도회 머리를 연이어 단정히 다듬은 미용 시녀 — 의 일화는 미용실에서 '한 핀의 호흡'이라 불린다.

    어느 봄 둘째 황녀 사비네 — 첫 무도회를 앞둔 열일곱 살의 황녀이자 칼덴 왕국 빌헬름 왕자와 정혼이 결정된 황녀 — 가 무도회 한 시간 전 미용실에 단정히 앉았으나, 자기 어머니의 옛 진주 머리핀(작고한 선대 황후가 첫 무도회에서 꽂았던 단정한 흰 진주 한 개)을 손에 쥔 채 손가락 끝이 한 호흡 짧게 떨렸다. 안나는 그 떨림을 단정히 알아채고는 빗을 잠시 내려놓고 사비네의 손목을 살며시 두 번 잡아 주었으며, 그 옛 진주 머리핀을 사비네의 머리 가장 단정한 한 마디 위에 한 호흡 더 천천히 꽂아 주었다. 사비네는 그 핀이 머리 위에 단정히 놓이는 한 호흡 사이에 떨림이 한 호흡 짧아졌고, 첫 곡을 단정한 미소로 마쳤다. 사비네는 후일 안나에게 그 진주 머리핀의 사본 한 개 — 자기가 직접 평민 장인에게 부탁해 만든 똑같은 작은 진주 한 개 — 를 단정한 비단으로 감싸 보냈으며, 안나는 그 사본을 자기 미용 가방 안쪽 깊은 자리에 평생 두었다.

    후대 황실 미용 시녀들은 첫 봄 첫 무도회 전날 새벽에 그 작은 머리핀 한 개를 손에 쥐어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새장정원낭(새장庭園娘)

    새장 정원 사육사

    새장의 새들을 돌보는 사육사

    이 카나리아, 오늘은 더 작게 웁니다. — 영애, 한 줄 친서 보내실 거지요?

    새장 정원 사육사는 황궁·공작가 부속 새장 정원의 카나리아·종달새·작은 비둘기를 매일 새벽 단정히 돌보는 평민 출신 여성 사육사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녹색 작업복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깃털 펜던트, 손목에 면 토시, 한 손에 작은 모이 통과 어깨에 새장 청소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새의 울음 변동·계절 식음·옛 친서 동행 횟수를 한 권 새장 노트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카나리아가 한 줄 더 작게 울면, 사육사는 그 새의 주인 영애가 그날 한 줄 친서를 차마 보내지 못하고 다시 접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안다.

    새장 정원의 진짜 친서는 종이 친서가 아니라, 카나리아 한 마리의 그날 울음 길이 위에 가장 정직하게 적힌다. 가장 무거운 한 모이는 화려한 황실 새장이 아니라, 첫 친서를 차마 보내지 못한 어린 영애의 새장 옆에 한 줌 더 살며시 놓아둔 작은 한 줌이다.

    우리 후배 사육사들은 첫 봄 첫 새벽에 그 새장 옆 작은 모이 자국을 한 번 손가락으로 만져 봐요. 가장 정직한 한 모이는 화려한 황실 새장이 아니라, 차마 보내지 못한 한 줄 친서 위에 살며시 놓인 작은 한 줌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자국이 가르쳐 주거든요.

    베른하르트 공작가의 셋째 새장 정원 사육사 마리헨 호프 — 평민 출신으로 베른하르트 공작가의 새장 정원(공작가 동쪽 회랑 너머의 작은 정원이자 옛 공작 부인이 직접 가꾼 자리)을 사십 년 단정히 굴린 사육사 — 의 일화는 새장 정원에서 '한 줌의 작은 모이'라 불린다.

    어느 늦봄 베른하르트 공작가의 셋째 영애 율리아네 — 첫 정혼을 앞두고 옆 영지 슈탈베르크 자작가 차남에게 한 줄 친서를 사흘째 차마 보내지 못한 영애 — 의 카나리아 — 영애가 어머니에게서 받은 단 한 마리 노란 카나리아 '카밀'(베른하르트의 평민 시절 어린 시녀 이름에서 따온 단정한 이름) — 가 매일 새벽 한 호흡 더 작게 울기 시작했다. 마리헨은 그 짧은 울음 차이를 단정히 알아채고는 카밀의 새장 옆에 평소보다 한 줌 더 작은 모이 — 영애의 손목에 한 번 살며시 닿게끔 놓인 짧은 한 줌 — 를 사흘 동안 매일 새벽 살며시 더 두었다. 셋째 새벽, 율리아네는 그 작은 모이 자국을 손가락 끝으로 한 호흡 만져 본 뒤 단정히 자기 친서를 마지막 한 줄까지 옮겨 적고 봉랍해 보냈다. 카밀은 다음 새벽부터 평소의 단정한 한 호흡 길이로 다시 울기 시작했으며, 마리헨은 그 한 줌 모이의 자국을 단정한 면 손수건으로 평생 매일 새벽 한 번씩 닦아 두었다.

    후대 새장 정원 사육사들은 첫 봄 첫 새벽에 그 모이 자국을 손가락으로 만져 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등불점등낭(燈火點燈娘)

    등불 점등 시녀

    황실의 등불을 켜는 시녀

    오늘 회랑은 한 등 더 켭니다. — 영애가 늦은 산책에서 길을 잃지 않으시도록요.

    등불 점등 시녀는 황궁·공작가 회랑·정원 길의 작은 등불을 매일 저녁 단정히 켜고 새벽에 끄는 평민 출신 어린 시녀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회색 시녀복, 가슴팍에 작은 등불 펜던트, 손목에 면 토시, 한 손에 작은 점등 막대와 어깨에 기름병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회랑의 옛 산책 동선·옛 첫 청혼 자리·옛 외로운 발코니 한 줄을 한 권 작은 노트에 외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영애가 늦은 새벽 회랑에 한 호흡 더 머무르면, 점등 시녀는 그 회랑의 등 한 개를 평소보다 한 호흡 늦게 꺼 준다.

    회랑의 진짜 무도회는 화려한 무도회장이 아니라, 한 영애가 첫 한 줄 마음을 정리하던 그 늦은 회랑 한 등불 아래에서 끝난다. 가장 무거운 한 등은 큰 외교 만찬 회랑이 아니라, 첫 사랑을 정리하던 어린 영애의 발코니 옆에 한 호흡 더 켜 두는 짧은 작은 한 등이다.

    우리 후배 점등 시녀들은 첫 봄 첫 새벽에 그 회랑의 한 등 자리를 한 번 올려다봐요. 가장 정직한 한 등은 큰 외교 만찬 회랑이 아니라, 첫 사랑을 정리하던 영애의 발코니 옆에 한 호흡 더 켜 둔 짧은 작은 한 등 위에서 매겨진다는 걸 그 자리가 가르쳐 주거든요.

    페르데르호프 대공가의 막내 점등 시녀 카타린헨 베크 — 평민 출신으로 페르데르호프 대공가 동쪽 회랑(대공가의 가장 오래된 산책 회랑이자 옛 대공비의 사적 산책길)의 등을 매일 저녁 단정히 켜 온 어린 시녀 — 의 일화는 점등 시녀들 사이에서 '한 호흡의 등'이라 불린다.

    어느 늦가을 새벽, 대공가의 어린 약혼녀 — 자이덴베르크 후작가의 영애 아말리에이자 페르데르호프 대공의 정혼녀 — 가 첫 정혼을 앞두고 동쪽 회랑 가장 끝의 작은 발코니에 두 시진 동안 단정히 홀로 서 있었다. 카타린헨은 평소 새벽 두 시에 끄는 회랑 가장 끝의 작은 등 한 개 — '카밀의 등'(옛 대공비의 시녀 카밀라가 매일 저녁 가장 늦게 켜 두던 작은 등) — 을 그날 한 호흡 더 늦게 꺼 두었으며, 그 작은 등 한 개의 호흡 길이가 아말리에의 한 줄 정리에 단정히 따라 붙었다. 아말리에는 그 등 아래에서 자기 한 줄 마음을 단정히 정리해 두고는 새벽 세 시 무렵 단정한 미소로 회랑을 내려갔으며, 다음 봄 페르데르호프 대공과의 정혼은 단정한 한 호흡 위에서 매듭지어졌다. 카타린헨은 그 등의 작은 기름통을 그날 새벽 단정히 새 기름으로 한 통 가득 채워 두었으며, 그 기름통은 사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등 옆에 그대로 놓여 있다.

    후대 등불 점등 시녀들은 첫 봄 첫 새벽에 그 회랑의 한 등 자리를 한 번 단정히 올려다보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꽃집영애비(꽃집令愛妃)

    황도 꽃집 영애

    황도에서 가장 사랑받는 꽃집의 영애

    이 꽃, 아직 한 분을 못 만났어요. 만나면 가격을 말씀드릴게요.

    황도 꽃집 영애는 황도 중심가 꽃집 — 황실 황후 전속 꽃집으로 알려진 작은 꽃가게 — 을 대를 이어 운영하는 여성이다. 한 시대에 단 한 사람만 맡는다는 오래된 규칙이 있으며, 외형은 단정한 초록 앞치마, 머리에 작은 꽃 한 송이, 손끝에 흙과 꽃가루가 묻어 있다. 본인은 황후·공작녀·시녀장의 꽃 취향뿐 아니라, 각 영애가 어떤 꽃을 받았을 때 가장 오래 바라보는지를 한 권 노트에 기록하고 있다.

    황실 외무경도 황실 재무경도 이 꽃집 앞에서는 잠시 멈추고, 어떤 꽃을 골라야 하는지 조용히 묻는다. 가장 무거운 꽃 한 송이는 약혼 만찬 장식 꽃이 아니라, 꽃집 영애가 "이 분께 어울릴 것 같아요"라며 값 없이 건네주는 작은 한 송이다. 황후도 섭정 황태후도 이 꽃집에 오면 이름 대신 꽃으로 말한다.

    우리 후대 꽃집 영애들이 첫 개점 전에 창고 가장 안쪽 꽃 한 송이를 한 번 꺼내 보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그 꽃이 아직 주인을 못 만났다는 한 줄이, 이 꽃집의 가장 긴 이야기거든요.

    황도 꽃집 오 로장(aux Roses, 황도 황궁 정문 옆 골목의 오 대째 이어진 꽃가게) 사대 영애 엘레나 폰 오 로장 — 황도 꽃집 역사상 단 한 번도 꽃 가격을 먼저 말한 적 없는 자이자 황후 엘리아나 폰 아셰부르크 — 칠대 황후 — 의 전속 꽃집 영애 — 의 일화는 꽃집 야사에서 '기다린 꽃 한 송이'로 불린다.

    어느 가을, 황후 엘리아나가 직접 꽃집에 들러 "오래 기다린 꽃이 있느냐"고 물었다. 엘레나는 창고 가장 안쪽에서 석 달째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흰 카네이션 한 송이를 꺼내 보여 주었다. 황후는 그 꽃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건 누가 가져가야 하나요?"라고 물었고, 엘레나는 한 호흡 생각한 뒤 "황후 마마, 이건 이미 마마 것이에요"라고 답했다. 황후는 그 꽃을 자기 다과실 책상 위에 두었으며, 그 꽃이 마른 뒤에도 그 자리는 비우지 않았다. 엘레나는 그 창고 자리에 빈 화분 하나를 그대로 두었으며, 후대 꽃집 영애들은 첫 개점 전에 그 빈 화분 앞에 잠시 서는 짧은 의례를 갖게 되었다.

  • 별빛관측녀(별빛觀測女)

    황실 별빛 관측소 사서

    황실 별빛 관측소의 책을 지키는 사서

    이 별자리 지도, 두 사람의 이름이 같이 나오는 밤이 있어요. 그날 꼭 다시 오세요.

    황실 별빛 관측소 사서는 황궁 부속 천문 관측소의 장서 관리와 방문자 안내를 담당하는 자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파란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별자리 펜던트, 손에는 늘 얇은 별자리 도감이 들려 있다. 본인은 황실 정혼 점성가(240021 황실 정혼 점성가 직업 참고) 와는 달리 공식 예언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지만, 관측소를 찾는 사람들이 어떤 별을 보러 오는지·언제 다시 오는지를 한 권 방문 노트에 기록한다.

    그래서 사서는 황도에서 별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별을 보러 온 두 사람이 나란히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장면을 가장 많이 목격한 사람이기도 하다. 가장 무거운 별자리 한 개는 황실 정혼 점성가의 점성도가 아니라, 사서가 방문 노트에 조용히 별표를 그린 그 방문 날짜다.

    우리 후배 사서들이 첫 근무 전에 그 방문 노트의 첫 별표를 한 번 펼쳐 보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그날 두 사람이 나란히 바라본 별 하나가, 이 관측소의 가장 긴 이야기거든요.

    황실 별빛 관측소(天文臺, 황궁 동편 탑의 작은 관측 공간이자 황실 정혼 점성가의 집무 별관) 십대 사서 이르마 폰 슈테른리히트 — 관측소 역사상 방문 노트에 별표를 가장 많이 그린 자이자 단 한 번도 두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관측소 야사에서 '나란한 시선'으로 불린다.

    어느 봄밤, 황도 음악 교사 견습 두 명이 같은 날 처음으로 관측소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였지만, 오리온 자리 앞에서 처음으로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섰다. 이르마는 방문 노트에 그 날짜 옆에 작은 별표를 그렸고, 다음 달 두 사람이 다시 왔을 때 그 노트를 열어 "두 분이 처음 같이 온 날이 여기 있어요"라고 했다. 두 사람은 그 페이지를 한참 바라보다가 같이 웃었으며, 그 봄이 끝나기 전에 약혼 소식이 조용히 퍼졌다. 이르마는 그 노트를 관측소 사물함 한 칸에 그대로 두었으며, 후대 사서들은 첫 근무 전에 그 칸을 한 번 열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야경카페녀(夜景카페女)

    야경 카페 서빙 시녀

    야경 카페에서 차를 내는 시녀

    오늘 밤은 홍차 말고 코코아도 있어요. 따뜻한 쪽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먼저 말씀드렸어요.

    야경 카페 서빙 시녀는 황도 야경 카페에서 밤새 음료 서빙과 손님 자리 안내를 담당하는 평민 출신 어린 여성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서빙 복, 앞치마, 머리를 단정히 올린 모습이 표준이다. 본인은 카페를 찾는 손님들이 어떤 자리에 앉는지·무엇을 시키는지·누구와 같이 오는지를 한 권 작은 서빙 노트에 기록한다.

    그래서 서빙 시녀는 카페 음악가보다 손님의 그날 상태를 더 빠르게 읽는다. 혼자 온 손님에게는 가장 따뜻한 자리를, 둘이 온 손님에게는 가장 조용한 구석 자리를 안내한다. 가장 무거운 서빙 한 번은 화려한 외교 만찬 서빙이 아니라, 오랫동안 말을 못 꺼낸 두 손님 사이에 조용히 코코아 두 잔을 내어놓는 그 한 번이다.

    선배 시녀가 그 코코아를 먼저 두 잔 내어놓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카페 서빙의 가장 오래된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주문보다 그 두 잔이 필요한 자리를 더 먼저 봅니다.

    황도 야경 카페 레 루미에르 — 황도 야경 카페 주인 레옹의 카페 — 의 팔대 서빙 시녀 베티나 폰 루미에르 — 카페 역사상 한 번도 주문을 잘못 받은 적 없는 자이자 코코아를 가장 많이 먼저 내어놓은 자 — 의 일화는 카페 야사에서 '먼저 내어놓은 두 잔'으로 불린다.

    어느 겨울밤, 황도 서적상 렉시콘의 견습 한 명과 황도 가로변 화분 관리인 견습 한 명이 처음으로 같이 카페에 왔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았지만 서른 분이 지나도록 주문을 하지 않았다. 베티나는 말없이 코코아 두 잔을 두 사람 앞에 먼저 내어놓았고, 두 사람은 그 잔을 보며 처음으로 같이 웃었다. 그날 밤 두 사람의 첫 대화는 코코아가 식어가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이어졌으며, 그 봄이 끝나기 전에 두 사람의 약혼이 조용히 결재되었다. 베티나는 그날의 서빙 노트에 작은 별표를 그려 두었으며, 후대 서빙 시녀들은 두 손님이 말없이 앉아 있을 때 코코아를 먼저 내어놓는 관례를 따른다.

  • 손뜨개야낭(손뜨개夜娘)

    황도 야시장 손뜨개 상인

    야시장에서 손뜨개를 파는 여인

    이 목도리, 두 사람이 나눠 쓸 수 있을 만큼만 길게 떴어요. 짐작하시겠지요?

    황도 야시장 손뜨개 상인은 황도 야시장에서 직접 뜬 목도리·장갑·모자를 파는 평민 출신 할머니 상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따뜻한 색 옷, 손에는 늘 뜨개바늘이 쥐어져 있고, 가판대 위에는 색색의 털실 뭉치들이 가득하다. 본인은 야시장의 단골 손님들 이름과 그들이 좋아하는 색을 모두 기억하고 있어, 어떤 영애가 야시장에 처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오면 그날로 긴 목도리를 새로 뜨기 시작한다.

    손뜨개 목도리 한 개는 황실 보석세공장의 보석보다 비싸지 않지만, 그 온기가 더 오래 남는다. 가장 무거운 한 코는 화려한 황실 자수가 아니라, 어떤 영애가 생애 처음 받아보는 따뜻한 목도리 한 개다. 황도 꽃집 영애도 이 상인에게서 가끔 목도리 하나씩 받아간다.

    선배 상인께서 그 긴 목도리를 한 코씩 세어 가며 뜨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시장 뜨개 상인들의 가장 오래된 전통입니다. 우리는 털실보다 그 길이를 더 오래 재어봅니다.

    황도 야시장(夜市場) 사대 뜨개 상인 에마 폰 볼레 — 야시장 역사상 가장 긴 목도리를 뜬 자이자 한 번도 가격을 흥정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야시장 야사에서 '두 사람의 목도리'로 불린다.

    어느 가을 야시장에서 황실 시녀장 견습 카롤리네가 처음으로 황도 야경 카페 서빙 시녀 베티나와 함께 왔다. 에마는 그날 저녁 가장 부드러운 하늘색 털실로 긴 목도리를 뜨기 시작했다. 목도리가 완성된 것은 세 달 뒤였고, 에마는 그 목도리를 카롤리네에게만 건넸으며 "반은 친구 줘요"라는 한 줄만 덧붙였다. 카롤리네는 그 목도리를 베티나와 나눠 쓰다가, 첫 겨울이 끝날 무렵 두 사람은 이 야시장 앞에서 처음으로 손을 잡고 걸었다. 에마는 그 털실 뭉치를 가판대 한 구석에 그대로 두었으며, 후대 뜨개 상인들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이 야시장에 오면 긴 목도리를 뜨기 시작하는 관례를 따른다.

  • 비밀편지녀(秘密편지女)

    황실 비밀 편지함 관리인

    황실 비밀 편지함을 관리하는 자

    이 편지함, 열쇠 없이 열리는 칸이 하나 있어요. 그 칸은 — 제가 관리하지 않아요.

    황실 비밀 편지함 관리인은 황궁 내 시녀·견습·평민 입궐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주고받는 짧은 편지·쪽지·꽃 메모를 위한 작은 편지함 체계를 관리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시녀복, 가슴팍에 작은 편지함 열쇠 묶음, 한 손에 작은 분류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궁의 공식 우편 통로 — 황궁 우편 사동 — 와는 별개로, 더 작고 더 사적인 메시지들이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돕는다.

    황후도 시녀장도 모르는 편지함 한 칸이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칸은 열쇠가 필요 없고, 쪽지는 새벽에 넣어두면 해가 뜰 무렵 사라져 있다. 가장 무거운 편지함 한 칸은 황실 외무경 친서함이 아니라, 어떤 시녀가 처음으로 이름 없이 쪽지를 넣어본 그 칸이다.

    선배 관리인께서 그 열쇠 없는 칸을 평생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편지함 관리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열쇠보다 그 칸의 침묵을 더 오래 지킵니다.

    황궁 비밀 편지함실 — 황궁 시녀 회랑 한 모퉁이의 작은 나무 편지함 열두 칸이 있는 자리 — 의 팔대 관리인 게르트루드 — 편지함실 역사상 단 한 번도 열쇠 없는 칸을 들여다보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편지함실 야사에서 '열쇠 없는 칸'으로 불린다.

    황실 친서 필사 시녀 — 230012 친서 필사 시녀 참고 — 한 명이 같은 회랑 음악 견습에게 처음으로 이름 없는 쪽지를 열쇠 없는 칸에 넣었다. 게르트루드는 그 칸이 채워지고 비워지는 것을 알아챘지만 절대 들여다보지 않았으며, 한 시즌 동안 그 칸에 쪽지가 꾸준히 오가는 것을 방문 노트에 날짜만 적었다. 그 봄이 끝날 무렵, 두 사람은 편지함실 앞에서 처음으로 직접 만났고, 게르트루드는 방문 노트 그 칸에 조용히 작은 별표를 그렸다. 후대 관리인들은 임명 첫날 그 별표를 한 번 보고 열쇠 묶음을 받는 관례를 따른다.

  • 북큐레이녀(北큐레이女)

    황도 서점 북 큐레이터

    황도 서점의 책을 골라 진열하는 여인

    이 책 읽고 나서, 어떤 책을 읽고 싶어지실지가 보여요. 그다음 책은 제가 골라드릴게요.

    황도 서점 북 큐레이터는 황도 고서점 또는 신서점에서 손님의 독서 이력을 파악하고 다음 책을 추천하는 평민 출신 여성 서점원이다. 외형은 단정한 나무색 앞치마, 소매를 살짝 걷어올린 흰 블라우스, 머리를 단정히 묶은 모습이 표준이다. 본인은 손님의 독서 취향 변화 — 어떤 책을 읽기 시작했고 어떤 책을 다 읽었는지 — 를 한 권 추천 노트에 기록하고 있다.

    독서 취향이 바뀌는 순간은 그 사람의 마음에 무언가 달라진 한 줄이 생긴 순간이다. 그래서 북 큐레이터는 무도회 일지보다 독서 기록에서 더 많은 사랑 이야기를 읽어낸다. 가장 무거운 책 추천은 두꺼운 외교서 추천이 아니라, 어떤 영애가 처음으로 시집을 들고 온 그날 건네주는 다음 시집 한 권이다.

    선배 큐레이터께서 그 시집 다음 책을 말없이 골라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서점의 가장 오래된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재고보다 그다음 한 권을 더 오래 생각합니다.

    황도 고서점 세르반틴 — 황도 고서점 세르반틴 주인이 운영하는 그 가게 — 의 사대 북 큐레이터 클라라 폰 세르반 — 세르반틴 역사상 가장 많은 다음 책을 정확히 골라준 자이자 단 한 번도 손님에게 먼저 책 이름을 말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서점 야사에서 '다음 한 권'으로 불린다.

    황실 도서관 서기 — 230014 황실 도서관 서기 참고 — 한 명이 처음으로 자기 취미를 위해 시집 한 권을 사러 왔다. 클라라는 그 시집을 계산대에서 받으며 말없이 얇은 시집 한 권을 더 가방에 넣어 주었다. 서기는 그 시집의 제목을 보고 "이게 뭐예요?"라고 물었고, 클라라는 "이걸 읽으면 그다음 무슨 책을 읽고 싶은지 알게 될 거예요"라고만 했다. 서기는 그 두 번째 시집을 다 읽고 난 다음 날 서점에 다시 왔고, 클라라는 이미 세 번째 책을 꺼내두고 있었다. 그 봄이 끝날 무렵 서기는 그 시집들을 직접 쓴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기 시작했으며, 그 편지가 황도 야간 우편 기수 조합을 통해 전달되었다.

  • 첫무도안내(初舞蹈案內)

    사교계 첫 무도회 안내인

    사교계 첫 무도회의 영애를 이끄는 안내인

    첫 무도회, 두려운 게 당연해요. 저도 그랬거든요. 같이 문 앞까지 걷겠습니다.

    사교계 첫 무도회 안내인은 첫 사교 데뷔를 앞둔 어린 귀족 영애들에게 무도회 예절·입장 순서·첫 인사 방법을 미리 안내하고 함께 입장 문까지 동행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드레스, 가슴팍에 안내인 인장 브로치, 한 손에 작은 식순 카드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 시녀장(230003 황실 시녀장 참고)과 협력하여 각 영애의 첫 입장 자리와 동선을 미리 준비한다.

    진짜 첫 무도회는 샹들리에가 켜지는 순간이 아니라, 문 앞에서 안내인이 "준비됐어요?"라고 낮은 목소리로 묻는 그 한 호흡이다. 가장 무거운 안내 한 번은 황후의 공식 행사 안내가 아니라, 어떤 영애가 처음으로 혼자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한 걸음 바로 앞에서 같이 서 있는 그 자리다.

    선배 안내인께서 그 문 앞 한 호흡을 평생 잊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안내인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식순보다 그 한 호흡의 온도를 더 오래 기억합니다.

    황궁 무도회 첫 안내인 조합 — 황실 시녀장 산하의 소규모 첫 무도회 동행 직군 — 의 사대 어른 안내인 마틸데 폰 에인강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첫 무도회 문 앞에 함께 선 자이자 한 번도 먼저 문을 열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마지막 한 걸음'으로 불린다.

    어느 봄, 공작가의 막내 영애 이졸데 — 언니들의 데뷔 무도회를 늘 뒤에서 보아왔던 막내 — 가 첫 무도회 날 안내인 조합 사무실에 와서 "무도회 가지 않겠다"고 했다. 마틸데는 이졸데와 함께 사무실에서 한 시간 동안 조용히 앉아 있었고, 그 한 시간이 끝날 무렵 "문 앞까지만 같이 걸어요, 그 다음은 이졸데 님이 결정하세요"라고 했다. 이졸데는 그 문 앞에서 스스로 문을 열었으며, 그날 무도회에서 처음으로 혼자 춤을 추었다. 마틸데는 그 문 앞에서 한 호흡 더 기다렸다가 문 뒤에서 들어오는 이졸데의 등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조합 야사에는 그 문 앞 한 호흡이 이졸데가 두 시즌 뒤 사교계의 꽃이 된 첫 자리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 차정원안내(茶庭園案內)

    황실 차 정원 안내원

    황실 차 정원으로 손님을 이끄는 안내원

    오늘 차 정원, 딱 두 자리 남았어요. 같이 오신 분과 앉으시면 딱 좋을 것 같아요.

    황실 차 정원 안내원은 황궁 부속 차 정원 — 황후의 티타임을 위한 작은 정원이자 시즌마다 일반 귀족과 평민에게도 잠깐 개방되는 공간 — 의 좌석 안내와 차 메뉴 소개를 담당하는 어린 여성이다. 외형은 단정한 흰 시녀복, 가슴팍에 작은 차꽃 펜던트, 손에 좌석 안내 카드가 표준이다. 본인은 차 정원 방문 손님의 취향·동행자·계절별 선호 차를 한 권 안내 노트에 기록한다.

    황궁 차 정원은 황실 외교 만찬보다 작지만,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은 찻잔을 내려다보는 자리가 여기에 더 많다. 가장 무거운 안내 한 번은 황후 마마의 공식 티타임 안내가 아니라, 어떤 영애가 처음으로 누군가와 같이 차 정원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날의 자리 안내다.

    선배 안내원께서 그 딱 두 자리를 항상 마지막에 남겨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차 정원의 가장 오래된 비밀입니다. 우리는 좌석보다 그 두 자리를 더 오래 아껴둡니다.

    황궁 차 정원(茶庭園, 황궁 동쪽 벽 아래의 작은 정원이자 황후 마마 전속 차 공간) 십이대 안내원 헬레나 폰 테가르텐 — 차 정원 역사상 가장 오래 딱 두 자리를 마지막까지 남겨둔 자이자 한 번도 그 이유를 설명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차 정원 야사에서 '딱 두 자리'로 불린다.

    어느 봄, 황궁 다과 셰프 헬가 — 230005 황궁 다과 셰프 참고 — 가 자기 어린 견습과 함께 처음으로 차 정원을 찾았다. 헬레나는 가장 좋은 자리 — 차 정원 가장 안쪽 매화나무 아래의 두 자리 — 를 마지막까지 남겨두었다가 두 사람에게 안내해 주었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두 시간 동안 차를 마셨으며, 그 후 두 사람은 매 시즌 차 정원에 단골로 왔다. 헬레나는 방문 노트에 그 자리를 "딱 두 자리"라고 표시해 두었으며, 후대 안내원들은 그 두 자리를 항상 마지막에 남겨두는 관례를 따른다.

  • 창가음악녀(窓邊音樂女)

    황도 창가 음악 교사

    창가에 앉아 음악을 가르치는 교사

    오늘은 틀려도 괜찮아요. 틀린 음이 정직한 음이거든요.

    황도 창가 음악 교사는 황도 귀족 영애들의 노래·피아노·하프를 가르치는 평민 출신 여성 교사로,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드레스, 피아노 앞 자리가 표준이고 악보보다 영애의 얼굴을 더 자주 본다. 본인은 귀족 영애들의 음악 실력뿐 아니라 노래를 부를 때 무언가 달라지는 표정 변화를 한 권 레슨 노트에 기록한다.

    어떤 영애의 목소리가 갑자기 반 음 더 밝아지면, 음악 교사는 그 영애의 마음에 새로운 한 줄이 생겼음을 먼저 안다. 창가 음악 교사는 황도 음악 교사(220042 황도 음악 교사 참고)와 달리, 주로 방 안 창가 피아노 앞에서 영애와 단둘이 마주한다. 가장 무거운 한 음은 공연 무대의 첫 음이 아니라, 레슨 중 영애가 처음으로 틀리지 않고 부른 그 한 소절이다.

    선배 선생님께서 그 한 소절에 아무 말 없이 미소 지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창가 음악 교사들의 가장 오래된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음정보다 그 미소를 먼저 돌려줍니다.

    황도 창가 음악 교사 조합(創歌音樂敎師組合, 황도 귀족 가문 가정교사 계열 비공식 조합) 사대 어른 교사 소피 폰 리트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영애의 첫 완창(노래를 끝까지 틀리지 않고 부르는 것)을 목격한 자이자 한 번도 그 순간을 먼저 평가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첫 완창'으로 불린다.

    황실 가정교사 마틸데 폰 알텐베르크 — 230008 황실 가정교사 참고 — 의 제자 황녀 이자벨라가 칼덴어 노래를 처음으로 끝까지 틀리지 않고 불렀을 때, 소피는 아무 말 없이 잠시 앉아 있다가 악보를 덮었다. 이자벨라가 "어땠어요?"라고 물었을 때, 소피는 "이제 됐어요"라고만 했다. 그날 이후 이자벨라의 칼덴어 노래 실력은 다음 정혼 사절 만찬에서 칼덴 왕자 빌헬름의 기억에 오래 남았다. 소피는 그 레슨 노트에 그날 날짜 옆에 작은 별표를 그려 두었으며, 후대 교사들은 첫 완창 순간 아무 말 없이 악보를 덮는 관례를 따른다.

  • 정혼메모녀(定婚메모女)

    황실 정혼 메모리스트

    황실의 정혼 메모를 모아두는 메모리스트

    두 분의 이야기, 기억해 드릴게요. 두 분이 잊어도 저는 기억합니다.

    황실 정혼 메모리스트는 황실과 공작가의 정혼·약혼 과정 전반 — 첫 만남·첫 친서·첫 선물·첫 무도회 등 — 을 사적으로 기록하고 후일 두 사람에게 돌려주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메모장, 손끝에 늘 가는 펜이 준비되어 있다. 본인은 황실 사관과는 달리 공식 기록이 아닌 사적이고 감정적인 순간들을 담당한다.

    황실 사관이 한 시대를 기록한다면, 메모리스트는 두 사람만의 한 시즌을 기록한다. 두 사람이 결혼식 날 메모리스트에게서 자기들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려받을 때, 그것이 어떤 정혼 보석보다 오래 남는다. 가장 무거운 메모 한 장은 황실 외교 회의 기록이 아니라,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이 웃은 그 순간을 담은 짧은 한 줄이다.

    선배 메모리스트께서 그 두 사람의 첫 웃음을 한 줄로 적어 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메모리스트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날짜보다 그 웃음의 온도를 더 오래 기록합니다.

    황실 정혼 메모리스트 조합(황실 예법 부속의 비공식 사적 기록 조합) 사대 어른 메모리스트 도라 폰 에린네룽 — 조합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정혼 기록을 보유한 자이자 단 한 번도 두 사람 몰래 기록을 남긴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첫 웃음의 한 줄'로 불린다.

    황실 약혼녀 아말리에 폰 자이덴베르크 — 230007 대공의 약혼녀 참고 — 가 약혼 당일 도라에게 "저희 기록을 시작해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도라의 첫 기록은 약혼 발표 장면이 아니라, 아말리에와 페르데르호프 대공이 처음으로 같이 클라리사의 머리장식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새벽 네 시에 지쳐서 계단에 나란히 앉아 웃음을 터뜨린 그 한 줄이었다. 두 사람의 결혼식 날 도라가 건네준 메모장 첫 페이지에는 그 새벽 계단의 한 줄만 적혀 있었다. 아말리에는 그 메모장을 평생 가장 소중한 한 권으로 간직했으며, 후대 메모리스트들은 첫 기록을 두 사람의 첫 웃음으로 시작하는 관례를 따른다.

  • 운명점성희(運命占星姬)

    제국 운명 점성녀

    제국의 운명을 별로 읽는 점성녀

    두 분의 별자리가 맞닿는 밤, 말 안 해도 됩니다. 그 밤에 두 분이 직접 아실 테니까요.

    제국 운명 점성녀는 한 시대에 단 한 명에게만 허락되는 자로, 두 사람의 인연이 어느 계절에 맞닿을지를 별자리를 통해 미리 읽는 신비한 직업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남색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별 펜던트, 손에는 항상 얇은 별자리 도감이 들려 있다. 본인은 황실 정혼 점성가(240021 황실 정혼 점성가 참고)와는 달리 공식 정혼 협상에는 관여하지 않고, 그보다 훨씬 개인적인 인연의 흐름을 읽는다.

    황후도 공작녀도 비밀리에 이 점성녀를 찾으며, 점성녀가 "그 밤에 두 분이 직접 아실 테니까요"라고 말하면 그 밤에 무언가가 일어난다. 가장 무거운 별자리 한 개는 화려한 황실 정혼 날짜 점성도가 아니라, 어떤 영애가 처음으로 혼자 조용히 찾아와 별자리 한 개를 묻는 그날의 점성이다.

    우리 후대 점성녀들이 즉위 첫 날 새벽에 그분의 별자리 도감 마지막 페이지를 한 번 펼쳐 보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그 페이지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는 사실이, 점성녀의 가장 긴 말이거든요.

    황도 제국 운명 점성녀 아타나시아 폰 스테른반트 — 제국 역사상 별자리 도감 마지막 페이지를 단 한 줄도 쓰지 않고 간 자이자 황후 두 명과 공작녀 셋의 인연을 미리 읽은 자 — 의 일화는 점성 야사에서 '빈 마지막 페이지'로 불린다.

    공작녀 이졸데 폰 베른하르트 — 230002 공작녀 참고 — 가 첫 사교 데뷔 전날 밤 아타나시아를 찾아와 조용히 "내 별자리를 봐주세요"라고 했다. 아타나시아는 별자리 도감을 펼쳤다가 잠시 후 덮으며 "도감에 없어요. 그래서 내일 직접 아실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졸데는 다음 날 사교 데뷔 무도회에서 라이너 폰 슈탈베르크와 처음으로 눈을 맞추었고, 그 봄이 끝나기 전에 두 사람의 만남이 조용히 이어졌다. 아타나시아는 그날 밤 별자리 도감 마지막 페이지를 평생 비워 두었으며, 후대 점성녀들은 도감 마지막 페이지를 비워두는 관례를 따른다.

  • 야꽃다발녀(夜꽃다발女)

    황도 야간 꽃다발 포장사

    야간 꽃다발을 곱게 포장하는 자

    이 리본 색, 받으시는 분이 좋아하는 색이 맞지요? 보내시는 분 표정에서 이미 보여요.

    황도 야간 꽃다발 포장사는 황도 야간에만 운영되는 꽃다발 포장 전문 공방에서 주문된 꽃다발에 리본·종이·메모 카드를 단정히 더하는 평민 출신 여성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앞치마, 손목에 가위와 테이프 자국, 주변에는 항상 색색의 리본이 가득하다. 본인은 밤에 꽃다발을 주문하러 오는 손님들의 표정에서 누구에게 보낼 것인지를 먼저 읽는다.

    낮에 주문되는 꽃다발은 공식적인 감사인 경우가 많지만, 밤에 주문되는 꽃다발에는 말하지 못한 마음이 담겨 있다. 포장사가 리본 색 하나를 선택하는 순간이 그 마음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순간이다. 가장 무거운 리본 한 가닥은 황실 약혼 발표 꽃다발이 아니라, 어떤 영애가 밤에 혼자 와서 작게 포장해 달라고 부탁한 꽃다발 위의 리본이다.

    선배 포장사께서 그 리본 색을 세 번 바꾸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간 공방의 가장 오래된 전통입니다. 우리는 주문서보다 그 표정을 더 오래 봅니다.

    황도 야간 꽃다발 공방 루반(Ruban, 황도 꽃시장 뒷골목의 야간 전용 꽃다발 포장 공방) 삼대 포장사 로잘린 폰 루반 — 공방 역사상 가장 많은 야간 꽃다발을 정확한 리본 색으로 완성한 자이자 단 한 번도 리본 색을 먼저 결정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공방 야사에서 '세 번 바꾼 리본'으로 불린다.

    황실 시녀장 견습 카롤리네가 밤 열 시에 혼자 공방에 와서 "가장 예쁜 꽃 한 송이만 포장해 주세요"라고 했다. 로잘린은 리본을 분홍으로 골랐다가 바꾸고, 하늘색으로 골랐다가 다시 바꾼 뒤, 카롤리네가 가방에 달고 있는 작은 하늘색 리본 핀을 보고 조용히 하늘색으로 마무리했다. 카롤리네는 그 포장된 꽃을 황도 야경 카페 서빙 시녀 베티나의 기숙 방문 앞에 두었다. 다음 봄 두 사람의 우정이 조금 더 특별해졌다는 이야기가 황도 야시장 쪽으로 조용히 퍼졌다. 로잘린은 그 리본 사본 한 가닥을 공방 서랍 한 칸에 두었으며, 후대 포장사들은 리본 색을 결정하기 전에 손님의 가방 한 번을 더 보는 관례를 따른다.

  • 첫고백증녀(初告白證女)

    황실 첫 고백 증인

    황실의 첫 고백을 곁에서 지켜보는 증인

    이 자리에서 일어난 일, 비밀입니다. 하지만 두 분은 평생 기억하실 거예요.

    황실 첫 고백 증인은 황궁 부속 소성당·정원·발코니에서 이루어지는 사적인 첫 고백과 첫 약속의 순간을 공식적으로 증인하는 자다. 황실 서약 사제(240010 대성당 서약 사제 참고)의 공식 서약과는 달리, 첫 고백 증인은 공식 기록을 남기지 않는 자리에서 두 사람의 첫 한 마디를 조용히 지켜보고 보증한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드레스, 가슴팍에 작은 리본 브로치, 한 손에 작은 증인 인장이 표준이다.

    첫 고백 증인이 있는 자리는 두 사람에게 "이 순간은 진짜입니다"라는 가장 조용한 확인이 된다. 황후도 공작녀도 당일 첫 고백 증인에게 미리 연락해 두는 경우가 많다. 가장 무거운 증인 한 번은 황실 정혼 발표 증인이 아니라, 어떤 영애가 처음으로 마음을 입 밖에 꺼내는 그 한 순간 옆에 조용히 있는 것이다.

    선배 증인께서 그 자리에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증인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증인 인장보다 그 침묵의 자세를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실 첫 고백 증인 조합 — 황궁 소성당 부속의 비공식 증인 직군 — 의 팔대 어른 증인 릴리 폰 체우긴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첫 고백 자리에 있었던 자이자 단 한 번도 먼저 말을 건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침묵의 증인'으로 불린다.

    황실 비밀 호위 백작녀 — 230021 황실 비밀 호위 백작녀 참고 — 가 자신이 오래 호위한 황녀의 첫 고백 순간을 증인하고 싶다고 릴리에게 요청했다. 릴리는 그날 황궁 소성당 가장 어두운 구석에 서서 두 사람의 한 호흡을 지켜보았고, 첫 고백이 끝난 뒤 그 자리를 말없이 나왔다. 백작녀가 "어땠어요?"라고 물었을 때, 릴리는 "진짜였어요"라고만 했다. 릴리는 그날의 증인 인장을 조합 사물함 가장 깊은 칸에 두었으며, 후대 증인들은 첫 증인 전에 그 인장을 한 번 손에 쥐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야경등불낭(夜景燈火娘)

    황도 야경 등불 소녀

    야경 거리의 등불을 들고 다니는 소녀

    이 등불, 두 분 지나가실 때까지 끄지 않겠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황도 야경 등불 소녀는 황도 외곽 골목과 산책 거리의 작은 야간 등불을 저녁에 켜고 새벽에 끄는 평민 출신 어린 여성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어깨에 기름병 가방, 손에 긴 점등봉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실 등불지기(220030 황실 등불지기 참고)와는 달리 황궁 바깥의 거리 등불을 담당하며, 황도 사교계 귀족 영애들의 저녁 산책 동선을 한 권 노트에 기록한다.

    황도 야경 등불 소녀가 끄지 않고 두는 등불 하나가 어떤 영애의 첫 고백 자리를 조용히 밝혀준다. 가장 무거운 등불 한 개는 큰 광장 가로등이 아니라, 어떤 영애가 처음으로 손을 내밀 뻔하다 돌아선 골목 끝에서 혼자 밤새 켜져 있는 작은 등불이다.

    선배 소녀가 그 골목 등불을 새벽까지 끄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등불 소녀들의 가장 오래된 규칙입니다. 우리는 새벽보다 그 골목의 한 발자국을 더 오래 기다립니다.

    황도 등불 소녀 조합(黃道燈火組合, 황도 외곽 야간 점등 비공식 조합) 사대 어른 등불 소녀 민나 폰 라테른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밤을 혼자 골목에서 보낸 자이자 한 번도 손님에게 "서두르세요"라고 말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새벽까지 켜진 등불'로 불린다.

    어느 겨울밤, 황실 정혼 메모리스트 도라 폰 에린네룽이 골목 끝 등불 아래에서 한 시간 넘게 혼자 서 있었다. 민나는 그 등불을 끄지 않고 골목 한 바퀴를 돌아왔으며, 새벽 두 시까지 그 등불을 그대로 두었다. 도라는 새벽 두 시에 골목을 나서며 민나에게 "고마워요"라고만 했다. 다음 날 도라의 메모장에는 '황도 골목 등불'이라는 짧은 메모가 생겼고, 그 봄 도라의 메모리스트 첫 기록에는 그 등불 자리가 두 사람 이야기의 첫 한 줄로 적혔다. 민나는 그 골목 등불을 이후로도 항상 가장 마지막에 끄는 관례를 따른다.

  • 황실언니녀(皇室언니女)

    황실 언니 시녀

    어린 영애의 언니처럼 곁을 지키는 시녀

    제가 곁에 있을게요. 오늘 밤 무도회, 무서운 거 맞아요 — 같이 가요.

    황실 언니 시녀는 황궁 내 처음으로 사교 데뷔를 맞이하는 어린 황녀·영애·평민 입궐자 곁에서 첫 무도회 전날부터 당일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자로, 황실 시녀장(230003 황실 시녀장 참고) 바로 아래에 위치한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드레스, 가슴팍에 언니 시녀 인장 브로치, 한 손에 작은 안내 일정표가 표준이다. 본인은 자기가 담당한 어린 영애의 성격·두려움·강점을 한 권 노트에 기록하며 무도회 준비를 돕는다.

    황실 언니 시녀가 있는 자리는 어린 영애들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가장 작은 확인이 된다. 황후도 공작녀도 첫 무도회 전날 밤에는 언니 시녀가 필요했다. 가장 무거운 동행 한 번은 황실 공식 행사 수행이 아니라, 무도회 문 앞에서 어린 영애의 손을 꼭 한 번 잡아주고 놓아주는 그 순간이다.

    선배 언니 시녀께서 그 손을 꼭 한 번 잡아주시고 놓아주셨다는 사실이, 우리 언니 시녀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일정표보다 그 손의 온도를 더 오래 기억합니다.

    황실 언니 시녀 조합(皇室姉侍女組合, 황실 시녀장 산하 공식 조합) 십대 어른 언니 시녀 안나 폰 슈웨스터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첫 무도회 문 앞에 함께 선 자이자 한 번도 먼저 "들어가세요"라고 말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놓아주는 손'으로 불린다.

    황후 엘리아나의 첫 무도회 날, 안나는 엘리아나의 손을 무도회 문 앞에서 꼭 한 번 잡아주었다. 엘리아나가 고개를 들었을 때 안나는 미소만 지었고, 엘리아나는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도회가 끝난 새벽, 엘리아나는 안나에게 "고마워요"라고만 했다. 안나는 그날 일정표에 작은 별표를 그려 두었으며, 수십 년 뒤 황후 엘리아나가 섭정을 마치고 황궁을 나서던 날 안나는 다시 한 번 같은 자리에서 그 손을 잡아주었다. 조합 야사에는 그 두 번의 손이 황궁에서 가장 조용하고 가장 무거운 이야기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 레이스자수녀(레이스刺繡女)

    황도 레이스 자수 장인

    레이스를 한 올씩 짜내는 자수 장인

    이 자수 한 땀, 받으시는 분의 이름 이니셜입니다. 알아보실 거예요.

    황도 레이스 자수 장인은 귀족 영애들의 손수건·편지 봉투·머리장식에 사적인 자수를 놓는 평민 출신 여성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흰 앞치마, 손가락에 골무 자국, 무릎 위에 늘 자수 틀이 얹혀 있다. 본인은 황실 자수 침방 마이스터(230013 자수 침방 마이스터 참고)와는 달리 더 작고 더 사적인 자수 — 이니셜 한 글자, 작은 꽃 한 송이, 의미 있는 날짜 한 줄 — 를 전문으로 한다.

    영애가 손수건에 어떤 이니셜을 넣어달라고 하는지가 그 시즌 그 영애의 가장 솔직한 한 줄이다. 자수 장인은 그 이니셜을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는 것이 직업 규칙이다. 가장 무거운 자수 한 땀은 황실 예복 자수가 아니라, 어떤 영애가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이니셜을 새겨달라고 부탁하는 그 주문 한 줄이다.

    선배 장인께서 그 이니셜 한 글자를 평생 입 밖에 내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레이스 장인들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자수 틀보다 그 침묵을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도 레이스 자수 공방 피안 — 황도 사교계 골목의 아담한 자수 공방 — 의 사대 장인 클라리사 폰 피안 — 공방 역사상 가장 많은 이니셜을 자수로 완성한 자이자 단 한 번도 그 이니셜을 말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공방 야사에서 '말 못 한 이니셜'로 불린다.

    황실 도서관 서기 — 230014 황실 도서관 서기 참고 — 한 명이 손수건에 특정 이니셜을 자수해 달라고 했다. 클라리사는 그 이니셜을 작은 블루벨 꽃 한 송이 안에 숨겨 놓았고, 손수건을 받은 서기는 꽃 한 송이만 보고 돌아갔다. 두 시즌 뒤, 그 이니셜의 주인이 서기에게 "그 손수건에 왜 내 이름 첫 글자가 있어요?"라고 물었다. 서기는 처음에 몰랐다가 꽃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알았으며, 클라리사의 공방 문을 두드리고 "감사해요"라는 짧은 편지를 넣어두었다. 클라리사는 그 편지를 공방 사물함 가장 깊은 칸에 두었으며, 후대 레이스 장인들은 이니셜을 자수할 때 꽃 한 송이 안에 숨기는 관례를 따른다.

  • 야간정원녀(夜間庭園女)

    황실 야간 정원 산책 안내인

    황실 정원의 밤 산책을 안내하는 여인

    이 정원, 밤에는 다른 이름을 가져요. 가르쳐 드릴게요 — 아마 잊지 못하실 거예요.

    황실 야간 정원 산책 안내인은 황궁 후원의 야간 개방 시간 — 황후가 허락한 특별 야간 방문 — 에 귀빈들에게 정원을 안내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드레스, 한 손에 작은 등불, 다른 손에 정원 지도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궁 정원사(220005 황궁 정원사 참고)와 협력하여 야간 정원의 계절별 꽃 상태와 가장 아름다운 야경 자리를 한 권 노트에 기록한다.

    낮의 정원과 밤의 정원은 같은 장소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야간 안내인은 그 이야기를 가장 잘 아는 자다. 가장 무거운 안내 한 번은 황후의 공식 방문 안내가 아니라, 어떤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이 밤 정원 안에서 조용히 멈추는 그 자리를 조용히 지나치는 것이다.

    선배 안내인께서 그 자리를 조용히 지나치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간 안내인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지도보다 그 멈춤의 위치를 더 오래 기억합니다.

    황실 야간 정원 안내인 조합(황궁 정원사 길드 산하의 야간 안내 직군) 팔대 어른 안내인 에리카 폰 나흐트가르텐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야간 정원 안내를 한 자이자 단 한 번도 손님에게 "저기가 가장 아름다운 곳이에요"라고 말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침묵의 안내'로 불린다.

    황실 약혼녀 아말리에와 페르데르호프 대공이 첫 야간 정원 산책을 요청했을 때, 에리카는 정원의 모든 아름다운 자리를 설명하지 않고 두 사람이 스스로 멈추는 자리마다 뒤에서 조용히 등불을 조금 더 밝혔다. 두 사람이 매화나무 아래에서 처음으로 나란히 멈추었을 때, 에리카는 그 자리에서 한 발 물러나 등불을 낮게 들었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이십 분을 서 있었고, 에리카는 그 이십 분을 안내 노트에 "매화나무 아래 이십 분"이라고만 적었다. 후대 야간 안내인들은 손님이 스스로 멈추는 자리에서 한 발 물러나는 관례를 따른다.

  • 편지봉투낭(편지封套娘)

    황도 편지 봉투 제작인

    편지 봉투를 손으로 만들어내는 자

    이 봉투, 한 번 밀봉하면 다시는 안 열려요. 그러니 내용보다 봉투에 더 신경 쓰세요.

    황도 편지 봉투 제작인은 황도의 개인·귀족가·상인들이 사용하는 사적 편지 봉투 — 일반 우편 봉투와는 다른 수작업 봉투 — 를 만드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앞치마, 손에 종이 재단칼과 접착제 붓, 작업대 위에 색색의 종이가 가득하다. 본인은 봉투 주문자의 취향·편지 수신인 관계·계절별 선호 색을 한 권 노트에 기록하고 있다.

    어떤 영애가 처음으로 혼자 봉투 공방을 찾아오면, 제작인은 그 영애가 보낼 편지가 처음임을 먼저 안다. 봉투 하나의 질감과 색이 편지 내용만큼 중요하다. 가장 무거운 봉투 한 장은 황실 친서 봉투가 아니라, 어떤 영애가 세 번 고민하고 고른 작은 봉투 한 장이다.

    선배 제작인께서 그 영애에게 그냥 가장 좋은 봉투를 건네드렸다는 사실이, 우리 봉투 공방의 가장 오래된 전통입니다. 우리는 주문보다 그 망설임을 더 오래 봅니다.

    황도 봉투 공방 쿠베르(Couvert, 황도 구서적 거리 한 모퉁이의 작은 편지 봉투 전문 공방) 삼대 제작인 에마 폰 쿠베르 — 공방 역사상 가장 많은 처음 봉투를 주문한 손님을 기억하는 자이자 한 번도 봉투 가격을 올린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공방 야사에서 '첫 봉투'로 불린다.

    황실 레이스 자수 장인 클라리사 폰 피안이 처음으로 봉투 공방에 왔을 때, 에마는 클라리사가 세 번 다른 봉투를 들었다 놓는 것을 보았다. 에마는 네 번째로 클라리사가 들여다보는 봉투 — 가장 작은 연한 라벤더색 봉투 — 를 말없이 계산대에 올려두었다. 클라리사는 그 봉투에 손수건 한 장을 넣어 황실 도서관 서기에게 보냈고, 에마는 그 봉투 사본 한 장을 공방 서랍 한 칸에 두었다. 후대 봉투 제작인들은 손님이 세 번 망설이는 봉투를 계산대에 올려두는 관례를 따른다.

  • 책읽어주녀(冊읽어주女)

    황도 카페 책 읽어주는 사람

    카페에서 손님에게 책을 읽어주는 여인

    오늘은 이 책의 세 번째 챕터를 읽을게요. 지난주 이어서요 — 기억하시지요?

    황도 카페 책 읽어주는 사람은 황도 야경 카페의 특별 야간 프로그램으로, 매주 한두 번 카페에서 책 한 권을 낭독하는 평민 출신 여성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드레스, 무릎 위에 책이 항상 얹혀 있고, 목소리가 카페 음악가보다 작지만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본인은 손님들의 반응을 읽으며 어느 부분에서 어느 손님의 표정이 달라지는지를 한 권 낭독 노트에 기록한다.

    같은 카페에서 책 낭독 프로그램을 꾸준히 찾는 두 손님이 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다면, 낭독자는 그 두 사람이 아직 말을 건네지 않았음을 먼저 안다. 그래서 낭독자는 때로 특정 챕터를 의도적으로 조금 느리게 읽는다. 가장 무거운 낭독 한 문장은 화려한 무도회 장면이 아니라, 두 손님이 처음으로 서로 고개를 돌려 눈을 맞춘 그 챕터의 마지막 줄이다.

    선배 낭독자께서 그 챕터를 의도적으로 조금 느리게 읽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낭독자들의 가장 오래된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텍스트보다 그 두 사람의 고개 방향을 더 오래 봅니다.

    황도 야경 카페 레 루미에르 — 주인 레옹과 음악가 마르코가 운영하는 그 카페 — 의 삼대 낭독자 이레네 폰 레겔 — 카페 역사상 가장 많은 챕터를 손님 표정에 맞게 읽은 자이자 한 번도 챕터를 건너뛴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카페 야사에서 '느린 챕터'로 불린다.

    황실 정혼 메모리스트 도라와 황도 야경 등불 소녀 민나가 매주 목요일 같은 자리에 앉아 낭독 프로그램을 들었다. 두 사람은 여섯 주 동안 서로 말 한 마디 없이 같은 방향을 향해 앉아 있었다. 일곱 번째 주, 이레네는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려 서로를 보려는 자리 — 챕터 삼의 마지막 문장 — 를 의도적으로 조금 느리게 읽었다. 그 문장이 끝나는 순간 두 사람은 처음으로 같이 웃었고, 이레네는 그 챕터에 작은 별표를 그렸다. 후대 낭독자들은 두 손님의 시선이 맞닿을 것 같은 챕터를 한 템포 느리게 읽는 관례를 따른다.

  • 시집필사희(詩集筆寫姬)

    황도 시집 필사가

    황도의 시집을 손으로 옮겨 적는 필사가의 정점

    이 시집 한 권, 제가 직접 손으로 옮겨 씁니다. 그러니 세상에 한 권밖에 없어요.

    황도 시집 필사가는 한 시대에 단 한 명만 허락되는 자로, 황도의 가장 아름다운 시들을 손으로 직접 옮겨 쓴 수제 시집을 만드는 여성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흰 드레스, 손끝에 잉크 자국, 작업실 창가 자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도 고서점 주인(220031 황도 고서점 주인 참고), 황도 서점 북 큐레이터(230036 황도 서점 북 큐레이터 참고)와 함께 황도 서적 삼인방으로 불리기도 한다.

    황실 외무경도 황실 재무경도 이 필사가의 시집 한 권 앞에서는 잠시 멈춘다. 가격이 없으며, 필사가가 먼저 건네주어야만 받을 수 있다. 황후도 공작녀도 자기 이야기와 가장 닮은 시집을 한 권씩 받았으며, 그 시집은 황궁에서 가장 소중한 한 권이 된다. 진짜 무거운 시집 한 권은 황궁 서고의 고전이 아니라, 필사가가 어떤 영애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처음으로 펜을 드는 그 한 페이지다.

    우리 후대 필사가들이 첫 시집을 시작하기 전에 창가 자리에 잠시 앉아 있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그 창가에서 처음으로 본 것을 쓰라는 뜻이거든요.

    황도 시집 필사가 클로틸데 폰 슈라이브 — 황도 역사상 손으로 쓴 시집을 가장 많이 건네준 자이자 단 한 권도 가격을 받은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황도 야사에서 '첫 페이지의 창가'로 불린다.

    황도 카페 책 읽어주는 사람 이레네 폰 레겔이 클로틸데의 작업실을 처음 방문해 "나를 위한 시집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클로틸데는 바로 답하지 않고 이레네를 창가 자리에 앉혔다. 두 사람은 오후 햇살이 창가를 지나가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녁이 가까워질 무렵 클로틸데가 먼저 펜을 들고 첫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한 달 뒤 이레네에게 건네진 시집의 첫 페이지에는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은 방향을 보았을 때"라는 제목 한 줄만 있었고, 그 다음 페이지부터 그 카페의 두 손님 이야기가 시로 적혀 있었다. 이레네는 그 시집을 낭독 프로그램에서 가장 느린 챕터가 시작되기 전에 조용히 카페 테이블 위에 두었으며, 도라와 민나는 그 시집을 나란히 들여다보다가 처음으로 같이 손을 잡았다. 클로틸데는 작업실 창가 자리에 그날 이후 항상 빈 의자 하나를 두었으며, 후대 필사가들은 첫 시집을 시작하기 전 그 창가에 잠시 앉는 관례를 따른다.

  • 운명신탁존(運命神託尊)

    신탁의 운명

    신의 신탁으로 모든 인연을 결정짓는 운명의 정점

    다른 사람의 운명은 다 그릴 수 있다. 다만 내 운명만은, 끝까지 보이지 않는다.

    신탁의 운명은 한 시대에 단 한 사람에게만 내려지는, "어느 두 사람의 사랑이 이 시대를 바꿀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는 자다. 본인은 평소에는 평범한 사관·신관·예언가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신탁이 내리는 순간 그의 한마디로 정혼·결혼·외교가 다시 짜인다. 신탁의 운명은 자기 자신에게는 절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잔인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매일 다른 사람의 운명을 그려주면서, 자기 자신의 운명만은 끝까지 그릴 수 없다. 가장 정확한 예언자가 가장 외로운 자리에 앉는 이유가, 그 한 줄 규칙 때문이다. 운명을 다루는 자는 자기 운명만큼은 다루지 못한다.

    선대께서 자기 신탁을 끝내 못 보셨다는 사실이, 우리 후대에게는 가장 정확한 한 줄의 예언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신탁을 못 보는 게 신탁의 운명이라는 첫 줄을, 입문 첫날 외웁니다.

    사대 신탁의 운명 라이오 — 신탁관(神託館, 황궁 부속 예언 관청) 역사상 자기 일지를 단 한 줄도 안 남기고 입적한 자 — 의 일화는 신탁관 입문 첫날의 의례로 통한다.

    라이오는 한 시즌 동안 황실 정혼 후보자 일곱 가문의 운명을 한 줄씩 그려 주었고, 그 일곱 줄 가운데 여섯 줄이 그대로 결혼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 한 줄 — 평민 출신 우편 서기 베르탕(황도 야간 우체국 분류원)과 공작가 막내 셀린의 정혼 — 은 황실 의전관 결재에 막혀 한 시즌 미뤄졌다. 라이오는 그 한 시즌을 자기 신탁관 사옥(社屋) 뜰의 작은 매화나무 밑에서 한 호흡씩 기다렸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은 평민 결혼식을 올렸고, 라이오는 그날 새벽 같은 매화나무 밑에서 자기 일지의 마지막 줄을 비워 둔 채 입적했다.

    후대 신탁의 운명들은 즉위 첫 주에 그 매화나무 앞에 한 줄 비운 일지를 한 권씩 남겨두는 관례를 따른다. 사옥 한쪽 벽에는 '비운 한 줄이 가장 무거운 신탁'이라는 라이오의 한 줄 유서가 액자로 걸려 있다.

  • 황실사관경(皇室史官卿)

    황실 사관(史官)

    황실의 모든 사적을 적어 남기는 사관

    이 일지의 별표는 손녀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 한 시대의 진짜 사랑은 거기에 있다.

    황실 사관은 황실의 모든 외교·정혼·결혼·이혼 기록을 정리·보관하는 정식 관직이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사관 배지, 한 손에는 늘 두꺼운 일지가 들려 있다. 본인은 황제·황후·공작·공작녀의 사랑이 어떻게 시작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를 시간순으로 기록하는 자다.

    그래서 사관은 황궁 안에서 가장 많은 비밀을 알면서도 가장 적게 말하는 자다. 진짜 사관은 자기 일지를 자기 손녀에게도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한 시대의 진짜 사랑은 결혼식이 아니라, 사관이 일지 한 줄 옆에 작게 그려둔 별표 하나에 들어 있다.

    선대 사관께서 그 별표 한 개에 자기 평생을 거셨다는 사실이, 우리 사관실 한 줄 윤리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별표를 그릴 때 한 호흡 더 멈추지요.

    십이대 황실 사관 카리타 — 사관실(史官室, 황궁 동편 별관) 역사상 일지 천 권을 자기 손으로 옮겨 적은 유일한 사관 — 의 일화는 '한 별표의 정혼'으로 황궁 안에 길게 남았다.

    카리타는 황제 두 분의 정혼 일지 천 권을 사십 년 동안 정리하면서 한 가문의 결혼식 한 줄 옆에만 작은 별표를 그렸다. 그 별표는 외교적으로 가장 화려한 황실 정혼이 아니라, 평민 출신 약초사 미렐과 공작가 셋째 알레인의 한 시즌 짧은 만남 위에 찍혔다. 두 사람의 정혼은 결국 외교적 사정으로 무산되었지만, 카리타는 그 한 줄을 사관실 일지의 가장 깊은 칸에 그대로 두었다. 사후 그의 후임이 일지를 정리하다 그 별표를 발견했고, 그 자리에 자기 별표를 한 개 더 겹쳐 그려 두었다.

    그날 이후 사관실에서는 별표 한 개를 발견하면 한 개를 더 겹쳐 그리는 의례가 정착되었다. 카리타의 일지 마지막 줄에는 "한 별표는 외로워서, 한 개를 더 겹쳐 둔다"는 한 줄이 적혀 있다.

  • 무도기획사(舞蹈企劃師)

    무도회 기획자

    무도회의 처음과 끝을 짜내는 기획자

    조명 각도 하나가 두 사람의 첫 시선을 결정한다. 그게 진짜 무도회의 시작이지.

    무도회 기획자는 황궁·공작가·고위 귀족가의 무도회 한 회 한 회를 기획하는 직군이다. 좌석 배치·음악 곡 순서·디저트 코스·꽃다발 색까지 모두 그의 결재 라인 위에서 정해진다. 본인은 한 무도회 한 번에 평민 한 마을의 1년치 식량을 쓰지만, 그 무도회 한 번에 한 시대의 정혼 두세 건이 결정된다는 사실로 그 비용을 정당화한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작은 회중시계, 손목에는 음악 박자를 맞추기 위한 메트로놈 모형이 표준이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화려함이 아니라, 무도회장 한 모퉁이에서 두 사람이 처음으로 시선을 맞출 자리의 조명 각도다. 진짜 무도회는 그 한 각도에서 시작된다.

    선대 기획자가 등불 두 개를 한 번 더 흐리게 한 그 모퉁이가, 우리 기획실의 첫 줄 결재 자리입니다. 우리는 그 자리에 평생 한 호흡 더 둡니다.

    칠대 무도회 기획자 도브리 — 황궁 동편 무도회장 백연관(白蓮館) 의 한 시즌 무도회를 사십 회 연속 기획한 자 — 의 일화는 '두 등불의 모퉁이'로 사교계에 길게 남았다.

    어느 봄 무도회에서 도브리는 평민 출신 사관 견습 룬과 외교 사절단 통역 견습 미카가 같은 회랑을 지나간다는 사실을 명단에서 미리 읽었다. 도브리는 회랑 두 번째 모퉁이 등불 두 개의 심지를 일부러 한 줌씩 짧게 잘라 어둠을 한 자국 더 늘렸다. 두 사람은 그 모퉁이에서 한 호흡 멈춰 섰고, 그 한 호흡 안에 처음으로 시선을 맞췄다. 무도회는 그 자리만 빼면 평년의 한 회였지만, 두 사람의 한 시즌 정혼은 그 등불 두 개 위에서 시작되었다. 도브리는 그 등불 두 개의 심지를 무도회 다음 날 손수 회수해 자기 작업실 작은 상자에 넣어 두었다.

    후대 기획자들은 즉위 첫 주에 백연관 회랑 두 번째 모퉁이를 한 번 보러 가는 관례를 따르며, 그 모퉁이의 등불은 늘 한 자국 더 어둡게 다듬어진다.

  • 큐피드매수(큐피드媒手)

    큐피드 (중매인)

    엇갈린 두 사람을 잇는 중매의 손

    다른 사람의 사랑은 다 보입니다. 제 것만 안 보일 뿐이지요 — 큐피드의 직업병입니다.

    큐피드는 정식 황실 중매인 또는 사설 사교 중매인을 일컫는 자로, 한 시즌 동안 누가 누구와 만나야 가장 좋은 외교적·재정적·감정적 결과를 낳는지를 직업적으로 계산한다. 외형은 깔끔한 정복, 한 손에는 늘 작은 카드 묶음(가문도 표·재정 수치·정혼 후보 정보), 다른 손에는 차 한 잔이 표준이다. 본인은 평생 자기 손으로 수천 건의 정혼을 성사시켰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정혼만큼은 늘 미루고 있다.

    "다른 사람의 사랑은 다 보이는데 내 사랑은 안 보인다"는 큐피드 직업의 가장 흔한 직업병이다. 가장 화려한 결혼식에 등장하지 않는 손님이 사실 그 결혼식의 진짜 주인공이다.

    선대 큐피드께서 그 카드 한 장을 끝내 한 번도 못 뽑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후대 중매실의 한 줄 농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카드 한 장을 늘 책상 가장 깊은 칸에 넣어 둡니다.

    황실 중매실(中媒室, 황궁 서편 사교 부속실) 구대 큐피드 사라반 — 평생 정혼 이천 건을 성사시킨 자이자 자기 정혼은 결국 한 번도 안 한 자 — 의 일화는 '책상 깊은 칸의 카드 한 장'으로 사교계에 전해진다.

    사라반은 평생 자기 정혼 후보 카드 한 장을 자기 책상 가장 깊은 칸에 넣어 두고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그 카드의 상대는 같은 중매실 견습 시절의 동기 디오, 평생 단 한 번 같은 무도회 회랑에서 시선을 맞춘 사람이었다. 디오는 사라반보다 일찍 자기 평민 짝꿍과 정혼했고, 사라반은 그 정혼을 직접 자기 손으로 성사시켰다. 사라반은 디오의 결혼식 청첩장을 자기 책상 깊은 칸의 카드 옆에 같이 넣어 두었다. 사라반의 입적 뒤 그 칸을 정리한 후임 큐피드는 카드와 청첩장을 한 묶음으로 묶어 황실 중매실 한쪽 벽에 액자로 걸었다.

    후대 큐피드들은 입사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정혼 후보 카드 한 장을 같이 두고 가는 관례를 따른다.

  • 황실편지부(皇室편지夫)

    황실 편지 배달부

    황실의 편지를 매일 거리에 흘려넣는 배달부

    이 가방 안에 한 시대의 사랑 지도가 있습니다. 봉인은 절대 풀지 않지요.

    황실 편지 배달부는 황궁·공작가·외교 사절단 사이의 친서·청첩장·이별 편지를 배달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우편 정복, 어깨에 작은 가방, 가방 안에는 늘 봉인이 안 된 종이쪽지 몇 장과 봉인된 친서 한 통이 들어 있다. 본인은 그 친서들의 내용을 절대 읽지 않는다는 직업 윤리를 가지고 있지만, 누가 누구에게 어느 시간에 편지를 보내는지를 한 시즌 동안 보면 그 자체가 한 시대의 사랑 지도가 된다.

    그래서 편지 배달부는 어느 큐피드보다도 정확한 사교계 정보원이다. 한 시대의 진짜 결혼식은 무도회장에서가 아니라, 편지 배달부의 가방 안에서 한 통 한 통씩 시작된다.

    선배께서 그 한 통을 한 시즌 늦게 가져다 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간조의 한 줄 격언입니다. 우리는 절대 봉인을 풀지 않지만, 가방 안 순서는 한 호흡 더 봅니다.

    황도 중앙우체국(中央郵, 황궁 정문 앞 큰 우편국) 십팔대 배달부 톰소 — 사십 년 동안 한 통의 친서도 분실하지 않은 평민 출신 배달부 — 의 일화는 '한 시즌 늦은 한 통'으로 우체국 안에 길게 남았다.

    톰소는 어느 겨울 자기 가방 안에 평민 짝꿍 안나(중앙우체국 야간 분류원) 가 자기 자신에게 보낸 한 통의 청첩장이 들어온 사실을 알았다. 안나는 다른 사람과 정혼한 직후였고, 청첩장은 톰소 본인 앞으로 잘못 분류되어 있었다. 톰소는 그 한 통을 한 시즌 동안 자기 가방 안 가장 깊은 칸에 두고, 한 시즌이 지나서야 안나에게 정중히 돌려주었다.

    안나는 그 한 통을 받자마자 톰소 앞에 정혼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한 줄 답신을 적어 같은 가방에 넣었다. 톰소는 그 답신을 자기 다음 야간 회로의 첫 통으로 배달했고, 안나의 결혼식 다음 날 사직했다. 우체국에서는 그날 이후 한 통이 잘못 분류되어 자기 자신에게 도달한 경우, 한 시즌 동안 가방 가장 깊은 칸에 두는 관례가 정착되었다.

  • 운명결매조(運命結매祖)

    운명의 매듭사

    운명의 매듭을 이어 묶는 매듭사의 시조

    두 사람의 실은 이미 같은 매듭 안에 있습니다. 다만 그 매듭이 풀리는 데 한 시대가 걸릴 뿐이지요.

    운명의 매듭사는 한 시대에 단 한 자리만 허락되는 자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인연의 실을 손끝으로 읽고 매듭으로 정리하는 신비한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도포, 가슴팍에 작은 매듭 펜던트, 한 손에 가는 비단실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궁·공작가·평민가의 모든 정혼·결혼·이별의 옛 매듭을 한 표로 외우고 있으며, 한 매듭의 풀림이 한 시대의 외교 라인을 흔든다는 사실도 가장 잘 안다.

    그래서 매듭사는 함부로 매듭을 풀지 않으며, 풀어야 할 자리에서는 한 호흡을 더 둔다. 다만 매듭사 자신의 실은 늘 다른 매듭사가 봐주어야 한다는 잔인한 규칙 때문에, 가장 정확한 매듭사는 평생 자기 매듭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한 시대의 진짜 사랑은 결혼식이 아니라, 매듭사가 한 줄 실을 들고 잠시 멈추는 순간 안에 들어 있다.

    선대께서 자기 매듭을 한 번도 안 보고 가셨다는 사실이, 우리 매듭관의 첫 줄 입문 의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실 한 줄을 후임에게 맡기는 자세부터 배웁니다.

    매듭관(結館, 황도 외곽 옛 신전 자리) 오대 매듭사 노아베르 — 매듭관 역사상 자기 실 한 줄을 끝내 한 번도 안 본 자 — 의 일화는 '두 매듭의 한 시즌'으로 매듭관 안에 길게 남았다.

    노아베르는 평생 자기 실 한 줄을 후임 매듭사 카리민에게 맡겼고, 카리민은 그 실의 매듭이 같은 매듭관의 동기 견습 율에게 닿아 있음을 한 시즌째 새벽에 발견했다. 카리민은 그 매듭을 풀지 않은 채 노아베르에게 한 줄 답을 전했는데, 답은 단 한 줄 — "그 매듭은 풀지 마라" — 였다. 노아베르는 자기 실의 끝을 알지 못한 채 한 시즌 더 매듭관에 머물렀고, 율은 평민 짝꿍과의 약혼을 거쳐 결혼식을 올렸다. 노아베르는 율의 결혼식 다음 날 새벽 매듭관 마당에서 자기 비단실 묶음을 같은 카리민에게 정중히 넘기고 입적했다. 카리민은 그 비단실 묶음의 한 매듭을 끝내 풀지 않고 매듭관 한쪽 벽에 액자로 걸었다.

    후대 매듭사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비단실 한 줄을 같이 두는 관례를 따른다.

  • 황실의전경(皇室儀典卿)

    황실 의전관

    황실의 모든 격식을 정하는 의전관

    정혼 발표는 다섯 시 정각, 햇살이 회랑 두 번째 기둥에 닿을 때입니다. 그 시점이 흐트러지면 한 시대가 흐트러집니다.

    황실 의전관은 황궁의 모든 의식 — 정혼 발표·약혼식·결혼식·황실 다과회 — 의 순서·동선·예법을 결정하는 정식 관직이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의전 휘장, 한 손에 작은 식순 두루마리와 회중시계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의식의 옛 식순·옛 분기 결재·금기 동선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정혼 한 건의 발표 시각이 의전관의 결재로 30분 늦춰지면, 그 한 건의 외교적 무게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사실이 황궁 안에 공공연한 규칙이다. 사실 의전관이 가장 오래 다듬는 것은 화려한 의식이 아니라, 결혼식 당일 두 사람이 처음 마주 보는 한 발자국의 거리다. 그 한 발자국이 한 시대의 결혼식을 결정한다.

    선대 의전관께서 그 한 발자국을 평생 다듬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의전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식순 한 칸보다 그 한 발자국에 한 호흡을 더 둡니다.

    의전실(儀典室, 황궁 정전 옆 본관) 십육대 의전관 발레르 — 평생 황실 결혼식 일흔 회의 식순을 한 줄도 어긋나지 않게 결재한 자 — 의 일화는 '한 발자국 다섯 치'로 황궁 안에 공공연하다.

    발레르는 한 황실 결혼식 당일 두 사람의 첫 마주봄 거리를 정해진 식순보다 다섯 치 더 좁혀 다듬었다. 그 다섯 치는 황실 정혼 협상 대신이 한 시즌 미뤘던 한 줄 양보의 거리와 같았고, 두 사람의 첫 호흡이 그 다섯 치 안에 정확히 맞았다. 결혼식이 끝난 새벽, 황제는 발레르를 따로 불러 그 다섯 치의 결재가 누구의 한 줄이었는지를 물었다. 발레르는 답 대신 자기 식순 두루마리의 마지막 줄을 황제께 보여 드렸고, 거기에는 "두 사람이 한 호흡 더 가까이 설 자리"라는 한 줄만 적혀 있었다. 황제는 그 두루마리에 자기 한 줄 결재를 더해 의전실 한쪽 벽에 액자로 걸도록 명했다.

    후대 의전관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회중시계를 한 호흡 멈춰 두는 관례를 따른다.

  • 약혼협상사(約婚協商士)

    약혼 협상 대신

    두 가문의 약혼 조건을 맞춰내는 대신

    지참금은 숫자로 다투지 않습니다. 다투면 그 결혼은 시작 전에 이미 끝납니다. 우리는 한 줄 명분으로 다투지요.

    약혼 협상 대신은 두 가문 사이의 정혼 조건 — 지참금·작위 승계·영지 분할·종교 의식 — 을 정중하게 협상하는 정식 외교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어깨에 가문도 두루마리, 가슴팍에 협상 인장, 한 손에 작은 차잔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의 옛 정혼 조건·옛 분기 협상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그래서 황실 의전관이 결혼식 한 시간을 결정한다면, 협상 대신은 그 결혼식이 가능하게 된 옛 한 줄 합의를 결정한다. 가장 무거운 협상은 큰 지참금이 아니라, 두 가문이 처음 한 자리에 차를 함께 마실 수 있게 만드는 한 줄 양보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협상 대신의 손목에는 인장 자국보다 차잔을 잡은 굳은살이 더 진하다.

    선대께서 그 한 줄 양보를 일곱 시진 다듬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협상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차잔을 들기 전에 그 일곱 시진을 한 호흡 떠올립니다.

    협상실(協商室, 황궁 외교 부속 별관) 십대 협상 대신 미렐다 — 두 가문의 영지 분쟁이 걸린 정혼 한 건을 일곱 시진 동안 한 줄 양보로 끝낸 자 — 의 일화는 '일곱 시진 한 줄'로 외교계에 길게 남았다.

    카르돈 공작가와 베레인 공작가 — 황도 동단의 영지가 한 줄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가문 — 의 정혼 협상은 사십 년 동안 일곱 번 좌절되었다. 미렐다는 협상 자리에 들어가기 전 일곱 시진 동안 차밭에 앉아 두 가문의 옛 정혼 협상 일곱 건의 옛 한 줄을 한 줄씩 옮겨 적었다. 협상 자리에서 미렐다가 던진 한 줄 양보는 "강의 다리는 두 가문이 한 해씩 번갈아 관리한다"였다.

    두 공작 가주는 그 한 줄에 자기 차잔을 동시에 내려놓았고, 정혼은 그 자리에서 결재되었다. 미렐다는 그 한 줄을 자기 협상 일지 가장 깊은 칸에 넣어 두고 평생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협상실에서는 그날 이후 협상 자리 직전 일곱 시진을 차밭에 앉는 관례가 정착되었다.

  • 외교봉인사(外交封印士)

    외교 친서 봉인관

    외교 친서에 봉인을 찍는 봉인관

    이 봉인 한 줄이 두 나라의 다음 한 시즌을 결정합니다. 그러니 흥정은 받지 않지요. 봉인은 한 번뿐입니다.

    외교 친서 봉인관은 황실과 인접 왕실·공작가 사이의 친서를 정밀히 봉인하고 검수하는 정식 관직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봉인 인장, 한 손에 작은 봉랍 도구와 다른 손에 정밀 자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친서의 옛 봉인 위치·옛 분기 봉인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봉인이 정확히 같은 위치에 같은 각도로 찍혀야 친서가 위조되지 않았다는 증명이 되기에, 봉인관은 평생 같은 한 자세를 다듬는다. 정식 외교는 친서의 내용보다 봉인 한 줄의 정확함 위에서 굴러가며, 큐피드의 사교 중매와는 다른 결의 사랑 — 두 가문의 차분한 약속 — 이 그 봉인 안에 들어 있다. 가장 무거운 봉인은 큰 외교 친서가 아니라, 평생 처음 약혼한 어린 공자가 다른 공작가에 보내는 떨리는 한 줄 친서 위에 있다.

    선대께서 떨리는 한 줄 위에 봉인을 한 호흡 늦춰 찍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봉인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봉랍을 데우는 시간보다 그 한 호흡을 더 길게 둡니다.

    봉인실(封印室, 황궁 외교 부속 별관 동편) 십이대 봉인관 알도르 — 평생 외교 친서 사천 통의 봉인을 한 자도 어긋나지 않게 찍은 자 — 의 일화는 '한 호흡 늦은 봉인'으로 외교계에 전해진다.

    어느 봄날 황도 외곽 발란 공작가의 어린 공자 미온이 옆 영지 셀린 공작가의 견습 사관 라네에게 평생 첫 친서를 보냈다. 친서는 외교 분량으로 분류되어 알도르의 책상에 올라왔고, 알도르는 그 한 줄이 어린 공자의 떨리는 글씨임을 한 호흡에 알아챘다. 알도르는 봉랍을 한 번 더 데우고, 정해진 봉인 시각을 일부러 한 시진 늦게 결재했다.

    한 시진 동안 그는 친서 봉투의 떨림이 잦아들 때까지 봉투를 자기 책상에 그대로 두었다. 봉인이 찍힌 친서가 셀린 공작가에 도착했을 때, 라네는 그 한 시진의 차이를 한 호흡에 읽어내고 정중한 한 줄 답신을 같은 봉인관에 맡겼다. 봉인실에서는 그날 이후 어린 공자의 첫 친서는 봉인 시각을 한 시진 늦추는 관례가 정착되었다.

  • 대성당서약(大聖堂誓約)

    대성당 서약 사제

    대성당에서 두 사람의 서약을 받는 사제

    서약은 신 앞에서 한 번, 두 사람 앞에서 한 번, 자기 자신 앞에서 한 번. 세 번 모두 같아야 한 시대의 결혼식이 됩니다.

    대성당 서약 사제는 황실·공작가·고위 귀족가의 결혼 서약을 정식으로 집전하는 사제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흰 사제복, 가슴팍에 작은 서약서 묶음, 한 손에 가는 은빛 종이 한 장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서약의 옛 한 줄·옛 분기 서약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서약 사제는 결혼식 당일 두 사람의 호흡이 세 번 모두 같은지 — 신 앞에서·두 사람 앞에서·자기 자신 앞에서 — 를 가장 가까이서 본다. 그래서 결혼식 사진의 화려한 한 장면 뒤에는, 사제가 두 사람의 떨리는 손을 한 번 더 잡아주는 작은 한 줄이 있다. 가장 무거운 서약은 큰 결혼식이 아니라, 사제가 두 사람을 향해 "다시 한 번 천천히"라고 말하는 그 짧은 한 호흡 위에 있다.

    선대 사제께서 그 한 호흡을 평생 다듬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서약대의 첫 줄 입문 의례입니다. 우리는 서약서 한 줄보다 그 한 호흡 자리를 먼저 외웁니다.

    백연 대성당(白蓮大聖堂, 황도 정중앙 큰 성당) 십팔대 서약 사제 베르난 — 평생 결혼식 일천 회를 집전한 자이자 한 번도 서약 한 줄을 빠뜨리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다시 한 번 천천히'로 성당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가을 베르난은 평민 출신 약초사 견습 칼릭과 사관실 견습 미렐이 서약대 앞에서 첫 호흡을 동시에 놓치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떨림에 서약서 첫 줄을 한 박자 빠르게 읊었고, 베르난은 자기 은빛 종이 한 장을 두 사람 사이에 정중히 내려놓고 "다시 한 번 천천히"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 한 호흡 안에 서로의 손을 한 번 더 잡았고, 두 번째 시도 만에 서약 세 줄을 같은 호흡으로 마쳤다.

    결혼식이 끝난 새벽, 두 사람은 그 은빛 종이를 정중히 베르난에게 돌려주었고, 베르난은 그 종이를 자기 서약서 묶음 가장 깊은 칸에 넣어 두었다. 베르난의 입적 뒤 그 종이는 백연 대성당 한쪽 벽에 액자로 걸렸으며, 후대 서약 사제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은빛 종이 한 장을 같이 두는 관례를 따른다.

  • 향수조향사(香水調香師)

    향수 조향사

    사교계의 향을 짓는 조향사

    이 향은 두 사람 모두에게 안 어울립니다. 그래서 다음 무도회에 추천드립니다 — 어울리지 않는 향이 가끔 가장 오래 남거든요.

    향수 조향사는 황궁·공작가·사교계 인사들의 개인 향수를 의뢰받아 조합하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시향 띠, 한 손에 정밀 스포이트와 다른 손에 작은 향료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향료의 옛 배합·옛 분기 조향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사실 두 사람이 같은 무도회장에서 처음 시선을 맞추는 자리는 조명 각도뿐 아니라 두 사람의 향이 한 번 겹치는 그 한 자리이며, 그 한 자리를 다듬는 자가 조향사다. 그래서 무도회 기획자가 좌석 배치를 다듬는다면, 조향사는 두 좌석 사이의 한 줄 공기를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조향은 화려한 향수가 아니라, 한 시즌 후에도 누군가의 회랑에 남아 있는 옅은 한 줄 잔향 위에 있다.

    선대 조향사께서 어울리지 않는 향 한 방울을 일부러 남기셨다는 사실이, 우리 조향대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한 시즌 후를 한 호흡 더 길게 봅니다.

    황도 조향대(調香臺,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의 큰 조향 공방) 사대 조향사 율린 — 평생 향수 삼천 병의 배합을 한 호흡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어울리지 않는 한 방울'로 사교계에 전해진다.

    어느 무도회 시즌 율린은 평민 출신 야간 정원 관리인 모란과 외교 통역 견습 카르옌의 향수를 같은 주에 의뢰받았다. 두 사람은 같은 무도회장 같은 회랑을 지나갈 예정이었지만, 두 향은 정확히 한 줄 어긋나도록 조합되어 있었다. 율린은 두 향에 일부러 같은 한 방울 — 가공의 야생 매화 잔향 — 을 한 자국씩 더해 두었다. 무도회 당일 두 사람은 두 좌석 사이의 회랑 한 모퉁이에서 한 호흡 멈췄고, 두 사람의 향이 그 매화 한 방울 위에서 한 줄로 겹쳤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율린은 자기 작업실의 매화 향료병에 작은 별표 한 개를 그려 두었다.

    후대 조향사들은 매화 향료병에 별표 한 개를 더 그리는 의례를 따른다.

  • 사교칼럼사(社交칼럼師)

    사교계 가십 칼럼니스트

    사교계의 가십을 글로 옮기는 칼럼니스트

    기사 1단에는 진실, 2단에는 추측, 3단에는 살짝 위로. 그게 사교계 칼럼의 한 줄 윤리입니다.

    사교계 가십 칼럼니스트는 황도의 주간지·일간지에 사교계 인사들의 정혼·약혼·이별 소식을 정중히 옮겨 적는 평민 출신 작가다. 외형은 단정한 외투, 가슴팍에 작은 기자 인장, 한 손에 작은 노트와 다른 손에 잘 깎은 펜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사교계 인사의 옛 일정·옛 분기 가십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칼럼 한 줄이 한 가문의 정혼을 가속시키거나 늦출 만큼의 무게를 가지기에, 칼럼니스트는 출판 직전 한 번 더 펜을 멈춘다. 한 줄 가십이 누군가의 다음 시즌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가장 잘 아는 자가, 그래서 가장 정중한 한 줄을 쓴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황실 정혼 발표가 아니라, 평민 평론가가 처음 사교계에 등장한 어린 공자에게 보내는 한 줄 격려 위에 있다.

    선배께서 그 한 줄 격려를 출판 직전에 한 번 더 다듬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편집부의 첫 줄 윤리입니다. 우리는 펜을 든 시간보다 멈춘 시간을 더 깊이 셉니다.

    황도 사교 주간지(社交週刊紙, 황도 동편 거리의 큰 가십지) 십이대 칼럼니스트 페른 — 사십 년 동안 한 줄도 정정 기사를 낸 적 없는 평민 출신 작가 — 의 일화는 '한 줄 격려의 새벽'으로 편집부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가을 페른은 어린 공자 알레인이 처음 사교계 데뷔 무도회에 등장한 직후, 그가 한 박자 늦게 회전한 사실을 명단에서 읽었다. 다른 칼럼들은 그 한 박자를 두고 두 단(段) 짜리 비웃음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페른은 자기 칼럼 3단에 "첫 회전은 한 박자 늦어야 깊다"는 한 줄 격려를 적었다. 출판 직전 페른은 자기 펜을 한 시진 멈춘 채 그 한 줄을 다섯 번 다시 읽었고, 결국 그대로 출판했다. 알레인은 다음 무도회에서도 한 박자 늦게 회전했지만, 그 한 박자가 그의 첫 정혼 상대 — 평민 출신 통역관 견습 미카 — 와 시선을 맞추는 한 호흡이 되었다. 두 사람의 약혼식 청첩장은 페른의 책상에 가장 먼저 도착했고, 페른은 그 청첩장을 자기 칼럼 노트의 가장 깊은 칸에 액자로 넣었다.

    후대 칼럼니스트들은 출판 직전 한 시진 펜을 멈추는 관례를 따른다.

  • 결혼예복사(結婚禮服師)

    결혼 예복 재단사

    결혼 예복을 짓는 재단사

    예복 한 벌의 핀 자국은 평생 남습니다. 그래서 핀 한 번 꽂는 데도 두 사람의 호흡을 같이 봅니다.

    결혼 예복 재단사는 황실·공작가·고위 귀족가의 결혼 예복을 의뢰받아 정밀히 재단하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줄자, 한 손에 가는 핀 묶음과 다른 손에 정밀 가위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예복의 옛 재단·옛 분기 가봉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예복 한 벌은 결혼식 당일 한 번만 입혀지지만, 그 한 벌을 다듬는 데 한 시즌이 걸리며 그 한 시즌 동안 재단사는 두 사람의 어깨 호흡을 가장 가까이서 본다. 그래서 가장 정확한 가봉은 큰 예복이 아니라, 떨고 있는 의뢰자 옆에서 핀 한 개를 한 호흡 늦게 꽂아주는 손길 위에 있다. 결혼식 사진에 재단사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사진 속 모든 어깨 선이 그의 한 줄 결재 위에 있다.

    선대께서 핀 한 개를 한 호흡 더 늦게 꽂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재단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줄자보다 그 한 호흡을 먼저 외웁니다.

    황도 재단실(裁斷室,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 큰 공방) 칠대 재단사 마디나 — 평생 결혼 예복 이천 벌의 가봉을 한 호흡 늦게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핀 한 개의 새벽'으로 공방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가을 마디나는 평민 출신 우편 분류원 베르탕과 견습 사관 셀린의 결혼 예복을 동시에 의뢰받았다. 두 사람은 가봉 자리에 같이 와서 한 호흡씩 떨었고, 마디나는 두 사람의 어깨에 첫 핀을 꽂기 전에 한 시진을 그대로 두었다. 한 시진 동안 두 사람은 자기 어깨의 떨림을 한 호흡 가라앉혔고, 마디나는 그제야 첫 핀을 한 호흡 늦게 꽂았다. 결혼식 당일 두 사람의 어깨 선은 사진 속에서 한 줄로 정확히 닿아 있었으며, 두 사람은 그 사진을 마디나의 작업실 벽에 액자로 걸어 두었다. 마디나는 그 액자 옆에 자기 첫 핀 한 개를 같이 걸어 두고 평생 다른 작업에 쓰지 않았다.

    후대 재단사들은 첫 가봉 자리에 한 시진을 비워 두는 관례를 따른다.

  • 야간정원사(夜間庭園師)

    야간 정원 관리인

    황실의 밤 정원을 가꾸는 관리인

    이 회랑 끝 등불 한 개는 일부러 흐립니다. 두 분이 거기서 잠시 숨을 고르시거든요.

    야간 정원 관리인은 황궁·공작가의 야간 정원·회랑·달빛 산책로의 등불·꽃·물길을 정중히 관리하는 평민 출신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어깨에 작은 등불 도구 가방, 한 손에 정밀 가위와 다른 손에 작은 손등불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정원의 옛 길·옛 분기 등불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무도회 기획자가 무도회장 한 모퉁이를 다듬는다면, 정원 관리인은 무도회 후 두 사람이 잠시 빠져나가는 회랑 끝 한 자리를 다듬는다. 그래서 한 시즌의 가장 중요한 두 시선은 무도회장이 아니라 그 회랑 끝의 흐린 등불 한 자리에서 처음 닿는다. 가장 무거운 한 자리는 화려한 분수대가 아니라, 일부러 한 자국 흐려 둔 그 작은 등불 한 줄 위에 있다.

    선대 관리인께서 회랑 끝 등불을 일부러 한 자국 흐려 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간조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등심을 자르기 전에 회랑 끝을 한 호흡 더 봅니다.

    황궁 동편 야간 정원 청월원(淸月園, 황궁 동편 회랑 끝의 작은 정원) 십삼대 관리인 토르낙 — 평생 정원 등불 사천 개의 심지를 한 자국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회랑 끝 한 등불'로 정원관 안에 전해진다.

    어느 봄 토르낙은 무도회 명단에서 평민 출신 견습 사관 라네와 외교 통역 견습 카르옌이 같은 무도회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미리 읽었다. 토르낙은 청월원 회랑 끝 마지막 등불 한 개의 심지를 손가락 한 마디만큼 짧게 잘라 어둠을 한 자국 더 늘렸다. 두 사람은 무도회 후 회랑을 빠져나오다 그 등불 자리에서 한 호흡 멈춰 섰고, 그 한 호흡 안에 처음으로 시선을 맞췄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토르낙은 그 등불 한 개를 자기 작업실 작은 상자에 넣어 두었다. 토르낙의 입적 뒤 그 상자는 청월원 한쪽 벽에 액자로 걸렸으며, 후대 관리인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손등불 하나를 같이 두는 관례를 따른다.

  • 청첩필사인(請牒筆寫人)

    청첩장 캘리그라퍼

    청첩장을 손글씨로 짓는 캘리그라퍼

    이 한 자(字)에 두 사람의 한 시대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흥정은 받지 않습니다.

    청첩장 캘리그라퍼는 황실·공작가·고위 귀족가의 청첩장 한 장 한 장에 손글씨를 정밀히 쓰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인장, 한 손에 가는 붓과 다른 손에 정밀 잉크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청첩장의 옛 글씨체·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청첩장 한 장은 손님 한 명에게 한 번만 도착하지만, 그 한 장의 한 자(字)에 두 사람의 한 시대가 압축되어 있다. 그래서 캘리그라퍼는 청첩장 한 장을 쓰기 전에 두 사람의 옛 정혼 일지를 한 번 더 읽는다. 가장 무거운 한 자는 큰 황실 청첩장이 아니라, 평민 짝꿍이 처음 결혼하는 어린 두 사람의 작은 청첩장 위에 적힌 두 이름의 첫 글자다.

    선대께서 두 이름의 첫 글자를 한 호흡 더 천천히 쓰셨다는 사실이, 우리 필방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붓을 들기 전에 정혼 일지를 한 번 더 봅니다.

    황도 필방(筆房,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 큰 캘리그라피 공방) 사대 캘리그라퍼 미라엔 — 평생 청첩장 일만 장의 첫 글자를 한 자국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두 이름의 한 자'로 필방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미라엔은 평민 출신 정원 관리인 견습 모란과 도서관 사서 견습 칼릭의 청첩장 의뢰를 받았다. 두 사람의 정혼 일지에는 큰 외교적 한 줄이 없었지만, 두 이름이 같은 도서관 야간 회로에서 한 시즌 동안 같은 자리를 오갔다는 작은 한 줄이 있었다. 미라엔은 그 한 줄을 한 시진 동안 다시 읽고, 두 이름의 첫 글자를 다른 청첩장보다 한 호흡 더 천천히 썼다. 청첩장이 도착한 결혼식 당일, 두 사람은 그 첫 글자를 한 호흡씩 같이 손가락으로 더듬었다고 후대에 전해진다. 두 사람은 결혼식 다음 날 그 청첩장을 미라엔에게 정중히 돌려주었고, 미라엔은 그 한 장을 자기 필방 한쪽 벽에 액자로 걸어 두었다.

    후대 캘리그라퍼들은 첫 글자를 쓸 때 한 호흡 더 천천히 쓰는 관례를 따른다.

  • 무도지휘사(舞蹈指揮師)

    무도회 악단 지휘자

    무도회 악단을 이끄는 지휘자

    두 분이 처음 마주 보는 한 박자, 그 한 박자는 제가 늦춥니다. 무도회의 진짜 음악은 그 한 호흡 안에 있습니다.

    무도회 악단 지휘자는 황궁·공작가의 무도회 한 회 한 회의 음악 곡 순서·박자·호흡을 정중히 결정하는 평민 출신 음악가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작은 박자 메달, 한 손에 가는 지휘봉과 다른 손에 작은 식순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무도회의 옛 곡 순서·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무도회 기획자가 좌석을 배치하면, 지휘자는 그 좌석 사이의 한 박자를 다듬는다. 그래서 두 사람이 처음 마주 보는 한 박자가 한 박자 늦거나 빠르면, 그 무도회 한 회의 한 시즌이 흔들린다. 가장 무거운 한 박자는 큰 황실 무도회가 아니라, 평민 출신 어린 손님이 처음 마주 보는 그 한 호흡 위에 있다.

    선대 지휘자께서 그 한 박자를 일부러 늦추셨다는 사실이, 우리 악단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박자보다 그 호흡 한 자리를 먼저 외웁니다.

    황궁 무도 악단 청풍악단(淸風樂團, 황궁 정전 부속 무도회 전속 악단) 구대 지휘자 메이로 — 평생 무도회 사천 회의 박자를 한 호흡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한 박자 늦춘 회랑'으로 악단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봄 메이로는 평민 출신 견습 점성가 라이오노스와 견습 약혼 통역관 미카르의 첫 데뷔 무도회를 지휘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첫 곡의 첫 박자에서 한 호흡씩 떨었고, 메이로는 자기 지휘봉을 일부러 한 박자 늦게 내렸다. 한 박자가 한 호흡씩 늘어나자 두 사람은 떨림을 한 호흡 가라앉혔고, 두 번째 곡부터 같은 박자에 정확히 맞춰 회전했다. 메이로는 무도회가 끝난 새벽 자기 지휘봉의 끝에 작은 별표 한 개를 새겨 두었고, 그 자국은 평생 같은 자리에 남았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메이로는 자기 지휘봉을 정중히 청풍악단 한쪽 벽에 액자로 걸어 두었다.

    후대 지휘자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지휘봉을 한 호흡 늦게 한 번 더 다듬는 관례를 따른다.

  • 꽃다발전령(꽃다발傳令)

    꽃다발 전령

    꽃다발을 들고 거리를 누비는 전령

    이 꽃다발은 무도회장 두 번째 회랑에서, 정확히 다섯 시 정각에 건네집니다. 그게 한 시즌의 시작이지요.

    꽃다발 전령은 황실·공작가·사교계 인사들의 꽃다발을 정중한 시각·정확한 자리에 직접 건네는 평민 출신 운반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어깨에 작은 꽃 보호 가방, 한 손에 정밀 가위와 다른 손에 작은 식순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꽃다발의 옛 도착 시각·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꽃다발 한 묶음의 도착 시각이 5분 늦거나 빠르면, 그 한 시즌의 정혼 한 건의 첫 인상이 흔들린다. 그래서 꽃다발 전령은 황실 의전관과 거의 같은 회중시계를 평생 쓴다. 가장 무거운 한 묶음은 큰 황실 정혼 꽃다발이 아니라, 처음 사교계에 등장한 어린 손님이 처음 받는 작은 한 송이 위에 있다.

    선배께서 그 한 송이를 한 호흡 더 늦게 건네셨다는 사실이, 우리 화훼방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회중시계보다 그 한 호흡을 먼저 봅니다.

    황도 화훼방(花卉房,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 큰 꽃집) 칠대 전령 시리스 — 평생 꽃다발 일만 묶음을 한 호흡 차이로 정확히 건넨 자 — 의 일화는 '한 송이의 다섯 시'로 화훼방 안에 전해진다.

    어느 봄 시리스는 어린 평민 손님 알레인의 첫 사교 데뷔 무도회에 작은 매화 한 송이 꽃다발을 정확한 다섯 시 정각에 건네야 했다. 회랑에는 다른 큰 황실 꽃다발이 동시에 도착할 예정이었고, 알레인의 작은 한 송이는 묻힐 위험이 있었다. 시리스는 자기 회중시계를 일부러 한 호흡 늦게 멈추고, 큰 꽃다발이 다 건네진 뒤에 알레인 옆에 한 송이를 정중히 내려놓았다. 알레인은 그 한 송이를 한 시진 동안 자기 손에 들고 회랑을 돌았고, 그 회랑에서 견습 통역관 미카와 처음 시선을 맞췄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시리스는 그 매화 한 송이의 마른 잎을 자기 작업실 벽에 액자로 걸어 두었다.

    후대 전령들은 큰 꽃다발 다음 한 호흡을 비워 두는 관례를 따른다.

  • 약혼반지공(約婚반지工)

    약혼 반지 세공사

    약혼 반지를 한 알씩 세공하는 자

    반지 안쪽에 새기는 한 줄은 평생 한 사람만 봅니다. 그래서 가장 정성껏 다듬습니다.

    약혼 반지 세공사는 황실·공작가·평민 사교계 인사들의 약혼 반지를 정밀히 다듬어 새기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보석 거울, 한 손에 정밀 끌과 다른 손에 작은 망치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반지의 옛 새김·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반지 안쪽에 새기는 한 줄은 평생 한 사람만 보는 글이기에, 세공사는 그 한 줄을 새기기 전에 의뢰자에게 한 번 더 호흡을 권한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보석 반지가 아니라, 평민 짝꿍이 처음 새기는 작은 은반지 안쪽의 떨리는 한 글자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세공사의 손목에는 끌 자국보다 잠시 멈춘 호흡의 굳은살이 더 진하다.

    선대께서 끌을 들기 전에 의뢰자에게 한 호흡을 권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세공방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한 줄을 새기기 전에 같이 한 호흡을 멈춥니다.

    황도 세공방(細工房,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 작은 보석 공방) 사대 세공사 노리엔 — 평생 약혼 반지 삼천 개의 한 줄을 한 자국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떨리는 한 글자'로 세공방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노리엔은 평민 출신 마차 대기원 견습 토르와 점등원 견습 안나의 작은 은반지 두 개를 의뢰받았다. 두 사람은 새길 한 줄을 정하지 못한 채 같이 작업대 앞에 한 시진을 앉아 있었고, 노리엔은 끌을 들지 않은 채 같이 한 시진을 그대로 기다렸다. 한 시진이 지난 새벽, 안나가 종이에 한 글자 — '약(約)' — 만 적어 노리엔에게 건넸다.

    노리엔은 두 반지 안쪽에 그 한 글자를 한 호흡씩 천천히 새겼고, 두 글자는 한 자국 차이로 거의 같은 모양이 되었다. 두 사람은 그 반지를 자기 약혼식 당일 같이 손가락에 끼었고, 결혼식 다음 날 노리엔의 작업대 위에 작은 종이 한 장 — 처음 적은 그 '약' 자 — 을 정중히 놓고 갔다. 노리엔은 그 종이를 자기 작업대 한쪽 벽에 액자로 걸었으며, 후대 세공사들은 그 액자 앞에 자기 끌을 한 호흡 멈춰 두는 관례를 따른다.

  • 야간분류부(夜間分類夫)

    우체국 야간 분류원

    우체국의 밤편지를 나누는 분류원

    낮 편지는 외교, 야간 편지는 사랑. 그래서 야간 분류는 천천히 합니다.

    우체국 야간 분류원은 황도 우체국에서 야간에 도착한 친서·청첩장·이별 편지를 수취인별로 정중히 분류하는 평민 출신 직원이다. 외형은 단정한 우편 정복, 가슴팍에 작은 분류 인장, 한 손에 분류용 작은 가위와 다른 손에 작은 식순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야간 편지의 옛 도착 시각·옛 분기 분류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야간에 도착한 편지의 절반이 사랑 편지라는 사실은 우체국 안에 공공연한 격언이며, 그래서 야간 분류원은 같은 두 이름이 한 시즌에 몇 번 오가는지를 누구보다 먼저 안다. 황실 편지 배달부가 한 통의 친서를 들고 길을 떠난다면, 야간 분류원은 그 친서가 처음 같은 칸에 놓이는 한 줄 자리를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한 분류는 큰 외교 친서가 아니라, 두 평민 짝꿍 사이를 한 시즌 내내 오가는 작은 한 통의 편지 위에 있다.

    선배께서 같은 두 이름의 편지를 같은 칸에 천천히 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간조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분류 인장보다 그 한 호흡을 먼저 봅니다.

    황도 중앙우체국 야간 분류실(夜間分類室, 중앙우체국 지하 큰 작업실) 십대 분류원 데안 — 사십 년 동안 한 통의 편지도 잘못 분류한 적 없는 평민 출신 직원 — 의 일화는 '같은 칸의 한 시즌'으로 우체국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가을 데안은 같은 두 이름 — 평민 출신 야간 정원 관리인 모란과 도서관 사서 칼릭 — 의 편지가 한 시즌 동안 칠 회 같은 분류 칸에 도착하는 사실을 한 호흡에 알아챘다. 데안은 두 사람의 편지 칠 회를 모두 같은 칸의 가장 위에 천천히 두었고, 두 사람의 편지가 한 시즌 내내 한 자리에서 만났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두 사람은 그 일곱 통을 한 묶음으로 묶어 데안에게 정중히 돌려주었다.

    데안은 그 일곱 통을 자기 분류실 한쪽 벽에 액자로 걸어 두고 평생 다른 분류에 쓰지 않았다. 데안의 입적 뒤 그 액자는 황도 중앙우체국 본관 한쪽 벽으로 옮겨졌으며, 후대 분류원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분류 인장을 한 호흡 멈춰 두는 관례를 따른다.

  • 마차대기부(馬車待機夫)

    마차 대기원

    황실 마차 옆에서 대기하는 자

    무도회 끝나고 한 시간, 같은 회랑 두 번째 기둥 옆. 두 분 마차는 거기서 만납니다 — 우연이 아닙니다.

    마차 대기원은 황궁·공작가·무도회장 입구에서 손님들의 마차 도착 순서·하차 자리·귀가 시각을 정중히 안내하는 평민 출신 직원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작은 안내 인장, 한 손에 작은 명단 두루마리와 다른 손에 작은 등불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무도회의 옛 마차 순서·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무도회 기획자가 좌석을 배치하고, 야간 정원 관리인이 회랑 등불을 흐리고, 마차 대기원은 마지막으로 두 마차의 도착 시각을 한 호흡씩 어긋나게 둔다. 그래서 한 시즌의 가장 중요한 두 손님은 무도회장 안이 아니라, 마차 대기 줄에서 처음으로 우연히 마주친다. 가장 무거운 한 줄 안내는 큰 황실 마차가 아니라, 그 우연이 우연이 아니게 만드는 작은 한 줄 결재 위에 있다.

    선배께서 두 마차의 도착 시각을 한 호흡 어긋나게 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마차 대기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명단보다 그 한 호흡을 먼저 봅니다.

    황궁 정문 마차 대기실(馬車待機室, 황궁 정문 동편 작은 부속실) 십이대 대기원 카르노 — 사십 년 동안 마차 일만 대의 도착 순서를 한 호흡 차이로 정확히 안내한 자 — 의 일화는 '두 번째 기둥 옆 한 시진'으로 대기실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가을 카르노는 평민 출신 점등원 견습 안나와 외투 보관원 견습 토르의 마차가 같은 무도회 종료 시각에 도착할 예정임을 명단에서 미리 읽었다. 카르노는 두 마차의 도착 시각을 일부러 한 호흡 어긋나게 두고, 두 사람을 같은 두 번째 기둥 옆 한 자리에서 한 시진 동안 같이 기다리게 했다. 두 사람은 그 한 시진 안에 처음으로 같은 등불 아래에서 시선을 맞췄고, 한 호흡씩 떨던 손을 같이 한 번 잡았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카르노는 자기 작은 등불 한 개를 정중히 두 번째 기둥 옆 자리에 걸어 두었다. 카르노의 입적 뒤 그 등불은 마차 대기실 한쪽 벽에 액자로 옮겨졌으며, 후대 대기원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작은 등불을 같이 두는 관례를 따른다.

  • 황실점성사(皇室占星師)

    황실 정혼 점성가

    정혼의 운명을 별로 읽는 점성가

    별자리 둘이 같은 호(弧) 위에 들어오는 건 한 시즌에 사흘뿐입니다. 그 사흘 안에 정혼 발표를 권합니다.

    황실 정혼 점성가는 황실·공작가의 정혼·약혼 일정을 별자리 운행으로 자문하는 정식 관직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청색 도포, 가슴팍에 작은 별자리 휘장, 한 손에 정밀 천체도와 다른 손에 가는 컴퍼스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정혼의 옛 별자리·옛 분기 천문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실 의전관이 발표 시각을 다듬는다면, 점성가는 그 시각이 별자리 호 위에 정확히 얹히는 사흘을 골라준다. 가장 무거운 자문은 큰 황실 정혼이 아니라, 평민 두 사람이 처음 같은 별 아래 잠시 멈춰 서는 사흘 한 호흡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점성가의 천체도에는 별 자리보다 사람 두 줄의 떨림이 더 진하게 그려져 있다.

    선대께서 두 줄의 떨림을 별자리보다 진하게 그리셨다는 사실이, 우리 천문관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호(弧)보다 그 한 호흡을 먼저 그립니다.

    황궁 천문관(天文館, 황궁 북편 옛 탑 자리) 사대 정혼 점성가 라이오노스 — 평생 천체도 천 권을 한 호흡씩 손으로 옮겨 그린 자 — 의 일화는 '같은 호 위 사흘'로 천문관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봄 라이오노스는 평민 출신 무도회 악단 견습 메이로와 사교 댄스 교사 견습 르난의 별자리가 한 시즌 사흘 동안 같은 호 위에 정확히 얹힌다는 사실을 자기 천체도에서 한 호흡에 읽어냈다. 두 사람은 정식 정혼 후보가 아니었지만, 라이오노스는 그 사흘을 자기 천체도 한쪽 모서리에 작은 별표 한 개로 표시해 두었다. 두 사람은 그 사흘 안에 같은 무도회 회랑에서 처음 시선을 맞췄고, 한 시즌 뒤 약혼이 결재되었다.

    라이오노스는 약혼식 새벽에 자기 천체도의 별표 한 개 옆에 한 호흡 더 진한 별표 한 개를 더 그렸다. 라이오노스의 입적 뒤 그 천체도는 천문관 한쪽 벽에 액자로 걸렸으며, 후대 점성가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컴퍼스를 한 호흡 멈춰 두는 관례를 따른다.

  • 약혼통역사(約婚通譯師)

    약혼 통역관

    이국 약혼자의 말을 옮겨주는 통역관

    그쪽 가문 말씀에는 '검토하겠다'가 두 종류입니다. 받아들임 쪽인지, 거절 쪽인지 — 제가 한 번 더 짚어 드리지요.

    약혼 통역관은 서로 다른 언어·예법을 쓰는 두 가문 사이의 약혼 협상 자리에서 말과 침묵을 동시에 통역하는 정식 외교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어깨에 두 가문의 휘장 띠, 가슴팍에 통역 인장, 한 손에 작은 단어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문의 옛 어법·옛 분기 통역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약혼 협상 대신이 한 줄 합의를 다듬는다면, 통역관은 그 한 줄이 두 가문의 같은 뜻으로 도착하도록 호흡을 맞춘다. 가장 무거운 통역은 큰 외교 친서가 아니라, 한쪽 가문이 침묵으로 보낸 거절을 다른 쪽 가문이 받아들임으로 읽지 않게 한 호흡 멈춰 두는 자리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통역관의 단어 노트에는 단어보다 작은 침묵 표시가 더 많이 적혀 있다.

    선대께서 단어보다 침묵 표시를 더 많이 적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통역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단어 노트의 가장 깊은 칸을 침묵으로 채웁니다.

    황실 통역실(通譯室, 외교 부속 별관 서편) 십대 약혼 통역관 미카르 — 평생 약혼 협상 천 회의 침묵 한 자리를 한 호흡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두 종류 검토하겠다'로 통역실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봄 미카르는 동방 외령 사신단과 베레인 공작가의 약혼 협상 자리에서, 사신단의 "검토하겠다"가 두 종류로 발음된다는 사실을 한 호흡에 알아챘다. 베레인 공작은 그 한 줄을 받아들임으로 읽으려 했고, 미카르는 자기 단어 노트에 작은 침묵 표시 한 개를 더해 한 호흡을 멈춰 두었다. 한 호흡 동안 미카르는 베레인 공작에게 정중한 한 줄 — "한 호흡만 더 두시지요" — 을 건넸고, 사신단의 두 번째 "검토하겠다"가 거절 쪽이라는 사실을 한 시진 뒤 베레인 공작에게 한 줄로 풀어 주었다.

    두 가문은 그 한 호흡 덕에 협상을 한 시즌 미루고 다른 한 줄 양보로 다시 만났다. 미카르의 그 단어 노트는 통역실 한쪽 벽에 액자로 걸렸으며, 후대 통역관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단어 노트의 첫 칸을 침묵 표시로 비워 두는 관례를 따른다.

  • 무도가면공(舞蹈假面工)

    무도회 가면 장인

    무도회의 가면을 만들어내는 장인

    이 가면은 절반만 가립니다. 절반을 가리는 자리가 진짜 사람이 보이는 자리거든요.

    무도회 가면 장인은 황궁·공작가·사교계 인사들의 가면무도회용 가면 한 점 한 점을 의뢰받아 정밀히 다듬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가면 견본, 한 손에 가는 끌과 다른 손에 작은 거울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가면의 옛 도안·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무도회 기획자가 좌석을 다듬고 조향사가 향을 다듬는다면, 가면 장인은 두 사람이 처음 마주 보는 자리에서 절반만 가리는 한 줄을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한 점은 큰 황실 가면이 아니라, 평민 짝꿍이 처음 무도회에 들고 가는 작은 종이 가면 한 장 위에 있다. 그래서 가면 장인은 가면을 다듬기 전에 의뢰자에게 한 번 더, 무엇을 가리고 무엇을 보이고 싶은지를 묻는다.

    선대께서 가면을 다듬기 전에 한 호흡 더 물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가면방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끌보다 그 한 호흡을 먼저 봅니다.

    황도 가면방(假面房,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 큰 가면 공방) 사대 가면 장인 노이르 — 평생 가면 오천 점을 절반만 가리도록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절반의 한 줄'로 가면방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노이르는 평민 출신 답신 대필가 견습 베르탕과 신혼 이삿짐 동반인 견습 셀린의 첫 가면무도회 가면 두 점을 의뢰받았다. 두 사람은 가면을 들고 무엇을 가리고 싶은지 답을 못 한 채 한 시진을 작업대 앞에 앉아 있었다. 노이르는 끌을 들지 않고 같이 한 시진을 그대로 기다린 뒤, 두 사람에게 작은 거울 한 개를 정중히 건넸다.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두 사람은 같은 답 — "눈 옆 한 자국만 가려 주세요" — 을 한 호흡에 동시에 적었다. 노이르는 두 가면의 같은 자리에 같은 한 줄을 새겼고, 두 사람은 그 가면을 같이 들고 첫 무도회 회랑에 등장했다. 두 사람은 결혼식 다음 날 그 가면 두 점을 노이르의 작업대 위에 정중히 놓고 갔으며, 노이르는 두 가면을 한쪽 벽에 액자로 같이 걸어 두었다.

    후대 가면 장인들은 끌을 들기 전에 의뢰자에게 작은 거울 한 개를 한 번 더 건네는 관례를 따른다.

  • 정혼초상공(定婚肖像工)

    정혼 초상화가

    정혼한 두 사람을 한 폭에 담는 초상화가

    두 분의 시선이 같은 점에 닿는 한 호흡, 그 한 호흡만 그립니다. 나머지는 배경이지요.

    정혼 초상화가는 황실·공작가·고위 귀족가의 정혼·약혼 기념 초상화를 의뢰받아 그리는 평민 출신 화가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팔레트 펜던트, 한 손에 가는 붓과 다른 손에 작은 화구 가방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정혼 초상의 옛 구도·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사관이 별표를 일지에 그린다면, 초상화가는 그 별표를 캔버스 위 두 사람의 시선 한 호흡으로 옮긴다. 가장 무거운 한 호흡은 큰 황실 초상이 아니라, 평민 짝꿍이 처음 같이 앉아 떨리는 어깨를 절반만 그리게 두는 작은 캔버스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초상화가의 작업실에는 완성된 초상보다 한 호흡에서 멈춘 미완성 스케치가 더 많이 걸려 있다.

    선대께서 미완성 스케치를 더 많이 걸어 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화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완성보다 그 한 호흡을 먼저 봅니다.

    황도 화실(畵室,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 큰 화실) 칠대 정혼 초상화가 일레오 — 평생 정혼 초상 천 점을 한 호흡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미완성 스케치 한 점'으로 화실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가을 일레오는 평민 출신 만찬 요리장 견습 카르옌과 가로등 점등원 견습 미렐의 첫 정혼 초상을 의뢰받았다. 두 사람은 화실 앞 의자에 같이 앉자마자 어깨를 한 호흡씩 떨었고, 일레오는 자기 첫 붓을 캔버스에 대지 않은 채 한 시진을 그대로 두었다. 한 시진 뒤 두 사람의 떨림은 한 호흡 가라앉았고, 일레오는 두 사람의 시선이 같은 점에 닿는 그 한 호흡만 캔버스에 그렸다. 그 캔버스는 결국 두 사람의 어깨가 절반만 그려진 미완성 스케치로 남았다. 두 사람은 결혼식 다음 날 그 미완성 스케치를 정중히 화실에 돌려주었고, 일레오는 그 한 점을 자기 화실 한쪽 벽에 액자로 걸어 두었다.

    후대 초상화가들은 첫 붓을 들기 전에 한 시진을 그대로 기다리는 관례를 따른다.

  • 결혼만찬사(結婚晩餐師)

    결혼 만찬 요리장

    결혼 만찬상을 짓는 요리장

    이 코스는 일곱 접시지만, 두 분이 처음 같이 웃는 건 세 번째 접시에서입니다. 그 한 접시만 다섯 번 다시 만들지요.

    결혼 만찬 요리장은 황실·공작가·고위 귀족가의 결혼 만찬 한 코스 한 코스를 정밀히 설계·집행하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흰 조리복, 가슴팍에 작은 만찬 인장, 한 손에 정밀 칼과 다른 손에 작은 식순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결혼 만찬의 옛 코스·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의전관이 식순 시각을 다듬고 조향사가 향을 다듬는다면, 요리장은 두 사람이 처음 같이 웃는 한 접시의 온도를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한 접시는 큰 황실 만찬이 아니라, 평민 짝꿍이 처음 둘이서 마주 앉아 한 입을 나누는 작은 한 접시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요리장의 손목에는 칼 자국보다 한 접시를 다시 데우려 잠시 멈춘 호흡의 굳은살이 더 진하다.

    선대께서 한 접시를 다섯 번 다시 데우셨다는 사실이, 우리 만찬방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칼보다 그 한 접시의 온도를 먼저 봅니다.

    황도 만찬방(晩餐房, 황궁 동편 평민 장인 거리 큰 주방) 십이대 결혼 만찬 요리장 카르옌 — 평생 결혼 만찬 이천 회의 세 번째 접시를 한 호흡씩 다섯 번 다시 데운 자 — 의 일화는 '세 번째 접시 다섯 회'로 만찬방 안에 길게 전해진다.

    어느 봄 카르옌은 평민 출신 가면 장인 견습 노이르와 초상화가 견습 일레오의 첫 결혼 만찬을 맡았다. 두 사람은 첫 접시와 두 번째 접시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같이 앉아 있었고, 카르옌은 세 번째 접시 — 매화 잔향이 살짝 도는 야채 수프 한 접시 — 를 다섯 번 다시 데워 정확한 온도로 두 사람 앞에 같이 내었다. 두 사람은 그 한 접시의 첫 입을 같이 한 호흡에 떴고, 같은 한 호흡 안에 처음으로 같이 웃었다. 카르옌은 그 한 접시의 온도를 자기 식순 두루마리 가장 깊은 칸에 한 줄로 기록해 두었다. 두 사람은 결혼식 다음 날 그 식순을 정중히 만찬방에 돌려주었고, 카르옌은 그 한 줄을 만찬방 한쪽 벽에 액자로 걸었다.

    후대 요리장들은 세 번째 접시를 다섯 번 다시 데우는 관례를 따른다.

  • 사교댄스사(社交댄스師)

    사교계 댄스 교사

    사교계의 춤을 가르치는 교사

    발 끝이 아니라 호흡을 맞추세요. 발은 늦어도 됩니다, 호흡이 같으면 무도회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사교계 댄스 교사는 사교계 데뷔를 앞둔 어린 손님들과 정혼을 앞둔 두 사람에게 무도회용 춤을 정중히 가르치는 평민 출신 교사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작은 박자 메달, 한 손에 가는 지휘봉과 다른 손에 작은 식순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무도회의 옛 춤·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무도회 악단 지휘자가 박자를 다듬는다면, 댄스 교사는 그 박자 위에 두 사람의 호흡을 한 호흡씩 얹는다. 가장 무거운 한 수업은 큰 황실 데뷔 무도회가 아니라, 처음 같이 손을 잡는 두 사람이 한 박자를 놓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작은 연습실 한 자리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댄스 교사의 발자국에는 화려한 회전보다 잠시 멈춘 한 호흡이 더 깊이 새겨져 있다.

    선배께서 잠시 멈춘 한 호흡을 회전보다 깊게 새기셨다는 사실이, 우리 무용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박자보다 그 호흡 한 자리를 먼저 봅니다.

    황도 무용실(舞踊室,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 큰 연습실) 사대 댄스 교사 르난 — 평생 데뷔 손님 오천 명의 첫 한 박자를 한 호흡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처음으로 돌아가는 한 자리'로 무용실 안에 전해진다.

    어느 봄 르난은 평민 출신 외투 보관원 견습 안나와 마차 대기원 견습 토르의 첫 무도회 데뷔 수업을 맡았다. 두 사람은 첫 한 박자에서 손을 같이 놓쳐 한 자리에서 일곱 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르난은 그때마다 자기 지휘봉을 한 호흡 더 늦게 내리고, 두 사람의 발자국을 같이 다시 따라 걸었다.

    일곱 번째 시도 만에 두 사람은 같은 박자에 같은 한 호흡을 얹었고, 그 한 호흡이 두 사람의 첫 회전이 되었다. 두 사람은 데뷔 무도회 다음 날 그 무용실 한 자리에 작은 종이 한 장 — 자기 발자국 한 쌍을 그린 — 을 정중히 두고 갔다. 르난은 그 한 장을 무용실 한쪽 벽에 액자로 걸어 두었으며, 후대 댄스 교사들은 첫 한 박자를 일곱 번까지 같이 따라 걷는 관례를 따른다.

  • 답신대필사(答信代筆師)

    답신 대필가

    답장을 대신 써주는 대필가

    이 답신은 받은 편지보다 한 줄 짧게 씁니다. 길게 쓰면 다음 편지가 오지 않거든요.

    답신 대필가는 사교계·공작가·평민 인사들의 답신을 의뢰받아 정중한 어법으로 대신 적어주는 평민 출신 작가다. 외형은 단정한 외투, 가슴팍에 작은 인장, 한 손에 잘 깎은 펜과 다른 손에 작은 답신 묶음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대 모든 옛 답신의 옛 어법·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황실 편지 배달부가 친서를 길로 옮긴다면, 대필가는 그 친서가 돌아오는 한 줄의 호흡을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한 줄은 큰 외교 답신이 아니라, 처음 답신을 부탁하는 평민 짝꿍이 받은 편지보다 정확히 한 줄 짧게 끝내는 작은 답신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대필가의 책상에는 완성된 답신보다 한 줄 줄여 둔 초안이 더 많이 쌓여 있다.

    선대께서 한 줄 줄인 초안을 더 많이 남기셨다는 사실이, 우리 대필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펜을 들기 전에 한 줄을 먼저 지웁니다.

    황도 대필실(代筆室, 황궁 서편 평민 장인 거리 작은 사무실) 십대 답신 대필가 알라이 — 평생 답신 일만 통을 받은 편지보다 한 줄 짧게 마친 자 — 의 일화는 '한 줄 짧은 답신'으로 대필실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알라이는 평민 출신 우체국 야간 분류원 데안과 마차 대기원 카르노가 한 시즌 동안 칠 회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자기 답신 묶음에서 한 호흡에 알아챘다. 두 사람의 마지막 편지는 일곱 줄이었고, 데안은 알라이에게 답신 한 통을 부탁하면서 "이번에는 짧게"라는 한마디만 남겼다. 알라이는 답신을 정확히 여섯 줄로 줄여 적었고, 마지막 한 줄은 "다음 편지를 기다린다"였다.

    카르노는 그 한 줄을 받자마자 다음 편지를 정확히 같은 여섯 줄로 적어 알라이에게 다시 보냈다. 두 사람의 한 시즌은 그 한 줄 짧은 답신 위에서 한 시즌 더 이어졌고, 결국 두 사람의 약혼이 한 시즌 뒤 결재되었다. 알라이는 그 일곱 통의 편지를 한 묶음으로 묶어 자기 책상 한쪽 벽에 액자로 걸었으며, 후대 대필가들은 받은 편지보다 한 줄 짧게 마치는 관례를 따른다.

  • 신혼동반사(新婚同伴師)

    신혼 이삿짐 동반인

    신혼의 이삿짐을 함께 옮기는 동반인

    이 상자 한 개만 마지막에 옮깁니다. 두 분이 같이 들어야 하거든요 — 그게 이사의 마지막 한 줄입니다.

    신혼 이삿짐 동반인은 결혼 후 새 집으로 이주하는 두 사람의 짐을 정중히 분류·운반·정리해 주는 평민 출신 직군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운반 인장, 한 손에 정밀 끈과 다른 손에 작은 명단 두루마리가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신혼 이사의 옛 짐 순서·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마차 대기원이 무도회의 마지막 한 줄을 다듬는다면, 이삿짐 동반인은 결혼식 다음 날의 첫 한 줄을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한 상자는 큰 가구가 아니라, 두 사람이 같이 들어야 한 발자국 더 가벼워지는 작은 상자 한 개 위에 있다. 그래서 동반인은 마지막 한 상자를 일부러 두 사람의 손이 닿는 자리에 둔다.

    선배께서 마지막 한 상자를 두 사람의 손이 닿는 자리에 두셨다는 사실이, 우리 운반방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명단보다 그 한 자리를 먼저 봅니다.

    황도 운반방(運搬房, 황궁 동편 평민 장인 거리 큰 운반 사무소) 사대 신혼 이삿짐 동반인 베네르 — 평생 신혼 이사 삼천 회의 마지막 한 상자를 한 자리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두 손의 한 상자'로 운반방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베네르는 평민 출신 답신 대필가 알라이와 청첩장 캘리그라퍼 미라엔의 신혼 이사를 맡았다. 두 사람의 짐 가운데 가장 작은 상자 — 두 사람이 한 시즌 동안 주고받은 답신 일곱 통이 든 작은 나무 상자 — 가 마지막 한 상자였다. 베네르는 그 한 상자를 일부러 두 사람의 새 집 현관 가장 가까운 자리에 두었고, 두 사람이 같이 들어 옮길 자리를 한 호흡 더 비워 두었다.

    두 사람은 결혼식 다음 날 새벽 그 한 상자를 같이 들어 새 집 안방에 옮겨 두었으며, 그 자리에서 답신 한 통을 다시 꺼내 같이 한 줄 더 적었다. 베네르는 그 한 줄을 자기 명단 두루마리 가장 깊은 칸에 한 호흡으로 옮겨 적었다. 운반방에서는 그날 이후 마지막 한 상자를 두 사람의 손이 닿는 자리에 두는 관례가 정착되었다.

  • 외투보관부(外套保管夫)

    무도회장 외투 보관원

    무도회장 외투를 맡아두는 자

    이 외투 두 벌은 같은 옷걸이에 걸어 둡니다. 무도회 끝나면 두 분이 같이 찾아오시거든요.

    무도회장 외투 보관원은 황궁·공작가의 무도회장 입구에서 손님들의 외투·모자·장갑을 정중히 받아 두는 평민 출신 직원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작은 보관 인장, 한 손에 작은 번호표 묶음과 다른 손에 잘 닦인 옷솔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무도회의 옛 외투 보관·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마차 대기원이 도착 순서를 다듬는다면, 외투 보관원은 두 사람의 외투가 같은 옷걸이에 살짝 닿아 있는 자리를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한 옷걸이는 큰 황실 외투가 아니라, 처음 같이 무도회에 온 두 평민 손님의 작은 외투 두 벌이 한 옷걸이에 살짝 어긋나 걸린 자리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보관원은 무도회가 끝날 즈음에 그 한 옷걸이를 한 번 더 가지런히 정리한다.

    선배께서 무도회 끝날 즈음에 한 옷걸이를 한 번 더 다듬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보관실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번호표보다 그 한 자리를 먼저 봅니다.

    황궁 정문 외투 보관실(外套保管室, 무도회장 입구 부속 작은 방) 십오대 보관원 시멘 — 사십 년 동안 외투 만 벌의 한 옷걸이를 한 자리씩 다듬은 자 — 의 일화는 '한 옷걸이의 한 호흡'으로 보관실 안에 전해진다.

    어느 봄 시멘은 평민 출신 댄스 교사 견습 르난과 무도회 가면 장인 견습 노이르의 외투 두 벌이 같은 무도회의 같은 시각에 도착하는 사실을 미리 알아챘다. 시멘은 두 외투를 일부러 같은 옷걸이의 같은 자리에 살짝 어긋나게 걸어 두었고, 무도회 끝날 즈음 그 한 옷걸이를 한 번 더 가지런히 정리해 두 외투의 어깨가 살짝 닿게 두었다. 두 사람은 무도회가 끝나고 같이 그 한 옷걸이 앞에 나란히 섰고, 두 외투의 살짝 닿은 어깨를 보며 한 호흡 같이 웃었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두 사람은 그 두 외투를 같이 보관실 한쪽 벽에 액자로 걸어 두 자리를 기증했다. 시멘은 자기 옷솔 한 자루를 그 액자 옆에 같이 걸어 두었으며, 후대 보관원들은 무도회 끝날 즈음 한 옷걸이를 한 번 더 가지런히 정리하는 관례를 따른다.

  • 가로점등부(街路點燈夫)

    야간 가로등 점등원

    야간 가로등을 밝히는 점등원

    이 골목 등불 한 개는 늘 마지막에 켭니다. 두 분이 그 골목을 한 번 더 돌아 나오시거든요.

    야간 가로등 점등원은 황도의 거리·골목·다리 위 가로등을 야간에 차례로 켜고 끄는 평민 출신 직원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가슴팍에 작은 점등 인장, 한 손에 긴 점등봉과 다른 손에 작은 손등불이 표준이다. 본인은 한 시즌 모든 옛 거리의 옛 점등 순서·옛 분기 결재·금기 결합 한 줄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야간 정원 관리인이 회랑 등불을 다듬는다면, 점등원은 그 회랑 밖 첫 골목의 등불 한 개를 일부러 한 호흡 늦게 켠다. 가장 무거운 한 등불은 큰 광장 가로등이 아니라, 무도회 후 두 사람이 우연히 같은 골목을 한 번 더 돌아 나오는 그 작은 한 등불 위에 있다. 그래서 늙은 점등원의 점등봉에는 정해진 순서보다 한 호흡 늦은 자국이 더 깊이 남아 있다.

    선배께서 한 호흡 늦은 자국을 점등봉에 새기셨다는 사실이, 우리 점등반의 첫 줄 결재 자세입니다. 우리는 점등 순서보다 그 한 호흡을 먼저 외웁니다.

    황도 점등반(點燈班, 황궁 동편 평민 장인 거리 작은 사무소) 십팔대 점등원 미렐 — 사십 년 동안 가로등 일만 개의 한 골목을 한 호흡 늦게 켠 자 — 의 일화는 '돌아 나오는 한 골목'으로 점등반 안에 전해진다.

    어느 가을 미렐은 평민 출신 결혼 만찬 요리장 카르옌과 정혼 초상화가 일레오의 무도회 귀가 동선이 같은 청월 골목 — 청월원 회랑 밖 첫 작은 골목 — 을 지난다는 사실을 명단에서 미리 읽었다. 미렐은 그 골목 마지막 등불 한 개를 일부러 한 호흡 늦게 켜 두었고, 두 사람은 그 어두운 한 자리에서 자기 외투를 같이 한 번 가다듬었다. 두 사람은 그 한 호흡 안에 처음으로 같이 손을 잡았고, 같은 골목을 한 번 더 돌아 나오며 그 한 등불을 같이 보았다.

    한 시즌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미렐은 자기 점등봉의 한 자국을 그 한 등불의 자리에 기록해 두었다. 미렐의 입적 뒤 그 점등봉은 점등반 한쪽 벽에 액자로 걸렸으며, 후대 점등원들은 즉위 첫 주에 그 액자 앞에 자기 점등봉의 한 자국을 한 호흡 더 새겨 두는 관례를 따른다.

  • 황도책방존(皇都冊房尊)

    황도 책방 주인

    황도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의 주인

    팔리지 않는 책이란 없습니다. 아직 맞는 손을 못 만난 책이 있을 뿐이지요.

    황도 책방 주인은 황도 중심가에서 한 시대에 단 한 명만 이어받는 오래된 서적상의 주인으로, 황실 공식 서고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책방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조끼, 손가락에 잉크 자국, 선반마다 손으로 쓴 추천 메모가 붙어 있다. 본인은 손님들의 독서 이력·생애 관심사·현재 마음 상태를 한 권 손님 노트에 기록하며, 어떤 손님이 어떤 책과 인연이 닿을지를 미리 읽는다.

    황도 고서점 주인(220031 황도 고서점 주인 참고)이 황태자·귀족 청년의 서고라면, 이 책방은 신분을 묻지 않고 모든 사람의 책 이야기를 다룬다. 황제도 평민 우편 배달부도 같은 문을 열고 들어온다. 가장 무거운 책 한 권은 황궁 서고 희귀본이 아니라, 책방 주인이 아무 말 없이 어떤 손님 앞에 꺼내두는 얇은 시집 한 권이다.

    우리 후대 주인들이 첫 개점 전에 선반 가장 안쪽 책 한 권을 꺼내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책이 아직 주인을 못 만났다는 한 줄이, 이 책방의 가장 긴 이야기거든요.

    황도 책방 르 리브르(Le Livre, 황도 야시장 골목 끝의 오 대째 이어진 작은 서점) 사대 주인 리비에르 — 책방 역사상 단 한 번도 팔리지 않은 책을 버린 적 없는 자이자 손님에게 먼저 "이 책이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본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책방 야사에서 '아직 맞는 손'으로 불린다.

    황실 사관 카리타 — 240002 황실 사관 참고 — 가 책방에 들러 "별표가 그려진 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리비에르는 선반 가장 깊은 곳에서 표지에 손으로 그린 작은 별 하나가 그려진 얇은 시집을 꺼내 계산대에 두었다. 카리타는 그 시집을 말없이 집어 값을 물었고, 리비에르는 고개를 저었다. 카리타는 그 시집을 자기 일지 천 권 사이 가장 가운데 칸에 꽂아두었으며, 후대 황실 사관들은 사관실 입문 첫날 이 책방 문을 먼저 두드리는 관례를 갖게 되었다.

  • 야경탑수호(夜景塔守護)

    야경 탑 지킴이

    야경 탑의 불빛을 지키는 자

    이 탑에서는 황도 전체가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서 가장 많은 첫 고백을 목격했지요.

    야경 탑 지킴이는 황도 성벽 위 야경 탑에서 야간 황도 전체를 관찰하고 이상 신호를 보고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야경 제복, 어깨에 탑 지킴이 견장, 한 손에 작은 망원경이 표준이다. 본인은 황도의 거리·골목·광장에서 야간에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관찰하지만, 사적인 첫 고백·첫 약속·첫 산책 장면은 절대 보고서에 적지 않는다는 자기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다.

    황도 야경 대장(220032 야경 순찰대장 참고)이 골목에서 지켜본다면, 탑 지킴이는 높은 곳에서 황도 전체 지도 위에 그 장면을 기억한다. 가장 무거운 망원경 한 번은 적을 발견한 밤이 아니라, 어떤 두 사람이 황도 한 모퉁이에서 처음으로 같이 멈추는 장면을 조용히 내려다보는 밤이다.

    선배 지킴이께서 그 장면을 보고서에 적지 않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경 탑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보고서보다 그 침묵의 관찰을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도 야경 탑(夜警塔, 황도 성벽 북측 가장 높은 탑) 십이대 탑 지킴이 펠릭스 — 탑 역사상 가장 많은 밤을 보고서 없이 보낸 자이자 단 한 번도 첫 고백 장면을 보고서에 올린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탑 야사에서 '보고서 없는 밤'으로 불린다.

    어느 봄밤, 황도 야시장 별빛 상인 리오 폰 슈테른(220048 황도 야시장 별빛 상인 참고)의 가판대 앞에서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이 유리구슬을 들여다보는 장면을 펠릭스는 망원경으로 보았다. 그는 그 장면을 야경 보고서에 적지 않았고, 대신 자기 관찰 노트 여백에 작은 별표를 하나 그렸다. 다음 주 야경 탑을 교대하러 온 후임에게 "북측 야시장 방향 망원경, 목요일 밤에 두 번 더 보시오"라고만 했다. 후임은 그 이유를 묻지 않고, 다음 목요일 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걷는 것을 보았다. 펠릭스의 관찰 노트는 탑 한쪽 벽에 보관되어 있으며, 후대 탑 지킴이들은 별표가 그려진 페이지를 교대 때 한 번씩 펴 보는 관례를 따른다.

  • 선물포장사(膳物包裝師)

    황실 첫 선물 포장사

    황실의 첫 선물을 정성껏 싸는 자

    이 선물, 처음 드리는 거지요? — 그럼 포장지도 처음처럼 해드릴게요.

    황실 첫 선물 포장사는 황궁·공작가·귀족 청년들의 첫 선물 — 정혼 전 비공식적으로 처음 건네는 선물 — 을 전문으로 포장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앞치마, 손에 리본과 풀, 작업대 위에 색색의 포장지가 가득하다. 본인은 황실 야간 꽃다발 포장사(230042 황도 야간 꽃다발 포장사 참고)와는 달리 꽃 이외의 다양한 첫 선물 — 책·손수건·작은 보석·메모지 — 을 포장하며, 선물 주문자가 처음 선물을 드리는 건지 아닌지를 한 호흡에 읽는다.

    처음 드리는 선물의 포장은 그 이후 선물들의 기준이 된다. 그래서 첫 선물 포장사는 포장지 색보다 포장 방식의 온도를 더 오래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포장 한 번은 황실 약혼 발표 선물 포장이 아니라, 어떤 청년이 처음으로 작은 선물 하나를 들고 와서 "잘 모르겠는데 도와주세요"라고 하는 그 한 호흡이다.

    선배 포장사께서 그 '잘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가장 오래 포장지를 고르셨다는 사실이, 우리 포장실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포장지보다 그 말을 더 오래 듣습니다.

    황도 선물 포장실 프리미에 카도(Premier Cadeau, 황도 구서적 거리 한쪽의 작은 첫 선물 전문 공방) 삼대 포장사 류안 — 공방 역사상 가장 많은 첫 선물을 포장한 자이자 한 번도 선물 내용물을 먼저 물어본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공방 야사에서 '모르겠다는 첫 선물'로 불린다.

    무도회 악단 지휘자 견습 한 명이 "선물을 처음 드리는데 어떻게 포장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류안은 선물 내용물을 묻지 않고 "어떤 분이에요?"라고만 물었다. 견습이 대답하는 동안 류안은 조용히 가장 단순한 흰 포장지에 아주 작은 실버 리본 하나를 골랐다. 견습은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라고 했고, 류안은 "맞습니다"라고만 했다. 그 선물을 받은 상대방은 "어떻게 이렇게 딱 맞는 포장인지"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이후 공방에 전해졌다. 류안은 그 포장 방식을 '첫 선물 표준'으로 공방 노트에 기록해 두었으며, 후대 포장사들은 첫 선물 주문자에게 "어떤 분이에요?"라고 먼저 묻는 관례를 따른다.

  • 야꽃경매사(夜꽃競賣師)

    야간 꽃시장 경매인

    밤마다 꽃시장 경매를 진행하는 자

    이 꽃, 낙찰 받으신 분께만 드립니다. 그분이 이 꽃의 이야기를 제일 잘 이해하셨으니까요.

    야간 꽃시장 경매인은 황도 야간 꽃시장에서 특별 꽃 — 황도 꽃시장 감독관(220033 황실 꽃시장 감독관 참고)이 특별 분류한 희귀 꽃 — 의 경매를 진행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경매인 인장, 한 손에 작은 망치가 표준이다. 본인은 경매 참여자들의 낙찰 이력·꽃 취향·경매 중 표정 변화를 한 권 경매 노트에 기록한다.

    야간 꽃시장 경매는 황실 정혼 경매나 보석 경매보다 작지만, 이곳에서 낙찰된 꽃 한 송이가 더 긴 이야기를 만든다. 경매인이 망치를 내려치는 순간 가장 무거운 것은 가격이 아니라, 어떤 참여자의 손이 처음으로 올라가는 그 순간이다. 가장 무거운 낙찰 한 번은 황실 보석 경매가 아니라, 누군가가 처음으로 꽃 한 송이를 위해 용기 내어 손을 드는 그 한 호흡이다.

    선배 경매인께서 그 첫 손을 가장 오래 기다리셨다는 사실이, 우리 야간 경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망치보다 그 한 호흡을 더 오래 기다립니다.

    황도 야간 꽃시장(夜間花市場, 황도 꽃시장 감독관이 운영하는 야간 특별 경매 코너) 십대 경매인 오렐 — 야간 경매 역사상 가장 많은 희귀 꽃 낙찰을 성사시킨 자이자 단 한 번도 경매 시작 가격을 높게 부른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경매 야사에서 '첫 손의 한 호흡'으로 불린다.

    어느 가을 야간 경매에서 황도 야간 우편 기수 에르빈(220044 야간 우편 기수 참고)이 처음으로 꽃 경매에 참여했다. 시작 가격에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 침묵이 십 초 이어졌을 때, 오렐은 시작 가격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기다렸다. 십오 초가 되는 순간 에르빈이 처음으로 손을 들었고, 오렐은 바로 망치를 내려쳤다. 그 낙찰된 꽃은 다음 날 새벽 황태자 시아른 — 이미 정혼이 결재된 시아른 — 의 편지 봉투 안에 같이 들어갔다고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렐은 그 경매 노트에 "첫 손, 십오 초"라는 메모를 남겼으며, 후대 경매인들은 첫 손을 내리기 전 십오 초를 기다리는 관례를 따른다.

  • 비밀쪽지부(秘密쪽지夫)

    황도 비밀 쪽지 배달원

    비밀 쪽지를 황도에 흘려보내는 배달원

    이 쪽지, 보낸 분 이름 없습니다. 하지만 받으시는 분은 아실 거예요.

    황도 비밀 쪽지 배달원은 황도 사교계·황궁·공방 거리에서 이름 없는 짧은 쪽지·꽃 한 송이·작은 메모를 비공식으로 전달하는 평민 출신 어린 직원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모자를 살짝 눌러 쓴 자세, 어깨에 작은 비밀 가방이 표준이다. 황궁 우편 사동(220020 황궁 우편 사동 참고)이 공식 봉인된 친서를 배달한다면, 비밀 쪽지 배달원은 봉인도 이름도 없는 한 줄을 전달한다.

    한 시즌 동안 이 배달원의 가방에 들어오는 이름 없는 쪽지의 수만큼 그 시즌 사교계의 고백 횟수를 읽을 수 있다. 가장 무거운 쪽지 한 장은 황실 친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적지 않고 보낸 그 쪽지 한 장이다.

    선배 배달원이 그 이름 없는 쪽지를 평생 기억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비밀 배달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봉투보다 그 이름 없는 자리를 더 오래 봅니다.

    황도 비밀 쪽지 배달 조합(황도 꽃시장 감독관 산하 비공식 조합) 십대 배달원 코라 — 배달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이름 없는 쪽지를 단 한 건도 잘못 전달하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이름 없는 한 장'으로 불린다.

    황도 야경 탑 지킴이 펠릭스가 망원경으로 본 두 사람 중 한 명이 코라에게 이름 없는 쪽지를 맡겼다. 코라는 쪽지 봉투에 이름이 없어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두 줄 설명만으로 알아챘고, 황도 야시장 야간 음악 연주자(240047 참고) 공연 직후 무대 뒤에 전달했다. 쪽지를 받은 연주자는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춰 서서 무대 방향을 한 번 돌아보았다. 코라는 그 장면을 비밀 가방 노트 한 줄에 이름 없이 기록했으며, 후대 배달원들은 이름 없는 쪽지를 맡을 때 "어디로 가야 하는지 두 줄 설명해 주세요"라고 묻는 관례를 따른다.

  • 산책벤치부(散策벤치夫)

    황도 산책로 벤치 관리인

    황도 산책로의 벤치를 살피는 관리인

    이 벤치, 두 분이 자주 앉으시는 자리입니다. 오늘도 깨끗하게 두었어요.

    황도 산책로 벤치 관리인은 황도 중심 산책로의 나무 벤치들을 매일 아침 청소하고 유지·보수하는 평민 출신 직원이다. 외형은 단정한 초록 작업복, 어깨에 청소 도구 가방, 손에 작은 솔이 표준이다. 본인은 어느 벤치가 특정 두 사람의 단골 자리인지를 청소 노트에 기록하고 있으며, 그 벤치를 더 정성스럽게 관리한다.

    황궁 정원 메모 수집인(220039 황실 정원 메모 수집인 참고)이 황궁 후원 벤치를 담당한다면, 산책로 벤치 관리인은 황도 시내 공공 벤치 전체를 담당한다. 가장 무거운 청소 한 번은 황실 귀빈 의자를 닦는 것이 아니라, 어떤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은 벤치에 나란히 앉은 자리를 다음 날 아침 더 정성스럽게 닦는 그 한 번이다.

    선배 관리인이 그 벤치를 다음 날 아침 더 정성스럽게 닦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벤치 관리의 가장 오래된 전통입니다. 우리는 청소보다 그 자리의 기억을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도 산책로 벤치 관리 조합(黃道散策路組合, 황도 관리부 산하 공공 벤치 유지 조합) 팔대 관리인 노라 — 조합 역사상 가장 오래 같은 벤치를 관리한 자이자 한 번도 두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정성스러운 다음 날 아침'으로 불린다.

    황도 책방 르 리브르 주인 리비에르와 황도 야간 카페 지배인(240039 참고)이 매주 수요일 저녁 같은 벤치에 앉아 하루를 마감하기 시작한 지 세 달째, 노라는 그 벤치를 매주 목요일 아침 다른 벤치보다 두 배 더 정성스럽게 닦았다. 반 년 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되었을 때 리비에르가 노라에게 작은 감사 편지를 건네자, 노라는 "청소는 원래 제 일이에요"라고만 했다. 노라는 그 벤치의 청소 노트에 두 사람의 날짜를 조용히 적어두었으며, 후대 벤치 관리인들은 단골 두 사람이 생기면 그 벤치를 이튿날 아침 두 배로 정성스럽게 닦는 관례를 따른다.

  • 연서심사사(戀書審査師)

    황도 연서 심사관

    황도에 오가는 연서를 검토하는 심사관

    이 편지, 마음이 담겨 있습니까? — 담겨 있다면 제가 도울 일이 없군요. 그냥 보내세요.

    황도 연서 심사관은 황도의 사교 클럽·약혼 관련 모임이나 귀족 가문의 요청으로, 정혼 전 사적 연애 편지 — 연서(戀書) — 가 예절에 맞게 작성되었는지 자문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작은 연서 심사 인장, 한 손에 늘 얇은 예절 교범이 들려 있다. 본인은 황도 연서의 예절 형식·금기 표현·상황별 격식을 한 표로 외우고 있다.

    역설적으로 가장 좋은 연서는 심사관에게 올 필요가 없는 편지다. 마음이 충분히 담겨 있으면 형식이 약간 틀려도 괜찮다는 것이 심사관의 실제 기준이다. 가장 무거운 자문 한 번은 황실 외교 연서 심사가 아니라, 어떤 청년이 처음으로 쓴 편지 한 장을 들고 와서 "이게 맞나요?"라고 묻는 그 한 호흡이다.

    선배 심사관께서 그 첫 편지를 읽고 '이미 충분합니다'라고 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심사관들의 첫 줄 기준입니다. 우리는 형식보다 마음의 무게를 먼저 잽니다.

    황도 연서 심사관 조합(戀書審査官組合, 황도 사교 클럽 협의회 산하 자문 직군) 십이대 심사관 리옹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이미 충분합니다"를 말한 자이자 가장 적은 수정 요청을 한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이미 충분합니다'로 불린다.

    황도 손편지 대필가(220050 황도 손편지 대필가 참고) 레나르가 처음 조합에 가입해 심사 자문을 받으러 왔을 때, 리옹은 레나르가 가져온 편지 샘플을 한 번 읽고 "이 사람은 심사가 필요 없겠군요"라고 했다. 레나르가 "왜요?"라고 물었을 때, 리옹은 "마음이 너무 많이 담겨 있어서요"라고 답했다. 레나르는 그 말을 평생 기억했으며, 자기 대필 공방의 첫 줄 방법론에 그 한 마디를 적었다. 조합 야사에는 심사관 리옹이 전체 심사 경력 중 가장 많은 "이미 충분합니다"를 말한 자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 약혼초상공(約婚肖像工)

    황실 약혼 기념 초상 조각가

    약혼 기념 초상을 돌에 새기는 조각가

    두 분의 손, 딱 이렇게 — 두 분이 처음 잡으셨던 바로 그 방식으로 만들게요.

    황실 약혼 기념 초상 조각가는 황실·공작가·귀족 가문의 약혼 기념 소형 조각 — 두 사람의 손을 잡은 모습이나 첫 만남의 장면을 담은 작은 입체 조각 — 을 제작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회색 작업복, 손에 작은 조각도, 작업대 위에 점토와 밀랍이 가득하다. 본인은 정혼 초상화가(240024 정혼 초상화가 참고)와 달리 평면이 아닌 입체로 두 사람의 한 순간을 담는다.

    조각가가 가장 어렵게 여기는 것은 두 사람의 표정이 아니라, 두 사람이 처음 손을 잡았을 때의 그 힘 배분이다. 꽉 잡은 손인지 살며시 잡은 손인지가 그 조각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가장 무거운 조각 한 개는 황실 결혼식 기념 대형 조각이 아니라, 두 사람이 처음으로 손을 잡던 그 한 자리를 작은 손바닥 크기로 담아낸 작은 조각이다.

    선배 조각가께서 그 힘 배분을 알아내기 위해 두 사람에게 다시 한 번 손을 잡아보라고 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조각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형태보다 그 힘의 온도를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실 기념 조각실(記念彫刻室, 황궁 예술 부속 별관의 소형 조각 전문 공방) 팔대 조각가 밀레나 — 조각실 역사상 가장 많은 첫 손잡기 장면을 조각한 자이자 단 한 번도 두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잡으세요"라고 하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조각실 야사에서 '힘 배분'으로 불린다.

    황도 운명의 매듭사 노아베르 — 240006 운명의 매듭사 참고 — 를 위한 기념 조각을 주문한 매듭관이 있었다. 밀레나는 조각 소재를 모으기 위해 노아베르에게 "처음으로 두 손을 잡은 순간이 있었나요?"라고 물었다. 노아베르는 "없어요"라고 했다. 밀레나는 그 답을 조각 노트에 그대로 적은 뒤,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며 손을 뻗는 자세 — 잡으려 하지만 아직 닿지 않은 손 — 를 조각했다. 매듭관 한쪽 벽에 그 조각이 걸린 날, 노아베르는 한참 바라보다가 "이게 맞습니다"라고 했다. 밀레나는 그 조각을 조각실 사진 노트에 '닿지 않은 손 조각'으로 기록했으며, 후대 조각가들은 처음으로 두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장면도 조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이 기록에서 배운다.

  • 야카페지배(夜카페支配)

    황도 야간 카페 지배인

    황도 야간 카페를 도맡아 운영하는 지배인

    마감 시간은 — 마지막 손님이 나가실 때입니다. 우리 카페는 그게 규칙이에요.

    황도 야간 카페 지배인은 황도 야경 카페의 실질적인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자로, 카페 주인(220034 황도 야경 카페 주인 참고)이 내부 규칙과 방향을 정한다면 지배인은 매일 밤 그 규칙이 조용히 지켜지도록 공간을 굴린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정복, 가슴팍에 카페 지배인 인장, 한 손에 작은 예약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단골 손님들의 이름·자리 취향·단골 메뉴·동행자 변화를 한 권 관리 노트에 기록한다.

    카페 지배인이 예약 노트를 한 번 펼치면 황도 사교계 지도가 그려진다. 누가 처음으로 누군가와 같이 왔는지가 그 노트에 가장 정직하게 적히기 때문이다. 가장 무거운 관리 한 번은 바쁜 무도회 시즌 예약 조율이 아니라, 어떤 손님이 처음으로 혼자가 아닌 둘이 예약하는 그 날의 노트 한 줄이다.

    선배 지배인께서 그 처음 둘 예약 한 줄에 작은 별표를 그리셨다는 사실이, 우리 카페의 가장 조용한 전통입니다. 우리는 예약 수보다 그 별표를 더 오래 세어봅니다.

    황도 야경 카페 레 루미에르의 팔대 지배인 제나 — 카페 역사상 예약 노트에 별표를 가장 많이 그린 자이자 한 번도 마감 시간에 손님을 내보낸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카페 야사에서 '마지막 손님의 마감'으로 불린다.

    황도 산책로 벤치 관리인 노라와 황도 책방 주인 리비에르가 처음으로 같이 카페에 예약을 넣은 날, 제나는 그 예약 노트 한 줄에 작은 별표를 그렸다. 두 사람은 그날 마감 시간이 지났지만 자리를 잡지 않았고, 제나는 카페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카운터에서 기다렸다. 한 시간 뒤 두 사람이 일어서서 나가며 "죄송해요"라고 했을 때, 제나는 "마지막 손님이 나가야 마감이에요"라고만 했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된 뒤, 리비에르는 카페에 책 한 권을 선물했고 제나는 그 책을 카운터 한 자리에 두었다.

  • 편지지장인(편지紙匠人)

    황도 편지지 제작 장인

    편지지를 손으로 만들어내는 장인

    이 종이, 한 번 쓰면 다시 지울 수 없어요. 그래서 가장 정직한 한 줄이 나옵니다.

    황도 편지지 제작 장인은 황도에서 사용되는 수제 편지지 — 질감·색·향을 맞춘 맞춤형 편지지 — 를 제작하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앞치마, 손에 종이 재단도구, 작업대 위에 종이 뭉치와 향료가 가득하다. 본인은 편지지의 종류별 특성 — 두께·흡수력·향기 유지력 — 을 한 권 제작 노트에 기록하며, 손님의 편지 용도에 맞는 종이를 추천한다.

    어떤 종이가 어떤 마음을 담기에 적합한지를 알아내는 것이 장인의 진짜 기술이다. 황실 친서에는 두꺼운 종이가 맞지만, 첫 고백 편지에는 얇고 가벼운 종이가 맞는다. 가장 무거운 종이 한 장은 황실 외교 공문용 두꺼운 종이가 아니라, 처음으로 마음을 쓰려는 사람 앞에 놓인 가장 얇고 하얀 종이 한 장이다.

    선배 장인께서 그 얇고 하얀 종이를 가장 나중에 꺼내드리셨다는 사실이, 우리 편지지 공방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두께보다 그 마음의 무게를 먼저 잽니다.

    황도 편지지 공방 파피에(Papier, 황도 구서적 거리 안쪽의 수제 편지지 전문 공방) 삼대 장인 오리올 — 공방 역사상 가장 많은 처음 편지 용도 손님을 정확히 읽은 자이자 한 번도 손님에게 편지 내용을 물은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공방 야사에서 '얇고 하얀 한 장'으로 불린다.

    황도 연서 심사관 리옹이 자기 첫 편지를 쓰기 위해 공방을 찾았다. 오리올은 리옹이 어떤 종이를 찾는지 묻지 않고, 리옹의 손가락 굵기와 잉크 자국을 한 번 보고 나서 가장 얇고 하얀 종이 한 장을 계산대에 두었다. 리옹은 "이게 제일 비싼 건가요?"라고 물었고 오리올은 "이게 제일 솔직한 거예요"라고 했다. 리옹은 그 종이에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적어 보낸 연서를 작성했으며, 오리올은 그 종이 사본을 공방 사물함 가장 깊은 칸에 두었다. 후대 장인들은 손님이 처음 편지를 쓰러 온 것 같을 때 얇고 하얀 종이를 먼저 꺼내두는 관례를 따른다.

  • 로맨스검열존(로맨스檢閱尊)

    황실 로맨스 소설 검열관

    황실 로맨스 소설의 모든 글귀를 살피는 검열관

    이 소설, 통과입니다. — 다만 제가 세 번 읽었다는 건 기록에 남기지 않겠습니다.

    황실 로맨스 소설 검열관은 한 시대에 단 한 명만 허락되는 자로, 황궁 내에서 유통되는 로맨스 소설·연서 모음집·사랑 시집이 황실 예절과 만 10세 이상 적합성 기준을 충족하는지 검토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황실 검열 인장, 손에 늘 두꺼운 독서 노트와 붉은 펜이 들려 있다. 본인은 황도 책방 주인(240031 황도 책방 주인 참고)·황도 서점 북 큐레이터(230036 참고)와 연결된 공식 자문 라인을 가지고 있다.

    진짜 아이러니는, 로맨스 소설을 가장 많이 읽은 자가 가장 외로운 자리에 앉는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검열하며 한 시대를 보내는 자가 정작 자기 이야기는 가장 짧다. 가장 무거운 검열 한 번은 황실 외교 공문 심사가 아니라, 처음으로 자기 마음과 닮은 소설 한 권 앞에서 검열 인장을 한 호흡 늦게 찍는 그 순간이다.

    우리 후대 검열관들이 즉위 첫 주에 그 세 번 읽은 소설 한 권의 페이지를 한 번 펼쳐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정확한 검열관은 가장 오래 읽은 자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한 번 더 읽을 줄 아는 자라는 걸 그 페이지가 매년 한 번씩 가르쳐 주거든요.

    황실 로맨스 소설 검열관 조합(황궁 예법 도서 심사 직군) 오대 검열관 에로이크 — 검열관 역사상 가장 많은 "통과"를 한 자이자 붉은 펜을 가장 적게 쓴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세 번 읽은 소설'로 불린다.

    어느 봄, 황도 시집 필사가 클로틸데 폰 슈라이브 — 230050 황도 시집 필사가 참고 — 가 직접 손으로 쓴 시집 한 권이 검열 자리에 올라왔다. 에로이크는 그 시집을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세 번째 읽다가 그냥 덮었다. 붉은 펜은 한 번도 쓰지 않았고, 검열 인장만 한 번 정중히 찍었다. 에로이크는 검열 노트에 "세 번 읽었습니다. 통과"라고만 적었으며, 그 시집은 황도 책방 르 리브르에서 그 해 가장 늦게 선반에서 내려간 시집이 되었다. 조합에서는 그날 이후 세 번 읽은 소설을 붉은 펜 없이 통과시키는 관례가 생겼다.

  • 꽃한송이부(꽃한송이夫)

    황도 꽃 한 송이 배달부

    꽃 한 송이씩을 손으로 전하는 배달부

    꽃 한 송이입니다. 봉투도 없고 이름도 없어요. 그냥 — 이 한 송이가 전부예요.

    황도 꽃 한 송이 배달부는 황도 전역에서 딱 꽃 한 송이만 배달하는 비공식 직군이다. 황실 편지 배달부(240005 참고)나 사교계 꽃 배달 전령(220038 참고)과는 달리, 봉투도 카드도 없이 꽃 한 송이만 전달한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손에는 항상 꽃 한 송이, 다른 아무것도 들지 않는 것이 표준이다. 본인은 배달 주소·시각·꽃 종류만 기록하며,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는 절대 묻지 않는다.

    꽃 한 송이만 전달하는 이유는 한 송이 이상이 되면 의도가 너무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딱 한 송이는 "그냥 생각났어요"와 "평생 당신만 생각해요" 사이 어딘가다. 그 애매한 자리가 가장 무거운 배달이다.

    선배 배달부가 그 한 송이를 평생 단 한 번도 두 송이로 늘린 적 없다는 사실이, 우리 꽃 배달의 첫 줄 규칙입니다. 우리는 두 송이의 유혹을 이기는 것이 이 직업의 첫 번째 기술입니다.

    황도 꽃 한 송이 배달부 조합(황도 꽃시장 감독관 산하 가장 작은 배달 조합) 칠대 배달부 피올로 — 조합 역사상 단 한 번도 두 송이를 배달한 적 없는 자이자 가장 많은 한 송이를 배달한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한 송이의 자리'로 불린다.

    약혼 협상 대신(240008 참고)의 견습이 "꽃 두 송이도 됩니까?"라고 물었을 때, 피올로는 "우리 조합은 한 송이만 배달합니다"라고 했다. "그럼 두 번 주문하면요?"라고 물었더니, 피올로는 "두 번 배달은 됩니다. 다만 한 시간 간격으로요"라고 했다. 견습은 그 규칙이 왜인지를 물었고, 피올로는 "두 번째 한 송이가 도착할 때 받는 사람의 표정이 달라지거든요"라고 했다. 견습은 한 시간 간격으로 두 번 주문했고, 두 번째 한 송이가 도착했을 때 상대방이 처음으로 문을 열고 직접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피올로는 그 두 배달 기록에 작은 별표를 그렸으며, 조합에서는 두 번 연속 주문은 한 시간 간격을 지키는 규칙이 정착되었다.

  • 약혼사회사(約婚司會師)

    황실 약혼 연회 사회자

    황실 약혼 연회의 흐름을 잡는 사회자

    오늘 연회의 주인공은 두 분이십니다. 저는 그냥 두 분의 자리가 빛나도록 다듬는 사람이지요.

    황실 약혼 연회 사회자는 황실·공작가의 공식 약혼 발표 연회 전반을 기획·진행·마감하는 자다. 황실 무도회 사회자(220045 참고)가 무도회 전체 흐름을 담당한다면, 약혼 연회 사회자는 두 사람의 첫 공식 자리 한 번을 가장 아름답게 완성하는 데 집중한다. 외형은 단정한 야회 정복, 가슴팍에 약혼 연회 인장, 한 손에 작은 연회 식순 카드가 표준이다.

    약혼 연회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공식 자리에서 나란히 서는 그 한 걸음이다. 사회자는 그 한 걸음이 정확히 같은 속도가 되도록 모든 준비를 다듬는다. 가장 무거운 진행 한 번은 황실 대형 연회가 아니라, 어떤 두 사람의 첫 공식 자리가 두 사람만의 온기로 가득 차게 만드는 그 한 번의 조율이다.

    선배 사회자께서 그 한 걸음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 리허설을 다섯 번 하셨다는 사실이, 우리 약혼 연회 조합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식순보다 그 한 걸음의 온도를 더 오래 다듬습니다.

    황실 약혼 연회 사회자 조합(황실 의전관 산하 공식 약혼 연회 직군) 십대 사회자 발렌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약혼 연회를 진행한 자이자 단 한 번도 식순을 먼저 변경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다섯 번 리허설'로 불린다.

    황도 연서 심사관 리옹이 자기 약혼 연회를 발렌에게 맡겼을 때, 발렌은 두 사람의 첫 공식 등장 한 걸음을 리허설에서 다섯 번 다듬었다. 리옹이 "왜 이렇게 많이 해요?"라고 묻자, 발렌은 "두 분이 처음으로 같이 걷는 속도가 아직 안 맞아서요"라고 했다. 다섯 번째 리허설에서 두 사람의 걸음 속도가 처음으로 완전히 같아졌을 때, 발렌은 "이제 됐습니다"라고 하고 식순 카드를 닫았다. 연회 당일, 두 사람의 첫 등장 한 걸음은 황궁 야사에서 "그 시즌 가장 조용하고 가장 아름다운 한 걸음"으로 기록되었다.

  • 별빛카드인(별빛카드人)

    황도 별빛 카드 제작인

    별빛이 새겨진 카드를 만드는 자

    이 카드 안에 두 분의 오늘 별자리를 넣었어요. 펼쳐 보시면 두 별이 서로 가장 가까운 날이거든요.

    황도 별빛 카드 제작인은 황도 야시장과 귀족 가문의 특별 주문으로 별자리·달빛·야경을 주제로 한 수제 카드를 만드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앞치마, 손에 가는 붓과 별빛 반짝이 잉크, 작업대 위에 밤하늘 지도가 펼쳐져 있다. 본인은 황실 별빛 관측소 사서(230032 참고)와 협력하여 주문자의 날짜에 맞는 실제 별자리 배치를 카드 안에 담는다.

    별빛 카드의 진짜 의미는 예쁜 그림이 아니라, 그 날짜 두 사람의 별자리가 실제로 가장 가까운 자리였다는 사실을 담는 데 있다. 그래서 장인은 카드를 만들기 전에 항상 별자리 도감을 먼저 편다. 가장 무거운 카드 한 장은 황실 약혼 발표 공식 카드가 아니라, 두 사람의 별자리가 서로 맞닿은 하루를 작은 카드 한 장에 담아 이름 없이 보내는 그 한 장이다.

    선배 제작인께서 그 별자리 배치를 맞추기 위해 관측소에 세 번 가셨다는 사실이, 우리 별빛 카드 조합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디자인보다 그 날짜의 진실을 더 오래 확인합니다.

    황도 별빛 카드 공방 에투알(Etoile, 황도 야시장 한 모퉁이의 작은 수제 카드 공방) 사대 제작인 알타이르 — 공방 역사상 가장 많은 실제 별자리 배치 카드를 만든 자이자 한 번도 별자리를 가짜로 그린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공방 야사에서 '맞닿은 날'로 불린다.

    황실 별빛 관측소 사서 이르마 폰 슈테른리히트 — 230032 참고 — 가 공방에 와서 "두 사람의 별자리가 가장 가깝게 맞닿는 날이 언제인지 카드에 담아달라"고 했다. 알타이르는 관측소에 세 번 가서 그 날짜를 확인했고, 그 날 밤하늘을 가장 정확하게 카드에 담았다. 이르마는 그 카드를 방문 노트 별표가 그려진 페이지 사이에 끼워두었으며, 두 사람의 약혼이 결재된 그 날짜가 카드에 담긴 날짜와 정확히 같았다. 알타이르는 그 공방 노트에 "한 번 맞춘 날짜"라는 메모를 남겼으며, 후대 제작인들은 첫 별자리 배치 카드를 만들기 전에 관측소에 먼저 가는 관례를 따른다.

  • 구서거리객(舊書거리客)

    황도 구서적 거리 안내인

    구서적 거리를 안내하는 자

    이 거리, 처음이세요? — 그럼 제일 안쪽 골목부터 안내해 드릴게요. 거기서 가장 좋은 것들이 숨어 있거든요.

    황도 구서적 거리 안내인은 황도 구서적 거리 — 황도 고서점·황도 서적상·황도 책방·손편지 대필 공방·레이스 자수 공방이 모여 있는 오래된 문화 거리 — 를 처음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길을 안내하고 각 가게의 특성을 소개하는 자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재킷, 가슴팍에 구서적 거리 안내인 인장 핀, 한 손에 작은 거리 지도가 표준이다. 본인은 그 거리 모든 가게 주인들과 오랜 신뢰 관계를 가지고 있어, 어떤 손님에게 어떤 가게가 가장 맞는지를 한 호흡에 읽는다.

    황도 구서적 거리에서 가장 좋은 발견은 안내인이 추천한 가게가 아니라, 안내인이 "여기는 그냥 한 번 들어가 보세요"라고 하는 가게다. 가장 무거운 안내 한 번은 큰 황실 서고 투어가 아니라, 처음 온 손님에게 거리 가장 안쪽 골목의 작은 가게 하나를 소개하는 그 한 번이다.

    선배 안내인께서 그 안쪽 골목을 마지막에 보여주셨다는 사실이, 우리 거리 안내인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지도보다 그 손님의 표정을 더 오래 읽습니다.

    황도 구서적 거리 안내인 조합(構書籍街案內組合, 황도 문화부 산하 공식 안내 직군) 오대 안내인 올리버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처음 방문 손님을 안내한 자이자 한 번도 같은 순서로 거리를 안내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마지막 안쪽 골목'으로 불린다.

    황실 로맨스 소설 검열관 에로이크가 처음으로 구서적 거리를 혼자 방문했을 때, 올리버는 눈빛을 한 번 보고 큰 서점들은 건너뛴 채 거리 가장 안쪽 골목 — 황도 시집 필사가 클로틸데의 작업실 골목 — 으로 먼저 안내했다. 에로이크가 "왜 여기부터요?"라고 물었을 때, 올리버는 "여기가 이 거리의 진짜 시작점이에요"라고만 했다. 에로이크는 그 작업실 창가를 보고 잠시 멈추었다가, 나중에 그 골목을 세 번 더 혼자 왔다. 올리버는 안내 노트에 그 손님의 "마지막 안쪽 골목"을 기록해 두었으며, 후대 안내인들은 처음 온 손님에게 거리 가장 안쪽을 마지막이 아닌 처음에 보여주는 관례를 따른다.

  • 감사편지사(感謝편지師)

    황실 감사 편지 교관

    감사 편지의 격식을 가르치는 교관

    감사 편지도 기술이 있습니다. 다만 그 기술은 쓰는 법이 아니라 — 느끼는 법입니다.

    황실 감사 편지 교관은 황궁·귀족 가문 청소년들에게 감사 편지 쓰는 법을 가르치는 자로, 황실 가정교사(230008 황실 가정교사 참고)·황실 첫 인사 교관(220049 참고)과 함께 황실 예절 교육 삼인방으로 불린다. 외형은 단정한 정복, 가슴팍에 교관 인장, 한 손에 늘 얇은 편지지 묶음이 들려 있다. 본인은 감사 편지의 형식이 아닌, 그 편지를 쓰게 만드는 감정 — 진짜 감사함 — 을 찾는 방법을 가르친다.

    황실 감사 편지 교관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은 "다시 써 보세요"가 아니라 "그때 어떤 마음이었나요?"다. 형식이 맞아도 마음이 없으면 감사 편지가 아니라 외교 문서가 된다. 가장 무거운 감사 편지 한 장은 황제의 공식 감사서가 아니라, 어떤 어린 황자가 처음으로 진심을 담아 쓴 짧은 한 줄 감사 편지다.

    선배 교관께서 그 한 줄 편지를 전체 편지보다 더 오래 들으셨다는 사실이, 우리 편지 교관들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형식보다 그 마음의 길이를 더 오래 잽니다.

    황실 감사 편지 교관 조합(황실 예법 교육 직군) 십일대 교관 시모네 — 조합 역사상 가장 적은 "다시 써 보세요"를 말한 자이자 가장 많은 "이미 됐습니다"를 말한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한 줄의 진심'으로 불린다.

    황도 손편지 대필가 레나르가 처음으로 감사 편지 교육을 받으러 왔을 때, 시모네는 레나르에게 감사 편지 형식을 가르치지 않고 "지금 당장 가장 감사한 사람이 누구예요?"라고 물었다. 레나르가 한 이름을 말하자, 시모네는 "그 사람에게 지금 한 줄만 써 보세요"라고 했다. 레나르가 쓴 한 줄을 보고 시모네는 "이미 됐습니다"라고 했다. 레나르는 그 한 줄을 그대로 봉투에 넣어 보냈으며, 그 편지는 황도 야사에 "이 세기 황도에서 가장 짧고 가장 긴 감사 편지"로 기록되었다.

  • 야시연주부(夜市演奏夫)

    황도 야시장 음악 연주자

    야시장에서 음악을 켜는 연주자

    오늘 밤은 이 곡 하나만 칩니다. 두 분이 같이 들으실 때까지요.

    황도 야시장 음악 연주자는 황도 야시장에서 매주 야시장 개장 시간 동안 악기를 연주하는 평민 출신 음악가다. 황도 카페 음악가(220046 참고)가 카페 안에서 연주한다면, 야시장 연주자는 야외 열린 공간에서 모든 사람에게 들리도록 연주한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외투, 손에 악기, 발치에 작은 동전 바구니가 표준이다. 본인은 야시장 손님들의 흐름·표정·발걸음 속도를 읽으며 곡을 즉흥으로 바꾼다.

    황도 야시장 음악가의 연주는 유료 공연이 아니지만, 그 연주를 들으며 처음으로 발걸음을 멈춘 두 사람이 그 자리에서 첫 대화를 나누는 일이 생긴다. 가장 무거운 한 곡은 화려한 연주회 프로그램이 아니라, 두 사람이 동시에 발걸음을 멈추는 그 곡이다.

    선배 연주자가 그 두 사람이 멈추는 곡을 한 번도 미리 고른 적 없다는 사실이, 우리 야시장 음악의 첫 줄 방법론입니다. 우리는 악보보다 그 발걸음을 더 오래 듣습니다.

    황도 야시장(夜市場) 의 사대 음악 연주자 에코 — 야시장 역사상 가장 오래 같은 자리에서 연주한 자이자 한 번도 같은 곡을 두 번 같은 방식으로 연주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야시장 야사에서 '두 발걸음의 한 곡'으로 불린다.

    황도 비밀 쪽지 배달원 코라가 야시장을 지나다 에코의 연주에 발걸음을 멈춘 날, 마침 같은 박자에 황도 산책로 벤치 관리인 노라도 같은 자리에 멈췄다. 에코는 두 사람이 동시에 멈춘 것을 알아채고 그 곡을 평소보다 한 소절 더 길게 연주했다. 두 사람은 그 한 소절 안에서 처음으로 눈을 마주치고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에코는 그 곡의 악보 끝에 "두 발걸음"이라는 메모를 남겼으며, 후대 야시장 연주자들은 두 발걸음이 동시에 멈추면 한 소절 더 연주하는 관례를 따른다.

  • 향초제작인(香초製作人)

    황도 향초 제작인

    황도의 향초를 손으로 만드는 자

    이 향초, 두 시간 탑니다. 그 두 시간이 길다고 느껴지면 — 잘 되고 있는 거예요.

    황도 향초 제작인은 황도의 카페·책방·공방·귀족 가문 서재에서 사용하는 수제 향초를 만드는 평민 출신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흰 앞치마, 손에 양초 틀과 향료 스포이트, 작업대 위에 색색의 밀랍이 있다. 본인은 향초 주문자의 공간·취향·계절·감정 상태를 한 권 제작 노트에 기록하며, 어떤 공간에 어떤 향이 맞는지를 정확히 읽는다.

    카페에 향초가 켜지면 그 카페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향초 제작인은 그 달라짐이 두 사람의 대화를 조금 더 쉽게 만들기를 바라며 향을 고른다. 가장 무거운 향초 한 개는 큰 황실 연회 장식 향초가 아니라, 어떤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은 공간에서 같은 향초 연기를 나눠 맡는 그 작은 향초다.

    선배 제작인이 그 향을 고르는 데 가장 오래 걸렸다는 사실이, 우리 향초 공방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향기보다 그 시간을 더 오래 재어봅니다.

    황도 향초 공방 브리약(Bougie, 황도 구서적 거리 골목 안쪽의 작은 수제 향초 공방) 삼대 제작인 마리우스 — 공방 역사상 가장 많은 카페와 책방용 향초를 제작한 자이자 한 번도 같은 향을 두 번 같은 공간에 추천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공방 야사에서 '두 시간의 향'으로 불린다.

    황도 야간 카페 지배인 제나가 카페용 새 향초를 주문했을 때, 마리우스는 향을 고르는 데 두 시간을 썼다. 제나가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라고 물었을 때, 마리우스는 "카페 손님들이 그 향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를 먼저 생각하거든요"라고 했다. 제나는 그 말을 듣고 카페로 돌아가서 향초가 켜진 테이블에 별표를 카운터 노트에 그렸다. 그 향초가 켜진 한 달 동안 카페 야간 예약 노트의 별표가 평소보다 두 배 더 늘었다는 기록이 카페 야사에 남아 있다.

  • 창문꽃배치(窓門꽃配置)

    황도 창문 꽃 배치사

    황도 창가의 꽃을 정성껏 놓는 자

    이 가게 창문, 꽃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들어오는 사람의 발걸음이 달라집니다.

    황도 창문 꽃 배치사는 황도의 카페·서점·공방·귀족 가문 응접실 창문에 계절별 꽃 배치 — 창문 안쪽에서 바깥으로 보이는 꽃 화분과 꽃다발 배치 — 를 전문으로 하는 장인이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작업복, 어깨에 꽃 운반 가방, 손에 작은 배치 설계 노트가 표준이다. 본인은 황도 꽃집 영애(230031 참고)와 협력하여 각 공간의 창문에 가장 맞는 꽃과 배치를 계절별로 조정한다.

    창문 꽃 배치가 왜 중요한가 — 어떤 공간에 처음 들어오려는 사람은 창문 안을 먼저 본다. 그 창문에 무슨 꽃이 있느냐가 그 사람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가장 무거운 배치 한 번은 황실 연회장 꽃 장식이 아니라, 어떤 카페 창문에 딱 맞는 꽃 하나를 찾아 세 거리를 돌아다닌 그 한 번이다.

    선배 배치사께서 그 창문 하나를 위해 세 거리를 돌아다니셨다는 사실이, 우리 창문 꽃 조합의 첫 줄 전통입니다. 우리는 꽃보다 그 창문의 표정을 더 오래 봅니다.

    황도 창문 꽃 배치 조합(황도 꽃시장 감독관 산하 전문 배치 직군) 팔대 배치사 노발 — 조합 역사상 가장 많은 창문 배치를 담당한 자이자 한 번도 같은 창문에 같은 꽃을 두 번 배치한 적 없는 자 — 의 일화는 조합 야사에서 '세 거리의 한 꽃'으로 불린다.

    황도 야간 카페 레 루미에르의 카페 창문 배치를 맡았을 때, 노발은 카페 카운터 담당 제나에게 "이 창문에 처음 오는 손님이 누구를 생각하며 들어왔으면 해요?"라고 물었다. 제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따뜻한 곳에 들어왔으면 하는 마음이요"라고 했다. 노발은 그 답을 듣고 세 거리를 돌아다니다 황도 야시장 한 골목에서 작은 노란 팬지 화분 하나를 찾았다. 그 화분을 카페 창문 한쪽에 두었더니, 그날 이후 창문을 통해 카페를 들여다보다가 문을 열고 들어온 첫 방문 손님 수가 두 배가 되었다. 노발은 그 화분 자리를 배치 노트에 '세 거리의 한 꽃'이라고 기록했으며, 후대 배치사들은 첫 배치 전에 담당 공간 주인에게 "처음 오는 손님이 누구를 생각하면 해요?"라고 묻는 관례를 따른다.

  • 사랑이야기존(사랑이야기尊)

    황도 사랑 이야기 기록가

    황도의 사랑 이야기를 모두 적어 남기는 기록의 정점

    이 이야기, 기록할 자격이 있습니까? — 두 분이 직접 살아냈다면, 이미 충분합니다.

    황도 사랑 이야기 기록가는 한 시대에 단 한 명만 허락되는 자로, 황도에서 일어난 모든 사랑 이야기 — 황실의 정혼부터 야시장의 첫 고백까지 — 를 문학적으로 기록해 후대에 남기는 자다. 황실 사관(240002 황실 사관 참고)이 역사를 기록한다면, 사랑 이야기 기록가는 그 역사 안의 감정을 기록한다. 외형은 단정한 짙은 색 외투, 손에 두꺼운 기록 노트, 어깨에 낡은 가죽 가방이 표준이다.

    황도 사랑 이야기 기록가는 황실 사관과 달리 공식 결재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어떤 이야기를 기록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황제의 정혼 이야기도 기록하지만, 야시장 연주자의 '두 발걸음의 한 곡' 이야기도 같은 무게로 기록한다. 가장 무거운 기록 한 줄은 황실 공식 연대기가 아니라, 기록가가 세 번 다시 고쳐 쓴 그 평민 두 사람의 첫 약속 이야기다.

    우리 후대 기록가들이 즉위 첫 주에 선배의 기록 노트 마지막 페이지를 한 번 펼쳐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페이지가 비어 있다는 사실이, 이 기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거든요.

    황도 사랑 이야기 기록가 오르시니 폰 게쉬히테 — 황도 역사상 한 시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사랑 이야기를 기록한 자이자 단 한 번도 자기 이야기는 기록하지 않은 자 — 의 일화는 황도 야사에서 '비어 있는 마지막 페이지'로 불린다.

    오르시니의 기록 노트 마지막 권의 마지막 페이지는 평생 비어 있었다. 후임 기록가가 그 페이지 앞에서 "왜 이 페이지만 비어 있냐"고 물었을 때, 황도 책방 르 리브르 주인 리비에르가 옆에서 조용히 "그건 기록가 본인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였는데, 끝내 쓰지 못한 거예요"라고 했다. 후임 기록가는 그 페이지에 오르시니의 이야기 한 줄 — 황도 구서적 거리 안내인 올리버가 오르시니에게 처음으로 거리 안쪽 골목을 보여준 그날 이야기 — 을 아주 작은 글씨로 적었다. 황도 사랑 이야기 기록가 조합에서는 그날 이후 기록 노트 마지막 페이지를 항상 비워두는 것이 규칙이 되었으며, 그 빈 페이지는 기록가 자신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로 약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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